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천하가 태평하면 언무숭문(偃武崇文) 하려니와
3
시절이 분요(紛擾)하면 포연탄우(砲煙彈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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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秦)나라 모진 정사(政事) 맹호독사(猛虎毒蛇) 심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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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에 묻힌 영웅 질족자(疾足者) 뜻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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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일어날 제 강동(江東)의 성낸 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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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택(沛澤)에 잠긴 용이 각기기병(各己起兵) 힘을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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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를 멸(滅)할 적에 선입정(先入定) 관중자(關中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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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王)하리라 깊은 언약이 어젠 듯 오늘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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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타 초패왕(楚覇王)은 당시 세력 힘만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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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鴻門)에다 설연(說宴)한들 하늘이 내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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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붕우출(天崩又出)이라 벗어날 길 없을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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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제강(柔能制剛) 옛 말씀을 이로 보아 알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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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威儀)를 살펴보니 백모황월(白矛黃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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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대검(長槍大劍) 청도(靑刀) 금고(金鼓) 대기치(大旗幟)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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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기(令旗) 방패(防牌) 숙정패(肅靜覇) 주장(朱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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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장(稜杖) 사모창(蛇矛槍)을 좌우로 늘여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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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군(中軍)의 사자기(師字旗)를 반공중 높이 치켜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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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포홍대(綠袍紅帶) 호수염(虎鬚髥) 팔척 장검 비켰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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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호걸 초패왕은 제일 좌상에 앉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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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포륜건(黑袍綸巾)에다 옥결을 차시고 창안학발(蒼顔鶴髮)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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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연히 앉았으니 가빈칠십호기계(家貧七十好奇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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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묘산(神奇妙算) 자부(自負)하던 범증(范增)이가 분명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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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남대흑전립(紅袖藍帶黑戰笠)에 얼굴은 관옥(冠玉)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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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체는 반악(潘岳)이라 직결(直潔)에다가 뜻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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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출기계(六出奇計)를 흉중(胸中)에 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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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벽(東壁)의 황금전포(黃金戰袍) 황금투구 조대 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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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수(左手)에 홀(笏)을 들고 우수에 칠성검 뚜렷이 비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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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있고 사정(私情)없는 항백(項伯)이가 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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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에 앉은 영재(英才) 정신이 호매(豪邁)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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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검을 어루만져 기회를 기다리던 홍포은갑(紅袍銀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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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이 늠름 살기가 등등하니 이름이 모두 다 잔치라할 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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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 평생 소업 할일을 하여가며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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