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지식놀이터 :: 【 바람처럼의 지식창고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2018-08-27
【홍보】
【홍보】
바람처럼 스쳐간…     【바람처럼의 지식창고】 2018.06.13. 13:13 (2018.06.13. 13:13)

영동선 철길 계곡과 봉화 청옥산 산행(9월 6~7일)

 
모처럼 산악선배 이강오 님이 전화하셨다.
수, 목요일에 다른 일 없으면 함께 철암을 가잖다.
연배가 있는 선배가 청하는데 이유를 여쭙는 건 예의가 아니다. 무조건 예스라고 대답하였다.
 
 
9월 6일 수요일 8시 20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O트레인 관광열차…
늦지 않게 나가 선배를 뵈었더니 산악인 김병준 형을 비롯해 일행이 여덟이다.
 
그제야 연유를 알아보니 등산가 한왕용 님이 추진하던 히말라야 클린마운틴 모임에서 어울렸던 분들의 정기 산행이다.
대부분 칠순을 넘은 분으로 오늘까지 자신의 길을 따라 인생을 값있게 살아오신 분들이 하이킹으로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이었다.
 
이강오, 김병준 님 외 모임의 리더 원용덕 님,
나와 연배가 비슷한 김종선 님(장터국수 프렌차이즈를 창업했으며 지금은 함안에서 철갑상어 양식업을 한다),
김부휘 님, 그 외 이름을 알아두지 않았던 세 분…
 
 
경부선으로 오송을 지나던 기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어느새 충주를 지나 제천이다.
초등학교 시절 잠시 살았던 탄광촌 함백으로 가는 길목이다. 기차는 여기서 다시 중앙선으로 선로를 바꾼다.
13시 10분, 단양, 풍기를 지나던 기차는 영주역에서 영동선으로 올라탔다. 꽤 다양하게 선로를 바꾸는 열차다.
월, 화요일 제외하고 5일간 하루 한 번 왕복하는 기차로 우리 목적지까지 운행 거리가 멀어서인지 티켓 가격이 좀 비쌌다.
 
 
 
분천역에서 모임의 막내인 윤석진 님이 승차했다. 오늘 어울리는 분 중에 나 보다 연하인 단 한 분이다.
근처에 도모하는 사업이 있어 이곳에 내려와 계신 분이다.
 
양원역을 지나 승부역, 오늘 하이킹을 시작할 기점인 이곳에서 기차를 내렸다.
분천역 플랫폼, 우리 일행 밖에 아무도 내리는 사람이 없다.
하긴 4량짜리 짧은 열차였는데도 충북선 구간에서 조금 인기척이 있었을 뿐 텅텅 비어 온 기차다.
시골 간이역이라 주말 관광객 외엔 거의 내리는 사람이 없단다.
 
플랫폼에서 보따리를 펼치고 점심을 치웠다.
윤석진 님이 분천에서 곤드레나물 비빔밥 도시락을 공수해 온 덕분에 점심이 화려하였다.
평생 등반을 하여왔지만, 이제껏 이런 호사를 경험하지 못했기에 눈이 동그래진다.
 
 
 
길로 내려서는 철길 옆에 두 집인가 가게가 서 있다.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과 어울리기 위해 차려진 주점과 구멍가게인듯싶다. 가게 아주머니의 친절과 배려가 따뜻하다.
진작에 여기서 점심을 펼쳤으면 막걸리까지 한잔했을 텐데… 일행 중 술꾼 한 분이 탄식한다.
 
낙동강 발원을 따라 양원역까지 트래킹을 시작한다.
물가로 내려서자 높다란 철교를 따라 화물열차가 기적 소리를 이으며 허우적거리고 지나간다.
 
