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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심보감(明心寶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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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心寶鑑은 高麗 忠烈王 때 文臣이었던 추적(秋適)이 著述한 것이라고 하며, 원래 繼善,天命 등 十九편으로 되어 있던 것을 근래에 와서 어떤 학자가 增補, 八反歌,,孝行, 廉義, 勸學 등 五편을 增補하여 내용을 補强함으로써 전 二十四편으로 되어 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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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繼善篇 (선행에 대한 글)

2
공자(孔子)가 말하였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으로 갚아주고, 착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으로 갚는다.”
 
3
한(漢)나라의 소열황제(昭烈皇帝)가 장차 죽으려 할 때 후주(後主)에게 경계하여 말하였다. “작은 선이라고 해서 하지 않아서는 안되며 작은 악이라고 해서 하지 말라.”
 
4
장자(莊子)가 말하였다. “하루라도 선(善)을 생각지 않으면 모든 악(惡)이 저절로 일어난다.”
 
5
태공(太公)이 말하였다.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른 듯이 하며, 악한 말을 듣거든 귀머거리처럼 하라”“착한 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야 하며, 악한 일이란 즐기지 말라.”
 
6
마원(馬援)이 말하였다. “몸을 마치도록 선(善)을 행하더라도 선은 그래도 부족하고, 단 하루 악(惡)을 행하여도 악은 저절로 남음이 있다.”
 
7
사마온공(司馬溫公)이 말하였다. “돈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킬 수는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는다고 볼 수 없다. 남모르는 가운데 덕(德)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교를 하느니만 같지 못하다.”
 
8
《경행록(景行錄)》에 말하였다.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어라. 사람이 어느 곳에 살든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회피하기 어렵다.”
 
9
장자가 말하였다. “나에게 착하게 하는 자에게도 나 또한 착하게 하고, 나에게 악하게 하는 자에게도 나 또한 착하게 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함이 없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함이 없다.”
 
10
《동악성제수훈(東嶽聖帝垂訓)》에 말하였다. “하루 선한 일을 행하면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화[재앙]는 저절로 멀어질 것이요, 하루 악한 일을 행하면 화는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저절로 멀어질 것이다. 선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을 보지 못하나 날로 더해지는 것이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 갈려 닳아 없어지는 것을 보지 못하나 날로 이지러짐이 있다.”
 
11
공자가 말하였다. “선함을 보거든 미치지 못할 것과 같이 하고, 선하지 않음을 보거든 끓는 물을 만지는 것과 같이 하라.”
 
 

2. 天命篇 (천명을 두려워하는 글)

13
맹자(孟子)가 말하였다. “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
 
14
소 강절(邵康節) 선생이 말하였다. “하늘의 들으심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다.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을 뿐이다.”
 
15
《현제수훈(玄帝垂訓)》에서 말하였다. “인간의 사사로운 말도 하늘이 듣는 것은 우레와 같고 어두운 방 속에서 마음을 속일지라도 귀신의 눈이 보는 것은 번개와 같다.”
 
16
《익지서(益智書)》에 말하였다. “악의 그릇이 가득 차면, 하늘이 반드시 그를 죽인다.”
 
17
장자가 말하였다. “혹 사람이 착하지 못한 일을 하여 훌륭한 이름을 얻는 자는 사람이 비록 해치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그를 죽일 것이다.”
 
18
오이씨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하늘의 그물이 넓어서 보이지는 않으나 새지 않는다.
 
19
공자가 말하였다. “<나쁜 일을 하여>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
 
 

3. 順命篇 (운명에 순응하는 글)

21
공자가 말하였다. “죽고 사는 것은 명(命)이 있고, 부귀(富貴)는 하늘에 달려 있다.”
 
22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덧없는 인생은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구나.
 
23
《경행록》에 말하였다. “화는 요행으로는 면해서는 안되고, 복은 두 번 다시 구할 수 없다.”
 
24
때가 오니 바람이 <왕발(王勃)을> 등왕각(滕王閣)으로 불어 보내고, 운(運)이 물러가니 벼락이 천복비(薦福碑)에 떨어졌도다.
 
25
열자(列子)가 말하였다. “어리석고 귀먹고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자요, 지혜 있고 총명한 사람도 도리어 가난하게 된다. 운수는 해와 달과 날과 시가 모두 처음부터 정해져 있으니, 계산해 보면 부귀는 명(命)으로부터 말미암지 사람에 말미암지 않는다.”
 
 

4. 孝行篇 (효행에 대한 글)

27
《시경(詩經)》에 <이렇게> 말하였다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아아 애닯다 부모님이시어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 애쓰고 수고하셨다. 그 은혜를 갚고자 하나 넓은 하늘처럼 끝이 없어라.”
 
28
공자가 말하였다.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 기거하심에는 그 공경을 다하고, 봉양함에는 그 즐거움을 다해 드리며, 병이 드시면 근심을 다하고, 초상엔 슬픔을 다하며, 제사지낼 때엔 엄숙함을 다한다.”
 
29
공자가 말하였다. “부모가 살아 계시면 멀리 가서 놀지 않으며, 노는 것이 반드시 일정한 곳이 있어야 한다.”
 
30
공자가 말하였다. “아버지가 命하여 부르시면 즉시 대답하며 머뭇거리지 말고 음식이 입에 있거든 이를 뱉을 것이다.”
 
31
태공이 말하였다.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 자신이 이미 효도하지 않았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
 
32
효도하고 순한 사람은 또한 효도하고 순한 자식을 낳으며, 부모에게 거역한 사람은 또한 거역하는 아들을 낳는다. 믿지 못하겠거든 저 처마 끝의 낙수를 보라. 방울방울 떨어짐이 어긋남이 없다.
 
 

5. 正己篇 (몸을 바로하는 글)

34
《성리서(性理書)》에 말하였다. “남의 착한 점을 보고서 나의 착한 것을 찾아보고, 남의 악한 것을 보고는 나의 악한 점을 찾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하여야 바야흐로 유익하다.”
 
35
《경행록》에 말하였다.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에게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36
태공이 말하였다. “나를 귀히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를 크게 여겨 자기만 못한 남을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지니라.”
 
37
마원이 말하였다. “남의 과실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 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이니라.”
 
38
소 강절 선생이 말하였다. “남의 비방을 들어도 성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남의 칭찬을 들어도 기뻐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남의 좋지 못한 소문을 듣더라도 이에 동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곧 나아가 어울리고 또 따라 기뻐할지니라. 그의 詩에 이렇게 썼다. ‘선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선한 일 듣기를 즐겨 하며, 선한 말 하기를 즐겨하며, 선한 뜻 행하기를 즐겨 하며, 남의 악한 점을 듣거든 가시를 몸에 진 것 같이 여기고, 남의 선한 점을 듣거든 난초를 몸에 지닌 것 같이 여기라.’”
 
39
나의 선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를 해치는 사람이요, 나의 나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스승이다.
 
40
태공이 말하였다. “근면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가 될 것이요, 신중함은 몸을 보호하는 신표이다.”
 
41
《경행록》에 말하였다. “생(生)을 보전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자는 명예를 피할 것이니, 욕심을 없애기는 쉬우나 명예를 바라지 않기는 어렵다.”
 
42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君子)는 세 가지 경계하는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정하여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女色)에 있고, 장성함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바야흐로 강성한지라 경계할 것이 싸움에 있고, 몸이 늙음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이미 쇠해졌는지라 경계할 것이 얻으려는 데 있다.”
 
43
《손진인 양생명(孫眞人養生銘)》에 말하였다. “성냄이 심하면 특히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손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사역 당하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서로 일어난다.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을 심하게 하지 말 것이며, 마땅히 음식을 고르게 하며, 재삼 밤에 술 취하는 것을 막고, 새벽에 성내는 것을 제일 경계하라.”
 
44
《경행록》에 말하였다. “음식이 담박하면 정신이 상쾌할 것이요, 마음이 맑으면 꿈과 잠자리가 편안하다.”
 
45
마음을 정하여 사물(事物)에 대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라 할 수 있다.
 
46
《근사록(近思錄)》에 말하였다. “분을 징계하기를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 막기를 물을 막듯이 하라.”
 
47
《이견지(夷堅志)》에 말하였다.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듯이 하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 피하는 것 같이 하며, 빈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 밥을 적게 먹어라.”
 
