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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졔밤 부든 바람 금셩(金聲)이 완연다 모란봉 치운 바람 단풍락엽(丹風落葉)을 훗날녀셔 평양셩즁으로 드러가니 졍업시 너머가는 져녁빗에 호올로 셔창을 의지야 바람에 붓쳐 러지는 락엽을 업시 보고 완즌 람은 평양셩외 김진(平攘城外金進士) 집 쳐녀 봉(鳳)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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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는 평양셔도 조신는 량반이라 문벌과 산이 남부럽지 아니만 지마는 슬하에 일졈혈육 업셔 항상 한탄더니 만년(晩年)에 나흘 나하 일홈을 봉이라 야 금옥치 길으니 봉이 조가 총민야 침션여공(針線女工)과 시셔문필이 일월장고 화용월가 미인에 질을 초앗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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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외 극히 랑야 장 그와혼 쌍을 구야 슬하에 락을 보랴 고 널니 셔랑(壻郞)을 구나 그 부모에 각에는 평양혼 시골 구셕에는 그와 흔 필이 업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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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는 조흔 인물을 구랴고 셔울로 올나가고 봉이는 별당속에 호올노 아름다온 도를 직하나 셰월이 여류야 나히 임의 이팔쳥츈이라 창에 화 러지고 버들가지에 고리 울졔마다 젹막히 봄소식이 느져가믈 한탄더니 무졍셰월이 멈츨 바를 모르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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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도록 아름다온 긔약은 머러지고 졍젼락엽(庭前落葉)에 금풍이소슬(金風蕭瑟)니 한가 슈심(愁心)과 슘은 탄식(歎息)을 금지 못는 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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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창에 넘어가는 빗츨 치어다 보더니 다시 그 단풍엽이 날나가는 곳을 라 후원(後園)으로 나오면셔 갈안진 목소로 시비(侍婢)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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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발셔 나무입히 밝갓게 되얏네 그러케 푸르고 무셩든 빗치 다 어로 가고 이러케 쥬황다홍을 믈드려 노왓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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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졔갓것마는 미각지당에 츈초몽(未覺池塘春草夢)야 졍전오동이 이츄셩(정전梧桐已秋聲)이로구나 인도 져치셔 요도삼월(오도삼월) 버들가지 즉으로 안장마 급히 모라 진님 나신 지 어졔날 건마는 여름이다 지나고 츄구월이 되건마는 소식조 망연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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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 셔로 탄식고 봉은 러진 나무닙을 잇그러 쥬셔들고 아름다온 얼골에 다이면셔 가는 허리 셕양셔풍 브른바람에 붓치일 듯 게 셧더니 맛 잇 셔편단장 터진 곳에 나무가지 흔들흔들 람에 소 두런두런 거늘 감 놀나 도라보니 일위소년(一位少年)이 나무가지를 휘여고 단장 안을 번 보 마음에 믄득 반온 각이 잇스나 아녀에 마음이라 만면슈심(滿面羞心)으로 다시는 얼골을 드러보지 못고 향을 압셰우고 초당으로 드러가고 동산으로 난 문을 잠그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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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년이 봉이가 향을 다리고 드러가는 거슬보고 담 터진 로 드러와 좌우를 도라단이며 동산을 구경고 봉에 안졋든 리에 가 안보니 오히려 남아지 향귀가 는듯 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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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션이 귀동텬(神仙歸洞天)니 공여양류연(共餘楊硫煙)이 오지문조작(只聞鳥雀憲)니 미인불견(美人更不見)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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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한식고 초당을 바라보다가 우연히고 를 슉이여 흘 보니 삼척 가량되는 명쥬 슈건이 러졋는지라 셰히 펼치고 본 즉 슈건 봉이 를 슈노핫는지라 이는 분명이 그 처녀의 슈건이로 봉은 그 일홈이라 향긔를 픔속에 픔고 무 큰 보나 어든드시 깃거야 안든 리로 다시 오랴는 문안흐로셔 람에 소가 들니거늘 급히 담커진데로 도로 나와셔셔 동졍을 본 즉 앗가 드러가던 녀가 나와셔 무어슬 두루 지며 혼말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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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도 다 지금 러진 슈건이 어로 갓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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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지라. 