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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산별곡 (香山別曲) ◈
해설   본문  
조선시대 후기
작자 미상
1
향산별곡 (香山別曲)
 
2
어제밤 비가 개니, 사산(四山)에 봄빛이라.
3
청풍각(淸風閣) 낮잠 깨어 춘부(春復)이 거의이니
4
동자(童子)가 육칠(六七)이요, 어른이 서너이라
5
동대(東臺)의 덜 깬 술을 천주사(天柱寺) 내려와서
6
육승정(六勝亭) 배를 매고, 은송정(隱松亭) 올라가니,
7
목단봉(牧丹峰) 넓은 곳에 석양이 거의로다.
8
석경(石徑)의 막대 소리 오나니 어디 쯤고?
9
묘향산(妙香山) 봄 풍경을 너더러 물어 보자.
10
시절이 삼춘(三春)이요, 피나니 뫼 꽃이라.
11
봉봉(峰峰)이 푸른 빛은 봉래산(蓬萊山) 금광초(金光草)요.
12
골골이 흐른 물은 무릉(武陵)의 낙화(落花)로세.
13
망혜(芒鞋)와 죽장(竹杖)을 흔연(欣然)히 옷을 떨쳐
14
음박루(飮博樓) 내다라서 소림촌(小林村) 지나가니,
15
띠 이엉 달바자의 닭과 개소리[鷄犬聲] 한가(閑暇)하다.
16
석창(石倉) 말을 쉬여 어천역(魚川驛) 찾아 가니,
17
꽃 속의 수삼 역촌(驛村) 저녁 내 잦아졌다.
18
솔바람 지난 후에 사절정(四絶亭)을 올라보니,
19
사오주(四五株) 넓은 나무 낙락(樂落)히 벌었는데,
20
공중의 달린 집이 은연(隱然)히 숨었으니,
21
벽상(壁上)의 새긴 글씨 옛사람 자취로다.
22
푸른 돌 맑은 내의 들 빛이 무한하다.
23
십리(十里) 수양(垂楊) 밖에 역력(歷歷)한 행인(行人)이라.
24
필마(匹馬)를 채를 쳐서 월림강(月林江) 다다르니,
25
적막한 황강(荒江) 위에 물소리 뿐이로다.
26
부르고 또 불러서 빈 배를 재촉하니,
27
청산(靑山) 일고주(一孤舟)로 사립 쓴 저 사공[舟者]아!
28
창랑곡(滄浪曲) 백석가(白石歌)에 일생(一生)에 일이 없다.
29
백사정(白沙汀) 다 지나서 구송대(九松臺) 넘어 가니
30
천만첩(千萬疊) 구름 뫼가 갈 길을 막아 있다.
31
절벽의 나무 끝에 소 꾸짖는 소리 나니,
32
묻노라! 저 백성아! 눌 위하여 여기서 사는고?
33
묏 불이 지난 터에 돌밭을 깊이 갈아
34
두 암소 한 쟁기에 올려 갈고 내리 갈아
35
관세(官稅)를 바친 후에 계량(計量)을 하오리라.
36
일년을 번 곡식 남은 것 얼마인고?
37
소나무 외다리로 사자(獅子)목 돌아 드니,
38
심진정(尋眞亭) 작은 정자 냇가에 지었는데,
39
송하(松下) 흰 꽃 같은 네 다섯 중이로다.
40
절하고 맞이하고 나서 앞길을 전도(前導)한다.
41
두견화(杜鵑花) 정향수(丁香樹)는 좌우에 잦았는데,
42
담여(擔輿)를 길이 몰아 백화동(百花洞) 돌아드니,
43
굉곽봉(宏廓峰), 탁기봉(卓旗峰)은 검극(劍戟)을 묶어놓은 듯
44
향검봉(香劍峰) 개로봉(皆盧峰)은 반공(半空)애 뿜어 솟았다.
45
꽃 향내 시내 소리 십리에 한 빛이라.
46
보현사(普賢사) 밖 동구(洞口)에 조계문(曹溪門) 웅장하니,
47
한 줄로 늙은 솔이 풍우가 섞였는데,
48
열두 곳 물방아가 일시에 소리하니,
49
창망(蒼茫)한 큰 동학(洞壑)이 백일(白日)의 뇌정(雷霆)이라.
50
천왕당(天王堂) 깊은 곳에 찬바람이 절로 나니,
51
황금갑(黃金甲) 칠성검(七星劒)에 네 장수 나눠 섰다.
52
만세루(萬歲樓) 크게 열고, 정당(正堂)에 앉힌 후에
53
새긴 창(窓) 나는(듯한) 처마 장려도 함도 할사.