48
순자(荀子)가 말하였다. “쓸 데 없는 변론(辯論)이나 급하지 않은 일은 버려 두어 다스리지 말라.”
 
49
공자가 말하였다. “여러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며, 여러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50
술 취한 가운데 말이 없음은 참다운 군자요, 재물에 대하여 분명함은 대장부이다.
 
51
모든 일에 너그러움을 좇으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진다.
 
52
태공이 말하였다. “타인을 헤아리고자 한다면 먼저 스스로를 반드시 헤아려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이 더러워진다.”
 
53
모든 유희(遊戱)는 무익하고, 오직 근면만이 공(功)이 있다.
 
54
태공이 말하였다. “<남의> 외 밭에서 짚신을 고쳐 신지 않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바르게 하지 않는다.”
 
55
《경행록》에 말하였다. “마음은 편안할 수 있을지언정 육체는 수고롭지 않아서는 안될 것이요, 도는 즐길 수 있을지언정 몸은 걱정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육체가 수고롭지 않으면 게을러서 어그러지기 쉽고, 몸이 걱정하지 않으면 주색(酒色)에 빠져서 안정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겨 항상 기쁘고 즐거움은 근심에서 생겨 싫증이 없나니, 편안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은 근심과 수고로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56
귀로는 남의 나쁜 것을 듣지 말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말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군자에 가깝다.
 
57
채백개(蔡伯喈)가 말하였다.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말은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58
재여(宰予)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가 말하였다.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흙손질을 못한다.”
 
59
《자허원군 성유심문(紫虛元君誠諭心文)》에 말하였다.
60
“복은 청렴과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자기를> 낮추고 물러서는 데서 생기며, 도는 안정에서 생기고, 생명은 화창함에서 생긴다. 근심은 욕심이 많음에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과실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61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릇된 것을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결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스스로 탐내고 성내지 말고, 몸을 경계하여 나쁜 짝을 따르지 말며,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함부로 하지 말고, 나에게 관련 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임금을 높이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존장(尊長)을 존경하고 덕이 있는 사람을 받들며,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분별하고 무식한 사람을 용서하라. 일이 순리로 오거든 물리치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뒤쫓지 말며, 몸이 아직 <때를> 만나지 않았거든 원망하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마라.
62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많고, 계산도 편의를 잃는 수가 있다. 남을 손상하면 마침내 자기도 손실을 입을 것이요, 세력에 의존하면 재앙이 서로 따른다.
63
경계할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킬 것은 기운에 있다. 절약하지 않음으로써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음 때문에 지위를 잃는다.
64
그대에게 평생을 두고 스스로 경계할 것을 권고하노니, 탄식할 만하고 놀랄 만하고 두려워할 만하다. 위에는 하늘의 거울이 그대를 굽어보고, 아래에는 땅의 신령이 그대를 살피고 있다. 밝은 곳에는 왕법(王法)이 서로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따르고 있다. 오직 바른 것을 지켜야 하고 마음을 속여서는 안되니, 경계하고 경계하라.”
 
 

6. 安分篇 (분수를 편안히 하는 글)

66
《경행록》에 말하였다. “만족할 줄 알면 즐거울 수 있을 것이요, 탐욕에 힘쓰면 근심하게 된다.”
 
67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富)하고 귀(貴)하여도 역시 근심한다.
 
68
지나친 생각은 오직 정신을 상할 뿐이요, 허망한 행동은 도리어 재앙을 부른다.
 
69
만족할 줄 알아 늘 만족스러워 하면 종신토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을 알아 늘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70
《서경(書經)》에 말하였다. “가득 차면 덜림을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받는다.”
 
71
《안분음(安分吟)》에 말하였다. “분수에 편안하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기미를 알면 마음이 저절로 한가할 것이다.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72
공자가 말하였다.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정사(政事)를 도모하지 않는 것이다.”
 
 

7. 存心篇 (마음을 보존하는 글)

74
《경행록》에 말하였다. “밀실(密室)에 앉았어도 마치 네거리에 앉은 것처럼 여기고, 작은 마음을 제어하기를 마치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다.”
 
75
《격양시(擊壤詩)》에 말하였다. “부귀를 만약 지혜와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중니(仲尼 : 孔子)도 젊은 나이에 제후에 봉해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고, 부질없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한밤중까지 근심하게 한다.”
 
76
범 충선공(范忠宣公)이 자제를 경계하여 말하였다. “사람이 비록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꾸짖는 데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다 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엔 어둡다. 너희들은 항상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꾸짖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함을 근심할 것이 없다.”
 
77
공자가 말하였다. “총명하고 생각이 밝더라도 어리석음으로 <자기를> 지키고, 공이 천하를 덮을 만하더라도 겸양으로 지키고, 용맹이 세상에 떨칠지라도 겁냄으로써 지키고, 부유하기가 온 세상을 차지할 정도라도 겸손으로써 지켜야 하느니라.”
 
78
《소서(素書)》에 말하였다. “박하게 베풀고 후하게 바라는 사람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어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79
은혜를 베풀었다면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회하지 말라.
 
80
손사막(孫思邈)이 말하였다. “담력은 크고자 하되 마음가짐은 섬세하고자 하고, 지혜는 원만하고자 하되 행동은 방정하고자 하라.”
 
81
생각마다 싸움터에 나아가는 것처럼 임해야 하고, 마음마다 늘 다리를 건널 때와 같이 해야 하느니라.
 
82
법을 두려워하면 아침마다 즐거울 것이요, 공적(公的)인 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한다.
 
83
주 문공(朱文公)이 말하였다. “입 지키기를 병과 같이 하고, 뜻 막기를 성을 지키는 것처럼 하라.”
 
84
마음이 남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다.
 
85
사람은 백 살을 사는 사람이 없건만 부질없이 천 년의 계획을 세운다.
 
86
《구래공 육회명(寇萊公六悔銘)》에 말하였다. “관원은 사사롭고 굽은 일을 행하면 벼슬을 잃을 때 뉘우치게 되고, 부자는 검소하지 않으면 가난해졌을 때 뉘우치고, 재주는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시기가 지났을 때 뉘우치고, 일을 보고 배우지 않으면 필요할 때 뉘우치고,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깨었을 때 뉘우치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뉘우칠 것이다.”
 
87
《익지서(益智書)》에 말하였다.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지 말 것이요, 차라리 사고 없이 초가집에서 살지언정 사고 있으면서 좋은 집에 살지 말 것이요, 차라리 병이 없이 거친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어 좋은 약을 먹지 말 것이다.”
 
88
마음이 안정되면 초가집도 편안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89
《경행록》에 말하였다.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자기를 용서하는 사람은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
 
90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서 충성과 효도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요,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어 안락하게 제 몸만 보호하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하겠지만 그 자손은 어떻게 할 것인가?
 
91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써 어버이를 섬긴다면 그 효도가 극진할 것이요, 부귀를 보전하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든다면 어느 곳에 간들 충성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요,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망하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사귐을 온전히 할 것이다.
 
92
너의 꾀가 좋지 못하면 후회한들 어찌 미치겠으며, 너의 소견이 좋지 못하면 가르친들 무엇이 이로우리요? 자기 이익만 생각하면 도에 어그러지고,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公)을 멸(滅)하게 된다.
 
93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줄어든다.
 
 

8. 戒性篇 (성품을 경계하는 글)

 
95
《경행록》에 말하였다.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 번 기울어지면 회복할 수 없고 성품이 한 번 방종해지면 바로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니, 물을 제어하는 것은 반드시 제방(堤防)으로써 하고 성품을 제어하는 것은 반드시 예법으로써 하여야 한다.”
 
96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일의 근심을 면한다.
 
97
참을 수 있으면 우선 참고, 경계할 수 있으면 우선 경계하라. 참지 않고 경계하지 않으면 작은 일이 크게 된다.
 
98
어리석고 흐린(탁한) 자가 성을 내는 것은 다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 위에 화를 더하지 말고 다만 귓전을 스치는 바람결로 여겨라. 장점과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따뜻하고 싸늘한 것은 곳곳마다 같다. 시비(是非)란 본래 실상이 없어서 마침내는 모두가 다 헛것이 된다.
 
99
자장(子張)이 떠나고자 함에 공자(孔子)에게 하직을 고하면서 <말하기를>, “한마디 말로 몸을 닦는데 가장 아름다운 것을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하자, 공자(孔子)가 말하였다.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그 으뜸이 된다” 자장(子張)이 말하기를, “어찌 하여 참습니까?” 하자, 공자가 말하였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害)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 나라를 이룩하고,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들이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마칠 수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없어지지 않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다.”
 