소년이 이 소를 듯고 입속으로 말이 나오물 닷지 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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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셔 여기와셔 잇는 물건을 아모리 즈던 즐슈가 잇나 공연이 만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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긋 봉이는 동산애셔 급히 드러오느라고 슈건이 러진 거슬 몰낫다가 이윽고 닷고 향을 보여 져오라 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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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가 슈건을 다가 이 말을 듯고 압흐로 와셔 공슌 말노 슈건을 달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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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방님 뉘신지 모르거니와 기금 시는 말을 드론즉 슈건을 어드신 듯니 어더 게시거든 여쥬시면 감무지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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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져에 물건이면 도로 쥴터이니 소져려 와셔 가라고 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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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셔방님 그 무 말이오 소져는 규중쳐녜라 엇지 외을 면오릿가 이는 필경 희언이시니 어셔 주시옵소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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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믈건 쥬인을 친히 보고 젼코 젼코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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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간 남게셔 남에 집 규슈에 일홈은 아라 무엇시렴잇가 쳔부당 만부당 말마시고 슈건을 어셔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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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향아 일홈이라 는 것는 남녀물논고 알고 부르는 거신 그러케 쳔부당 만부당이라 거시 무어시냐 내가 아는 거시 잇기로 뭇는 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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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에 일홈이라 는거슨 부모가 부르고 지은 거시지 외간 남야 어지 남의 집 규슈 일홈을 부르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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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말도 그럴듯 다마는 나는 일홈을 알고야 슈건을 쥴 터이니 일홈을 말랴거든 고 말냐거든 말여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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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더 량반인지 우리 소져와 인물이 상젹 외라 소져에 일홈이 슈건에 잇슴즉 알고 짐짓 뭇는거시라 말면 뮤 관게 잇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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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번 상긋 으스며 못니기는 쳬하고 말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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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졍으로 알시면 말 터이니 슈건을 쥬시렴잇가
54
허허 봉이라 말기가 그러케 어려오냐 이 슈건에도 그 글 잇스되 네 말을 듯고 이로다 슈건을 쥬기는 쥴거시니 거긔 잠간 셧거라 곳 단여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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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여오실 오실지라도 슈건을 쥬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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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급히 아 집으로 드러와 룡연에 먹을 리 양호무심필을 흠셕 어 슈건에 절구를 써셔 취향을 갓다 쥬며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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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동논닷 는 장필셩(張弼成)이라 션친게셔는 일죽이 션쳔부(宣川府使)로 게시다가 귀텬시고 편모시하에 지금지 셩취를 못얏 쥬야로 젼젼반측(轉轉反側)야 슉녀를 구랴고 오불망(寤寐不忘)는 람이라고 소졔게 말고 이 슈건을 드리여라 슈건을 보시면 답장이 잇슬거시니 불안다마는 회답을 젼고 이 슈건을 드리 여긔 셔셔 기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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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 이 슈건을 엇더케 갓다 드리라고 이러케 글시를 써셔 못쓰게 만드럿슴닛가 갓다가 드리면 걱졍을 실터이니 이르 엇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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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건을 바려도 내 허물이라 네야 무 관계잇느냐 갓다가 드려만 보아라 블안다마는 일후에 은혜를 후히 갑흘 날이 잇슬가 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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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마지 못하야 슈건을 가지고 초당으로 