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 라인 강변의 보름스시에 있는 대성당. 마인츠 성당·슈파이어 성당과 함께 12~13세기에 지은 오토 왕조의 3대 왕실 성당의 하나이며, 독일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이다.

보름스 대성당은 1018년에 부르하르트 주교에 의하여 세워진 성당 터에다 1181년에 짓기 시작하여 1320년에 공사를 끝마쳤다. 라인강 상류 지역의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과 프랑스 고딕 양식이 섞여 있다.

건축 구조는 3랑식(三廊式) 신랑 부분의 동쪽 끝과 서쪽 끝에 팔각형의 내진을 갖추고 있는 대칭적 형태로, 그 옆면에 출입구를 만든 2중 내진식이다. 신랑은 교회 건축에서 성당의 중앙을 차지하는 곳으로, 현관에서 내진에 이르기까지의 긴 부분을 말한다. 신랑의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이 측랑의 두 구획에 대응한다. 측랑이란 교회 건축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는 좌석과 평행하여, 옆면에 열을 지어 서 있는 기둥들 밖에 있는 복도를 말한다. 신랑과 측랑 모두에, 한가운데는 높고 사방으로 점점 낮아지는 하늘 모양의 무지개같이 생긴 궁륭이 교차형으로 덮여 있다.

성당의 동쪽과 서쪽 끝 뒤에 있는 앱스에는 각각 쌍탑이 세워져 있는데, 내부에 계단이 있다. 신랑과 익랑이 서로 만나는 부분에는 뾰족한 지붕으로 된 낮은 8각 탑이 얹혀 있다. 신랑은 프랑스식으로 갈빗대 모양의 뼈대로 된 리브 궁륭인 반면, 측랑은 리브가 없는 이 지방의 전통적 궁륭이다. 8각의 큰 정탑(頂塔)이 2개 있고, 이 정탑의 네 귀퉁이에는 가늘고 긴 원탑을 세워 놓아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主)제단은 18세기에 바르타자르· 노이만 등이 설계하고 요한·볼프강·폰·데르·앙베라 등이 조각하여 만든 작품으로, 중세의 조각과 회화 따위가 많이 보관되어 있다.

그 밖에 성당 안팎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의 많은 회화와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