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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봉감별곡 (彩鳳感別曲) ◈
◇ 第1回 채봉이 김진사 집에 탄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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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第1回 봉이 김진 집에 탄다
 
 
2
어졔밤 부든 바람 금셩(金聲)이 완연다 모란봉 치운 바람 단풍락엽(丹風落葉)을 훗날녀셔 평양셩즁으로 드러가니 졍업시 너머가는 져녁빗에 호올로 셔창을 의지야 바람에 붓쳐 러지는 락엽을 업시 보고 완즌 람은 평양셩외 김진(平攘城外金進士) 집 쳐녀 봉(鳳)이라
 
3
김진는 평양셔도 조신는 량반이라 문벌과 산이 남부럽지 아니만 지마는 슬하에 일졈혈육 업셔 항상 한탄더니 만년(晩年)에  나흘 나하 일홈을 봉이라 야 금옥치 길으니 봉이 조가 총민야 침션여공(針線女工)과 시셔문필이 일월장고 화용월가 미인에 질을 초앗는지라
 
4
김진 외 극히 랑야 장 그와혼 쌍을 구야 슬하에 락을 보랴 고 널니 셔랑(壻郞)을 구나 그 부모에 각에는 평양혼 시골 구셕에는 그와 흔 필이 업는지라
 
5
김진는 조흔 인물을 구랴고 셔울로 올나가고 봉이는 별당속에 호올노 아름다온 도를 직하나 셰월이 여류야 나히 임의 이팔쳥츈이라 창에 화 러지고 버들가지에 고리 울졔마다 젹막히 봄소식이 느져가믈 한탄더니 무졍셰월이 멈츨 바를 모르는지라
 
6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도록 아름다온 긔약은 머러지고 졍젼락엽(庭前落葉)에 금풍이소슬(金風蕭瑟)니 한가 슈심(愁心)과 슘은 탄식(歎息)을 금지 못는 터이라
 
7
셔창에 넘어가는 빗츨 치어다 보더니 다시 그 단풍엽이 날나가는 곳을 라 후원(後園)으로 나오면셔 갈안진 목소로 시비(侍婢)를 부른다
 
8
이애 향아 후원으로 나오라
 
9
향이
 
10
예예
 
11
고 뒤흘 라나와 동산에 올나셔더니
 
12
아이고 발셔 나무입히 밝갓게 되얏네 그러케 푸르고 무셩든 빗치 다 어로 가고 이러케 쥬황다홍을 믈드려 노왓노
 
13
봉이
 
14
`어졔갓것마는 미각지당에 츈초몽(未覺池塘春草夢)야 졍전오동이 이츄셩(정전梧桐已秋聲)이로구나 인도  져치셔 요도삼월(오도삼월) 버들가지 즉으로 안장마 급히 모라 진님 나신 지 어졔날 건마는 여름이다 지나고 츄구월이 되건마는 소식조 망연구려
 
15
이치 셔로 탄식고 봉은 러진 나무닙을 잇그러 쥬셔들고 아름다온 얼골에 다이면셔 가는 허리 셕양셔풍 브른바람에 붓치일 듯 게 셧더니 맛 잇 셔편단장 터진 곳에 나무가지 흔들흔들 람에 소 두런두런 거늘 감 놀나 도라보니 일위소년(一位少年)이 나무가지를 휘여고 단장 안을 번 보 마음에 믄득 반온 각이 잇스나 아녀에 마음이라 만면슈심(滿面羞心)으로 다시는 얼골을 드러보지 못고 향을 압셰우고 초당으로 드러가고 동산으로 난 문을 잠그니라
 
 
16
그 소년이 봉이가 향을 다리고 드러가는 거슬보고 담 터진 로 드러와 좌우를 도라단이며 동산을 구경고 봉에 안졋든 리에 가 안보니 오히려 남아지 향귀가 는듯 지라
 
17
아 신션이 귀동텬(神仙歸洞天)니 공여양류연(共餘楊硫煙)이 오지문조작(只聞鳥雀憲)니 미인불견(美人更不見)이로구나
 
18
번 한식고 초당을 바라보다가 우연히고 를 슉이여 흘 보니 삼척 가량되는 명쥬 슈건이 러졋는지라 셰히 펼치고 본 즉 슈건  봉이 를 슈노핫는지라 이는 분명이 그 처녀의 슈건이로 봉은 그 일홈이라  향긔를 픔속에 픔고 무 큰 보나 어든드시 깃거야 안든 리로 다시 오랴는 문안흐로셔 람에 소가 들니거늘 급히 담커진데로 도로 나와셔셔 동졍을 본 즉 앗가 드러가던 녀가 나와셔 무어슬 두루 지며 혼말노
 
