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나 행동보다 지성· 이론·사유 등의 지적·합리적·이론적인 것을 중시하는 경향. 인간 의 마음은 지(知)·정(情)·의(意)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고 이 중에서 지적인 것, 즉 지성· 이성· 오성이 지니는 기능을 감정이나 의지의 기능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철학적인 측면에서의 주지주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리스 철학과 이후의 B. 스피노자나 G.W.F. 헤겔의 범논리주의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인식이 감각 기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성에 의해서 생긴다고 보는 합리론도 넓은 의미에서는 주지주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중세에 이르러 스콜라 철학에서는 주지주의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당시에는 지성과 의지의 관계가 문제시되었으며, 대표적인 주지주의자는 지성의 우위를 주장하였던 토마스 아퀴나스이다.

또한, J.F. 헤르바르트로 대표되는 심리학에서의 주지주의는 모든 심리적 현상을 지적인 요소로부터 설명하려고 하였다. 논리학에서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냉정한 지성적 통찰에 입각하여 의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 주지주의적 입장이다. 이것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이나 의지의 작용을 중요시하는 비합리주의와 대립된다.

한편, 감정이나 정서 보다 감정 또는 이지를 중시한 문학에 있어서의 주지주의는 모더니즘의 하위 개념으로서 세계 제1차 대전 이후에 등장하였다.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무질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위기 상항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 문명의 전통을 살리고, 정신적인 질서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감정을 우위에 두는 주정주의나 의지를 우위에 두는 주의주의와 대립된다.

T.E. 흄에 의한 신고전주의는 대표적인 주지주의 문학론으로 볼 수 있으며, 이것은 E. 파운드에 의해 이미지즘 운동 으로 발전되었고, T.S. 엘리엇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주지주의를 이론적인 면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한 비평가는 최재서이며, 비평과 함께 작품으로 보여주었던 시인은 김기림이다. 1930년대에 김기림· 정지용· 이양하 · 최재서 등이 일파를 이루었으며, 김광균과 김현승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