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씌어지고 상연된 연극.

그 기원은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세 교회에서 행하여진 예배 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미사 와 성무일도, 응답공가 등에서는 그 자체에 극적인 요소가 있으며, 이에 성경 구절 외예도 말과 노래가 덧붙여져 효과적인 전도가 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이 이어져 예배극이 탄생되었다.

예배극은 교회에서 비롯되어 시작되었으며, 내용은 성서 에서 뽑아 왔으며, 대사는 라틴어로 썼다. 그렇지만 차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예배극은 민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아 좁은 교회에서 시작된 것이 점차적으로 교회 앞마당, 시장 으로 장소가 확대되었다. 결국 예배극은 성직자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으며, 그 내용도 점점 세속화되었고, 대사 는 영어로 바뀌었다.

예배극은 신비극과 기적극으로 분류 되어 발전하였으며, 내용은 성서와 성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예배극의 개최 장소가 시장으로 바뀌면서 주최자도 조합 상인이 되어, 그들에 의해 행해진 연극인 상인 조합 연극은 1300년경에서부터 1450년경에 이르기까지 한창 왕성해졌으며, 이동 무대에서 행해졌다. 이 때부터 의상이나 무대 장치가 극적 효과에 큰 역할을 하였으며, 배우와 작가도 보수를 받게 되었다.

성서에 그 밑바탕을 둔 연극이 종교극의 형태로 성장해 가는 사이에 14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도덕극의 형태가 나타나게 되었다. 도덕극은 인간이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윤리적인 면과 도덕적인 면을 우화 또는 의인법의 형식으로 표현하였으며, 그 소재 또한 광범위했다. 이를테면 자비· 지식·힘· 감각 등의 인간의 내면적인 모든 요소들이 낱낱이 분리되어 제각기 의인화한 인물로 등장한다.