19
이상도 다 지금 러진 슈건이 어로 갓슬가
 
20
는지라. 소년이 이 소를 듯고 입속으로 말이 나오물 닷지 못고
 
21
발셔 여기와셔 잇는 물건을 아모리 즈던 즐슈가 잇나 공연이 만 쓰지
 
22
긋 봉이는 동산애셔 급히 드러오느라고 슈건이 러진 거슬 몰낫다가 이윽고 닷고 향을 보여 져오라 미라.
 
 
23
향이가 슈건을 다가 이 말을 듯고 압흐로 와셔 공슌 말노 슈건을 달나는
 
24
셔방님 뉘신지 모르거니와 기금 시는 말을 드론즉 슈건을 어드신 듯니 어더 게시거든 여쥬시면 감무지로소이다
 
25
소년이로
 
26
슈건이 엇던 람에 물건이냐
 
27
향왈
 
28
우리 소져 가지든 거시올시다
 
29
소년왈
 
30
소져에 물건이면 도로 쥴터이니 소져려 와셔 가라고 여라
 
31
향이 왈
 
32
아이고 셔방님 그 무 말이오 소져는 규중쳐녜라 엇지 외을 면오릿가 이는 필경 희언이시니 어셔 주시옵소셔
 
33
쇼년왈
 
34
나는 믈건 쥬인을 친히 보고 젼코 젼코 이라
 
35
소년왈
 
36
너희 소져는 일홈이 무어시냐
 
37
향이 방긋 우스며 왈
 
38
외간 남게셔 남에 집 규슈에 일홈은 아라 무엇시렴잇가 쳔부당 만부당 말마시고 슈건을 어셔 주시오
 
39
소년이  웃고 왈
 
40
이 향아 일홈이라 는 것는 남녀물논고 알고 부르는 거신 그러케 쳔부당 만부당이라 거시 무어시냐 내가 아는 거시 잇기로 뭇는 말이라
 
41
향왈
 
42
규슈에 일홈이라 는거슨 부모가 부르고 지은 거시지 외간 남야 어지 남의 집 규슈 일홈을 부르잇가
 
43
소년왈
 
44
이 네 말도 그럴듯 다마는 나는 일홈을 알고야 슈건을 쥴 터이니 일홈을 말랴거든 고 말냐거든 말여무나
 
45
향이 속으로 각되
 
46
엇더 량반인지 우리 소져와 인물이 상젹 외라 소져에 일홈이 슈건에 잇슴즉 알고 짐짓 뭇는거시라 말면 뮤 관게 잇스리오
 
47
고 번 상긋 으스며 못니기는 쳬하고 말을 다
 
48
진졍으로 알시면 말 터이니 슈건을 쥬시렴잇가
 
49
소년왈
 
50
암암 쥬다 일느냐
 
51
향왈
 
52
봉이라고 신담니다
 
53
소년이
 
54
허허 봉이라 말기가 그러케 어려오냐 이 슈건에도 그 글 잇스되 네 말을 듯고 이로다 슈건을 쥬기는 쥴거시니 거긔 잠간 셧거라 곳 단여오마
 
55
향왈
 
56
단여오실 오실지라도 슈건을 쥬고 가십시오
 
57
소년왈
 
58
오냐 잠간 셧거라 즉시 올터이니
 
59
고 급히 아 집으로 드러와 룡연에 먹을 리 양호무심필을 흠셕 어 슈건에 절구를 써셔 취향을 갓다 쥬며 왈
 
60
나는 대동논닷 는 장필셩(張弼成)이라 션친게셔는 일죽이 션쳔부(宣川府使)로 게시다가 귀텬시고 편모시하에 지금지 셩취를 못얏 쥬야로 젼젼반측(轉轉反側)야 슉녀를 구랴고 오불망(寤寐不忘)는 람이라고 소졔게 말고 이 슈건을 드리여라 슈건을 보시면 답장이 잇슬거시니 불안다마는 회답을 젼고 이 슈건을 드리 여긔 셔셔 기리아
 