100
자장이 “참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말하였다. “천자(天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하게 되고, 제후(諸侯)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에 의하여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각 헤어져서 따로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하고,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의(情意)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덜어지지 않는다.” 자장이 말하였다. “좋고도 좋으신 말씀이로다. 참는 것이 어렵군요 참는 것이 어렵군요.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닙니다.”
 
101
《경행록》에 말하였다. “자기를 굽히는 자는 중요한 지위에 처할 수 있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을 만난다.”
 
102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꾸짖거든 착한 사람은 모두 대꾸하지 마라. 대꾸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맑고 한가롭고, 꾸짖는 자는 입에 불이 붙는 것처럼 뜨겁게 끓는다. 마치 사람이 하늘에 침을 뱉으면 도로 자기 몸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
 
103
내가 만약 남에게 욕설을 듣더라도 거짓으로 귀먹은 체하여 시비를 가리려 하지 마라. 비유컨대 불이 허공에서 타다가 끄지 않아도 저절로 꺼지는 것과 같다. 내 마음은 허공과 같거늘 다 너의 입술과 혀만 나불거리는 것이다.
 
104
모든 일에 인정(人情)을 남기면 뒷날 좋게 서로 보게 된다.
 
 

9. 勤學篇 (배움을 부지런히 하는 글)

106
자하(子夏)가 말하였다. “널리 배워서 뜻을 두텁게 하고, 간절하게 묻고 가까이에서 생각해 나가면 인(仁)이 그 가운데 있다.”
 
107
장자가 말하였다.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하늘에 오르려는데 재주가 없는 것과 같고, 배워서 지혜가 원대해지면 상서(祥瑞)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 산에 올라 사해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108
《예기(禮記)》에 말하였다.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의(道義)를 알지 못한다.”
 
109
태공이 말하였다.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어둡고 어두움이 밤길을 가는 것과 같으니라.”
 
110
한문공이 말하였다. “사람이 고금의 일을 통달하지 못하면 마소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
 
111
주 문공이 말하였다. “집이 만약 가난하더라도 가난 때문에 배우는 것을 버리지 말 것이요, 집이 만약 부유하더라도 부유한 것을 믿고 학문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가난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입신(立身)할 수 있을 것이요, 부유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이름이 더욱 빛날 것이니라. 오직 배운 자가 훌륭해지는 것을 보았으며, 배운 사람으로써 성취하지 못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배움이란 것은 곧 몸의 보배요, 배운 사람은 곧 세상의 보배이다. 이 때문에 배우면 군자(君子)가 되고 배우지 않으면 소인(小人)이 될 것이니, 후에 배우는 자는 마땅히 각기 힘써야 한다.”
 
112
휘종황제(徽宗皇帝)가 말하였다. “배운 사람은 낟알 같고 벼 같지만, 배우지 않은 사람은 쑥 같고 풀 같도다. 아아, 낟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좋은 양식이요, 온 세상의 보배로다. 쑥 같거나 풀 같음이여 밭을 가는 자가 미워하고 밭을 매는 자가 걱정스러워 한다. 다른 날 담장에 얼굴을 대한 듯 할 적에 <배우지 않은 것을> 뉘우친들 이미 늙었도다.”
 
113
《논어(論語)》에 말하였다. “배우기를 미치지 못할 것처럼 하고 <때를> 잃을까 두려워할지니라.”
 
 

10. 訓子篇 (아들을 가르치는 글)

115
《경행록》에 말하였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집안이 비속(卑俗)해지고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어진다.”
 
116
장자가 말하였다.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현명하지 못하다.”
 
117
《한서(漢書)》에 말하였다. “황금이 상자에 가득함이 자식에게 경서(經書) 하나를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주는 것이 기술 한 가지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
 
118
지극한 즐거움은 글을 읽는 것만한 것이 없고, 지극히 요긴한 것은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한 것이 없다.
 
119
여 형공(呂滎公)이 말하였다. “안으로는 어진 부형이 없고, 밖으로 엄한 스승과 벗이 없으면 성공하는 자가 드물다.”
 
120
태공이 말하였다. “남자아이가 교육의 기회를 놓치면 자라서 반드시 미련하고 어리석으며, 여자아이가 교육의 기회를 놓치면 자라서 반드시 거칠고 솜씨가 없게 된다.”
 
121
남자가 자라나거든 풍악이나 술을 익히지 말도록 하고, 여자가 자라나거든 놀러 다니지 말도록 하라.
 
122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낸다.
 
123
아이를 사랑하거든 매를 많이 치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먹을 것을 많이 주라.
 
124
남들은 모두 주옥(珠玉)을 사랑하지만, 나는 자손이 어진 것을 사랑할지니라.
 
 

11. 省心篇 上 (마음을 살피는 글)

126
《경행록》에 말하였다. “보화는 쓰면 다함이 있고 충성과 효성은 누려도 다함이 없다.”
 
127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해도 좋거니와 정의(情誼)가 좋지 않다면 부유한들 무엇하랴. 다만 한 자식이라도 효도하는 자를 둘 것이니 자손이 많은들 어디에 쓰리오?”
 
128
아버지가 마음에 근심하지 않음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요, 남편이 번뇌가 없음은 아내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지고 말을 실수함은 술 때문이요, 의리가 끊어지고 친한 사람이 소원해짐은 단지 돈 때문이다.
 
129
이미 비상(非常)한 즐거움을 취했거든 모름지기 헤아리지 못하는 근심을 방비해야 한다.
 
130
영예(榮譽)를 얻거든 욕됨을 생각하고, 편안함에 거처하거든 위태함을 생각할 것이니라
 
131
영화가 가벼우면 욕됨이 얕고, 이(利)가 무거우면 해(害)도 깊다.
 
132
심히 아끼면 반드시 심하게 허비할 것이요, 심히 칭찬 받으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을 받게 된다. 기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히 근심하고, <보화(寶貨)를> 심히 보관하면 반드시 심히 잃는다.
 
133
공자가 말하였다.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으면 어찌 엎어져 떨어지는 환란을 알 것이며, 깊은 샘에 임하지 않으면 어찌 몸이 빠져 죽는 환란을 알 것이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의 환란을 알겠는가?”
 
134
미래를 알고자 한다면, 먼저 지나간 일을 살필지니라.
 
135
공자가 말하였다. “밝은 거울은 얼굴을 살피는 수단이요, 지나간 일은 오늘을 아는 방법이다.”
 
136
지나간 일은 밝기가 거울과 같고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다.
 
137
《경행록》에 말하였다. “내일 아침의 일을 저녁때에 기필하지 못하고, 저녁때의 일을 포시(晡時: 오후 네 시)에 기필하지 못한다”
 
138
하늘에는 예측 못하는 비바람이 있고,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화복이 있다.
 
139
석 자 되는 흙 속(무덤)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서는 백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 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선 백년 동안 무덤을 보전하기 어렵다.
 
140
《경행록》에 말하였다. “나무가 기르는 바가 있으면 뿌리가 견고하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져 동량(棟樑)의 재목을 이루고, 물이 기르는 바가 있으면 샘의 근원이 세차고 물줄기가 길어서 관개(灌漑)의 이익이 넓고, 사람이 기르는 바가 있으면 지기(志氣)가 커지고 식견이 밝아져 충의(忠義)의 선비가 나오니, 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141
스스로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서 오(吳)나라와 월(越)나라와 같은 적국 사이라도 형제와 같이 될 수 있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의심하여 자기 외에는 모두 적국(敵國)이 된다.
 
142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마라.
 
143
《풍간》에 말하였다. “물 바닥의 고기와 하늘가의 기러기는 높이 <하늘에> 뜬 것은 쏘아 잡고, 낮게 물 속에 있는 것은 낚아 잡을 수 있거니와, 오직 사람의 마음은 지척간에 있음에도 이 지척간에 있는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144
범을 그리되 껍데기는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한다.
 
145
얼굴을 맞대고 함께 이야기는 하지만, 마음은 천산을 격해 있다.
 
146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
 
147
태공이 말하였다. “무릇 사람은 앞질러 점칠 수 없고, 바닷물은 말[斗]로 헤아릴 수 없다.”
 