 
 
14시 40분, 반대편 방향에서 오던 트레커 한 분이 우리 일행이 먼저 지나가도록 오솔길 옆으로 비켜 서 있다.
눈인사하며 지나치는데 '엇 선생님!' 하며 반갑게 손을 내민다.
아~ 이십사 년쯤 전에 코오롱등산학교에서 등산 수련을 함께 한 도반이다.
내가 리드하던 팀의 대원이었는 데도 워낙 오랜만이라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묻는 게 민망했지만 어쩔 수 없다. '네 이름이 뭐 더라…? 저 종환입니다.'
박종환! 그제야 또렷하게 누군지 생각이 난다. 아~ 너였구나!
 
 
 
붉나무라는 학명의 소금 나무,
단풍이 그렇게 아름다운 나무라며 함께 걷는 김부희 님이 알려준다.
 
 
 
 
16시 10분, 구름 덮인 날이 해를 가려주어 걷고 즐기기에 좋은 날씨…
강변 물길이 돌아가는 곳에 일행이 충분히 앉을만한 너른 바위가 있고 주변 풍광마저 빼어나니 아니 쉬어갈 수가 없다.
홍어 안주에 동충하초 주와 산삼주를 꺼내어 한 잔씩 한다.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강변 산길은 낙동강 상류에서 물길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둘레길로 다듬은 덕분도 있겠지만 오른쪽 철로와 왼쪽의 제법 폭이 있는 계곡,
그 사이 암반과 오솔길이 운치 있게 어울려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주말이 아니어서인지 탐방객도 없다.
가끔 기적을 울리고 지나는 기차가 사람 흔적을 알릴 뿐…
철길만 없다면 설악산 어느 깊은 계곡 길 닮은 모습이다.
 
 
 
 
 
 
 
 
양원역까지 트레일을 마치고 근처에 세워둔 승용차와 오늘 민박할 곳에서 지원한 차량으로 분천까지 이동하였다.
리더의 치밀한 기획이 엿보인다.
 
분천마을, 간판 붙인 몇 채의 펜션과 민박뿐 마을이 적막하다.
우리가 묵을 펜션은 마을 입구 사거리 교차로에 자리했는데 지나는 차가 없으니 비록 사거리 옆이지만 적막강산이다.
 
 
 
도착하자마자 숯불부터 지피고 바비큐를 굽는다.
가만 보니 산악인 김병준 형의 칠순 축하를 겸한 저녁 만찬이다.
바비큐와 여러 종류의 술, 케이크까지 준비하였다.
늦은 저녁까지 우쿨렐레와 어울린 축하 공연을 하였다.
 
 
 
파티를 마치고 모두 잠자리로 들어간 뒤, 다음 날 아침 분위기를 생각하여 내가 솔선하여 뒤 정리를 마쳤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설거지까지…, 이런 일은 대원 모두를 조금 더 여유롭고 기분 좋게 하는 일이다.
 

 
아침 식단은 근처 식당의 올갱이국이다. 식전부터 소주와 막걸리로 해장이다.
식사를 마치고 고산 계곡으로 이동한다. 오늘 산행 목표인 청옥산을 오르기 전에 들러볼 차 농원이 있는 곳이다.
 
차 밭은 고선 계곡 400여 미터 높이의 경사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옆에 살림집, 자연산 밤과 복숭아, 대추나무와 목련이 둘러쳐 있는 집이다.
작은 마당에는 연과 미나리를 키우는 작은 연못까지 파 놓았다.
 
 
 
 
'백두대간 차나무 연구소'와 이곳을 가꾸는 윤여목 소장님, 클린마운틴 모임의 멤버인 윤석진 님의 조카이다.
우리나라 차밭으로는 최북단인 이곳에서, 20여 년 전부터 차나무 품종 개량을 하며 영하 20도에서 견디며 잎새를 키우는 종자를 만들고자 연구하고 있다.
 
차밭을 둘러보고는 새잎 차 시음을 한다.
우선 잔을 데우고 삼 년 된 홍차부터 마셨다. 그리고 녹차를 시음하였다.
홍차는 산화 발효한 것이며 녹차가 훨씬 고급 차라고 알려준다.
차는 건강식품이며 첫 잔이 맛있다. 또한, 한 번에 석 잔 이상 우려내면 제대로 된 차 맛을 낼 수 없단다.
 
