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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서별곡 (關西別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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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5년(명종 10)
백광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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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서별곡(關西別曲)
 
 
 

1

 
3
관서(關西) 명승지(名勝地)에 왕명(王命)으로 보내시매
4
행장(行裝)을 다스리니 칼 하나뿐이로다.
 
5
연조문(延詔門) 내달려 모화고개 넘어드니,
6
귀심(歸心)이 빠르거니 고향(故鄕)을 생각하랴?
 
 
 

2

 
8
벽제(碧蹄)에 말 갈아 임진(臨津)에 배 건너
9
천수원(天水院) 돌아드니
 
10
송경(松京)은 고국(故國)이라 만월대(滿月臺)도 보기 슬타
11
황망(黃岡)은 전장(戰場)이라 형극(荊棘)이 우거졌다.
 
12
산일(山日)이 반사(半斜)커늘 귀편(歸鞭)을 다시 뽑아 구현(九硯)을 넘어드니,
13
생강관(生陽舘) 기슭에 버들마저 푸르렀다.
 
14
감송정(感松亭) 돌아들어 대동강(大洞江) 바라보니,
15
십리 파광(十里波光)과 만중 연류(萬重 烟柳)는 상하(上下)에 어리었다.
 
16
봄바람이 야단스레 화선(畵船)을 비껴 보니
17
녹의홍상(綠衣紅裳) 비껴 앉아,
 
18
섬섬 옥수(纖纖玉手)로 녹기금(綠綺琴) 이어 타며,
19
호치 단순(皓齒丹唇)으로 채련곡(采蓮曲) 부르니,
 
20
태을 진인(太乙眞人)이 연엽주(蓮葉舟) 타고 옥하수(玉河水)로 내리는 듯
21
설마 왕사 미고(王事靡盬)한들 풍경(風景)에 어찌하리?
 
22
연광정(練光亭) 돌아들어 부벽루(浮碧樓)에 올라가니,
23
능라도(綾羅島) 방초(芳草)와 금수산(錦繡山) 연화(烟花)는 봄빛을 자랑한다.
 
24
천년 기양(千年箕壤)에 태평 문물(太平文物)은 어제인 듯 하다마는
25
풍월루(風月樓)에 꿈 깨어 칠성문(七星門) 돌아드니,
26
세태마 홍의(細馬駄紅衣)에 객흥(客興)이 어떠한가?
 
 
 

3

28
누대(樓臺)도 많이 있고 산수(山水)도 많건마는,
29
백상루(百祥樓)에 올라앉아 청천강(晴川江) 바라보니,
30
삼차(三叉) 형세(形勢)는 장(壯)함도 끝이 없다.
 
31
하물며 결승정(決勝亭) 내려와 철옹성(鐵瓮城) 돌아드니,
32
연운 분첩(連雲粉堞)은 백리(百里)에 펼쳐있고,
 
33
천설 중강(天設重崗)은 사면(四面)에 비꼈구나.
34
사방 거진(四方巨陣)과 일국 웅관(一國雄觀)이 팔도(八道)의 위두(爲頭)로다.
 
35
이원(梨園)에 꽃 피고 두견화(杜鵑花) 남았을 때
36
영중(營中)이 무사(無事)커늘 산수(山水)를 보려고
 
37
약산 동대(藥山東臺)에 술을 싣고 올라가니,
38
안저 운천(眼底 雲天)이 일방(一望)에 끝없도다.
 
 
 

4

 
40
백두산(白頭山) 내린 물이 향로봉(香爐峯) 감돌아
41
천리(千里)를 비껴 흘러 대(臺) 앞으로 지나가니,
 
42
반회 굴곡(盤回屈曲)하여 노룡(老龍)이 꼬리치고
43
해문(海門)으로 드는 듯 형승(形勝)도 끝이 없다, 풍경(風景)인들 아니 볼까?
 
