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왕망이 세운 신나라 말기에 일어난 대규모의 농민 반란을 말하는 것. 이 반란군들이 눈썹을 붉게 물들였기 때문에 적미의 무리라 불렀다.

유교적인 이상을 내 걸고 여러 가지 개혁을 하려 하였던 왕망의 정치는 당시 사회가 안고 있던 여러 모순을 해결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사회적 혼란과 불만이 팽배하여 있을 때, 여기에 기근이 겹쳐 불안을 더욱 조장되자 전국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17년 산둥성 일각에서 여모의 난이 일어났으며, 18년 산둥성 동부와 장쑤성 북부 일대에 큰 기근이 닥치게 되자 여모의 난에 호응하여 번숭 등도 병사를 일으켰고, 이들 반란의 무리는 다른 지방의 반란군까지도 모두 합류하게 되어 수십만의 대집단이 되어 그 세력이 커졌다. 이 반란 집단은 두목조차도 글을 모르는 무식한 서민 집단이었기 때문에 민중의 절대적인 호응을 얻을 수가 있었고, 이에 힘입어 얼마 후 반란 집단의 병사의 수가 100만에 이르게 되었다.

같은 무렵 허난성 남서부에서 유수 등의 호족 집단도 왕망을 타도하기 위하여 병사를 일으켜 유수의 친척인 유현을 추대하여 경시제라 하고, 각지에서 일어난 많은 집단을 합하여 왕망의 군대를 격파하고 장안으로 진격하였다.

23년 왕망이 살해되자, 경시제는 장안에 입성하여 여러 집단의 우두머리들을 각 지방의 제후로 봉하였다.

번숭 등 적미의 우두머리도 경시제의 복종 권고에 따랐으나 일반 적미병들은 권고를 물리치고 25년 장안에 쳐 들어가, 한나라 황실의 일족이라고 하는 유씨 일족 중 나이 어린 유분자를 추대하여 그들의 황제로 삼고 연호를 건세라고 했다.

얼마 후 장안을 공격하여 경시제를 항복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장안 부근의 호족들이 장안을 포위하고 그 보급로를 끊어 버리자 적미병들은 큰 혼란에 빠져 고향인 산둥성으로 철수하였고, 같은 해 뤄양에서 유수의 군대에 편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