엘리자베스 왕조의 연극은 보편적으로 1580년 무렵부터 1642년까지 청교도에 의해 극장이 문을 닫게 되기까지를 영국 연극이라고 부른다. 이 당시의 런던의 사회적 시대 상황은 그리스 황금 시대의 아테네와 거의 같은 경우에서 연극을 활성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상업 과 무역이 번창하였으며, 영국 시민들은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이러한 요소가 결합되어 이 시대에는 셰익스피어와 같은 위대한 극작가가 나타나게 되었다. 또 다른 요인은 전통적인 중세 사상과 대륙에서 들어온 르네상스 사상이 서로 어우러져 연극계도 중세 연극의 형식과 내용을 이어받으면서 대륙 의 르네상스 물결을 타고 갈라져 나온 새 연극의 형식을 들여온 것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그 당시 널리 유행된 케임브리지 대학 등을 중심으로 한 대학극의 전통과 법관 연수생 숙소에서의 정기 공연도 제 궤도에 올라 본격적인 연극 개화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게다가 상인 조합 연극 에서 이루어진 대중을 그 대상으로 한 직업적인 연극인들에 의하여 꾸준하게 이어진 공연도 연극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되는 밑바탕이 되었다. J. 리리는 고대의 신화를 소재로 우아한 산문으로 궁정 연극을 만들었으며, G. 필과 R. 그린은 로맨스풍의 내용을 사실적인 배경으로 묘사했다. 또한, T. 키드의 《스페인의 비극》(1589)과 C. 말로의 작품 《탬벌레인 대왕》(1587)은 둘 다 본격적인 비극을 그린 것으로, 《스페인의 비극》은 16세기 영국 연극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이다. 유혈 비극의 전통을 확립했고, 《탬벌레인 대왕》은 르네상스의 해방된 인간 정신을 나타냈다. 게다가 무운시로 된 대사는 영국 무대에 특유의 시극 형식을 확립시켰다. 또한, 말로의 대표작인 《에드워드 2세》는 역사극의 첫 시도였으며, 이는 셰익스피어에게 많은 영향을 미쳐 《리처드 2세》 같은 작품이 나오게 되는 밑바탕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시대에 여러 연극 형식을 완성시킨 사람은 셰익스피어였으며, 그는 이 시대 연극의 최고봉이었다. 셰익스피어는 그 당시의 전통적인 사회 사상을 제삼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면서 종합적으로 표현했으며 고전적인 극작법인 삼일치법 이론에서 벗어나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변화시켜 가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영국의 중세 역사를 연쇄적으로 그린 《헨리 6세》(1590?) 등 10여 편에 이르는 역사극과 세계 연극사상에도 독특한 《한 여름밤의 꿈》(1595?) 등의 희극들, 인간 영혼의 심연을 깊이 연구한 《햄릿》(1601) 등의 비극 등의 작품을 저술하는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무렵에 영국 연극계에 큰 영향을 미친 또 다른 극작가로는 B. 존슨이 있다. 그는 고전극의 전통인 이성과 교양 삼일치법에 그 밑바탕을 둔 풍자적 희극을 썼으며, 그의 희극은 셰익스피어 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다. 또한 그의 희극은 기질 희극의 선구가 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볼폰》 《연금술사》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구둣방의 휴일》(1599)을 저술한 T. 데커와 《친절하게 살해된 여인》(1603) 등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T. 헤이우드 등의 극작가들이 있었다. 이 시대의 연극에서 궁정 가면극 또한 지나칠 수 없는 형식이다. 이는 특히 제임스 1세가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내용의 특징은 우화적·신화적인 내용, 화려한 장면, 극도로 제한된 대사 등이다. 궁정 가면극에 의해서 이탈리아의 무대 장치법이 영국에 소개되었다. 연극의 상연이 폐쇄된 1642~1660년 동안에는 공식적으로는 연극이 완전히 소멸된 것으로 되어 있지만 법으로 금지되어 있던 연극 공연이 비밀리에 열리고 있었다. 1660년 찰스 2세가 즉위함에 따라 왕정 복고와 더불어 연극활동이 재개되었으며, 극장은 다시 문을 열게 되고, 프랑스 고전주의 연극의 영향을 받은 오락성이 강한 새로운 타입의 연극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 당시의 관객 계층은 엘리자베스 시대와는 상반되는 상류층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이에 따라 연극은 궁정을 주축으로 한 상류 계급을 위주로 하였기 때문에 민중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시기의 영국 연극은 새로운 형태가 나타났는데, 극장에는 무대가 정면 관람석 쪽으로 튀어나와 삼면이 객석으로 둘러싸여 있던 엘리자베스 시대와는 달리 섬세한 배경이 사용되었고, 소위 에이프런 스테이지의 전면 무대가 되었으며, 다른 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프로시나엄 스테이지 즉 액자 무대로 변형되어 갔다. 게다가 조명·무대장치· 음악 이 연극에 큰 역할을 하였으며, 과거의 듣는 연극에서 보는 연극으로 바뀌었으며, 연출과 연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많은 개선을 보였으며, 여배우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희곡은 영웅 비극과 풍습 희극으로 나누어지는데, 영웅 비극에는 초인적인 품격과 성질을 과장되게 묘사한 J. 드라이든의 작품인 《그라나다 정복》(1670)이 있다. 풍습 희극에는 남녀의 사랑 다툼을 재치있는 문답 형식으로 이끌어 나간 W. 위철리의 작품인 《시골뜨기 마누라》(1675) 등이 있다. 그 외에도 G. 이서리지·W. 콩그리브 등의 작가들이 있다.