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북도 경주시 구정동에 있는 분묘. 표고 약 40m의 구릉에 있는 이 분묘는 3세기 말~4세기 초의 것으로 추정된다. 사적 제350호.
지정 면적 5,766㎡. 자연 구릉 꼭대기에 매장 유구를 만들어 구릉 자체를 봉토로 쓴 특이한 구조의 움무덤[土壙木棺墓]이다.
1951년 김원룡(金元龍)이 간돌도끼, 동검(銅劍), 활 제품, 말종방울〔馬鐸〕 등을 수습하여 처음 학계에 보고하였으며, 그 후 정식으로 1982년 3월 국립 경주 박물관 조사팀이 발굴에 착수하여 약 120m의 작은 구릉 정상부에서 3기(基)의 매장 시설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매장 유구는 지상에 직사각형 의 구덩이를 파고 덧널을 만든 뒤 그 안에 나무널과 함께 껴묻기를 한 형식인데, 2기(基)의 유구가 약 1m의 간격을 두고 남북으로 합장(合葬)되어 있는 부부묘로 추정된다. 북쪽 유구에서는 처음으로 길이 8m, 나비 1.5m의 방어용으로 보이는 판갑옷[短甲]과 철제 목가리개·쇠창·쇠도끼·와질(瓦質) 토기 등이 출토되었는데, 부장품으로 보아 남편의 묘로 추정된다. 또한 길이 6m, 나비 1.2m의 남쪽 유구에서는 단지〔短頸壺〕 2점, 연질형(軟質形)의 기대(器臺), 긴창끝[大形鐵矛] 25점 등이 출토되어 부인묘임을 짐작케 한다.
경주 지역에서 처음으로 출토된 판갑옷·긴창끝 등이 널 바닥에 깔려 있는 점과 입지 조건으로 보아 당시 지배층의 무덤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와질 토기와 경질 토기가 같이 출토된 점으로 미루어 4세기 전반보다도 늦은 시기의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며, 무덤 형식이 신라의 전형적인 돌무지 덧널보다 한 단계 앞선 형식을 보여 신라 시대의 고분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