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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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아 이내 말슴 들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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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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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하거들랑 청춘에 아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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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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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등과하여 백수 홍진 무삼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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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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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이 늦으나마 행세나 약바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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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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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히 내달아서 소인의 적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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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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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월을 무릅쓰고 천문에 상소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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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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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으로 보게 되면 빛나고도 옳건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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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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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한 이 세상에 남다른 노릇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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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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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한 장 오르면서 만조가 울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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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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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와 황송할사 천위가 진노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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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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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탈관직 하시면서 엄치하고 꾸중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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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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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박한 이 신명이 고원으로 돌아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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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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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에 배를 타고 강호로 향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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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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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찬 상소 끝에 명천정배 놀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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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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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망한 행색으로 동문에서 대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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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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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적막하고 명천이 이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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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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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막에 흰 띄 띄고 북천을 향해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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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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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무친 고독단신 죽는 줄 그 뉘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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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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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당케 되면 울음이 나련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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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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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을 갚으리라 쾌함도 쾌할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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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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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이 되었다가 소인의 참소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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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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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를 봉승하여 절역으로 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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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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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에 몇몇이며 아조에 그 뉘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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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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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짚고 일어서서 술 먹고 노래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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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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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리 적객이라 장부도 다 울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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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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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듯이 말을 하니 명천이 어디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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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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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는 홀로 같고 장마는 극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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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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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장이 뒤에 서고 청노는 앞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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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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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경원 내달아서 다락원 잠간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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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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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성령 넘어가니 북천이 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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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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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이내몸이 영주각 신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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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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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책을 끼고 천안을 뫼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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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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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에 정을 떼고 천애로 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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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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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을 첨망하니 운연이 아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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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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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은 아아하여 몽상에 막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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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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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면 길을 가고 잠을 깨면 