축제 등을 위하여 가면을 쓰거나 특이한 모습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는 사교적인 모임. 고대에 행해진 민속적이거나 종교적인 제례 때 가면 등을 이용하여 다른 모습으로 꾸미는 일인 가장과 고대 그리스· 로마의 배우들이 유희를 할 때 가면이나 동물 의 머리 형태의 탈 등을 쓴 데서 비롯되었다. 마스커레이드라고도 하는 가장 무도회는 중세에 유럽에서 시작되어 15세기에 이탈리아에서 크게 성하였다. 1533년 뒤에 앙리 2세가 된 프랑스 왕자 앙리와 이탈리아 메디치가(家)의 카트린이 결혼하는 예식장에서 가장 무도회가 열린 뒤로 프랑스에 전해졌다. 그리고 이것이 발전하여 궁정 발레의 시초가 되었다. 영국에는 헨리 8세 때 귀족들의 화려한 축제를 통하여 전해졌다. 그 뒤 엘리자베스 1세 때에는 패전트라는 평민들의 야회극이 크게 유행하면서 가장 무도회는 이에 흡수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귀족들의 축제에서 행해졌던 가장 무도회는 궁정 가면극으로 발전하였다. 17세기 초 황금기를 맞이한 궁정 가면극은 이어진 청교도 혁명으로 차츰 쇠퇴해 갔으나, 이것은 가면극과 무언극의 발달을 가져왔다. 이렇게 발전해 온 가면극에서는 연극과 발레, 오페라 등이 갈라져 나왔다. 그러면서 가장 무도회는 고대의 제례적인 특성은 완전히 사라진, 사교계의 축제에 따르는 즐거운 놀이로서 굳어갔다. 가장 무도회는 프랑스 궁정에서는 4·8·12·16명의 사람이 2명 또는 4명씩 짝을 지어 쾌활한 동작으로 또는 과장된 몸짓으로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뒤에는 우화나 역사에 있는 사건을 내용으로 하는 이야기를 나타내는 춤으로 변하면서 설명을 해야 하는 필요에 따라 설명투의 시 낭송이 곁들여지기도 하였다. 특별하게 정해진 분장이 없거나 마땅하지 않은 사람은 가장 무도회 에 쓰는 복면 두건인 도미노(domino)를 쓰거나 가톨릭교 에서 사제들이 쓰는 두건이 달린 긴 옷을 입기도 하였다. 가장 무도회는 1920년대에 파리와 런던을 중심으로 하여 엉뚱하고도 기발한 갖가지 모습으로 꾸며지면서 크게 유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