44
작약 선아(綽藥仙娥)와 선연 옥빈(嬋姸玉鬂)이
45
운금 단장(雲錦端粧)하고 좌우(左右)에 벌여 있어
 
46
거문고 가야고(伽倻鼓) 봉생 용관(鳳笙龍管)을
47
불리거니 잇게커니 하는 양은
 
48
주목왕(周穆王) 요대상(瑤臺上)에 서왕모(西王母) 만나 백운곡(白雲曲) 부르는 듯
49
서산(西山)에 해 지고 도령(동녘)에 달 오르고,
 
50
녹빈 운환(綠鬂雲鬟)이 반함 교태(半含嬌態)하고, 잔(盞) 받드는 양은
51
낙포 선녀(洛浦 仙女) 양대(陽臺)에 내려와 초왕(楚王)을 놀래는 듯
52
이 경(景)도 좋거니와 원려(遠慮)인들 잊겠는가?
 
 
 

5

 
54
감당 소백(甘棠召伯)과 세류 장군(細柳將軍)이
55
일시(一時)에 동행(同行)하여 강변(江邊)으로 순하(巡下)하니,
 
56
황황 옥절(煌煌玉節)과 언건 용기(偃蹇龍旗)는
57
장천(長天)을 비껴지나 벽산(碧山)을 떨쳐간다.
 
58
도남(都南)을 넘어들어 배고개 올라 앉아
59
설한(雪寒)재 뒤에 두고 쟁백산(長白山) 굽어 보니,
 
60
중강 복관(重岡複關)은 갈수록 어렵구나.
61
백이 중관(百二重關)과 천리 검각(千里劒閣)도 이렇듯 하였던가?
 
62
팔만 비휴(八萬豼貅)는 계도 전행(啓道前行)하고,
63
삼천 철기(三千鐵騎)는 옹후 분등(擁後奔騰)하니,
 
64
호인 부락(胡人部落)이 망풍 투항(望風投降)하여
65
백두산(白頭山) 내린 물에 일진(一陣)도 없도다.
 
66
장강(長江)이 천참(天塹)인들 지리(地利)로 홀로 하며,
67
사마 정강(士馬精强)한들 인화(人和) 없이 할 수 있나?
 
 
 

6

 
69
시평 무사(時平 無事)함도 성인(聖人)의 교화로다.
70
소화(韶華)도 쉽게 가고 산수(山水)도 한가(閒暇)할 때 아니 놀고 어이하랴?
 
71
수항정(受降亭)에 배 꾸며 압록강(鴨綠江) 저어 내려
72
연강 열진(連江列鎭)은 창기 편 듯 하였거늘,
 
73
호지 산천(胡地 山川)을 역력(歷歷)히 지내보니,
74
황성(皇城)은 언제 쌓여 황제묘(皇帝墓)는 뉘 묘인가?
 
75
감고 흥회(感古興懷)하여 잔(盞) 다시 부어라.
 
76
비파관(琵琶串) 내리 저어 파저강(坡渚江) 건너가니,
77
층암 절벽(層巖絶壁) 보기도 좋도다.
 
78
구룡(九龍)소에 배 매고 통군정(統軍亭)에 올라가니,
79
대황(臺隍)은 장려(壯麗)하여 침이하지교(枕夷夏之交)로다.
 
 
 

7

 
81
제향(帝鄕)이 어디인가? 봉황성(鳳凰城) 가깝구나.
82
귀서(西歸)할 이 있으면 호음(好音)이나 보내곺다.
 
83
천배(千盃)에 대취(大醉)하여 무수(舞袖)를 떨치니,
84
박모 한천(薄暮 寒天)에 고적성(鼓笛聲)이 시끄럽다.
 
85
천고 지형(天高地逈)하고 홍진 비래(興盡悲來)하니, 이 땅이 어디인가?
 
 
 

8

 
87
사친 객루(思親客淚)는 절로 흘러 알 수 없네.
88
서변(西邊)을 다 보고 반패 환영(返旆還營)하니,
 
89
장부 흉금(丈夫胸襟)이 조금은 나아지리라.
90
설마 화표주(華表柱) 천년(千年) 학(鶴)인들 나 같은 이 또 보았는가?
 
91
어느 때 형승(形勝)을 기록(記錄)하여 구중천(九重天)에 아뢸까?
92
미구 상달(未久上達) 천문(天門) 하리라.
【원문】관서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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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5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