길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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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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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고 재를 넘어 십리 가고 백리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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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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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땅 지난 후에 포천읍 길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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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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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지경 밟은 후에 정평읍 건너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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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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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금성 지난 후는 회양읍 막죽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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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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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북관길이 듣기 보기 같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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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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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서 중화하고 철령을 향해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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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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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험한 청산이요 촉도 같은 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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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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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운무중에 일색이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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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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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를 잡아 타고 철령을 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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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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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이 울밀하여 엎어지락 자빠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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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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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허리에 못올라서 황혼이 거의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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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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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봉 올라서니 초경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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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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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이 허기져서 기장떡 사먹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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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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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맛이 이상하여 향기롭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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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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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을 신칙하여 화광중에 내려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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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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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을 몰랐으니 산형을 어이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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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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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경에 산을 내려 탁막에 잠을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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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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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떠나서서 안변읍 어디매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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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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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 없는 내 신세야 북도적객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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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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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는 초면이요 아태조 고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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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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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이 광활하고 수목이 만야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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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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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변읍 들어가니 본관이 나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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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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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진병장 신칙하고 공식을 공궤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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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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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케 잠을 자고 북향하여 떠나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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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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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이 여기런가 인가도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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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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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소리 요란한데 물화도 장할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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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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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읍 중화하고 문천읍 숙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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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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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읍 들어가니 웅장하고 가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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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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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대왕 태지로서 총총 가거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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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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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산천 그림 중에 바다 같은 관새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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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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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이 즉시 나와 위로하고 관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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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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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상 보낸 후에 채병화연 등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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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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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명이 몸에 있어 치하고 환송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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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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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읍 들어가니 본수령 오공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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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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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의가 자별키로 날 보고 반겨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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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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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객지 날 반길이 이 