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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음노래

어유와 계장님네 이 기음 매자스라

기음 노래 내 부름세

천지 삼기실제 사람이 같이 나니

너르나 너른 천하 많으나 많은 사람

현우가 다르거니 귀천인들 같을 손가

성인이 법을 지어 사민을 나누시니

생실 닦고 글 읽기는 선비님네 할 일이오

맨들기는 장인이오 바 꼬기는 장사로다

치치한 우리들은 할일이 무엇인고

속미와 포로는 고금에 한 법이니

복전 역색 이 아니 근본인가

종년 작고가 수곤 줄도 알것마는

앙사 부육이 아니면 어이하리

창경이 처음 울고 뽕잎이 푸를 적에

동풍은 습습하고 세우는 몽롱한데

밭으로 가자스라 행여 이때 잃을세라

송아지 다 먹였나 남은 벌써 가는구나

자네 거름 다 내갔나 우리 씨앗 나눠가소

앞집 보습 뒷집 장기 선후를 다툴손가

높은 언덕 낮은 이랑 차례로 일군 후에

고루고루 뿌리어라 행여 빈 데 있을세라

이삭이 비록 선들 가꾸어야 아니 되랴

엊그제 갓맨 기음 어느 사이 벌써 기네

가을을 바라거니 세 벌 수고 꺼릴손가

끓는 흙 찌는 풀속 상하로 오락가락

호미쇠도 녹으려든 혈육이 견딜소냐

오뉴월 삼복 더위 땀으로 낯을 씻고

헌 삿갓 쇠코중의 열양을 막을소냐

보리술 건듯 깨니 콧노래도 경이 없네

붉은 다락 푸른 난간 높은 베개 둥근 부채

누으락 앉으락 가색간난 그 뉘 알리

비오면 장마질까 볓 나면 가물세라

독한 안개 모진 바람 시름도 하도 할사

추풍이 건듯 불어 백로위상하니

들 가운데 누름 네 녘으로 한 빛이라

왼여름 주린 뱃속 머지 아녀 절로 불러

이른 논에 참새 무리 늦은 논에 기러기떼

남의 자배 모르기는 얄미울 손 짐승이라

내일은 들 거두세 새벽밥 일찍 하소

낫 갈아 손에 들고 지게 꾸며 등에 걸고

베거니 묶거니 이거니 지거니

늙으신네 그니질 젊으신네 도리깨질

섬 욱이네 새끼 꼬네 어지러이 구는지고

자네 밭에 몇 뭇인고 내 소출 이뿐일세

공사채 다 잘이면 남는 것이 얼마칠고

어유와 계장님네 이내 말씀 들어보소

종년토록 수고타가 하루 겨를 못 얻을까

건너 동네 떡을 하고 넘어 동네 술을 빗소

울 뒤에 밤이 벌고 마당가에 대추 듣네

개 찌니 닭 삶으니 가지가지 향미로다

영볶이 봉탕인들 이에서 나을손가

김풍헌 이약정을 좌상으로 모신 후에

헌패랭이 베무즙이 차례로 앉은 후에

질동이 내어놓고 쪽박잔 가득 부어

잡거니 밀거니 사양하여 추선할 제

물장구 초금 피리 곡조도 좋을시고

술김에 흥이 나니 되춤이 절로 난다

어디서 면주인은 불청객이 온단 말고

잔기침 굵은 호령 반절은 무슨 일고

어서 나소 자로 나소 반객인들 내몰손가

환자 배자 부세 전령 응당 구실 말라할가

향청 분부 작청 구청 원님인들 어이 알리

한집에 세네 군포 제 구실도 못하거든

사돈 일지 권당 일지 일족몰이 더욱 설워

재 넘어 십여호가 어제 밤에 닫단말가

뉘라서 우리 정상 그려다가

구중궁궐에 님 계신 데 드리리

【원문】기음노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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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3년 08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