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등 서양에서 발달한 요리. 우리 나라에서 서양 요리라 하면 이들 서양 여러 나라의 요리를 통틀어 가리키는데, 이 중 일부는 우리 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는 요리법을 가미해 한국화 된 것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서양 요리는 프랑스 요리 이다.

서양 요리는 어느 나라의 요리이건 간에 공통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고기류를 사용하고, 동물성·식물성 기름 을 많이 사용하며, 맛을 좋게 하고 나쁜 냄새를 없애기 위해 술 종류나 각종 향신료를 풍부하게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향신료는 바닐라· 레몬·에센스·후추· 고추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포함된 재료를 쓰는 서양 요리는 우리 나라 요리에 비해 영양가가 높으나 칼로리가 높아 자칫 비만을 불러올 염려가 있다.

서양 요리는 재료의 양과 배합하는 법, 익히는 법 등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어서 조리 과정에서 파괴되는 영양분이 적고 오븐을 주로 사용해 재료 자체의 맛과 향기를 잘 살릴 수 있으며, 음식 위에 끼얹어 먹는 소스는 맛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영양을 보충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요리법만큼이나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차리는 법도 발달해 완성된 요리를 그릇에 담을 때는 각종 재료의 맛과 색깔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아름답고 개성있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장식 의 발달은 프랑스 요리를 단순한 요리의 경지를 벗어난 예술 작품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소금·후춧가루· 버터로 기본적인 간을 하고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종 향신료를 곁들인다.

서양 요리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아침 · 점심·저녁·정찬·티 타임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음식의 종류나 격식에서 독특한 특징이 있다.

아침 식사는 가벼운 요기 정도로 끝내는데, 대개는 과일과 토스트· 달걀·음료 등을 먹는다. 점심 식사는 아침보다는 풍성하게 먹지만 시간에 쫓기는 많은 사람들이 샌드위치 를 중심으로 한 간단한 식사를 한다. 이 밖에도 간단한 일품 요리를 먹기도 하며, 고기 요리와 채소 요리까지 곁들이는 경우도 있다. 샌드위치를 먹을 때의 식단은 수프· 샌드위치 · 샐러드· 후식·음료 등이고, 일품 요리 식사의 식단 은 일품 요리· 샐러드·빵· 후식·음료 등이다.

저녁 식사는 간단하게 먹는 저녁 식사 외에 풍성한 디너가 있는데, 디너의 식단은 수프나 과일 칵테일, 생선 요리나 고기 요리, 샐러드·빵· 후식·음료 등으로 구성된다.

정찬이란 손님을 초대했을 때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차리는 상차림으로 대개 풀 코스의 요리가 차례로 선보이게 되는데, 전채 요리(에피타이저), 콩소메(수프), 생선 요리, 앙트레(부드러운 닭고기 또는 양고기 요리), 고기 요리, 샐러드, 후식, 음료의 순서로 등장한다.

정찬에는 흔히 술이 곁들여지는데, 식욕 촉진을 위한 칵테일류·셰리·뒤포네( 포도주의 일종)· 주스 등이 있다. 각 요리에 어울리는 술로 생선 요리에는 백포도주가, 고기 요리에는 적포도주가 곁들여진다. 생일 이나 졸업처럼 특별한 일을 축하하는 자리일 경우에는 샴페인을 터뜨린다.

티 타임은 오전 10시경과 오후 3~5시에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으로 거실이나 식당· 정원 등에 자리를 마련한다. 계절에 따라 시원한 주스나 커피· 홍차 등을 내며, 이에 곁들여 쿠키나 케이크 등 가벼운 간식거리를 내기도 한다.

이 밖에 서양 요리에 특징적인 상차림법으로 뷔페가 있는데, 비교적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좋은 자리인데다 공간은 좁은데 모이는 사람의 숫자가 많을 경우 흔히 선택되는 방법이다. 넓은 식탁에 그날 준비된 음식을 큰 그릇에 한꺼번에 담아 놓으면 손님들이 자신의 접시를 들고 식탁 주위를 돌며 먹고 싶은 음식만 적당량 덜어 먹는다. 자신이 먹을 만큼만 덜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버리는 음식이 줄어들고, 또한 남는 음식도 깨끗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합리적인 상차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임에 모이는 손님들이 각자 자신 있는 음식을 한 가지씩 넉넉히 준비해 와 전체 상을 차리기도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비교적 보편화되어 있는데, 결혼식 의 피로연이나 회갑연 등의 잔칫날 상차림으로 흔히 이용된다.

서양 요리라고 하면 크게 미국 요리· 영국 요리· 프랑스 요리· 이탈리아 요리· 러시아 요리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요리들에는 공통적인 요소 외에 특징적인 개성이 있다.

통조림 등 식품 가공 기술이 발달된 미국에는 이들 가공 식품들을 사용한 요리가 발달해 있으며, 화려하지 않으면서 영양을 고려한 실질적인 요리가 발달한 영국은 집에서 직접 만드는 과자나 케이크가 유명하다. 이탈리아 요리는 파스타 종류를 중심으로 한 밀가루 음식이 발달해 있는데, 독특한 향신료를 가미한 요리는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랑스 요리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로부터 발달한 요리 기술을 이어 받은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만큼 요리도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들은 입으로 먹는 음식의 경지를 벗어나 눈으로 즐기는 음식을 창조해 냈다. 특히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치즈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러시아 요리는 러시아 제국 시절 궁중에서 즐기던 사치스럽고 화려한 요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일반적인 러시아 사람들은 소박한 음식을 즐긴다. 러시아 요리는 신맛이 많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 이것이 동양적인 담백한 맛을 내는 비결이다. 추운 지역 이라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식초나 소금에 절인 채소 등이 발달했고, 또한 이를 재료로 한 요리가 많다. 특히 철갑상어의 알젓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서양 요리가 우리 나라에 전래된 것은 개항과 더불어 외국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부터이다. 1930년에는 우리 나라 최초의 서양 요리책이 나왔고, 일제 강점기에는 각급 학교에서 서양 요리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우리 나라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특히 국내에 문을 연 각종 외국 패스트푸드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널리 보급되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이러한 서양 식품이 우리 몸에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해악이 알려지면서 우리의 전통 음식으로 돌아가자는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