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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鬼(귀)의 聲(성) ◈
◇ 제 3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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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년
이인직
1
본래 김승지가 서울로 올라갈 때에 강동지더러 하는 말이, 춘천집은 데리고 가지 못할 사기가 있으니, 아직 자네 집에 두고 기다리다가 언제든지 내가 치행할 돈을 보내며 서울로 오라 하기 전에는 부디 오지 말라는 당부가 있은지라.
 
2
그러한 사정이 있는데, 길순이가 잠꼬대하던 날 새벽에, 강동지의 마누라가 포달부리는 서슬에 강동지가 거짓말로 서울 김승지 집에서 길순이를 오라 하였다 하고, 또 하는 말이 내일은 길순이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겠다 하였는데, 밝은 후에 일어나서 술집에 가서 식전 술을 얼근하게 먹고 집에 들어와 본즉, 길순이 모녀가 당장 이별하는 사람같이 다시 만나 보느니 못 보느니 하며 우는 것을 보고, 강동지가 기가 막혔더라. 강동지가 성품은 강하고 힘은 장사이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벼락도 무섭지 아니하고 삼학산에서 내려오는 범도 무섭지 아니하나, 겁나는 것은 양반과 돈이라. 양반과 돈을 무서워하면 피하여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애 젖꼭지 따르듯 따른다.
 
3
따르는 모양은 한 가지나, 따르는 마음은 두 가지다. 양반을 보면 대포를 놓아서 무찔러 죽여 씨를 없애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 거죽으로 따르고, 돈을 보면 어미 아비보다 반갑고 계집 자식보다 귀해하는 마음이 있어서 속으로 따른다.
 
4
그렇게 따르는 돈을 이전 시절에 남부럽지 아니하게 가졌더니, 춘천 부사인지 군수인지, 쉽게 말하면 인피 벗기는 불한당들이 번갈아 내려오는데, 이놈이 가면 살겠다 싶으나, 오는 놈마다 그놈이 그놈이라, 강동지의 돈은 양반의 창자 속으로 다 들어가고 강동지는 피천 대푼 없이 외자(외상)술이나 먹고 집에 돌아와서 화풀이로 세월을 보내더니 서울 양반 김승지가 춘천 군수로 내려와서, 지방 정치에는 눈이 컴컴하나 어여쁜 계집 있다는 소문에는 귀가 썩 밝은 사람이라, 솔개 동내 강동지의 딸이 어여쁘단 말을 듣고, 강동지를 불러서 고소대같이 치켜세우더니, 알깍쟁이가 다 된 책방을 시켜서 강동지를 어떻게 삶았던지 김승지가 죽어라 하면 죽고 싶을 만하게 된 터에, 김승지가 길순이를 첩으로 달라 하니, 강동지의 마음에는 이제 큰 수 났다 하고 그 딸을 바쳤는데, 일 년이 못 되어 군수가 갈린지라, 세력이 없어서 갈린 것도 아니요, 싫어서 내놓은 것도 아니라.
 
5
김승지의 실내는 서울 있다가 그 남편이 춘천 가서 첩을 두었다는 소문을 듣고, 열 길 스무 길을 뛰며 당장에 교군을 차려서 춘천으로 내려가려 하는데, 온 집안이 난리를 당한 것같이 창황한 중에, 김승지의 아우가 급히 통신국에 가서 춘천으로 전보하더니, 춘천 군수가 관찰부 수유도 못 얻고 서울로 올라가서 비서승으로 옮긴 터이라.
 
6
길순이 모녀는 그렇게 자세한 사정은 다 모르나 강동지는 자세히 아는지라. 그런 괴상야릇한 사기가 있는데, 만일 내일 떠난다 하고 또 떠나지 아니하고 있다가, 그 마누라가 그 사기를 알고 길순이를 충동하여 마음이나 변하게 할까 의심하여, 새 의사가 나서 불고 전후하고 길순이를 데리고 가서 김승지에게 맡기면 무슨 도리가 있으리라 하는 경영이리라.
【원문】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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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의 성(鬼--聲) [제목]
 
  이인직(李人稙) [저자]
 
  1906년 [발표]
 
  신소설(新小說)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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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