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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春園硏究 (춘원연구) ◈
◇ 6. 「가실」 以下(이하) 短篇(단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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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1~4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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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園硏究 (춘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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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실」 以下(이하) 短篇(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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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園[춘원]의 短篇[단편] 「가실」 이하의 수개 단편은 조선 사회에 상반된 두 가지의 관점 아래서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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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또 다시 열광하였다. 그 새 대중의 앞에 제공된 소설이라는 것은, 대중적 안목으로 보자면 건조무미한 것이었다. 거기는 연애도 없고 연애가 있댔자 자조적 의미 이상의 것이 없고, 활극이 없고 비극이 없고- 말하자면 리얼과 주관의 맛을 알 만한 고등한 감상안을 못 가진 조선 대중에게는, 문자의 濫費[남비]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을 소설이랍시오 하고 대중의 앞에 제공하여 오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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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갑지 않은 고등 요리에 기아증을 느끼고 있던 대중의 앞에, 오래간만에 춘원의 소설이 나타났다. 거기는 사건적 흥미가 있고, 화려한 문장이 있고, 그 위에 그 새 망명 기간에 춘원의 마음에 생긴 바(그 전부터 있던 것이 자란 것이었다) 웅장벽과 감격벽이 다분히 든 점까지 대중의 기호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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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단에서는 비교적 냉담하였다. 문예적 가치로 보아서, 「무정」등 전기 작품보다 훨씬 떨어지는 작품으로서, 거기는 당시의 문단의 일종의 자존심과 시기까지 섞였겠지만, 이 소설들을 문예라 보지도 않았다. 그러면 그 단편들은 어떤 것인가, 개개로 간단히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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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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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三國遺事[삼국유사]」의 가실의 이야기를 物語化[물어화]한 위에, 그 중간에 당시의 춘원의 감수성 많은 성격이 잡아넣었던 反戰[반전] 의식을 약간 가미한 한 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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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소설은 사건적으로든 소설적으로든 또는 도덕적으로든 채 끝맺지 못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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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어떤 시골 총각이 동리 처녀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고구려 원정군에 끼여서 전장에 나갔다가, 거기서 포로가 되어, 수년간 고구려 머슴으로 지내면서도 신라에 남겨 둔 처녀(그와 약혼한 색시)가 못 잊히어, 드디어 정들었던 제2 고향을 떠나서 고국 신라로 향한다 하는 데서 이 소설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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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는 무사히 신라까지 돌아갔느냐, 혹은 중도에서 병이라도 나서 죽었느냐. 만약 중도에서 병이 나서 죽었으면, 이는 천도가 무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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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무사히 신라까지 돌아왔다면, 그의 약혼한 처녀는 아직 그를 기다리고 있었나. 혹은, 소식 없는 낡은 님보다, 눈앞에 보이는 새님을 맞아 갔나. 전자라면 거기는 감격할 인정이 있고, 후자라면 몸서리칠 무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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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삼자 중의 한 가지의 말단을 보여 주지 않으면 이 소설은 미완이라는 비방을 면치 못할지니 사건적으로 보아도 아직 미완일 뿐더러 ‘소설이란 한 개 인생을 말한 것’이라는 견지로 보아도 미완이며 ‘인생’을 ‘불구화’한다는 도덕적 견지로 보아도 불완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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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가실」은 ‘중도에 끊어진 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 그 이상은 올라가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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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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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壯味[비장미] 이것은 춘원의 비장벽과 감격벽의 산물로서, 거기는 한 개의 성격도 없고 사건도 없고 그 작품 주인공인 ‘그’라는 인물이 새벽에 산에 올라가서 혼자서 비장한 감격에 잠겨서 ‘오오’와 ‘아아’를 부르짖는 부자연한 이야기에 지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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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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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춘원의 소설을 말 하기에는 여러가지로 예증들 만한 점을 가진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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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첫머리에 주인공인 듯이 등장시켰던 ‘대위 부처’를 작자는 하반부에서는 잃어버리고, 전력을 다하여 동학 선생 해월의 뒤를 따라갔다. 이것은 이 소설의 상반부와 하반부에 주인공을 달리한 것으로 소설 통일상 지장이 있는 바다. 