어른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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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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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맞아들여 음식을 공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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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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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고 다정하니 객희를 잊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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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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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 주고 사령 주고 행자 주고 의복 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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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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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읍행세 생각하고 불안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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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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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신하고 발행하니 운수도 고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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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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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몇 천리며 온 길이 몇 천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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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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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같은 저 철령은 향국을 막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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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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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같은 귀문관은 올연히 섞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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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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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풍 같은 이내 몸이 지향이 어디매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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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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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역 중화하고 함흥 감영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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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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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교 긴 다리는 십리를 뻗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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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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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대에 창망하여 대야를 들러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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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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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은 도도하여 만고에 흘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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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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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같은 성첩보소 낙빈루 높고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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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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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가 저녁연기 추강에 그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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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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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지는 해는 원객이 시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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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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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잡고 누에 올라 칼 만지며 노래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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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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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뜬 구름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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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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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한 강적 소리 객회를 더쳤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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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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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한 이내 눈물 장강에 던져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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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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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청루 내러와서 성내에서 잠을 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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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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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팔백리요 명천은 백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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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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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고 유삼 쓰고 함관령 넘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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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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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태도 높거니와 수목도 더욱 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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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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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는 날아가고 대로는 설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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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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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에 섰는 비석 비각단청 요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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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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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대왕 소시절에 고려국 장수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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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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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갈에 전승하고 공덕이 어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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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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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말을 갈아 타고 홍원읍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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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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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해색 둘렀는데 읍양이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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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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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하고 떠나 서니 평포역 숙소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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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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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온 길 생각하니 처만리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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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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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같은 목숨이요 거미 같은 근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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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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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길을 가면 살고서 볼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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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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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를 뫼셨으니 일신들 지체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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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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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리를 