 
 
차례는 조상께 차를 올리는 풍습에서 시작하였다며 운을 뗀 윤여목 소장은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차 문화의 발달, 차라는 한자의 시작, 다도… 등을 고대사와 연계하여 설명하였으며
일본, 중국, 우리나라 차 문화의 유래에 대해서까지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백두대간 따라 차나무를 심겠다는 꿈을 가진 분,
동이 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로 배달의 얼을 지키고 싶어하는 윤여옥 소장의 대접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다시 청옥산으로 향한다.
 
 
 
11시, 청옥산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입구에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완만한 경사의 포장한 임도도 좋고 친환경적으로 다듬은 숲길도 인상적이었다.
 
 
탐방로 입구의 낙엽송 히말라야 시다
 
 
 
 
 
11시 50분, 임도를 따라 정상으로 향하는 안부에 올라섰다. (청옥산 1,277m)
정상까지 400여 미터, 여기서 한숨 돌리고 이번엔 숲길을 따라 내려왔다.
 
나무 종류가 다양하다. 물푸레, 고로쇠, 피, 신갈, 까치박달, 거제수,낙업송 나무 등등…
계획 조림으로 잘 관리한 숲은 활엽수, 단풍, 가래, 자작나무와 침엽수 슾길 등으로 구분하였으며 동화 속의 숲길처럼 아름답다.
짧은 산행길이지만 모처럼 깊은 산 느낌과 풍광을 만끽하였다.
 
 
 
 
 
 
 
산행을 마치고 귀경을 위해 넛재를 넘어 태백으로 이동한다. 이번에는 태백선 열차 탑승이다.
14시, 태백에서 점심을 먹으며 반주 한 잔, 식사를 마치고 기차를 기다리며 또 맥주 한 잔…
일행 중에 애주가가 있어 끼니때마다 어울린 반주는 결국 서울 도착하여 헤어질 때 또 한 차례 이별주로 마감하였다.
 
(태백 출발 16시 45분~서울 도착 20:45)
 
 
 
자유를 찾아 산으로 떠났던 내가 육십 넘어 산에서 내려온 뒤에 비로소 자유를 찾은 것인가?
함께 인연을 쌓은 분의 모임이 아니면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내가 이젠 나를 불러주는 주변 모임을 가끔 따를 때가 있다.
그때마다 그동안 내 소홀함으로 놓쳤던 따뜻하고 편안한 인연을 느낄 때가 많다.
선배 산악인의 부름을 깊이 생각지 않고 따랐는데 이번에도 뜻밖의 아름다운 산행을 경험하고 좋은 분들을 뵐 수 있었다.
열린캠프의 생활 방침이었던 '사랑으로, 온 힘을 다하여, 모두가 함께…' 라는 글귀가 생각나는 산행이었다.
 
 
 
이강오 : 한국산악회 종신회원
1961년 이븐 취나드, 선우중옥 님과 함께 인수봉 취나드 루트 개척 대원
1971년 한국산악회 주관 ENSA(프랑스 국립 등산학교) 교육 연수 참가
1991년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
 
김병준 : 대한산악연맹 전무이사 역임
1977년 대한산악연맹 에베레스트 원정대원
1986년 대한산악연맹 K2 원정대 대장, '죽음을 부르는 산 K2' 저자
 
한왕용 : 히말라야 8,000m 이상의 고봉 14좌를 오른 등산가
히말라야 클린 마운틴 운동을 전개하여 고봉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 등반을 추진하고 모임을 주관
 
원용덕 : 2017년 월간 "산" 9월호에 인물 소개 http://san.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1/2017090102254.html
 
 
봉화 문화관광 http://www.bonghwa.go.kr/open.content/tour/
 
【작성】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 활동 지역 : 강북구(江北區)
▣ 지식창고
(A) 내 지식자료
Ο 지식창고 작업
about 바람처럼의 지식창고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