54
사면에 그린 신선 모발이 살아난 듯
55
큰 소매 높은 관의 늙은 중 올라와서
56
백팔주 손에 걸고 한 소리 목탁 소리에
57
열네 방 모든 중이 차례로 모여오니
58
위의(威儀)는 창창하고 예수(禮數)도 정제하다.
59
창창한 송백림에 층층한 채색 집이
60
안력이 현황하니 갈 길이 희미하다.
61
시왕전 나왕궁이 동서로 벌였는데
62
뜰 앞에 새긴 탑이 언제 적 공력인고
63
곤륜산 백옥석을 연화대 새겨 내어
64
그 위에 십이층을 층마다 꽃송이라
65
모모히 걸린 경쇠 생 학이 노니는 듯
66
의관을 정히 하고 대웅전 올라가니
67
금벽이 찬란하여 구름 속에 어리었다.
68
쌍용을 크게 새겨 전상(殿上)에 서렸는데,
69
좌우의 목단화는 연꽃과 섞여 피어
70
청사롱 옥룡잔을 면면히 걸어 두고
71
보탑을 넓게 만들어 세 부처 앉혔으니
72
제일층 금광 속에 세존(世尊)이 주탑하고
73
미륵불(彌勒佛) 관세음(觀世音)은 차례로 모셔 있다.
74
비단보 은궤의 옛 자취를 찾아 보니
75
석가여래(釋迦如來) 어금니가 지금도 완연하다.
76
한문공(漢文公) 불골표(佛骨表)의 썩은 이가 이 아닌가?
77
부처가 영(靈)타 한들 뼈조자 거룩하랴?
78
서산(西山大師) 짚던 막대 귀하기도 귀하기니와
79
유정(泗溟大師)의 입던 가사(袈裟) 백세의 보배로다.
80
호남의 팔백 의병 천리에 싸운 공이
81
창파의 한 돛대로 왕명으로 돌아오니
82
그 때에 입던 옷이 이 가사 그 아닌가?
83
관음전(觀音殿) 올라와서 적련재(赤蓮齋) 나아오니
84
쓸흔(쌀)밥 산나물은 향내롭기 그지 없다.
85
밤중의 풍경(風磬) 소리 꿈조차 청량(淸凉)하다.
86
찬 베개 덜 깬 잠에 남창(南窓)을 열어보니
87
냉랭(冷冷)한 솔바람에 만정(滿庭)한 화월(花月)이라.
88
긴 밤을 앉아 새워 개심사(開心寺) 넘어 가니
89
전조(前朝) 적 새긴 거북 옛 비(碑)를 등에 지고
90
풀 속에 엎드렸는데, 몇 백년 되단 말가?
91
쉰 여덟 부도석(浮圖石)을 낱낱이 찾아 보니
92
밤마다 서기(瑞氣)하기 아마도 기이하다.
93
대하폭(臺下瀑) 잠깐 지나 인호대(引虎臺) 찾으리라.
94
일천 길 쇠사슬이 절벽에 걸려 있다.
95
반공(半空)에 몸을 내어 걸음 걸음 올라가니,
96
귓가의 찬 바람은 하늘(太淸)에 홀로 난 듯,
97
발 아래 흰 구름은 하계(下界)가 망망하다.
98
법왕봉(法王峰) 아침 안개 돋는 해에 비치는데,
99
네 뫼(山)의 구름 나무가 그림 속 안개비(烟雨)로다.
100
구천(九天)의 은하수(銀河水)가 세 길로 내려오니,
101
산주포(散珠瀑) 나는 형세 구슬을 헤잤는 듯
102
용연포(龍淵瀑) 깊은 소에 노룡이 잠겼는 듯,
103
상상층 천신포(天神瀑)는 하늘 밖 소리로다.
104
고려(高麗) 적 서역(西域) 중이 암자 터 정할 때에
105
범이라 인도하여[引虎] 이 터에 오단 말가?
106
바위 위 가는 길로 상원암(上院庵) 건너가니,
107
밝은 창 정(淨)한 궤에 경물이 소쇄할사.
108
삼연선생(三淵先生) 사운시(四韻詩)가 좌상에 씌어 있으니,
109
옛 사람 지은 글이 오늘 날 경(經)이로다.
110
용각석(龍角石) 높은 돌에 몇몇이 제명(題名)하고,
111
큰 글자 작은 획이 빈 틈이 전혀 없다.
112
군자는 그 얼마며, 소인은 몇 사람고?
113
돌 위에 새긴 이름 후인의 거울이라.