가라신고 수화를 불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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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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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에 땀이 돋아 성종 지경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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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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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에 든 더위는 자고 새면 설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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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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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장이 하는 말이 나으리 거동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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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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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엄하신 기력이요 위태하신 신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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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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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조리하여 북청읍에 묵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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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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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다네 말이야 엄지 중일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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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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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생각하랴 일시를 유체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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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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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고 살기 하늘에 달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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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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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이 기특하나 가다가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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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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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청서 유소하고 남송정 돌아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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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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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대해 망망하여 동천이 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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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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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산은 첩첩하여 남향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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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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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역 중화하고 마천령 다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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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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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밖재 육십리라 하늘에 맞닿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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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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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걸린 길은 참바같이 설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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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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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덤불 얽혔으니 천일이 밤중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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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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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암이 위태하니 머리 위에 떨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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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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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인가 땅이런가 이승인가 저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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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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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봉 올라서니 보이는 게 바다이고 넓은 것이 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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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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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날을 길에 있어 이 재를 넘었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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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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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을 넘은 후에 고향 생각 다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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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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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만 은근하여 두상에 비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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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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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평읍 중화하고 길주읍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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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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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도 장커니와 여염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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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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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 바람 일어나니 떠날 길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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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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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서 묵자하니 본관폐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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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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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나오고 책방 오니 초면이 친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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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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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먹거니와 포진 기생 불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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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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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를 뫼셨으니 꽃자리 불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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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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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명을 가졌으니 기생이 호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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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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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박하온 신명 보면 분상하는 상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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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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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을 물리치고 금연을 걷어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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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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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이 하는 말이 영남양반 고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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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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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하고 떠나 서니 명천이 육십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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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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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을 생각하면 묵특의 고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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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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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의 