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26호) 전라 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사 에 있는 고려 시대의 종 모양의 탑파. 재질은 화강암이고 높이 2.27m이다.

금산사 경내의 북쪽에 송대(松臺)라고 부르는 높은 대(臺) 위에 놓여져 있다. 인도의 불탑 형식에서 전래된 것으로 추측되는 이 종 모양의 탑은 신라 말에 출현한 것으로 형태가 범종과 비슷하여 석종이라 하였다. 석종의 기단(基壇)은 2단으로 매우 넓고 아래층 기단은 한 변의 길이가 약 12.5m, 높이 0.8m이며, 위층 기단은 길이 약 8.5m, 높이 0.6m에 이르는 직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이 기단은 대석·면석·갑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래위층 면석에는 불상과 신장상(神將像)이 새겨져 있는데 그 중에는 후대에 만든 것도 섞여 있다. 아래층 기단의 4면에는 돌기둥이 남아 있는 점으로 보아 난간을 둘렀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 돌기둥에는 기이한 인물상이 조각되어 있다. 돌난간의 네 귀퉁이에는 사천왕상을 세웠다. 석단 중앙에는 한장의 판석(板石)을 놓아 탑을 받치고, 판석의 네 귀퉁이에는 사자의 머리가 생동감 있게 부각(浮刻)되었으며, 탑신(塔身) 받침의 몰딩 주위로 겹꽃잎의 연꽃이 둘러져 장식되어 있다. 탑신은 둥근 종모양을 하였으며, 밑 부분에는 꽃무늬로 띠를 돌려 마치 범종의 구연대(口緣帶)와 같은 양식으로 되어 있다. 종모양의 탑신 위에 얹힌 석재에는 아홉 마리 용(龍)이 머리 부분만 밖을 향한 형태로 부각되어 있고, 다시 그 위에 앙련이 조각된 크기가 다른 2개의 돌이 얹혀 있다. 탑파의 꼭대기에는 보주석(寶珠石)이 얹혀져 있다. 이 석종처럼 넓은 기단을 갖춘 형식은 경상 남도 양산 통도사의 금강 계단, 경기도 개성 불일사의 계단 등에서 볼 수 있으며, 기단에 조루(彫鏤)가 있고, 돌 난간을 돌렸으며 사천왕상 등을 배치·장식한 점으로 보아, 사리를 봉안한 사리 계단으로 짐작된다. 이 석종 앞에 세워진 5층 석탑 이 그것을 뒷받침하며, 만들어진 유래는 서로 다르나 경기도 여주군 신륵사 보제존자 사리탑과 같은 고승의 묘탑이 이 석종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석종 모양의 탑은 고려 시대에 몇 기 등장하였으나, 조선 시대에 크게 유행하였다.

이 탑은 현재 남아있는 것 가운데 가장 오래 된 것으로, 전체적인 형태가 안정되고 조각 기법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