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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수의 세상이야기     【오문수의 지식창고】 2019.01.04. 13:50 (2019.01.04. 13:42)

“김성도 아재! 해신이 되어 독도를 지켜주세요”

 
[독도지킴이를 보내며]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라나"던 모습 선한데...
▲ 50년 동안 독도를 지키던 김성도(78세)씨가 지난 21일 세상을 떠났다. 월남전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탔던 그는 대전현충원 묘역에서 영면한다. ⓒ 안동립
 
"김성도씨가 타계하셨습니다"
 
21일 오전 10시, 여수 안도 동고지에서 일행과 1박한 후 비렁길을 걷고 있던 동아지도 안동립 대표에게 울릉군청 관계자가 전화로 연락한 내용이다. 전화를 건 울릉군청 관계자는 김성도씨와 안동립 대표 사이의 끈끈한 우정을 잘 알고 있는 분이다.
 
안도 비렁길에서 김성도씨의 타계소식을 전해 들은 필자의 가슴도 먹먹해졌다. 올 4월말 안동립 대표와 필자가 김성도씨와 함께 4박 5일(4.27~5.1) 동안 동고동락을 했기 때문이다.
 
김성도씨와 안동립 대표의 인연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일본이 2005년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했다는 뉴스를 듣고 안 대표는 독도지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5월 초에 독도를 방문해 김성도씨를 만났다.
 
▲ 동아지도 안동립 대표가 직접 제작한 독도지도. 그는 사비를 들여 80만부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무료배부했다. ⓒ 안동립
 
▲ 동아지도 안동립대표가 직접 제작한 독도식생지도. 사비를 들여 80만부를 제작해 국민들에게 무료 배부했다. ⓒ 안동립
 
안동립 대표는 14년 동안 80일간 김성도씨 집에 머물며 독도지도와 식생지도를 완성했다. 제대로 된 지도 없이 점 두 개로만 존재했던 독도는 안 대표가 손수 제작한 지도가 탄생한 후 상세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골격만 갖추고 있던 독도에 생명을 불어넣어 줬다.
 
두 사람의 끈끈한 사이는 독도를 방문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4월 말 영토학회회원들과 독도를 방문하기 위해 안동립 대표가 김성도씨에게 전화했을 때 그는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하지만 일행이 독도에 도착하니 김씨가 마중 나와 있었다.
 
안 대표가 "아니! 병원에 계신다더니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묻자 김씨는 "자네가 온다는 소식 듣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 왔지. 봐라! 간이 아파 5년 동안 세 번이나 수술했다"며 불룩 솟은 배를 보여줬었다.
 
"태풍이 오면 무서워서 어떻게 살아요? "하고 묻자 "잠만 잘 잔다"며 허허 웃는 그는 여러 차례 죽음과 맞선 이력이 있다. 월남전에 참전해 적을 9명이나 사살해 화랑무공훈장을 타기도 했고, 산더미만한 파도에 휩쓸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바다가 잔잔해져 독도를 떠나오던 날 안동립 대표와 그가 나눈 대화가 우리에겐 마지막 인사가 됐다
 
▲ 생전의 김성도씨 모습. 뒤에 김성도씨가 살았던 주민숙소가 보인다. ⓒ 오문수
 
"아재요! 내년에 다시 오겠습니다"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라나?"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김성도씨의 예감은 적중했다. 서울 A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다녀온 안동립 대표가 글과 사진을 보내왔다. "장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울지않았는데 눈물을 엄청나게 흘렸다"며 전화를 끊은 그가 김성도씨를 하늘나라로 보낸 후 쓴 글이다.
 
"독도 호랑이 김성도 아재와 마지막 이별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독도에는 늘 50~6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독도 주인으로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이제 아재 없는 동해 큰 바다를 누가 지키리오.
 
일본사람들이 독도에 와서 자고 싶다고 하자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일본 사람들이 와서 잔단 말이고. 어디 말이 되나?'라고 고함치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 동아지도 안동립대표(오른쪽)는 김성도씨와 14년간 교류하며 80일 동안 동고동락했다. 안동립대표가 제작한 독도지도는 김성도씨의 도움을 받아 완성됐다 ⓒ 오문수
 
▲ 지난 4월말 김성도씨 배를 타고 독도를 일주할 때 촬영한 사진으로 필자(맨 오른쪽) 김성도(중앙) 안동립(왼쪽)씨가 보인다. ⓒ 오문수
 
몇 해 전부터 독도 부두에서 벼룩시장처럼 장사를 하여 독도 지도 몇 박스를 기증하였는데 사람들이 사지는 않고 그냥 집어가려고 하자 "에이! 이 사람들아! 이 지도 만드는 사람이 갖은 고생하여 만든 공을 봐서도 그냥 가져가서는 안 된다!" 고 난리를 쳤다고 합니다. 늘 내 편이 되어 식구로 챙겨주어 내가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품어준 아재. 함께 한 14년의 세월이 꿈만 같습니다.
 
아재요! 부디 하늘나라에서 더는 아프지 말고 동해를 지키는 해신이 되어 우리 땅 독도를 지켜주시고 극락왕생하세요"
【작성】 오문수 oms114kr@daum.net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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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