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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태화강     【이일걸의 지식창고】 2018.06.29. 11:50 (2018.06.29. 11:50)

고헌 박상진 의사 묘소 참배 유감

 
대한광복단 이끌다 순국한 구국영웅 / 정부가 추서한 훈장 단계 낮아 유감 / 기념관 건립 등 합당한 대우 서둘러야
지난해 여름, 노곡리에 있는 고헌(固軒) 박상진(朴尙鎭) 의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정말 평범한 모습이었다. 일찍이 학성공원의 숭모비를 보고 자란 필자는 의사의 높은 기개와 충절을 사모했다. 송정리에서 태어난 박상진 의사는 의병장인 허위(許蔿)의 수제자로서 양정의숙을 거쳐 판사시험에 합격했지만 임용을 거부했다. 1911년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기지 설립을 위해 노력하던 이상룡, 김동삼 등을 만나 투쟁방략을 모색했으며, 남경의 손문을 방문해 항일투쟁방안을 제시하고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1912년 귀국해 천석의 재산을 투자, 대구에 상덕태상회를 열고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활용했다. 또한 ‘조선국권회복단’에 참여했으며, 더 강력한 독립군 단체를 조직하기 위해 ‘풍기광복단’과 제휴, ‘대한광복단’을 결성해 총사령에 추대됐다. 그리고 만주지역 담당 부사령(1대 이진룡, 2대 김좌진)과 국내 8도 지부장을 임명했다. 대한광복회는 비밀, 폭동, 암살, 명령의 4대 강령을 정하고, ‘군자금 조달, 만주독립기지 혁명군 양성, 국내 혁명기지 설치, 조직의 확대를 통한 독립의 쟁취’를 투쟁전략으로 삼았다. 또한 군자금 조달은 각 지역 부호들의 후원에 의존하기도 했지만, 친일 악덕 지주인 장승원, 박용하 등을 처단했다. 이로 인해 광복회 회원들이 체포되기 시작했다.
 
1918년 대부분 광복회 회원들은 만주로 피신했으며, 박상진 의사도 출국을 계획했지만 생모의 부음을 듣고 녹동 집으로 갔다가 일경에 체포돼 4년의 옥고를 치른 뒤 1921년 37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1910년대는 일제의 암울한 무단통치시기로 항일운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 대규모 조직을 만들고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박상진 의사의 항일운동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한말의 의병운동은 을미정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1910년 경술국치로 인해 항일독립투쟁으로 전환됐다. 박상진 의사의 무장투쟁 정신은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및 1920년대 항일무장투쟁으로 이어져 청산리전투 승리를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1909년 동양평화를 위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척살한 안중근의 순국정신에 이은 박상진의 위국수명(危國授命) 정신은 1910년대 항일운동을 선도했으며, 1920년대 이후 임정의 항일무장투쟁의 전범(典範)이 되어 그 정신이 광복시기까지 이어졌다.
 
순국하기 전 “다시 태어나기 어려운 이 세상에 다행히 남자로 태어나서,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하고 가니 청산과 녹수가 비웃는구나”라는 절명시를 남겼다. 지난해 공개된 박시규 공의 아들에 대해 지은 제문(祭文) 내용은 “나는 네가 살았을 때는 너의 인망이 이와 같았다는 것을 미처 몰랐었다… 만약 너같이 죽는다면 슬퍼할 것이 없다 하겠다.” 또한 일경에 체포 당시 유유히 백마를 타고 가는 박상진 의사의 모습은 검은 까마귀들 속의 한 마리 백학처럼 빼어났다고 했다.
 
이와 같은 박상진 의사의 민족 광복을 위한 떳떳하고 당당한 순국의 모습을 어느 누구에게서 찾을 수 있었던가. 내 고향 울산이 배출한 구국 영웅인 박 의사만이 가진 천하위공(天下爲公)의 기상이었다. 박 의사는 목숨과 재산마저 국가에 바쳤으며, 유족은 몰락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서한 훈장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아닌 2단계 낮은 ‘독립장’이었다.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안중근, 김구, 윤봉길, 김창숙 등과 모 대통령의 기념관은 존재하는데, 그들의 공적보다도 뛰어난 박상진 의사의 기념관은 광복 70년이 지나도 왜 존재하지 않는가. 추진 중인 박상진 의사의 기념관이 하루빨리 개관되기를 기대한다.
【작성】 이일걸 한국간도학회 회장
• 활동 지역 : 관악구(冠岳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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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