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분류학상의 한 문을 이루는 동물군. 소화관과 몸체의 벽 사이에 의체강을 가진 동물군으로 세계적으로 약 1만 종이 알려져 있다. 원형동물이라고도 하며 선충류와 구두충류의 두 강을 가지고 있다.

개체 수가 가장 많은 동물 중의 하나로, 동식물에 기생 생물로 나타나거나 토양 · 담수· 바다, 심지어는 식초와 맥주의 맥아처럼 아주 예외적인 곳에서 자유 생활을 한다. 자유 생활을 하는 것은 바다· 민물· 토양에서 살고, 극지방에서부터 열대 지방에 이르기까지 사막· 온천·높은 산·깊은 바다 밑 등을 포함하는 모든 종류의 환경에서 발견된다.

기생 생활을 하는 것은 종류가 많고, 사실상 거의 모든 무리의 동물과 식물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생한다.

몸은 좌우대칭이고 길쭉하며 가늘고 원통 또는 실 모양이고 체절적 구분은 전혀 없으며, 몸길이는 대체적으로 1㎜에서 30㎝ 정도이다. 가장 커다란 기생성은 고래에서 발견된다. 대부분의 종은 몸의 양 끝이 가운데 부분에 비해 점차 가늘어진다. 몸 표면은 큐티쿨라로 덮혀 있는 각피층이고, 표면은 매끈하나 가시나 센털 또는 사마귀 모양의 돌기를 가진 것도 있다. 섬모는 없다. 내부 구조는 좌우 대칭적이다.

소화기는 머리 끝에 있는 방사대칭의 입에서 시작하여 근육질의 인두와 길쭉한 장이 몸을 아래 위로 가로질러 항문에서 끝난다. 체벽의 근육층은 종주근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대부분의 선형동물은 종주근이 일으키는 파동으로 운동한다.

식성은 매우 다양하여 자유 생활을 하는 종류 중에는 돌말·말· 곰팡이 등을 먹는 것에서 작은 동물을 먹는 것, 식물이나 동물의 시체를 먹는 것도 있다. 땅 위에서 사는 선충류의 많은 종류가 식물의 뿌리 세포를 빨아먹는다.

소화계는 잘 발달되어 있어 배설 기관 은 측선 속을 앞뒤 방향으로 달리는 측선관(側線管)이다. 신경계는 인두를 싸고 있는 신경환과 그 부근에 있는 측신경절·배신경절 및 복신경절과 이것들에 연결된 신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컷과 암컷이 서로 딴 몸이고 생식기가 다른 자웅이체이고, 보통 암컷이 수컷보다 크다. 수컷의 생식공은 항문과 함께 총배설강을 이루며 꼬리 가까이에 교미침이 있다. 암컷 의 생식공은 배쪽에 열려 있다. 어떤 종류는 자웅동체인데, 이 때는 자가 수정을 한다.

단세포의 수정란이 분열하는 현상인 난할은 변형된 나선형이며, 배(胚) 곧 성체와 비슷하게 되고 유충은 성장하면서 4번 탈피한다. 처음 1~2번의 탈피는 알껍질 속에서 이루어진다. 성체가 되면 탈피하지 않는다.

모기 등 기타 해충에 기생하는 종류는 천적으로서 유용하고, 또 흙 속에서 다른 미소생물과 작용하면서 유기물 분해 과정의 일부를 수행하여 토양 개량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물에 기생하는 선형동물은 여러 가지 질병 을 일으킨다. 이들이 가장 흔하게 보이는 곳은 소화계·순환계·호흡계 등이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십이지장충· 회충· 요충· 편충· 사상충 등이며, 이들은 기생하고 있는 숙주동물에 영양 장애· 피로·권태· 부종· 빈혈 등의 기생충병을 일으킨다.

식물에 기생하는 종으로는 뿌리흑선충·잎마름선충·위축선충 등이 있으며, 숙주식물의 왜소화나 결실을 잘 맺지 못하게 하는 등의 피해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