148
《경행록》에 말하였다. “남과 원수를 맺는 것은 재앙의 씨를 심는 것이라 하고, 선한 것을 버리고 선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라 한다.”
 
149
만약 한 편의 말만 들으면 곧 서로 이별함을 보게 된다.
 
150
배부르고 따뜻하면 음욕을 생각하고, 굶주리고 추우면 도심(道心)을 발(發)한다.
 
151
소광(䟽廣)이 말하였다.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 뜻을 손상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을 더한다.”
 
152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통(靈通)해진다.
 
153
한 가지 일을 겪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
 
154
시비 거리가 종일토록 있을지라도, 듣지 않으면 자연히 없어진다.
 
155
와서 시비를 말하는 자는, <이 사람이야말로> 곧 시비하는 사람이니라.
 
156
《격양시》에 말하였다. “평소에 눈썹 찡그릴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원수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크게 난 이름을 어찌 딱딱한(뜻 없는) 돌에 새길 것인가. 길가는 사람의 입이 비석보다 낫다.”
 
157
사향이 있으면 자연히 향기로울 것이니, 어찌 반드시 바람을 향하여 서겠는가?
 
158
복이 있어도 다 누리지 마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해질 것이요, 권세가 있어도 다 부리지 마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와 서로 만난다. 복이 있거든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가 있거든 항상 스스로 공손하라. 인생에 교만과 사치는 시작은 있으나 대부분 끝이 없다.
 
159
《왕참정 사류명(王參政四留銘)》에 말하였다.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재주를 남겼다가 조물주에게 돌려주고,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봉록(俸祿)을 남겼다가 조정에 돌려주고,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재물을 남겼다가 백성에게 돌려주며,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복을 남겼다가 자손에게 돌려주라.”
 
160
황금 천 냥이 귀한 것이 아니요, 사람의 좋은 말 한마디를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
 
161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의 노예요, 괴로움은 즐거움의 어머니이다.
 
162
작은 배는 무거운 짐을 견디기 어렵고, 깊숙한(으슥한) 길은 혼자 다니기에 마땅치 못하다.
 
163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안락이 돈보다 값어치가 많다.
 
164
집에 있을 때 손님을 맞아 대접할 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야 바야흐로 주인이 적은 줄을 안다.
 
165
가난하면 번화한 시장거리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면 깊은 산 중에 살아도 먼 곳에서 오는 친구가 있다.
 
166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 데로부터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곧 돈 있는 집으로 향한다.
 
167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놓인 것(입)은 막기 어렵다.
 
168
사람의 정분(情分)은 다 군색한 가운데서 소원하게 된다.
 
169
《사기(史記)》에 말하였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제례 올림에도 술이 아니면 제물(祭物)을 올리지 못할 것이요, 임금과 신하 그리고 벗과 벗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가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요, 싸움을 하고 서로 화해함에도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술에 성공과 실패가 있으니 함부로 마셔서는 안 된다.”
 
170
공자가 말하였다. “선비가 도에 뜻을 두면서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자와는 서로 더불어 <도를> 의논할 수 없다.”
 
171
순자가 말하였다. “선비에게 질투하는 벗이 있으면 어진 이가 가까이 하지 않고, 임금에게 질투하는 신하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오지 않는다.”
 
172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173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근면에 달려 있다.
 
174
집을 이룰 아이는 똥(거름)을 아끼기를 금같이 하고, 집을 망칠 아이는 돈 쓰기를 똥과 같이 한다.
 
175
강절(康節) 소 선생(邵先生)이 말하였다. “한가롭게 살 때 삼가 해로울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겨우 해로움이 없다고 말하자마자 문득 해로움이 생기리라. 입에 상쾌한 물건이 많으면 병을 일으킬 수 있고, 마음에 상쾌한 일도 지나치면 반드시 재앙이 있으리라. 병이 난 후에 약을 먹기보다는 병나기 전에 스스로 예방하는 것이 낫다.”
 
176
《재동제군수훈》에 말하였다. “신묘한 약이라도 원한에 사무친 병은 치료하기 어렵고, 뜻밖에 생긴 재물은 운명(운수)이 궁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지 못한다. 일을 내면 일이 생기는 것을 그대는 원망하지 말고, 남을 해치면 남이 해치는 것을 너는 꾸짖지 말라. 천지는 자연스레 모두 보답함이 있나니 <그 보답이> 멀게는 자손에게 있고 가까우면 자기 몸에 있다.”
 
177
꽃이 졌다 꽃이 피고 피었다 또 지며, 비단 옷도 다시 베옷으로 바꿔 입는다. 호화로운 집이라고 해서 반드시 언제나 부귀한 것도 아니요, 가난한 집이라 해서 반드시 오래 적적하고 쓸쓸하진 않다. 사람이 부축하여도 반드시 하늘에 오르지는 못할 것이요, 사람을 밀어도 반드시 깊은 구렁에 떨어지진 않는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후하거나 박함이 없다.
 
178
사람의 마음이 독하기가 뱀 같음을 한탄할 만하다. 누가 하늘의 눈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음을 알겠는가? 지난해에 망령되이 동쪽 이웃의 물건을 취했더니 오늘은 다시 북쪽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의리가 없는(정의에 어긋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에 눈을 뿌리는 것과 같이 없어질 것이요, 뜻밖에 오는 전지(田地)는 물이 모래를 미는 것과 같다. 만약 교활함과 속임수를 가지고 생계를 삼는다면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지는 꽃과 흡사하다.
 
179
약으로도 재상의 목숨을 고칠 수 없고, 돈으로도 자손의 어짊을 사기 어렵다.
 
180
하루 동안 마음이 깨끗하고 한가로우면 하루 동안의 신선이다.
 
 

12. 省心篇 下 (마음을 살피는 글)

182
《진종황제어제(眞宗皇帝御製)》에 말하였다. “위태로움을 알고 험한 것을 알면 마침내 그물에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요, 선한 사람을 들어 쓰고 어진 사람을 천거하면 몸을 편안히 하는 길이 저절로 있다. 인(仁)을 베풀고 덕(德)을 폄은 곧 대대로 영화롭고 창성할 것이요, 시기하는 마음을 품고 원한에 보복함은 자손에게 위태로움과 재앙을 끼쳐주는 것이다. 남을 해쳐 자기를 이롭게 하면 마침내 현달하는 자손[운잉(雲仍)]이 없을 것이고, 뭇 사람을 해롭게 해서 집안을〈크게〉 이룬다면 어찌 장구한 부귀가 있겠는가? <죄를 지어> 이름을 고치고 <목이 베이어 죽는 형벌에 처해져 머리와> 몸이 따로 놓임은 모두 교묘한 말로 말미암아 생겨나고, 재앙이 일어나고 몸이 상하게 됨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다.”
 
183
《신종황제어제(神宗皇帝御製)》에 말하였다. “도리(道理)가 아닌 재물은 멀리하고 도(度)에 지나치는 술을 경계하며, 거처함에 반드시 이웃을 가리고, 사귈 때는 벗을 가리며, 질투를 마음에 일으키지 말고, 남을 헐뜯는 말을 입에서 내지 말며, 동기간(同氣間)에 가난한 자를 멀리하지 말고, 타인 가운데 부유한 자를 후하게 대하지 말고,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는 일은 근검(勤儉)을 첫째로 삼고, 대중을 사랑함은 겸손과 화목을 첫째로 삼을 것이며, 언제나 지나간 나의 잘못을 생각하고, 매양 미래의 허물을 생각하라. 만약 나의 이 말에 의거한다면 나라와 집안을 다스림이 오래갈 수 있을 것이다.”
 
184
《고종황제어제(高宗皇帝御製)》에 말하였다. “한 점 작은 불티도 능히 만경(萬頃)의 섶을 태우고, 한 마디 그릇된 말도 평생의 덕을 그르치고 훼손한다.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걸쳐도 항상 베 짜는 여자의 수고를 생각하고, 하루 세 끼니의 밥을 먹어도 농부의 노고를 생각하라. 구차하게 탐내고 시기해서 남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마침내 10년의 편안함도 없을 것이요, 선(善)을 쌓고 인(仁)을 보존하면 반드시 후손들에게 영화가 있으리라. 복(福)은 대부분 선행(善行)을 쌓는 것을 통해서 생기고, 성인(聖人)의 경지에 들어가고 평범을 초월하는 것은 다 진실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185
왕량(王良)이 말하였다. “그 임금을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신하를 살펴보고, 그 사람을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벗을 살펴보고, 그 아비를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자식을 살펴보라. 임금이 성스러우면 그 신하가 충성스럽고, 아비가 인자하면 자식이 효도한다.”
 