일분토는 왕소군의 천총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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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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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리 광연못은 소부의 만양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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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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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홍동 이릉뫼는 지금의 원억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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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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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해 때문관은 앞재 같고 뒷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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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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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역마 잡아타고 배소를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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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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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민은 번성하고 성곽은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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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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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각에 들어앉아 패문을 붙인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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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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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동원의 집을 물어 본관더러 선하니
|
152
|
|
|
본관 전갈하고 공형이 나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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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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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자리 주물상을 주인으로 대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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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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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 소리 앞세우고 주인으로 나와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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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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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소에 전갈하여 뫼셔오라 전갈하네
|
156
|
|
|
슬프다 내 일이야 꿈에나 들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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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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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어디매냐 주인의 집 찾아 가니
|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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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은대문 넓은사랑 삼천석군 집이로다
|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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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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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과 초면이라 서로 인사 다한 후에
|
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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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관이 하는 말이 김교리의 이번 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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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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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없이 오는 줄을 북관 수령 아는 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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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
|
|
만인이 울었으니 조금도 슬퍼 말고 나와 함께 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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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
|
|
삼형 기생 다 불러라 오늘부터 노잣구나
|
164
|
|
|
호반의 규모런가 활협도 장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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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
|
|
그러나 내 일신이 귀적한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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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
|
|
화광빈객 꽃자리에 기락이 무엇이냐
|
|
167
|
|
|
규문에 퇴송하고 혼자 앉아 소일하니
|
168
|
|
|
성내의 선비들이 문풍하고 모여들어
|
169
|
|
|
하나 오고 두셋 오니 육십인 되었구나
|
170
|
|
|
책 끼고 청학하니 글제 내고 고쳐지라
|
171
|
|
|
북관에 있는 수령 관장만 보았다가
|
172
|
|
|
문관의 풍성 듣고 한사하고 달려드니
|
173
|
|
|
내 일을 생각하면 남 가르칠 공부 없어
|
174
|
|
|
아무리 사양한들 모면할 길 전혀 없네
|
175
|
|
|
주야로 끼고 있어 세월이 글이로다
|
176
|
|
|
한가하면 풍월 짓고 심심하면 글 외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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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
|
|
절세의 고종이라 시주에 회포 붙여
|
178
|
|
|
불출문의 하오면서 편케편케 날 보내니
|
179
|
|
|
춘풍에 놀란 꿈이 변산에 서리 온다
|
180
|
|
|
남천을 바라보면 기러기 처량하고
|
181
|
|
|
북방을 굽어 보니 오랑캐 지경이라
|
182
|
|
|
개가죽 상하착은 상놈들이 다 입었고
|
183
|
|
|
조밥 피밥 기장밥은 기민의 조석이라
|
184
|
|
|
본관의 성덕이요 주인의 정성으로
|
185
|
|
|
실 같은 이내 목숨 달반을 걸렸더니
|
186
|
|
|
천만의외 가신 오며 명녹이 왔단 말가
|
187
|
|
|
놀랍고 반가워라 미친놈 되었구나
|
188
|
|
|
절세에 있던 사람 항간에 돌아온 듯
|
189
|
|
|
나도나도 이럴망정 고향이 있었던가
|
190
|
|
|
서봉을 떼어 보니 정찰이 몇 장인고
|
191
|
|
|
폭폭이 친척이요 면면이 가향이라
|
192
|
|
|
지면의 자자획획 자질의 눈물이요
|
193
|
|
|
옷 위의 그림 빛은 아내의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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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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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동파 초운인가 양대운우 불쌍하다
|
195
|
|
|
그중에 사람 죽어 돈몰이 되단 말까
|
196
|
|
|
명녹이 대코 앉아 눈물로 문답하니
|
197
|
|
|
집떠난지 오래거든 그후 일을 어이 알리
|
198
|
|
|
만수천산 멀고먼데 네 어찌 돌아가며
|
199
|
|
|
덤덤히 쌓인 회포 다 이룰 수 없겠구나
|
200
|
|
|
녹아 말들어라 무사히 돌아가서
|
201
|
|
|
우리집 사람더러 살았더라 전하여라
|
202
|
|
|
죄명이 가벼우니 은명이 쉬우리라
|
|
203
|
|
|
거연히 추석이라 가가이 성묘하네
|
204
|
|
|
우리 곳 사람들도 소분을 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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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
|
|
본관이 하는 말이 이곳의 칠보산은
|
206
|
|
|
북관중 명승지라 금강산 다툴지니
|
2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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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 한번 가서 방피심산 어떠하뇨
|
208
|
|
|
나도 역시 좋거니와 도리에 난처하다
|
209
|
|
|
원지에 쫓인 몸이 형승에 노는 일이
|
210
|
|
|
분의에 미안하여 마음에 좋건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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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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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가기로 작정하니 주인의 하는 말이 그렇지 아니하다
|
212
|
|
|
악양루 환강경은 왕등의 사적이요
|
213
|
|
|
적병강 제석놀음 구소의 풍정이니
|
214
|
|
|
금학사 칠보놀음 무슨 험 있으리요
|
215
|
|
|
그 말을 반겨 듣고 황망히 일어나서
|
216
|
|
|
나귀에 술을 싣고 칠보산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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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
|
|
구름 같은 천만봉은 화도강산 광경이라
|
218
|
|
|
박달령 넘어가서 금장동 들어가니
|
219
|
|
|
곳곳의 물소리는 백옥을 깨쳐 있고
|
220
|
|
|
봉봉의 단풍 빛은금수장을 둘렀세라
|
221
|
|
|
남여를 높이 타고 개심사에 들어가니
|
222
|
|
|
원산은 그림이오 근봉은 물형이라
|
|
223
|
|
|
육십명 선비들이 앞서고 뒤에 서니
|
224
|
|
|
풍경도 좋거니와 광경이 더욱 장타
|
225
|
|
|
창망한 지난 회포 개심사에 들어가서
|
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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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한 경 새운 후에 미경에 일어나서
|
227
|
|
|
소쇄하고 물을 여니 기생들이 앞에 와서
|
228
|
|
|
현신하고 하는 말이 본관사도 분부하되
|
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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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교리님 칠보산에 너 없이 놀음 되랴
|
230
|
|
|
당신은 사양하되 내 도리에 그럴소냐
|
231
|
|
|
산신도 섭섭하고 원학도 슬프리라
|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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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들을 송거하니 나으린들 어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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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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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부디 조심하고 칠보청산 거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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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
|
|
사도의 분부 끝에 소녀들이 대령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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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
|
|
우습고 부끄럽다 본관의 정성이여
|
2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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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남자 시주객은 남관에 나뿐인데
|
237
|
|
|
신선의 곳에 와서 너를 어찌 보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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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
|
|
