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있는, 영국 국교회의 주교가 있는 대성당.

이 성당의 기원은 604년경 켄트 왕국 시대에 세워진 소성당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2세기에서 14세기에 새로 지은 그 규모가 대단히 큰 노르만 양식의 건물은 1666년의 유명한 런던 화재 때, 완전히 타서 없어져 버렸다. 새로 지을 성당의 책임자로 당시의 뛰어난 건축가이며 시의 재건 계획 담당자 C. 렌경이 뽑히게 되었는데, 그는 1675년부터 1710년까지 35년 여 동안에 걸쳐, 기본적으로는 그리스 십자형 플랜에 내경 31m, 높이 68m나 되는 커다란 원을 기둥 위에 놓았으며, 고전주의와 바로크식의 건축법 을 조합한, 당시의 영국에서도 획기적인 것으로 오늘날의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을 짓게 된 것이다.

이 성당은 성당 한 분야의 건축으로서는 바티칸의 산피에트로 대성당에 이어 세계 제2의 성당이라 할 만큼 그 크기나 규모가 대단하다. 이 성당은 길이가 156m, 그리고 서쪽 정면의 나비가 54.9m이며, 날개 부분의 나비는 69.3m이다. 또한, 돔의 지름은 34m이고, 교회 바닥에서 돔 위에 서 있는 십자가까지의 높이는 무려 111.3m이며, 서쪽 정면에 세워져 있는 두 탑의 높이는 64.8m이다. 성당의 정면에는 코린토식 두 기둥이 아래 위 2층에 쭉 나열되어 있고, 이탈리아 바로크 양식 의 흐름을 본받는 두 탑 사이에는 기둥만 있고 벽이 없는 주랑이 펼쳐져 있으며, 그 위에 삼각형 모양의 맞배지붕이 얹어져 있다. 또한, 정면 2층을 이루고 있는 두 기둥의 배열은 양쪽 옆면에 그대로 연장되어 있는데, 굳건하게 앞으로 튀어나온 문의 양쪽에 잇대어 지은 행랑, 즉 익랑의 끝 부분은 반원 모양의 기둥만 있고 벽이 없는 주랑으로 장식되었다. 용량이 풍부한 돔은 2층을 이루고 있는 드럼 이나 반구체, 그리고 탑꼭대기까지 연결되었는데, 이것은 지상으로부터 10m 높이에 이를 만큼 높이 우뚝 서 있다. 또한, 두 탑 중에서 시계탑이라고 불리는 탑에는 무게가 17t이나 되는 거대한 종이 걸려 있다. 3랑식 성당 안에는 사방으로 열린 큰 창문과 돔에서 채광이 비쳐 성당의 중심을 이루는 행랑과 문의 양쪽에 잇대어 지은 행랑, 즉 익랑을 장식하는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과 나뭇 조각이 한층 그 멋을 드러낸다.

그러나 C. 렌경이 직접 보고 배운 당시의 프랑스 건축과 동판화 등을 통해서 배운 이탈리아 르네상스 건축의 특색을 교묘하게 살린 이 건축법은 당시 보수적인 지도층, 특히 교회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세 차례에 걸쳐 설계를 변경하고 수정을 거듭한 끝에 1675년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1710년에 완성된 현재의 대성당은 집중 플랜의 원래 계획했던 설계와는 동떨어진 전통적으로 성당 내부를 길게 짓는 식, 즉 장당식으로 짓게 된 것이다. 152m 정도의 장대한 성당의 중심 행랑(신랑) 중간쯤의 양쪽에 행랑과 조금 떨어진 성당 주인의 객실, 즉 짧은 수랑을 내물리게 했다. 전체적으로 보아 절충적인 인상을 씻을 수는 없으나, 고전적으로 죽 열 지어 있는 기둥과 박공에 의한 단정한 서쪽 정면 등에는 처음에 C. 렌경의 설계의 정신이 어느 정도는 반영된 것을 엿볼 수 있다. 서쪽 정면의 오른쪽과 왼쪽을 굳건히 지탱시키고 있는 두 탑의 형태도, 엄격한 고전성만을 주장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환상적인 바로크풍만을 고집하지 않은, 이를테면 두 가지 풍의 장점만을 취하여 조화를 추구한 영국 건축사에 획기적인 렌의 작풍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런던이 공습을 받아 이 성당의 일부가 큰 피해를 입어 많이 허물어졌으나, 1958년에 깨끗이 복구되었다.

웨스트민스터 대수도원과 같이 이 성당 지하에는 유명한 사람의 묘지와 기념비가 많이 있는데, 그 중에는 화가 레이놀스 터너·T. 로렌스, 시인 W. 브레이크, 《피터팬》의 작가 J. 배리, 추리 작가 반다인, 그리고 넬슨·T.E. 로렌스,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의 묘지가 안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