윌리엄과 메리가 통치자로 등장하게 되면서 상인과 중산층이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18세기의 연극 은 감상주의와 더불어 중산 계급적인 도덕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의 직접적인 요인은 1698년 G. 콜리어가 저술한 《영국 극장의 신성 모독과 부도덕에 대한 의견》이라는 소책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당시 대표적인 감상극은 극중 속의 인물들의 불행에 대해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주안점을 두었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는 R. 스틸과 H. 켈리 등이다. 그렇지만 감상극에 반기를 드는 소위 가정 비극도 몇몇이 나타났다. 이는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인 등 서민적인 주인공 을 등장시켜서, 인간이 도덕적으로 타락하면 무서운 불행이 닥친다는 것을 묘사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는 G. 릴로 이다. 이러한 보편적인 연극의 경향과 더불어 궁정과 귀족 의 저택을 위주로 상연되었던 민요 오페라 벌레스크 무언극도 변함없이 이어져 나갔다. 민요 오페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J. 게이의 작품인 《거지의 오페라》이다. 이와 더불어 정통 연극을 올바로 이어 가려는 노력이 O. 골드스미스와 R. 셰리든에게서 비롯되었다. 이들은 영국의 전통적인 희극인 풍습 희극 확립에 열의를 다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창작 활동에는 대체적으로 별 진전이 없었지만 18세기는 화려한 배우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자 말엽에 이르러서는 거의 모든 배우들이 능력에 따라 주연·조연·보조연·일반연 등의 4급으로 나뉘었으며, 보수도 급수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되었다. 19세기에 들어와서는 18세기 이래의 비문학적인 멜로 드라마가 중심이 되었다. P.B. 셸리· 키츠·G.G. 바이런 등의 낭만 시인들이 낭송하기 위한 시극을 썼기 때문에 공연에는 맞지 않았다. 1843년의 극장 해방령과 함께 많은 극장이 세워졌으며, 이는 대중이 연극과 친밀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멜로 드라마에 식상한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근대극을 이룩하는 데 커다란 이바지하였다. 이와 더불어 상업주의 연극이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가자 이에 반기를 든 레퍼토리식 소극장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으며, 근대극 수립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러한 영국 근대극이 수립되던 무렵인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그 선두주자적인 역할을 한 사람으로는 멜로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인 현실을 비판한 1860년대의 T. 로버트슨이 있다. 그의 비판적 풍자 정신은 19세기 말에 이르러 O. 와일드의 《진지해진다는 것의 중요성》(1895)에 잘 나타나 있다. 이는 풍속 희극의 전통을 현대에 적합하게 되살린 작품이다. 1880년경부터는 H. 입센의 문제극들이 다투어 번역되어 공연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방법에 의해 근대극으로 한 발짝 다가간 작가로는 H. 존즈, A. 피네 로 등이 있다. 그렇지만 영국 근대극의 확립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작가로는 G.B. 쇼를 들 수 있다. 그는 《인간 과 초인》(1905) 등의 작품에서 기지와 풍자를 융합하여 등장 인물들이 끊임없이 논란을 벌이는 독특한 문제극을 발표했다. 해학· 사상·풍자·기지와 무대 효과의 재능, 대담한 구성 등이 잘 어우러진 쇼의 작품은 근대적 합리주의 를 희극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와 같은 문제극을 쓴 작가로는 J. 골드워디가 있으며, 그는 사상의 비극을 형상화한 사람이다. 또한, 셰익스피어 비평가이기도 한 H. 그랜빌바커는 영국 근대극 운동을 추진한 사람이다. 그 영향은 점차적으로 아일랜드의 '국민극 운동'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아일랜드 문예 부흥과 J.M. 싱, T.S. 엘리엇이나 C. 프라이 등에 의한 시극이 다시 일어나게 됨에 따라 극단의 주류를 이루었으며, 상업적인 일반 극장 에서도 널리 공연될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현대 영국 연극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가로는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를 쓴 J. 오즈번을 들 수 있으며, H. 핀터·A. 웨스커·P. 셰터·R. 볼트·J. 아든·B. 비한·J. 화이팅·B. 콥즈·H. 리빙즈·S. 델라니 등의 많은 작가들이 나왔다. 또한 연출자로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P. 홀과 P. 브룩 등이 있으며, 이들은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을 이끌었다. 연기자로는 R. 올리비에, A. 기네스, M. 스미스, J. 플로라이트, M. 레드그레이브, R. 해리스, A. 피니 등이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오늘날의 영국 극단은 런던의 극장가 '웨스트 엔드'의 상업 연극 과 지방 자치 단체의 보조로 활동하고 있는 다수의 극장 과 극단 '내셔널 시어터'의 활동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