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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태화강     【이일걸의 지식창고】 2018.06.29. 14:04 (2018.06.29. 14:04)

누가 울산의 명산(名山)을 파괴하는가?

 
반구대 암각화와 박제상설화 관련된 울산의 상징 두 명산 채석으로 훼손 / 시민들이 자연유산 보호 감시자 돼야
고향 울산을 오고가는 도로 길에서 힐끗힐끗 보이는 연화봉과 국수봉 아래 하얀 산자락이 보이기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다. 산사태가 났나하고 의아해하곤 했다. 오랜만에 문수산 정상을 지난 해 말에 올랐다. 북쪽의 무학산 너머 두 봉우리 중턱에 허연 산의 속살을 내놓고 있었다. 대락 20여년동안 채석을 해오고 있었던 모양이다.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울산의 자연을 상징하는 작은 명산인 이 두 봉우리를 누가 파괴하고 있었는지 조차 고향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으니.
 
연화봉(蓮花峰)은 선사시대 유적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있는 태화강 상류의 연꽃무늬처럼 생긴 산이고, 국수봉(菊秀峰)은 신라 충신 박제상과 그의 부인에 관한 애절한 망부석 설화가 전해져 오는 치술령의 끝자락이다. 경주 사람들은 다른 산은 모두 경주를 향하는데 국수봉만이 울산을 향했다고 나라국(國)에 원수 수(讐)를 사용한다. 두 봉우리는 울산 상징인 암각화와 박제상이 관련된 산이다. 울산은 80년대 말부터 죽음의 강으로 오염된 태화강을 생태공원으로 되살렸다. 또한 옥동 부근 100만평의 대공원을 20여년에 걸쳐 완성했다.
 
그러나 울산은 같은 시기에 조선조 이후 주산이었던 함월산 윗자락을 파헤쳐 천년고찰 백양사(白楊寺)의 경관을 완전 파괴했다. 최근에는 혁신도시 조성으로 겨우 남은 함월산 뿌리마저 파괴했다. 울산의 선비들이 찬양했던 백양사의 종소리와 강과 바다를 함께 조망하던 천혜의 백양사 절경은 하루아침에 날아가 버렸다. 울산의 허파 역할을 했던 함월산을 누가 파괴했는가. 당시 정치인인 K 의원을 떠올리지만 함월산의 파괴를 진실로 반대한 이들이 있었는가.
 
일제시대 비행장을 만든다는 구실로 빼어난 인물의 탄생을 예언한 ‘이수삼산(二水三山)’ 중 바위산인 삼산(三山)을 일본인들이 파괴했다. 겨우 남은 삼산의 바위마저 파괴해 아파트를 지어버렸다. 함월산을 파괴한 후 지난해 중구의 중심가는 태풍 ‘치바’에 의한 홍수피해를 입었다. 우리는 명산의 파괴 후 생태현상에서 받는 대가는 혹독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울산은 역사적으로 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울산 시민 스스로가 이를 파괴한 셈이다. 거액의 예산을 들여 오염된 강을 되살리고 울산대공원을 만드는 한편에는 함월산과 백양사의 경관을 파괴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여 온 것이 울산시의 과거 행정이었다.
 
이제 진실로 울산시민들은 아름다운 울산의 자연을 보호해 후세에 전할 의무가 있다. 지금까지 연화봉과 국수봉의 파괴를 용인하고 있는 울산의 지도층과 울산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울산시는 생태공원인 십리대숲을 ‘국가정원 지정’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 보다 먼저 연화봉과 국수봉의 채석허가를 철회하고 복원사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20년 전 연화봉과 국수봉의 채석장 허가를 한 자초지종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누가 이들 채석장의 허가에 앞장섰는가. 허가과정에서 위법사항을 범했다면 엄벌해야 한다. 울산시민들은 30년 전 파괴당한 함월산의 교훈을 되살려 연화봉과 국수봉의 채석을 하루빨리 금지시켜야 할 것이다.
 
이제 울산시민들은 아름다운 고향의 자연과 명산을 보호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머지않아 선거철이 다가온다. 과거 이율배반적인 행정을 일삼는 인사들 대신에 진정 빼어난 울산의 명산을 보호하려는 의지있는 청렴한 인사들을 지도자로 선출해야 할 것이다.
【작성】 이일걸 한국간도학회 회장
• 활동 지역 : 관악구(冠岳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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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