186
《가어(家語)》에 말하였다. “물이 지극히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극히 살피면 친구가 없다.”
 
187
허경종(許敬宗)이 말하였다.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 길가는 사람은 그 진창(흙탕물)을 싫어하고, 가을달이 밝게 비치나 도둑은 그 밝게 비추는 것을 싫어한다.”
 
188
《경행록》에 말하였다. “대장부는 선(善)을 보는 것이 밝은 까닭에 명분과 절의를 태산보다 중히 여기고, 마음 쓰는 것이 깨끗한 까닭에 죽고 사는 것을 기러기 털보다 가볍게 여긴다.”
 
189
남의 흉한 것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선한 것을 즐거워하며, 남의 급한 것을 건지고, 남의 위태로움을 구제하라.
 
190
눈으로 경험한 일도 모두 다 참되지는 아니할까 두렵거늘, 등뒤의 말을 어찌 족히 깊이 믿을 수 있으리요?
 
191
자기 집 두레박 끈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단지 남의 집 우물 깊은 것만 탓한다.
 
192
부정한 재물을 취하는 사람이 천하에 가득하되, 죄는 복이 적은 사람에게 걸린다.
 
193
하늘이 만약 상도(常道)를 바꾸면 바람 불지 않으면 비가 오고, 사람이 만약 상도를 바꾸면 병이 나지 않으면 죽는다.
 
194
《장원시(壯元詩)》에 말하였다. “나라가 바르면 천심(天心)도 순하고, 벼슬아치가 청렴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다.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195
공자가 말하였다. “나무가 먹줄을 좇으면 곧아지고, 사람이 간(諫)함을 받아들이면 거룩하게 된다.”
 
196
한 줄기 푸른 산은 경치가 그윽하더니 앞사람이 가꾸던 전토(田土)를 뒷사람이 거둔다. 뒷사람은 거두게 된 것을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둘 사람이 뒷머리에 있다.
 
197
소 동파(蘇東坡)가 말하였다. “까닭 없이 천금을 얻는다면 큰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큰 재앙이 있다.”
 
198
강절 소선생이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와서 운수(점괘)를 묻되, ‘어떠한 것이 화(禍)와 복(福)입니까?’ 하자, ‘내가 남을 해롭게 하면 이것이 화요, 남이 나를 해롭게 하면 이것이 복이요.’라고 하였다.”
 
199
큰 집이 천 칸이라도 밤에 여덟 자 방에 눕고, 좋은 밭이 만 이랑이 있더라도 하루에 두 되 먹는다.
 
200
오래 머물면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게 하고, 자주 오면 친하던 사이도 멀어진다. 다만 사흘이나 닷새만에 서로 보아도 처음 <보는 것과> 같지 않다.
 
201
목이 마를 때 한 방울의 물은 감로수(甘露水)와 같고,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없는 것만 못하다.
 
202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女色이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다.
 
203
공(公)을 위하는 마음을 사(私)를 위하는 마음에 비긴다면 무슨 일인들 되지 않을 일이 있을 것이며, 도(道)를 향하는 마음을 만약 정념(情念)처럼 한다면 부처의 경지가 이룩된 지 오래일 것이다.
 
204
염계 선생이 말하였다. “교자(巧者)는 말을 잘하고 졸자(拙者)는 침묵하며, 교자는 수고롭고 졸자는 한가하다. 교자는 남을 해치고 졸자는 덕성스러우며, 교자는 흉(凶)하고 졸자는 길(吉)하다. 아아! 천하가 졸(拙)하면 형벌로 다스리는 정치가 없어져, 위(임금)는 편안하고 아래(백성)는 순종하며, 풍속이 맑고 폐단이 없어지리라.”
 
205
《주역(周易)》에 말하였다. “덕(德)은 적으면서 지위가 높으며, 지혜는 작으면서 꾀하는 것이 크면 화를 당하지 않는 자가 드물다.”
 
206
《설원(說苑)》에 말하였다. “관리는 지위가 성취되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아진 데서 심해지며, 재앙은 게으른 데서 생기고, 효도는 처자에서 약해진다. 이 네 가지를 살펴서 끝까지 삼가 끝맺음을 처음과 같이 할지니라.”
 
207
그릇이 차면 넘치고, 사람이 차면(자만하면) 잃는다.
 
208
한 자의 구슬이 보배가 아니요, 오직 광음(光陰 : 짧은 시간)을 다투어라.
 
209
양고기 국이 비록 맛은 좋으나, 여러 사람의 입을 맞추기는 어렵다.
 
210
《익지서(益智書)》에 말하였다. “백옥을 진흙 속에 던져도 그 빛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갈지라도 그 마음을 더럽히거나 어지럽힐 수 없다. 그러므로 소나무․잣나무는 서리와 눈을 견디어 내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위난을 건널 수 있다.”
 
211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기는 쉬우나, 입을 열어 남에게 고하기는(부탁의 말을 건네기는) 어렵다.
 
212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이서 난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의 일가 친척은 이웃만 같지 못하다.
 
213
태공이 말하였다. “해와 달이 비록 밝으나 엎어놓은 동이의 밑은 비추지 못하고, 칼날이 비록 잘 들더라도 죄없는 사람은 베지 못하고, 나쁜 재앙과 느닷없는 화(禍)는 조심하는 집 문에는 들지 못한다.”
 
214
태공이 말하였다. “좋은 밭 만 이랑이 하찮은 기술을 몸에 지니는 것만 못하다.”
 
215
《성리서(性理書)》에 말하였다 “남을 접하는 요체는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고, 행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거든 돌이켜 자기 몸에서 찾아라.”
 
216
술과 색과 재물과 기운의 네 담 안에 수많은 어진 이와 어리석은 사람이 그 방에 갇혀 있다. 만약 세상 사람 중에 이 곳을 뛰쳐나오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곧 신선의 죽지 않는 방법이다.
 
 

13. 立敎篇 (가르침을 세우는 글)

218
공자가 말하였다. “입신(立身)에 의(義)가 있으니 효도가 그 근본이요, 상사(喪事)에 예(禮)가 있으니 슬퍼함이 그 근본이요, 싸움터에 대열(隊列)이 있으니 용맹이 그 근본이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그 근본이 되고, 나라를 지키는 데 도(道)가 있으니 후사(後嗣)가 그 근본이요, 재물은 생산함에 시기가 있으니 노력이 그 근본이다.”
 
219
《경행록》에 말하였다. “정사(政事)의 요점은 공평과 청렴이요, 집을 크게 이루는 길은 검약과 근면이다.”
 
220
독서는 집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따름은 집을 잘 보존하는 근본이요, 근면과 검약은 집을 다스리는 근본이요, 화목과 순종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다.
 
221
《공자삼계도(孔子三計圖)》에 말하였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날에 하는 일이 없다.”
 
222
《성리서》에 말하였다. “오교(五敎)의 조목(條目)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서로 친함이 있으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으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으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으며,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223
삼강은 임금이 신하의 벼리(근본)가 됨이요,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됨이요,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된다는 것이다.
 
224
왕촉(王蠋)이 말하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
 
225
충자(忠子)가 말하였다. “벼슬을 다스림에는 공평한 것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해서는 청렴만한 것이 없다.”
 
226
《장사숙 좌우명(張思叔座右銘)》에 말하였다. “무릇 말을 반드시 충성되고 미덥게 하며, 무릇 행실을 반드시 돈독히 하고 공경히 하며, 음식을 반드시 삼가고 알맞게 하며, 글씨를 반드시 반듯하고 바르게 쓰며, 용모를 반드시 단정하고 엄숙히 하며, 의관을 반드시 엄숙하고 바르게 하며, 걸음걸이를 반드시 편안하고 자상히 하며, 거처하는 곳을 반드시 바르고 정숙하게 하며, 일하는 것을 반드시 계획을 세워 시작하며, 말을 하는 것을 반드시 그 실행 여부를 생각해서 하며, 평상의 덕(德)을 반드시 굳게 가지며, 승낙하는 것을 반드시 신중히 대응하며, 선(善)을 보거든 자기에게서 나온 것 같이 하며, 악(惡)을 보거든 자기의 병인 것처럼 하라. 무릇 이 열 네 가지는 모두 내가 아직 깊이 살피지 못한 것이다. 이것을 자리의 귀퉁이에 해당하는 곳에 써 붙여 놓고 아침저녁으로 보고 경계하노라.”
 