114
동으로 셋째 봉에 불영대(佛影臺) 지었으니,
115
천년의 옛 사기(史記)를 여기에 주었다가 [외규장각]
116
오대산(五臺山) 옮긴 후에 범왕궁(梵王宮)이 된단 말가?
117
방정(方正)한 너른 뜰에 산행화(山杏花) 흩날리고,
118
표묘(縹渺)한 높은 뫼에 나는 새도 그쳤으니,
119
석단(石檀)에 앉은 중이 솔 그늘에 졸 적에
120
노연(爐烟)은 사라지고, 풍탁(風鐸)이 절로 우니,
121
냇가에 노는 사람 제(스스로) 와서 깃들인다.
122
길잡이(率夫)를 불러내어 두견화(杜鵑花) 다 진 후에
123
골짜기(萬壑)을 얼핏 지나 불지암(佛智庵) 들어가니,
124
큰스님(居僧)은 다 떠나고, 빈집만 남았는데,
125
향로(香爐)의 찬 재 위에 뫼주의 자취뿐이로다.
126
보현암(普賢庵) 점심하고, 빈발암(賓鉢庵) 올라가니,
127
경 읽는 대사 중이 두세 제자 데리고,
128
치의(緇衣)를 길게 끌고 객당(客堂)에 마중 드니,
129
방방(房房)이 높은 상에 상마다 옛 경서(經書)와
130
법복(法服)을 갖춘 후에 송성(誦聲)이 냥냥(洋洋)하니,
131
태고 적 깊은 뫼요, 히미한 긴 날이라.
132
인세(人世)의 영욕(榮辱)을 아는가? 모르는가?
133
중대(中臺)를 겨우 넘어, 단군대(檀君臺) 올라가니,
134
땅에 엎드린(樸地,服地) 일천봉이 대 아래 조회(朝會)하고,
135
상고(上古)의 흰 구름이 봉(峰) 위에 절로 난다.
136
향나무 등걸 아래 신인(神人)을 뉘라 했는고?
137
동방(東方)의 첫 인군(人君)이 이 아니 성인인가?
138
옛 말이 창망(蒼茫)하니, 누구더러 물을 것인가?
139
석양[斜陽]을 옆에 끼고 만폭동(萬瀑洞) 내려가니,
140
백척(百尺)의 나는 물이 거꾸로 솟을 적에
141
만마(萬馬)가 함께 달려 구룡(九龍)이 섞어 치니,
142
항우(項羽)의 삼만정기(三萬精騎) 거록(巨鹿)에 엄습한 듯,
143
한신(韓信)의 이천홍기(二千紅旗) 조벽(趙壁)을 뺏앗는 듯,
144
벽력(霹靂)이 급히 치니, 평지가 움직인다.
145
우족대(牛足臺) 잠깐 보고, 내원암(內院庵) 숙여 드니
146
바위 속 작은 집은 금강굴(金剛窟) 기이하고,
147
여래(如來)의 사리탑(舍利塔)은 고적(古蹟)이 의심된다.
148
큰 방에 내려와서 이 밤을 지새려니,
149
깊은 뫼 혼자 밤에 만뢰(萬籟)가 적막하다.
150
향반(香盤)의 불이 피고, 불등(佛燈)이 명멸(明滅)하는데,
151
노승(老僧)의 기침 소리 그 더욱 한가하다.
152
당천사(唐天使-당사신) 편지축에 선묘조(宣廟朝) 어제시(御製詩)는
153
상운(祥雲)이 덮였는데 백령(百靈)이 호위한다.
154
견불암(見佛庵) 지나 건너 무릉폭(武陵瀑) 들어 가니,
155
금모래 옥바위에 수정렴(水晶簾) 걸렸는데,
156
아침해 비껴 쬐니, 오색이 섞어졌다.
157
점점이 떠 온 꽃이 어디서 떨어진고?
158
이 물을 찾아가면, 그 아니 도원(桃源)이랴?
159
저 봉의 붉은 기둥 옛 암자 터이던가?
160
가섭암(迦葉庵) 아란암(阿蘭庵)은 어느 해에 무너지고,
161
향로전(香爐殿) 다 본 후에 영산전(靈山殿) 올라가니,
162
남정암(南精庵) 섞인 비에 쇠북 소리 새롭다.
163
백소암(白笑庵) 내린 봉(峰)에 천주석(天柱石) 높았으니,
164
계조암(繼祖庵) 오는 길로 큰 절로 돌아와서
165
긴 시내에 낀 안개에 동문(洞門)을 다시 나서
166
말 잡고 돌아 보니 만학천봉(萬壑千峰)이
167
구름 빛뿐이로다. (完)
【원문】향산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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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