이왕에 너희들이 칠십리를 등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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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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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남자 방탕성이 매몰하기 어려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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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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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들라하여 이름 묻고 나 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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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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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년은 매향인데 방년이 십팔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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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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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군산월이 십구세 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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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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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불러 음식 하고 노래시켜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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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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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의 평우조는 운우가 흩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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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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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월의 해금소리 만학청봉 푸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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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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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승 앞세우고 두 기생 옆에 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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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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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만곡 깊은 곳에 올라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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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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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비단이요 송성은 거문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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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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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봉 노적봉과 만사암 천불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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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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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봉 주작봉은 그림으로 둘러지고 물형으로 높고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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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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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곡 한 곡조를 두 기생 불러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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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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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산이 더 높으고 단풍이 더 붉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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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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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로 양금 치니 송풍인가 물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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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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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월의 손길 보소 곱고도 고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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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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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산에 풀손인가 안동밧골 금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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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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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 위에 노는 손이 보드랍고 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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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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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타고 전향하여 한 마루 올라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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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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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보던 산모양이 홀지에 환영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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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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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불이 둥그렇고 희던 바위 푸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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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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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새긴 이름 만조정 물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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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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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안고 들어가니 방선암이 여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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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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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 첩첩하니 갈수록 황홀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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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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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를 들어가니 금강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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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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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아한 높은 굴이 석색창태 새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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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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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적봉 구경하고 회상대 향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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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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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생 간 데 없어 찾느라 골몰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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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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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일성가곡 중천으로 일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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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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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서 바라보니 회상대 올라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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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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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단풍 꺽어 쥐고 녹의홍상 고은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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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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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암 구름 위에 사람을 놀랠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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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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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와 기절하다 이내몸 이른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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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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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의 지경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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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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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연분으로 천조에 득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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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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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에 부친듯이 이 광경 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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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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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적봉 지난 후에 이 선녀를 따라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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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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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봉 저 바위는 청천에 솟아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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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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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바위 채석봉은 면전에 버려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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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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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봉 보살봉은 신선의 굴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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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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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은 술을 들고 만장운 한 곡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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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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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월 앉은 거동 아주 분명 꽃이로다
