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로 만들어 도금한 삼국 시대의 불상. 국보 제78호. 높이 80㎝. 삼국 시대에 유행한 반가 사유 형식의 불상 중 가장 대표적인 불상이다.
네모난 얼굴에 광대뼈를 나오게 하면서 얼굴 가득 미소를 띠었고, 머리에는 왕관 형식의 화려한 보관(寶冠)을 쓰고 있으며, 관띠를 묶어 귀 아래로 내려뜨렸다. 상체는 당당하면서도 쭉 뻗어 곧고 늘씬한 모습으로 우아하고 귀족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우아미는 아래로 내린 왼쪽 다리에서는 물론, 왼쪽 허벅지에 올려놓은 오른쪽 다리의 약간 치올린 무릎과 종아리가 이루는 자연스러운 곡선과 굽힌 두 팔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또한 뺨에 대고 있는 오른손은 길고 유연하며 곡선적이면서도 탄력이 있어 전체적으로 잘 조화되고 있다. 앞가슴에 짧은 장식이 있고, 두 어깨를 덮은 천의(天衣)는 날개처럼 옆으로 퍼지면서 가슴 쪽으로 흘러내려 왼쪽 다리에서 서로 교차한 뒤 양 무릎을 지나 두 팔을 감아내렸는데, 천의 자락이 이루는 부드럽고도 율동적인 곡선은 유연한 형태미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하반신에 걸친 치마는 배 앞에서 매듭을 지어 내려오면서 도식화(圖式化)된 옷주름을 가늘게 표현하였고, 왼쪽에 끈이 1가닥 드리워졌다. 큼직한 왼쪽 발은 단판 연화좌(單瓣蓮華座)에 듬직하게 올려놓았다. 뒷머리 부분의 흔적으로 보아 원래 광배(光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균제된 자세, 오똑한 코에 눈을 가늘게 반쯤 뜬 채 명상에 잠긴 오묘한 표정, 우아하고 화려한 옷 무늬 등 한국적 보살상을 성공적으로 완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불상의 제작 시기는 7~8세기경으로, 머리 부분과 몸체 부분을 따로 주조한 다음 연결, 용접하여 만들어졌음이 확인되었다. 국립 중앙 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