227
《범익겸 좌우명(范益謙座右銘)》에 말하였다
228
“첫째 조정에서의 이해와 변방으로부터의 기별(소식)과 관직의 임명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이요,
229
둘째 주현(州縣) 관원의 장단과 득실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이요,
230
셋째 여러 사람이 저지른 악한 일을 말하지 말며,
231
넷째 벼슬에 나아가는 것과 기회를 따라 권세에 아부하는 일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이요,
232
다섯째 재리의 많고 적음이나 가난을 싫어하고 부를 구하는 것을 말하지 말며,
233
여섯째 음탕하고 난잡한 농지거리나 여색에 대한 평론을 말하지 말 것이요,
234
일곱째 남의 물건을 요구하거나 주식(酒食)을 구하고 찾는 일을 말하지 말 것이다.
235
그리고 남이 편지를 부탁하거든 뜯어보거나 지체시켜서는 안되며,
236
남과 함께 앉아 있으면서 남의 사사로운 글을 엿보아서는 안되며,
237
무릇 남의 집에 들어가서 남의 문자를 보지 말며,
238
남의 물건을 빌었을 때 손상시키거나 돌려보내지 않아서는 안 된다.
239
무릇 음식을 먹음에 가려서 버리거나 취해서는 안될 것이며,
240
남과 같이 있으면서 제멋대로 편리만을 가려서는 안 된다.
241
무릇 남의 부귀를 부러워하거나 헐뜯어서는 안 된다.
242
무릇 이 몇 가지 일을 범하는 자가 있으면 그 마음씀의 어질지 않음을 볼 수 있으니, 마음을 보존하고 몸을 닦는 데 크게 해로운 것이 있다. 이 때문에 이 글을 써서 스스로 경계하노라.”
 
243
무왕(武王)이 태공(太公)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빈부가 고르지 않을 수 있습니까? 원컨대 그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시는 것을 듣고 이를 알고자 합니다.” 태공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다 천명에서 말미암거니와 부자는 쓰는 것이 절도가 있고 부유하지 않은 자는 집에 열 가지 도둑이 있습니다.”
 
244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열 가지 도둑이라고 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때맞게 익은 곡식을 거둬들이지 않는 것이 첫째의 도둑이요, 거두고 쌓는 일을 마치지 않는 것이 둘째의 도둑이요, 일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셋째의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 갈지 않는 것이 넷째의 도둑이요, 공력(功力)을 들이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도둑이요, 오로지 교활하고 해로운 일만 행하는 것이 여섯째의 도둑이요, 딸을 너무 많이 기르는 것이 일곱째의 도둑이요, 대낮에 잠자고 아침에 일어나기를 게을리 하는 것이 여덟째의 도둑이요, 술을 탐하고 욕심을 즐기는 것이 아홉째의 도둑이요, 심히 질투하는 것이 열째의 도둑입니다.”
 
245
무왕이 말하였다. “집에 열 가지 도둑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삼모(三耗)가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삼모라고 이름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창고가 새고 넘치는데도 덮지 않아 쥐와 새들이 어지럽게 먹어대는 것이 첫째의 낭비요, 거두고 씨뿌림에 때를 놓치는 것이 둘째의 낭비요, 곡식을 버리고 흩어지게 하여 더럽히고 천하게 하는 것이 셋째의 낭비입니다.”
 
246
무왕이 물었다. “집에 삼모가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일착(一錯), 이오(二誤), 삼치(三痴), 사실(四失), 오역(五逆), 육불상(六不祥), 칠노(七奴), 팔천(八賤), 구우(九愚), 십강(十强)이 있어서 그 화를 스스로 부르는 것이요,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247
무왕이 말하였다. “그 내용을 다 듣기를 원합니다” 태공이 대답하였다. “아들을 기르되 가르치지 않는 것이 첫째의 잘못이요, 어린아이를 훈도하지 않는 것이 둘째의 그름이요, 새 며느리를 맞아들여 엄한 가르침을 행하지 않는 것이 셋째의 어리석음이요, 말하기 전에 먼저 웃는 것이 넷째의 과실이요,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거스름이요, 밤에 알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여섯째의 상서롭지 못함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일곱째의 상스러움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덟째의 천함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아홉째의 어리석음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벗에게 명(命)하는 것이 열째의 뻔뻔함입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매우 아름답고 진실하도다, 이 말씀이여.”
 
 

14. 治政篇 (정사를 다스리는 글)

249
명도선생(明道先生)이 말하였다. “처음으로 벼슬을 얻은 사람이 진실로 물건을 사랑하는 데 마음을 둔다면 사람에게 반드시 구제하는 바가 있다.”
 
250
《송태종어제(宋太宗御製)》에 말하였다 “위에는 지시하는 이가 있고, 중간에는 이에 의하여 다스리는 관원이 있고, 그 아래에는 이에 따르는 백성이 있다. 예물로 받은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고 곳간에 있는 곡식을 먹으니, 너희의 봉록(俸祿)은 다 백성들의 기름인 것이다. 아래에 있는 백성은 학대하기가 쉽지만, 위에 있는 푸른 하늘은 속이기 어렵다.”
 
251
《동몽훈(童蒙訓)》에 말하였다. “관리된 자가 지켜야 할 법은 오직 세 가지가 있으니 ‘청렴’, ‘신중’, 그리고 ‘근면’이다. 이 세 가지를 알면 몸가짐의 방법을 아는 것이다.”
 
252
관직을 담당하는 자는 반드시 갑자기 성내는 것을 경계하여, 일에 옳지 않음이 있거든 마땅히 자상하게 처리하면 반드시 맞지 않음이 없으려니와, 만약 갑자기 성내는 것을 먼저 하면 단지 스스로만을 해롭게 할 뿐이지, 어찌 남을 해칠 수 있으리요?
 
253
임금 섬기기를 어버이 섬기는 것 같이 하며, 벼슬의 윗사람 섬기기를 형 섬기는 것 같이하며, 동료와 더부는 것을 집안 사람같이 하며, 여러 아전 대접하기를 자기집 노복(奴僕)같이 하며, 백성을 사랑하기를 처자같이 하며, 관청의 일을 처리하기를 내 집안 일처럼 하고 난 뒤에야 내 마음을 다한 것일 수 있다.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지극하지 못함이 있으면 모두 내 마음에 다하지 못한 바가 있는 것이다.
 
254
어떤 사람이 물었다. “부(簿)는 령(令 : 縣令)을 보좌하는 자입니다. 부(簿)가 하고자 하는 바를 령(令)이 혹시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이천(伊川) 선생이 대답하였다. “마땅히 성의로써 그를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제 령(令)과 부(簿)가 화목치 않는 것은 곧 사사로운 마음으로 다투어서이다. 령(令)은 고을의 장관이니 만약 부형(父兄)을 섬기는 도리로 섬겨서, 잘못은 자신에게로 돌리고 잘한 것은 행여 令에게로 돌아가지 않을까 두려워해서, 이와 같은 성의(誠意)를 쌓는다면 어찌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함이 있겠는가?”
 
255
유안례(劉安禮)가 백성에 임하는 도리를 묻자, 명도(明道) 선생이 말하였다. “백성으로 하여금 각각 그들의 뜻을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전을 거느리는 도리를 묻자, 대답하였다. “자기를 바르게 함으로써 남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256
《포박자(抱朴子)》에 말하였다. “도끼를 맞더라도 바르게 간하며, 솥에 넣어지더라도 말을 극진히 하면 이것을 충신이라 이른다.”
 
 

15. 治家篇 (집안을 다스리는 글)

258
사마온공(司馬溫公)이 말하였다. “무릇 손아래 사람들은 일의 크고 작음이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고 반드시 가장(家長)에게 여쭈어야 한다.”
 
259
손님을 접대함에는 풍성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가정을 다스림에는 검소하지 않을 수 없다.
 
260
태공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
 
261
무릇 노복을 부림에는 먼저 배고픔과 추위를 생각하라.
 
262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263
때때로 불이 나는 것을 막고, 밤마다 도적이 오는 것을 방비하라.
 