|
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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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 목판 거문고에 금사로 줄을 매워
|
282
|
|
|
대쪽으로 타는 양이 거동도 곱거니와
|
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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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섬한 손길 끝에 오색이 영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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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
|
|
네 거동 보고나니 군명이 엄하여도 반할 번 하겠구나
|
285
|
|
|
영웅절사 없단 말은 사책에 있느니라
|
286
|
|
|
내 마음 단단하나 내게야 큰 말하랴
|
2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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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것은 큰 병이요 안본 것이 약이던가
|
2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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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리 절세중에 단정히 몸가지고
|
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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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을 잘한 것이 아주 무두 네 덕이라
|
290
|
|
|
양금을 파한 후에 절집에 내려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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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
|
|
산중의 찬물 소리 정결하고 향기 있다
|
292
|
|
|
이튿날 돌아오니 회상대 높던 일이
|
293
|
|
|
저승인가 몽중인가 국은인가 천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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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
|
|
천애에 이 행객이 이럴 줄 알았더냐
|
295
|
|
|
흥진하고 돌아와서 수불러 분부하되
|
296
|
|
|
칠보산 유산시는 본관이 보내기로 기생을 다렸으나
|
297
|
|
|
돌아와 생각하니 호화한중 불안하다
|
298
|
|
|
다시는 지휘하여 기생이 못 오리라
|
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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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만 다리고서 심중에 기록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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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
|
|
청산이 그림되어 술잔에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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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
|
|
녹수는 길이 되어 종이 위에 단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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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
|
|
군산월 녹의홍장 깨고나니 꿈이로다
|
303
|
|
|
일월이 언제던고 구월구일 오늘이라
|
304
|
|
|
광한림 이적선은 용산에 높이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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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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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김학사는 재덕산에 올랐구나
|
306
|
|
|
백주향화 앞에 놓고 남향을 상상하니
|
307
|
|
|
북병산 단풍경은 김학사 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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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
|
|
이하의 황국화는 주인이 없었구나
|
|
309
|
|
|
파리한 늙은 아내 술을 들고 슬프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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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
|
|
추월이 낮 같으니 조운의 회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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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
|
|
칠보산 반한 놈이 소무굴 보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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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
|
|
팔십리 경성땅에 구경차로 길을 떠나 창연히 들어가니
|
313
|
|
|
북해상 대택중에 한가하고 외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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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
|
|
추강은 가 없는데 갈 꽃은 슬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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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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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파는 망망하여 회색을 연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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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
|
|
낙엽은 분분하여 청공에 나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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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
|
|
충신의 높은 자취 어디가서 찾아보랴
|
318
|
|
|
어와 거룩할사 소중량 거룩할사
|
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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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또한 이럴망정 주상님 멀리 떠나
|
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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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역에 몸을 던져 회포도 슬프더니
|
321
|
|
|
오늘날 이 섬위에 정성이 같았구나
|
322
|
|
|
낙일에 칼을 잡고 후리쳐 돌아서니
|
323
|
|
|
병산의 풍설중에 촉도 같은 길이로다
|
324
|
|
|
귀문관 돌아서니 음침하고 고이하다
|
325
|
|
|
삼척을 드러서니 일신이 송구하다
|
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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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방에 일분토는 왕소군의 천총인가
|
327
|
|
|
처량한 어린 혼이 백야에 슬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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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
|
|
춘풍에 한을 먹고 홍엽을 울렸구나
|
329
|
|
|
쟁쟁한 환패 소리 월야에 우느니라
|
330
|
|
|
술 한 잔 가뜩 부어 방혼을 위로하고
|
331
|
|
|
유정으로 들어가니 명천읍이 십리로다
|
|
332
|
|
|
탄막에 들렀다가 경방자 달려드니
|
333
|
|
|
무슨 기별 왔다던고 방환 기별 나렸도다
|
334
|
|
|
천은이 망극하여 눈물이 망망하다
|
335
|
|
|
문적을 손에 쥐고 남향하여 백배하니
|
336
|
|
|
동행의 거동 보소 치하하고 거록하다
|
337
|
|
|
식전에 말을 달려 주인을 찾아가니
|
338
|
|
|
만실이 경사로다 광경이 그지없다
|
339
|
|
|
죄명이 없었으니 평인이 되었구나
|
340
|
|
|
천은을 덮어쓰고 양계를 다시 보니
|
341
|
|
|
삼천리 고향 땅이 지척이 아니런가
|
342
|
|
|
행장을 재촉할 제 군산월이 대령한다
|
343
|
|
|
선연한 거동으로 웃으면서 치하하네
|
344
|
|
|
나으리 해배하니 작히작히 감축할까
|
345
|
|
|
칠보산 우리 인연 춘몽이 아득하다
|
346
|
|
|
이날에 너를 보니 그것도 군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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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
|
|
그렸다가 만난 정이 맛 나고도 향기롭다
|
|
348
|
|
|
본관의 거동 보소 삼현육각 거느리고
|
349
|
|
|
이곳을 나오면서 치하하고 손 잡으며
|
350
|
|
|
김교린가 김학산가 성군의 은택인가
|
351
|
|
|
나도 이리 감축커든 임자야 오죽할까
|
352
|
|
|
홍문 교리 정든 사람 일시라 전케하랴
|
353
|
|
|
지금으로 제안하고 그 길로 나왔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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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
|
|
이다지 생각하니 감사하기 그지없다
|
355
|
|
|
군산월을 다시 보니 새 사람 되었구나
|
356
|
|
|
형극중에 씻긴 난초 옥분에 옮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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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
|
|
진애의 야광주가 박물군자 만났구나
|
358
|
|
|
신풍에 뭍힌 칼이 뉘를 보고 나왔더냐
|
359
|
|
|
꽃다운 어린 자질 임자를 만났구나
|
360
|
|
|
금병화촉 깊은 밤에 광풍제월 닭 밝은 날
|
361
|
|
|
글 지으며 화답하고 술 가지면 동배하니
|
362
|
|
|
정분도 깊거니와 호사도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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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
|
|
시월에 말을 타고 고향을 찾아 가니
|
364
|
|
|
본관의 성덕 보소 남복 짓고 종 보내며
|
365
|
|
|
이백량 횡재 내어 저 하나 따라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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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
|
|
거행에 하는 말이 뫼시고 잘 가거라
|
367
|
|
|
나으리 유경시에 네게야 내외할까
|
368
|
|
|
천리강산 대로중에 김학사 꽃이 되어
|
369
|
|
|
비위를 맞추면서 좋게좋게 잘 가거라
|
370
|
|
|
승교를 앞세우고 풍류남자 뒤 따르니
|
371
|
|
|
오던 길 넓고 넓어 귀흥이 그지 없다
|
372
|
|
|
길주읍 들어가니 본관의 거행 보소
|
373
|
|
|
금연화촉 넓은 방에 기락이 가득하다
|
374
|
|
|
군산월이 하나이다 풍정이 가득하다
|
375
|
|
|
연연한 군산월이 금상첨화 되었구나
|
376
|
|
|
신조에 발행하여 익병에 중화하고
|
377
|
|
|
창해는 망망하여 동천에 그지없고
|
378
|
|
|
병산은 중중하여 면면이 섭섭도다
|
|
379
|
|
|
추풍에 채를 들고 성진을 들어가니
|
380
|
|
|
북병사 마주 나와 두 군관 합석하니
|
381
|
|
|
상읍관가 군병이오 길주 관청 홍안이라
|
382
|
|
|
금촉이 영롱한데 병사의 호강이라
|
383
|
|
|
북관이 하는 말이 학사에 다린 사람
|
384
|
|
|
얼굴이 기이하다 서울겐가 북도겐가
|
385
|
|
|
청직인가 방자인가 이름은 무엇이며
|
386
|
|
|
나는 지금 몇 살인고 손 보고 눈대보니
|
387
|
|
|
남중일색 처음보네 웃으며 대답하되
|
388
|
|
|
봉도 아이 데려다가 밤중에 옮긴 후에 장가들어 살리겠소
|
389
|
|
|
종적을 감추우고 풍악중에 앉았으니
|
390
|
|
|
병사가 취한 후에 소리를 크게 하되
|
391
|
|
|
김교리 청직이야 내곁에 이리 오라
|
392
|
|
|
위령을 못하여서 공손히 나아드니
|
393
|
|
|
손내 어라 다시 보자 어찌 그리 기이한고
|
394
|
|
|
총모피 털토시에 옥수를 반만 내어
|
395
|
|
|
덥석 드리 쥐라할제 빼치고 일어서니
|
396
|
|
|
계집의 좁은 소견 미련코 매몰하다
|
|
397
|
|
|
사나이 모양으로 손달라면 손을 주고
|
398
|
|
|
흔연하고 천연하면 위여위여 하련마는
|
399
|
|
|
가뜩이 수상하여 치보고 내려보고
|
400
|
|
|
군관이나 기생이나 면면이 보던 차에
|
401
|
|
|
매몰이 빼치는 양 제 버릇 없을소냐
|
402
|
|
|
병사가 눈치 알고 몰랐노라 몰랐노라
|
403
|
|
|
김학사의 아내신 줄 내 정영 몰랐구나
|
404
|
|
|
만당이 대소하고 뭇 기생이 달려드니
|
405
|
|
|
아까 섰던 남자몸이 계집통정 하겠구나
|
406
|
|
|
양색단 두루막이 옥판 달아 애암쓰고