61
향이 슈건을 바다보고 짐즛 놀나 왈
 
62
애그 이 슈건을 엇더케 갓다 드리라고 이러케 글시를 써셔 못쓰게 만드럿슴닛가 갓다가 드리면 걱졍을 실터이니 이르 엇지나
 
63
장왈
 
64
슈건을 바려도 내 허물이라 네야 무 관계잇느냐 갓다가 드려만 보아라 블안다마는 일후에 은혜를 후히 갑흘 날이 잇슬가 노라
 
65
향이 마지 못하야 슈건을 가지고 초당으로 드러가니라
 
 
 
66
잇 봉이 향으로 슈건을 지라 보고 홀노 난간을 의지야 기다리되 식경이 되도록 드러오지 아니니 속으로 각되
 
67
이가 무 일노 그져 아니 드러올가 슈건을 노라고 이러케 느즌사 혹 그 엿보든 소년이 슈건을 집어셔 승강을 나 아아 참 이상스러은 일이로구나 내가 규중쳐녜가 되여 외간 남에 일을 각미 온당치 못나 그 소년이 대체 누구인지 모르 남 즁에도 그런 인물이 잇는가 그런 인물노 문학이 유연진 가위 금상쳠화라 련마는 무무 시골 장 무식 디경이면 그 인물이 앗갑지 아니랴
 
 
 
68
이러트시 여러가지로 각을 는 향이가 손에 슈건을 들고 안으로 드러오며
 
69
 셰상에 희한 일도 잇지오
 
70
봉이가 이 소를 듯고 급 말노
 
71
이 향아 무 일이 희한며 무엇노라고 이졔야 져 오느냐
 
72
향이 왈
 
73
다른 일이 아니올시다 슈건을 아모리 져도 업더니 앗가 담밧게셔 보던 이가 슈건을 집어가지고 셔셔 소비에 슈건 는 양을 보고 여여기에 달나고 얏더니 무슈히 승강을 다가 슈건에 글을 써 주며 이리이리기로 마지 못야 바다가지고 왓슴니다마는 소져게 종이나 아니 드를난지오  그 양반이야 인물도 잘 겻셔요
 
74
고 슈건을 압다 노흐니 봉이 얼골이 붉어지며 슈건을 펴셔 보니 그 글에 얏스되
 
 
75
〔박출가인분외향〕 건이 가인에게 나옴은 분외에 향긔인
76
〔텬공부여유졍낭을〕 하날이 유졍낭에게 붓쳐 쥬셧도다
77
〔은근긔상구니〕 은근이 셔로 각는 글귀를 붓치노니
78
〔의작홍입동방이라〕 비기여 붉은 실을 지여 동방에 들니로다
 
 
79
년울일 잇 만장필셩(晩生張弼成)은 근졍이라 얏거늘 소졔 보기를 다고 얼골이 더옥 붉어지며 속으로 무 각을 며 눈졍긔를 모다 모타는 향이가 소져에 눈치를 알고 소져를 치여다 보고 우스며
 
