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시어 또는 헤브라이어로 유대인에 의하여 상연되는 연극.

이디시어와 헤브라이어 모두 유대인이 사용하는 언어로, 이디시어는 독일어와 헤브라이어가 혼합되어 이루어진 언어로, 헤브라이 문자로 쓰며 중부 및 동부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유대인들이 사용하였다. 헤브라이어는 셈어계에 속하는 말로, 오래 전부터 유대인 들이 사용해 왔으며, 그래서 구약 성서의 대부분은 이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

10~11세기에 중부 및 고지 독일어를 바탕으로 하고, 슬라브 언어와 그 밖의 언어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디시어는 발달하였다. 성서를 기록하는 등 의식 전례어로서 사용되었던 헤브라이어와는 달리, 이디시어는 일반적인 유대인들의 생활 속에서 발달한 '속된 언어'였다. 먼저 동유럽계 유대인 사이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이디시어는 제2차 세계 대전 전에는 120만 명의 유대인들이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19세기 중엽에 이르러서는 동유럽을 중심으로 하여 그 때까지 민화· 민요 등의 형식으로밖에 나타나지 않았던 이디시어를 사용한 본격적인 문학 작품이 발표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여 19세기 중엽 이후에는 이디시어 문학과 함께 상연되기 시작한 이디시어에 의한 연극이 널리 성행되고 있었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후 헤브라이어가 공용어로 정해졌으며, 그 때문에 이디시어는 점차 그 사용이 줄어 들었고, 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디시 연극은 거의 쇠퇴하고 말았다. 20세기에 들어서는 현대 헤브라이어를 사용하는 하비마 극단이 등장하였다. 이디시 연극의 선구자 는 M.M. 스포림이었으며, 이삭 레이브 페레츠, 샤롬 알레이헴 등은 산문 많은 희곡을 썼다. 1876년에는 A. 골드파든이 루마니아의 야시에 최초의 이디시 극장을 열었다.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골드파든은 《마녀》 《슐라미트》 등의 희곡을 썼으며, 특히 뮤지컬풍의 상연 양식을 확립하기도 하였다. 제2의 이디시 극장은 거의 같은 시대에 작가 J. 라타이나의 협력으로, 배우 J. 그라드너에 의하여 리투아니아의 빌뉴스 에 설립되었다.

1883년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당한 후, 러시아에서는 이디시 연극이 금지되었다. 그 뒤로 골드파든 등 이디시 연극을 해 온 많은 사람들은 미국으로 망명하였으며, 그 곳에서 동유럽 유대인의 운명 을 다룬 작품들을 상연하였다. 이들 이디시 연극을 상연한 작가들 중에서도 《유대의 리어왕》 《신· 인간·악마》 등을 쓴 J. 고르딘, 《부서진 마음》을 쓴 S. 리빈 등은 이디시 연극을 보편적인 테마로까지 끌어올린 뛰어난 작품을 쓴 작가들이다.

1918년에는 M. 슈바르츠가 뉴욕에 이디시 예술 극장을 세워 이디시 연극을 상연하였다. 제국 말기에 러시아에서는 K.S.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영향을 받은 P. 히르슈베인이 오데사에서 이디시 예술 극장을 열어 1908년부터 2년 동안 연극 활동을 하였다. 이 흐름은 1916년 이후 빌뉴스에서 이디시 연극 활동을 한 그룹에 의하여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도 결국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슈바르츠와 합류하였다. 뉴욕에서 상연된 H. 레이비크의 《골렘》은 영화화되어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다.

1917년의 러시아 혁명 후 소련에서는 '10월의 연극'에 많은 유대인 예술가들이 관계하고 있었다. 1927년에는 그라노프스키를 지도자로 하여 모스크바에 국립 이디시 극장을 열었으며, 알레이헴의 작품 등을 상연하였다. 그러나 1948년에 이 극장은 폐쇄되었고, 그 후 이디시어 작가 P. 마르키시 등이 숙청되었으며 처형되었다. 폴란드 에서는 1921년 이다 카민스카가 어머니와 함께 바르샤바 에 이디시 극장을 열었다. 그는 우지와 브로츠바프 등지에서 연극 활동을 하였으며, 그 후 1955년에는 바르샤바에서 다시 극장을 열었다. 그러나 이 극장도 1968년에는 폐쇄되고 말았다. 현대 헤브라이어에 의한 하비마 극단의 활동은, 이디시 연극이 성행하였던 것에 비하여, 훨씬 늦은 시기인 1917년 무렵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 모스크바에서 아마추어 그룹으로 쇼렘 아슈, 페레츠 등의 작품을 상연한 것이 그 시초이다. 하비마 연극은 유대인 본래의 언어인 헤브라이어를 사용하는 연극으로, 하비마는 헤브라이어로 ' 무대'라는 뜻이다. 이렇게 아마추어 그룹에 의한 상연으로 출발한 하비마 연극은 얼마 후, 모스크바 예술 극장 스튜디오 활동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1922년에는 S. 안스키가 쓰고 바흐탄고프가 연출한 하비마 연극 《뒤부크》 등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여, 미국과 유럽에서도 상연되었다. 그러나 1927년 미국 공연 도중에 극단이 분열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그 결과 하비마 극단을 이루었던 일부의 사람들은 그대로 미국에 남아서 영어로 연극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시오니즘 의 영향이 강하였던 나머지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으로 옮긴 후, 이스라엘 건국 이전인 1928년부터 국립 극장과 비슷한 연극 단체를 만들어, 하비마 연극 활동을 다시 시작하였다. 양식적인 면에서 이들은 처음에는 바흐탄고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이렇게 시작된 하비마 연극은 1942년 실내 극장이 세워지면서, 현실적으로 그 상연법이 확립되기도 하였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텔아비브의 극장은 국립 극장이 되었으며, 한때는 작가 맥스브로트가 지배인 으로 극장 일을 맡아 보기도 하였다. 텔아비브 극장의 상연 목록에는 유대 작가의 것이 많았다. 그러나 그 레퍼토리는 거의 국제적인 성향을 띠어 미국과 유럽의 연출가들도 자주 초대기도 하였다. 현재는 부속으로 연극 학교도 설치하고 있으며, 1988년에는 그 보존을 목적으로 하여 이디시 연극 을 위한 극장도 다시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