264
《경행록》에 말하였다. “아침저녁의 이르고 늦음을 보아, 그 사람의 집이 흥하고 쇠함을 알 수 있다.”
 
265
문중자(文中子)가 말하였다. “혼인하고 장가드는 데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도이다.”
 
 

16. 安義篇 (의리를 편안히 여기는 글)

267
《안씨가훈(顔氏家訓)》에 말하였다. “인민(人民)이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뒤에 형제가 있나니, 한 집의 친한 관계는 이 세 가지뿐이다. 이로부터 나아가 구족(九族)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삼친(三親 : 부부․부자․형제)에 근본한다. 그러므로 인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니 돈독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268
장자가 말하였다. “형제는 수족(手足)이 되고 부부는 의복이 되니, 의복이 떨어졌을 때는 새 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거니와, 수족이 잘라진 곳은 잇기가 어렵다.”
 
269
소동파가 말하였다. “부유해도 가까이하지 않으며 가난해도 멀리하지 않음 이것이 바로 인간으로서의 대장부요, 부유하면 나아가고 가난해지면 멀리하는 것 이는 인간 중에 참으로 소인배(小人輩)이다.”
 
 

17. 遵禮篇 (예를 따르는 글)

271
공자가 말하였다. “한 집안에 예(禮)가 있으므로 어른과 어린이가 변별(辨別)되고, 안방에 예가 있으므로 삼족(三族)이 화목하고, 조정(朝廷)에 예가 있으므로 벼슬의 차례가 있고, 사냥하는 데 예가 있으므로 군대의 일이 숙달되고, 군대에 예가 있으므로 무공(武功)이 이루어진다.”
 
272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가 용맹만 있고 예가 없으면 난리를 일으키고, 소인이 용맹만 있고 예가 없으면 도둑질을 한다.”
 
273
증자(曾子)가 말하였다. “조정에는 벼슬만한 것이 없고, 고을에는 나이만한 것이 없으며, 세상을 돕고 백성을 다스리는 데는 덕만한 것이 없다.”
 
274
늙은이와 젊은이, 어른과 어린이는 하늘이 정한 차례이니, 이치를 어기고 도(道)를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275
문을 나갈 때는 큰손님을 만나는 것과 같이 하고, 방으로 들 때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이 하라.
 
276
만약 남이 나를 중히 여기기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남을 중히 여기는 것보다 더함이 없다.
 
277
아버지는 아들의 덕을 말하지 않으며, 자식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 법이다.
 
 

18. 言語篇 (말을 조심하는 글)

279
유회(劉會)가 말하였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280
한 마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모 없다.
 
281
군평(君平)이 말하였다.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
 
282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 같아서,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이롭게 함은 소중한 것이 천금으로 값나가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속상하게 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
 
283
입은 바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바로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가는 곳마다 확고할 것이다.
 
284
사람을 만나거든 우선 말을 3할만 하되 자기가 지니고 있는 한 조각 마음을 다 털어 버리지 말지니, 호랑이가 세 번 입을 벌리는 것이 두렵지 않고, 단지 사람의 두 마음이 두렵다.
 
285
술은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기회를 맞추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다.
 
 

19. 交友篇 (벗을 사귐에 대한 글)

287
공자가 말하였다. “선한 사람과 같이 거처하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나 곧 그 향기와 더불어 동화(同化)되고, 선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나 또한 그 냄새와 더불어 동화되나니, 붉은 단사(丹砂)를 지니면 붉어지고 검은 옻을 지니면 검어진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반드시 그 더불어 사는 자를 삼가야 한다.”
 
288
《가어》에 말하였다. “좋은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젖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를 맡게 된다.”
 
289
공자가 말하였다. “안평중(晏平仲)은 사람과 사귀기를 잘한다. 오래되어도 공경하는구나.”
 
290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 수 있겠는가?
 
291
술이나 음식을 함께할 때 형제 같은 친구는 많으나, 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줄 친구는 하나도 없다.
 
292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으려 하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293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다.
 
294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고, 날이 오래되어야 사람의 마음을 본다.
 
 

20. 婦行篇 (부인의 행실에 대한 글)

296
《익지서》에 말하였다. “여자에게는 네 가지 덕의 칭찬이 있으니, 첫째 부덕(婦德)이요, 둘째 부용(婦容)이요, 셋째 부언(婦言)이요, 넷째 부공(婦工)이다.”
 
297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남을 말하는 것은 아니요, 부용(婦容)이라는 것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부언(婦言)이라는 것은 반드시 구변(口辯)이 좋고 말 잘하는 것은 아니요, 부공(婦工)이라는 것은 반드시 손재주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298
그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맑고 곧고 청렴하고 절개가 있어 분수를 지키고 몸 가짐을 바르게 하며, 행동거지(行動擧止)에 염치가 있고 동정(動靜)에 법도가 있는 것이니, 이것이 부덕이다. 부용(婦容)이라는 것은 먼지나 때를 깨끗이 빨아 옷차림을 정결하게 하며, 목욕을 제때에 하여 몸에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용이다. 부언(婦言)이라는 것은 본받을 만한 것을 가려 말하며 예의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때가 된 뒤에 말해서 사람들이 그의 말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부언이다. 부공(婦工)이라는 것은 오로지 길쌈을 부지런히 하고 마늘과 술을 좋아하지 않으며, 맛있는 음식을 갖추어 손님을 받드는 것이니, 이것이 부공이다.
 
299
이 네 가지 덕은 부녀자로서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행하기 매우 쉽고 힘씀이 바른데 있으니, 이것에 의거하여 행한다면 이것이 부녀자로서의 범절이 된다.
 
300
태공이 말하였다. “부인의 예절은 말소리가 반드시 가늘어야 한다.”
 
301
어진 부인은 남편을 귀하게 하고, 간악한 아내는 남편을 천하게 한다.
 
302
집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그 남편이 뜻밖의 화를 만나지 않는다.
 
303
어진 부인은 육친(六親)을 화목하게 하고, 간악한 부인은 육친의 화목을 깨뜨린다.
 
 

21. 增補篇 (증보편)

305
《주역》에 말하였다. “선을 쌓지 않으면 이름을 이룰 수 없을 것이요, 악을 쌓지 않으면 몸을 망치지 않을 수 있거늘, 소인은 자그마한 선은 유익함이 없다고 하여 행하지 않고, 자그마한 악을 해로움이 없다 하여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악이 쌓여 가리지 못하고 죄가 커져 풀지 못한다.”
 
306
서리를 밟으면 얼음이 이르나니, 신하가 그 임금을 죽이며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것이 하루 아침이나 하루 저녁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그 유래하는 것이 점진적이다.
 
 
 

22. 八反歌 八首 (여덟 편의 반어적인 노래로,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권하는 내용)

308
어린아이가 혹 나를 꾸짖으면 나는 마음에 기쁨을 깨닫고, 부모가 나를 꾸짖고 성내면 나의 마음에 도리어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나는 기쁘고 또 하나는 달갑지 아니하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그다지도 현격(懸隔)한가? 그대에게 권고하노니, 이제 어버이의 노여워함을 만나거든 또한 마땅히 어버이를 어린아이로 바꾸어 보라.
 
309
어린아이들은 여러 말을 하되 그대는 들으면서 늘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 번만 말을 하여도 잔소리가 많다고 한다. 쓸데없는 참견이 아니라 어버이가 마음에 걸리고 끌려서이니, 흰머리가 되도록 긴 세월에 아는 것이 많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냄새나는 입으로 길고 짧음을 다투도록 하지 마라.
 
310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의 더러움은 그대 마음에 싫어하거나 꺼림이 없고,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다. 여섯 자의 몸이 어디서 왔는고.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그대의 몸이 이루어졌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스레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으셨도다.
 
311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 밀가루 떡을 사고 또 흰떡을 사는 것을 보니, 부모에게 드린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아이들에게 준다고 대부분 말한다. 어버이는 아직 맛보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배부르니, 자식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할 수 없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어 흰머리에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버이를 공양하라.
 
312
시장에 약 파는 가게에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환약만 있고,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에 두 가지로 보는가?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었을 때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할 수 없다. 다리를 베더라도 도로 어버이의 살이니 그대에게 권하노니 빨리 어버이의 목숨을 보호하라.
 
313
부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가 쉽되 어버이는 항상 편하지 못한 마음이 있고, 가난하고 천하면 아이를 기르기가 어렵되 아이는 배고픔과 추위를 받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 두 가지 길에 아이를 위함이 마침내 어버이를 위함만 같지 못하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두 어버이 섬기기를 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이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미루지 말라.
 