80
무어시라고 글을 써셔 온지 일녀주십시요
 
81
봉이가 텬 낫츠로
 
82
일느면 네가 알냐 그러나 슈건을 즐지언졍 브졀엽시 바다 가지고 왓구나 그러나 남애 글을 바다보고 회답 아니  슈도 업고 엇지면 좃탄 말이냐
 
83
향왈
 
84
아모라케나 두어  젹어 주십시요 그 량반이 지금 셔셔 기다림니다
 
85
소졔 마지 못야 방으로 드러가 간지에 글 귀를 지어 향을 주며
 
86
이번은 쳐음 튼일이라 마지못야 회답거니와 후는 그런 글을 가져오지 마라
 
87
향이 웃고 바드며
 
88
소져게셔는 무어시라고 셧셔요 에그 글을 모르니 갑갑야라
 
89
소졔 향에 등을 탁치며
 
90
잇다가 밤에 일너쥴 거시니 어셔 갓다주고 오나라 그러나 아 집에셔 글 지어가지고 나오드라지네 그 량반이  그리드러가나 보고 오나라
 
91
향
 
92
예예 김쳠 집에셔 유고 지낸다 야요
 
93
소졔왈
 
94
그러면 김쳠 집고 엇지 되나 무러 보야라
 
95
향이 답고 장 잇는 곳으로 나와 소져에 글을 젼니 이 급히 바다는즉 얏스되
 
 
96
〔긜군막상양몽고〕 권하노니 그는 양 을 각지 말고
97
〔노력독셔입한림라〕 힘을 써 글을 닑어 한림애 드러갈지어다
 
 
98
장이 보기를 다고 속으로 감동며 향을 치여다보고 무러 왈
 
99
회답을 젼야주어 감다 그러나 지금 소져에 연광이 몃살이나 되엿냐
 
100
왈
 
101
지금 십륙셰올시다
 
102
왈
 
103
십륙셰규슈로글공부를엇더케이쳐럼셧냐
 
104
향왈
 
105
우리 진님게셔 알들이 교훈셔 금옥치 길으시는 터이올시다
 
106
왈
 
107
지금 진님게셔 에 게시냐
 
108
왈
 
109
셔울 가셧니다
 
110
왈
 
111
무삼 일노 가셧느냐
 
112
왈
 
113
그는 셰히 모로오나 아마 셔랑을 구라 가신범니다
 
114
이 이 말을 듯고 속으로 은근이 놀나며 다시 쳐 뭇느다
 
115
응 그 소져를 셔울노 싀집 보랴고 는 모양이냐
 
116
왈
 
117
평양 바닥에는 가감 인물이 업다 시더니 올나셧스니가 알 슈 업셔요 그러나 셔방님은 김쳠 과 엇더케되셔요
 
118
왈
 
119
나에 외가이어니와 내가 너려 쳥 말이 잇스니 들을소냐
 
120
향왈
 
121
무 말이오 들을 만면 듯고 못들을 만면 못듯지요
 
122
장왈
 
123
다름이 아니라 너 소져도 졀가인이오 나는 소년남라 군호구(君子好逑)가 다기더 것 잇냐 초면에 이런 말 부탁기 어렵다마는 네가 즁간에 들면 될거이니 소져와 게 면케 야 주면 네 은헤를 잇지 아니마
 
124
향이가 그 말을 듯고 아모 말업시 셔셔 속으로 무 각을 면셔 장을 조 치어다본다
 
125
장왈
 
126
웨 답이 업시 나만 치어다보느냐
 
127
향왈
 
128
우리 진님이 셩픔이 엄숙시니 만일 이런 일을 아르시면 나는 쥭고 말지니 내게는 그런 말을 마르시고 외쳐의 파를 보여 통혼을 는거시 조흘 듯 니다
 
129
장왈
 
130
나도 그런 각이 업는거슨 아니다마는 소져와 번 면 후 파라도 보거시니 너는 나와 소져를 위야 가약(佳約)을 게 여라
 
131
향이 속으로 각
 
132
문벌도 상젹고 인물도 막상막하이니 가위 군호귀라 일 시험을 야보리라
 
133
고 이윽고 무 각을 더니 장에 귀에 입을 다히고 무어시라고 두어마를 고 번 방긋 우스며
 
134
그리구셩며무는 셔방님에게 잇스니 후회가 업도록 시오
 
135
장왈
 
136
과연 그러케 야쥬면 은혜 남망이라 골리 진퇴되여도 잇지 못리다
 
137
향왈
 
138
그런 말 마르시고 긔실나 마시오
 
139
장왈
 
140
오냐 나는 너만 밋고 간다
 
141
이치 약속을 단단이 고 장필셩은 김쳠사집으로 가고 향은 초당으로 드러가니라
 
 
142
잇 봉이 답셔를 지어 향으로 주어 보고 슈건를 펼쳐노코 슈 음영며 각이 간졀야 속으로 말되
 
143
신언셔판(身言書判)이만 데 무삼 일노 그젹 입장을 못얏실가 가셰가 젹빈인가 가합 쳐가 업셔셔 그져 잇슴인가 셰상에 남녀 다를지언졍 맛당 실가(室家)를 엇지 못 이  잇구나
 
144
고 안졋더니 향이 초당에 드러와 뒤로 가만가만 거러 봉의 눈치를 보다가 그 혼  말을 듯고 봉의 압흐로 와셔 우스며 말되
 
145
하하 무 말을 그럿케 미잇게 혼 셔오 소져셔 직녀(織女)가 되시랴면 져 오작교(烏鵲橋)가되여볼가요
 
146
봉이 얼골이 불거지며
 
147
아이고 그 가 그게 무슨 소리냐 에라 밋친년 듯기실타 그러나 그 글을 다주닛가 무어시라고 더냐
 
148
향왈
 
149
시를 보더니 입이 어질드시 조와며 군자호구라 다시 더 슈업다고 요
 
150
봉이 다시 뭇지 아니고 방으로 드러가더라
【원문】第1回 채봉이 김진사 집에 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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