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8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14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 없음을 깨달았다.
15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16
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았다.
17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24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 보며,
30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33
어린 것들이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40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43
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44
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
48
남쪽 창가에 기대어 마냥 의기 양양해하니,
49
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한가.
54
날마다 동산을 거닐며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55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어 항상 닫혀 있다.
56
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63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64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65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71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겠다.
73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는가.
79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80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
95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96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97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104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
111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113
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120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121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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