314
어버이를 봉양함엔 다만 두 분인데 늘 형제들과 다투고, 아이를 기름엔 비록 열 사람이더라도 그대가 모두 혼자 스스로 맡는다. 아이에게 배부르고 따뜻한가는 친히 늘 묻되,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있지 않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부모를 봉양함에 반드시 힘을 다하라. 당초에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다.
 
315
어버이는 십분 사랑함이 있으나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자식이 조금이라도 효도함이 있으면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드러낸다. 어버이를 대접함엔 어둡고 자식을 대함엔 밝으니, 누가 어버이의 자식 기르는 마음을 알까? 그대에게 권하노니, 아이들의 효도를 믿지 말라. 아이들의 본보기가 그대 자신에게 있다.
 
 

23. 孝行篇 續 (효행에 대한 글)

317
손순(孫順)이 집이 가난하여 그의 아내와 더불어 남의 집에 품팔이를 하여 그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아이가 있어 언제나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앗는지라, 순(順)이 아내에게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앗으니 아이는 또 얻을 수 있거니와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다.” 하고, 마침내 아이를 업고 귀취산(歸醉山) 북쪽 교외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는데, 문득 매우 이상한 석종(石鍾)이 있거늘 놀랍고 괴이하게 여겨 시험삼아 두드려 보니 소리가 멀리 퍼져 사랑스러웠다. 아내가 말하기를,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마 아이의 복일 듯하니 땅에 묻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하자, 손순도 그렇게 생각하여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대들보에 매달고 이것을 쳤다. 임금이 종소리가 맑고 멀리 퍼져 이상함을 듣고 그 사실을 자세히 물어서 알고 말하기를, “옛 적에 곽거(郭巨)가 아들을 묻었을 때엔 하늘이 금으로 만든 솥을 주시더니 이제 손순이 아들을 묻자 땅에서 석종이 나왔으니 앞과 뒤가 서로 꼭 맞는다.” 하고, 집 한 채를 주고 해마다 쌀 50석을 주었다.
 
318
상덕(尙德)은 흉년들고 열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 상덕이 낮이나 밤이나 옷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위안하였으되, 봉양할 것이 없으면 넓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게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입으로 빨아 곧 낫게 하였다. 임금이 <이 소식을 듣고> 가상하게 여겨 물건을 하사하기를 매우 후하게 하고, 명하여 그 마을에 정려문(旌閭門)을 세우게 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록하게 하였다.
 
319
도씨(都氏)는 집이 가난하였으나 효성이 지극하였다.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반찬을 빠짐 없이 공양하였다. 하루는 시장에서 늦어 바삐 돌아오는데 솔개가 갑자기 고기를 채 가거늘 도씨가 슬피 울부짖으며 집에 돌아와 보니 솔개가 이미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다.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철이 아닌 홍시를 찾거늘 도씨가 감나무 숲을 방황하여 날이 저문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있어 여러 번 앞길을 가로막고 타라는 뜻을 표시하였다. 도씨가 호랑이를 타고 백 여리나 되는 산 동네에 이르러 인가(人家)를 찾아 투숙하였는데, 얼마 후 집주인이 제삿밥을 차려 내오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는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신의 뜻을 말하자, 대답하여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 즐기셨으므로 해마다 가을에 감 200개를 골라 굴 안에 감추어 두되 이 5월에 이르면 완전한 것이 7․8개에 지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50개의 완전한 것을 얻었으므로, 마음속에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것은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이다.” 하고는 20개를 내주었다. 도씨가 사례하고 문밖에 나오니, 호랑이가 아직도 엎드려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닭이 울었다. 뒤에 어머니가 천명(天命)으로 돌아가시자, 도씨는 피눈물을 흘렸다.
 
 

24. 廉義篇 (청렴에 대한 글)

321
인관(印觀)이 장에서 솜을 파는데 서조(署調)라는 사람이 곡식으로써 솜을 사 가지고 돌아가더니 솔개가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뜨렸다. 인관이 서조에게 솜을 돌려보내며 말하기를, “솔개가 너의 솜을 내 집에 떨어뜨렸으므로 너에게 돌려보낸다.” 하니, 서조는 말하기를, “솔개가 솜을 채다가 너에게 준 것은 하늘이 한 일이다. 내가 어찌 받겠는가?” 하였다. 인관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솜 값으로 받은> 너의 곡식을 돌려보내겠다.” 하자, 서조가 말하기를, “내가 너에게 준 지가 벌써 두 장[市]이 지났으니, 곡식은 이미 너에게 귀속되었다.” 하였다.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다 함께 장에 버리니, 시장을 맡아 다스리는 관원이 이 사실을 임금께 아뢰어 모두 벼슬을 주었다.
 
322
홍공(洪公) 기섭(耆燮)이 젊었을 때 가난하여 매우 무료(無聊)하였는데, 하루는(어느 날) 아침에 어린 계집종이 기쁜 듯 뛰어와 돈 일곱 냥을 바치며 말하기를, “이것이 솥 안에 있었으니, 쌀이 몇 섬일 수 있고, 나무가 몇 바리일 수 있습니다.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하였다. 공이 놀라 말하기를, “이것이 어찌된 돈인가?” 하고 곧 돈 잃은 사람은 와서 찾아가라는 글을 써서 대문에 붙여 놓고 기다렸다. 얼마 후 유가(劉哥)라는 사람이 찾아와 글 뜻을 묻자, 공은 자세히 그 내용을 말해 주었다. 유가가 말하기를, “이치상 남의 솥 안에 돈을 잃는 일은 없으니,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왜 취하지 않으십니까?” 하였다. 공이 말하기를, “나의 물건이 아닌데 어찌 하겠는가?” 하였다. 유가가 엎드려 말하기를, “소인이 어젯밤에 솥을 훔치러 왔다가 도리어 가세(家勢)가 너무 쓸쓸한 것을 불쌍히 여겨 이것을 놓고 돌아갔습니다. 지금 공의 청렴(淸廉)에 감동하고 양심이 저절로 우러나 도둑질을 아니할 것을 맹세하고, 앞으로는 항상 옆에서 모시기를 원하오니 염려 마시고 취하소서.” 하였다. 공이 곧장 돈을 돌려주며 말하기를, “네가 착하게 된 것은 좋으나 이 돈은 취할 수 없다.” 하고 끝내 받지 않았다. 뒤에 공은 판서가 되고 그의 아들 재룡(在龍)은 헌종(憲宗)의 국구(國舅 : 임금의 장인)가 되었으며, 유가 또한 신임을 얻어 몸과 집안이 크게 번창하였다.
 
323
고구려 평원왕(平原王)의 딸이 어렸을 때 울기를 좋아하니, 왕이 희롱하여 말하기를, “너를 장차 바보 온달(溫達)에게 시집보내리라”하였다. <딸이> 자라자 상부(上部) 고씨(高氏)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니 딸이 임금은 식언(食言)을 해서는 안 된다 하여 굳이 사양하고 마침내 온달의 아내가 되었다. 온달은 집이 가난하여 돌아다니며 빌어다가 어머니를 봉양하니 당시 사람들이 지목하여 바보 온달이라고 한 것이다. 하루는 온달이 산 속으로부터 느릅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돌아오니, 임금의 딸이 찾아와 보고 말하기를, “나는 바로 그대의 아내입니다” 하고는 머리의 장식물을 팔아 밭과 집과 기물을 매우 넉넉하게 사들이고, 말을 많이 길러 온달을 도와 마침내 영달하게 되었다.
 
 

25. 勸學篇 (배움을 권하는 글)

325
주자가 말하였다.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금년에 배우지 않고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해와 달은 가니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가?”
 
326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길 수 없어라. 못가의 봄 풀은 꿈에서 아직 깨지 못했는데, 섬돌 앞의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 소리를 내누나.
 
327
도연명의 시에 말하였다. “젊은 시절은 거듭 오지 않고, 하루에는 새벽이 두 번 있기 어려우니, 때에 이르러 마땅히 학문에 힘써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328
순자가 말하였다. “반걸음을 쌓지 않으면 천 리에 이르지 못할 것이요, 작은 물이 모이지 않으면 강하(江河)를 이룩하지 못한다.”
【원문】명심보감(明心寶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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