|
407
|
|
|
꽃밭에 섞여 앉아 노래를 받아 주니
|
408
|
|
|
청강의 옥동인가 화원의 범나비냐
|
|
409
|
|
|
닭 울며 일출 구경 망양정 올라가니
|
410
|
|
|
금촉에 꽃이 피고 옥호에 술을 부어
|
411
|
|
|
마시고 취한 후에 동해를 건너보니
|
412
|
|
|
일색이 오르면서 당홍바다 되는구나
|
413
|
|
|
부상은 지척이오 일광은 술회로다
|
414
|
|
|
대풍악 잡아 쥐고 태산을 굽어 보니
|
415
|
|
|
부유 같은 이 내 몸이 성은도 망극하다
|
416
|
|
|
북관을 몰랐더면 군산월이 어찌 올까
|
417
|
|
|
병사를 이별하고 마천령 넘어간다
|
418
|
|
|
구름 위에 길을 두고 남여로 올라가니
|
419
|
|
|
군산월이 앞세우고 안전에 꽃이 피고
|
420
|
|
|
군산월이 뒤세우면 후면에 선동이라
|
421
|
|
|
단천에 중화하고 북청읍 숙소하니
|
422
|
|
|
반야에 깊은 정은 금석 같은 언약이오
|
423
|
|
|
태산 같은 인정이라 홍원에 중화하고
|
424
|
|
|
영흥읍에 숙소하니 본관이 나와 보고 밥 보내고 관대하네
|
425
|
|
|
고을도 크거니와 기악도 끔찍하다
|
426
|
|
|
대풍악 파한 후에 행절이만 잡아두니
|
427
|
|
|
행절이 거동보소 곱고도 고울시고
|
428
|
|
|
청수부용 평신이오 운우양대 태도로다
|
|
429
|
|
|
효두에 발행하여 고원을 들어가니
|
430
|
|
|
주수의 반기는 양 내달아 손 잡으며 경사를 만났구나
|
431
|
|
|
문천에 중화하고 원산장터 숙소하니
|
432
|
|
|
명천이 천여리요 서울이 육백리라
|
433
|
|
|
주막집 깊은 밤에 밤한경 새운 후에
|
434
|
|
|
계명시에 소쇄하고 군산월을 깨워내니
|
435
|
|
|
몽롱한 해당화가 이슬에 휘젖는 듯
|
436
|
|
|
괴코도 아름답다 유정하고 무정하다
|
437
|
|
|
옛일을 이를 게니 네 잠간 들어봐라
|
438
|
|
|
이전에 장대장이 제주목사 과만 후에
|
439
|
|
|
정들었던 수청기생 버리고 나왔더니
|
440
|
|
|
바다를 건는 후에 차마 잊지 못하여서
|
441
|
|
|
배 잡고 다시 가서 기생을 불러내어
|
442
|
|
|
비수 빼어 버린 후에 돌아와 대장 되고
|
443
|
|
|
만고명인 되었으니 나 본래 문관이라
|
444
|
|
|
무변과 다르기로 너를 도로 보내는 게 이것이 비수로다
|
445
|
|
|
내 본래 영남 있어 선비의 졸한 몸이
|
446
|
|
|
이천리 기생 싣고 천고에 없는 호강
|
447
|
|
|
끝나게 하였으니 협기하고 서울 가면
|
448
|
|
|
분의에 황송하고 모양이 고약하다
|
449
|
|
|
부디부디 잘 가거라 다시 볼 날 있으리라
|
|
450
|
|
|
군산월이 거동보소 깜짝이 놀라면서
|
451
|
|
|
원망으로 하는 말이 버릴 심사 계셨으면
|
452
|
|
|
중간에 못하여서 어린 사람 호려다가
|
453
|
|
|
사무친척 외론 곳에 게발물어 던지시니 이런 일도 하나있가
|
454
|
|
|
나으리 성덕으로 사랑이 배부르나
|
455
|
|
|
나으리 무정키로 풍전낙화 되었구나
|
456
|
|
|
오냐 오냐 나의 뜻은 그렇지 아니하여
|
457
|
|
|
십리만 가잤더니 천리나 되었구나
|
458
|
|
|
저도 부모 있는 고로 원리한 심회로서
|
459
|
|
|
웃으며 그리 하오 눈물로 그리 하오
|
460
|
|
|
효색은 은은하고 추강은 명랑한데
|
461
|
|
|
홍상에 눈물 나려 학사두발 희겠구나
|
462
|
|
|
승교에 담아내어 저 먼저 회송하니
|
463
|
|
|
천고에 악한 놈 나 하나 뿐이로다
|
464
|
|
|
말 타고 돌아서니 이목에 삼삼하다
|
465
|
|
|
남자의 간장인들 인정이 없을소냐
|
466
|
|
|
이천리 장풍유를 일조에 놓쳤구나
|
467
|
|
|
풍정도 잠간이라 흥진비래 되었구나
|
|
468
|
|
|
안변원이 하는 말이 어찌 그리 무정하오
|
469
|
|
|
판관사도 무섭던가 남의 눈이 무섭던가
|
470
|
|
|
장부의 헛된 간장 상하기 쉬우리라
|
4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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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생 봉선이를 남복시켜 앞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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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령까지 동행하여 회포를 잊게 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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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이를 불러드려 따라가라 분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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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이 옥골이라 군산월이 고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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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중에 깊었으니 새낯보고 잊을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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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설이 아득한데 북천을 다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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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풍에 아는 꽃이 진흙에 구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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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외기러기 짝없이 가는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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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령을 넘을 적에 봉선이를 하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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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꾸즌 이 내 몸이 하는 것이 이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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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히 있고 잘 가거라 다시 어찌 못 만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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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로 내 넘으니 북도산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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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름도 지나가고 인정도 끝이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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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는 끝이나고 남은 것이 귀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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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에 중화하고 금화 금성 지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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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읍 들어가서 철원을 밟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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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읍 숙소하고 왕성이 어디매뇨 귀흥이 도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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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적에 녹음방초 올 적에 풍설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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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적에 백의러니 올 적에 청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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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객이 어제러니 영주학사 오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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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마릉 타고 풍월도 절로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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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고 물 건너며 노래로 예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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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여생 이 몸이오 천고호걸 이 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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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성령 넘어가니 삼각산 반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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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천에 솟았으니 귀흥이 높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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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에 상화 피니 설상이 춘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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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에 재배하고 다락원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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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주인 마주 나와 우름으로 반길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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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들어가니 성상님이 무강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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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을 다시 차려 고향으로 가올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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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재를 넘어서니 영남이 여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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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서 밤 새우고 가산에 들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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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촌이 무양하여 이전 있던 행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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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것들 반갑구나 이끌고 안에 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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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던 늙은 아내 부끄러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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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쁠사 수득 어미 군산월이 네 왔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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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잔에 술을 부어 마시고 취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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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남북풍장 일장춘몽 깨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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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와 김학사야 그릇타 한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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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천고사업 다하고 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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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에 편케 누워 태평에 놀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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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한이 또 있으며 구할 일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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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지어 기록하니 불러들 보신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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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에 남자되야 남자를 부려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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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 노릇 하게되면 그아니 상쾌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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