드러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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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봉이 향으로 슈건을 지라 보고 홀노 난간을 의지야 기다리되 식경이 되도록 드러오지 아니니 속으로 각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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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무 일노 그져 아니 드러올가 슈건을 노라고 이러케 느즌사 혹 그 엿보든 소년이 슈건을 집어셔 승강을 나 아아 참 이상스러은 일이로구나 내가 규중쳐녜가 되여 외간 남에 일을 각미 온당치 못나 그 소년이 대체 누구인지 모르 남 즁에도 그런 인물이 잇는가 그런 인물노 문학이 유연진 가위 금상쳠화라 련마는 무무 시골 장 무식 디경이면 그 인물이 앗갑지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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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트시 여러가지로 각을 는 향이가 손에 슈건을 들고 안으로 드러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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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향아 무 일이 희한며 무엇노라고 이졔야 져 오느냐
73
다른 일이 아니올시다 슈건을 아모리 져도 업더니 앗가 담밧게셔 보던 이가 슈건을 집어가지고 셔셔 소비에 슈건 는 양을 보고 여여기에 달나고 얏더니 무슈히 승강을 다가 슈건에 글을 써 주며 이리이리기로 마지 못야 바다가지고 왓슴니다마는 소져게 종이나 아니 드를난지오 그 양반이야 인물도 잘 겻셔요
74
고 슈건을 압다 노흐니 봉이 얼골이 붉어지며 슈건을 펴셔 보니 그 글에 얏스되
75
〔박출가인분외향〕 건이 가인에게 나옴은 분외에 향긔인
76
〔텬공부여유졍낭을〕 하날이 유졍낭에게 붓쳐 쥬셧도다
77
〔은근긔상구니〕 은근이 셔로 각는 글귀를 붓치노니
78
〔의작홍입동방이라〕 비기여 붉은 실을 지여 동방에 들니로다
79
년울일 잇 만장필셩(晩生張弼成)은 근졍이라 얏거늘 소졔 보기를 다고 얼골이 더옥 붉어지며 속으로 무 각을 며 눈졍긔를 모다 모타는 향이가 소져에 눈치를 알고 소져를 치여다 보고 우스며
82
일느면 네가 알냐 그러나 슈건을 즐지언졍 브졀엽시 바다 가지고 왓구나 그러나 남애 글을 바다보고 회답 아니 슈도 업고 엇지면 좃탄 말이냐
84
아모라케나 두어 젹어 주십시요 그 량반이 지금 셔셔 기다림니다
85
소졔 마지 못야 방으로 드러가 간지에 글 귀를 지어 향을 주며
86
이번은 쳐음 튼일이라 마지못야 회답거니와 후는 그런 글을 가져오지 마라
88
소져게셔는 무어시라고 셧셔요 에그 글을 모르니 갑갑야라
90
잇다가 밤에 일너쥴 거시니 어셔 갓다주고 오나라 그러나 아 집에셔 글 지어가지고 나오드라지네 그 량반이 그리드러가나 보고 오나라
92
예예 김쳠 집에셔 유고 지낸다 야요
94
그러면 김쳠 집고 엇지 되나 무러 보야라
95
향이 답고 장 잇는 곳으로 나와 소져에 글을 젼니 이 급히 바다는즉 얏스되
96
〔긜군막상양몽고〕 권하노니 그는 양 을 각지 말고
97
〔노력독셔입한림라〕 힘을 써 글을 닑어 한림애 드러갈지어다
98
장이 보기를 다고 속으로 감동며 향을 치여다보고 무러 왈
99
회답을 젼야주어 감다 그러나 지금 소져에 연광이 몃살이나 되엿냐
105
우리 진님게셔 알들이 교훈셔 금옥치 길으시는 터이올시다
113
그는 셰히 모로오나 아마 셔랑을 구라 가신범니다
114
이 이 말을 듯고 속으로 은근이 놀나며 다시 쳐 뭇느다
115
응 그 소져를 셔울노 싀집 보랴고 는 모양이냐
117
평양 바닥에는 가감 인물이 업다 시더니 올나셧스니가 알 슈 업셔요 그러나 셔방님은 김쳠 과 엇더케되셔요
119
나에 외가이어니와 내가 너려 쳥 말이 잇스니 들을소냐
121
무 말이오 들을 만면 듯고 못들을 만면 못듯지요
123
다름이 아니라 너 소져도 졀가인이오 나는 소년남라 군호구(君子好逑)가 다기더 것 잇냐 초면에 이런 말 부탁기 어렵다마는 네가 즁간에 들면 될거이니 소져와 게 면케 야 주면 네 은헤를 잇지 아니마
124
향이가 그 말을 듯고 아모 말업시 셔셔 속으로 무 각을 면셔 장을 조 치어다본다
128
우리 진님이 셩픔이 엄숙시니 만일 이런 일을 아르시면 나는 쥭고 말지니 내게는 그런 말을 마르시고 외쳐의 파를 보여 통혼을 는거시 조흘 듯 니다
130
나도 그런 각이 업는거슨 아니다마는 소져와 번 면 후 파라도 보거시니 너는 나와 소져를 위야 가약(佳約)을 게 여라
132
문벌도 상젹고 인물도 막상막하이니 가위 군호귀라 일 시험을 야보리라
133
고 이윽고 무 각을 더니 장에 귀에 입을 다히고 무어시라고 두어마를 고 번 방긋 우스며
134
그리구셩며무는 셔방님에게 잇스니 후회가 업도록 시오
136
과연 그러케 야쥬면 은혜 남망이라 골리 진퇴되여도 잇지 못리다
141
이치 약속을 단단이 고 장필셩은 김쳠사집으로 가고 향은 초당으로 드러가니라
142
잇 봉이 답셔를 지어 향으로 주어 보고 슈건를 펼쳐노코 슈 음영며 각이 간졀야 속으로 말되
143
신언셔판(身言書判)이만 데 무삼 일노 그젹 입장을 못얏실가 가셰가 젹빈인가 가합 쳐가 업셔셔 그져 잇슴인가 셰상에 남녀 다를지언졍 맛당 실가(室家)를 엇지 못 이 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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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안졋더니 향이 초당에 드러와 뒤로 가만가만 거러 봉의 눈치를 보다가 그 혼 말을 듯고 봉의 압흐로 와셔 우스며 말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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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무 말을 그럿케 미잇게 혼 셔오 소져셔 직녀(織女)가 되시랴면 져 오작교(烏鵲橋)가되여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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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그 가 그게 무슨 소리냐 에라 밋친년 듯기실타 그러나 그 글을 다주닛가 무어시라고 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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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보더니 입이 어질드시 조와며 군자호구라 다시 더 슈업다고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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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다시 뭇지 아니고 방으로 드러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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