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평생(平生)에 원(願)하오되 한데 녜자 하였더니
9
엊그제 임을 뫼셔 광한전(廣寒殿)에 올랐더니
11
올적에 빗은 머리 얽히언지 삼년(三年)일세
12
연지분(臙脂粉) 있네마는 눌 위하여 고이 할꼬
13
마음에 맺힌시름 첩첩(疊疊)히 쌓여 있어
15
인생(人生)은 유한(有限)한데 시름도 그지없다
16
무심(無心)한 세월(歲月)은 물흐르듯이 하는고야
17
염량(炎涼)이 때를 알아 가는 듯 고쳐 오니
20
동풍(東風)이 건듯 불어 적설(積雪)을 헤쳐 내니
21
창(窓)밖에 심은 매화(梅花) 두세 가지 피었세라
22
가뜩 냉담(冷淡)한데 암향(暗香)은 무슨 일꼬
25
저 매화(梅花) 꺽어내어 임계신데 보내고자
28
꽃지고 새잎 나니 녹음(綠陰)이 깔렸는데
29
나위(羅幃) 적막(寂寞)하고 수막(繡幕)이 비어 있다
30
부용(芙蓉)을 걷어 놓고 공작(孔雀)을 둘러 두니
32
원앙금(鴛鴦錦) 베어 놓고 오색선(五色線)이 풀쳐내어
34
수품(手品)은커니와 제도(制度)도 갖을시고
35
산호수(珊瑚樹) 지게 위에 백옥함(白玉函)에 담아 두고
38
천리만리(千里萬里) 길을 뉘라서 찾아갈꼬
42
위루(危樓)에 혼자 올라 수정렴(水晶簾) 걷은 말이
43
동산(東山)에 달이 나고 북극(北極)에 별이 뵈니
45
청광(淸光)을 피어내어 봉황루(鳳凰樓)에 부치고자
46
누(樓) 위에 걸어두고 팔황(八荒)에 다 비치어
49
건곤(乾坤)이 폐색(閉塞)하여 백설(白雪)이 한빛인제
52
옥루고저(玉樓高處)야 더욱 일러 무삼하리
53
양춘(陽春)을 부쳐내어 님 계신 데 쏘이고자
54
모첨(茅簷) 비친 해를 옥루(玉樓)에 올리고자
55
홍상(紅裳)을 이믜차고 취수(翠袖)를 반만 걷어
58
청등(靑燈) 걸온 곁에 전공후(鈿箜篌) 놓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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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금(鴦衾)도 차도찰사 이 밤은 언제 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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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맺혀 있어 골수(骨髓)에 깨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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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작(扁鵲)이 열이 오나 이 병을 어찌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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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야 날인 줄 모르셔도 내 임 좇으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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