해월을 주인공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대위 내외’가 중대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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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단편소설의 효과상 피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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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춘원이 소설상에서 위인 혹은 理想人[이상인]을 쓰려면, 거기는 그의 비장벽과 감격벽이 너무도 강렬히 나타나서, 비장미보다도 희극미가 도리어 앞서는 것을 이 소설에서도 볼 수 있으니 이 비장벽이 과히 활동하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 춘원이 말하려던 ‘자기 희생의 대정신’은 도리어 이 희극적 비장미 아래 감추여서 막연하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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崇神人組合[숭신인조합]에서나 운운할 만한 몇 가지의 기적적 사건은 피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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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컨대 「거룩한 이의 죽음」은 천도교 기관의 잡지인 〈개벽〉을 위하여 쓴 것이라는 一語[일어]로서 전부가 끝날 것으로서, 거기는 신격으로 과장된 인물의 부자연스런 최후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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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殉敎者[순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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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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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거룩한 이의 죽음」과 同工異曲[동공이곡]인데다가 한 가지 춘원이 소설상 즐겨 등장시키는 중년색의 재산가인 송 서방이라는 인물이 첨가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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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춘원은 왜 이것을 극이라고 썼는지부터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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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마디마다 설명 지문이 나오고 등장 인물의 전 행동의 가장 조그만 일동까지라도 모두 지문으로 설명한 이 물어는, 극으로는 도저히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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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은 ‘각본’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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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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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5년 10월 10일 발행 興文堂[흥문당] 書店[서점] 印本[인본]에 나타난 이 혼인은 어찌된 셈인지를 알 수가 없다. 이야기가 한참 진행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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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닭이 두 홰나 울 때쯤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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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서 그 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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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무책임한 출판업자의 무지한 일로밖에는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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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이 책이 제4판이니) 제4판이 되도록 이런 실수를 정정치 않은 원작자의 책임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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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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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한 개 스케치지 소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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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는 인물과 사건과 배경 -즉 성격과 행동과 문제- 이 삼 자가 구비되어야지 그 한 가지라도 빠지면 안 되는 것인데 여기는, 소설상 사건이라고 볼 자가 없다. 한 소설의 일 장면- 이렇게 볼 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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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書[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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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수개의 단편소설을 썼지만 하나도 뜻대로 되지 않은 춘원은, 드디어 돌아서서 다시 연애소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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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혈서」가 대중에게 얼마나 환영을 받았는지는 이 「혈서」가 게재된 〈조선문단〉 잡지가 순식간에 절판이 된 점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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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衆[대중]은 興味[흥미]를 求[구]한다 조선의 작가들은 연애소설을 그 새 쓰지 않았다. 전 지구상에 너무도 많은 작가들이 모두 연애를 주제로 소설을 썼는지라, 인제는 연애로서는 새로운 ‘인생’을 말할 만한 재료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자연히 연애소설은 몰각을 당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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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설에서 ‘인생’보다도 ‘연애’를 구하고자 하는 대중들은 戀愛物語[연애물어]에 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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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춘원의 연애소설이 대중의 앞에 제공된 것이다. 더구나 그 내용은 연애에 애타는 이국 소녀가 너무도 타는 심정에 마지막에는 죽어 버리며 ‘나’라는 주인공은 소위 ‘큰 뜻에 바친 몸’으로 일생 결혼을 안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대중에게 꼭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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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년 조선 대중이 얼마나 연애물어에 주렸던가 하는 점은 「사랑의 불꽃」이라 「金孔雀[김공작]의 哀想[애상]」이라 하는 등등의 책자가 놀라운 부수로 발행된 것으로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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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서」는 춘원의 화려한 문장과 춘원의 플로트 조성 재능으로 빚어진 재미있는 물어와 춘원의 정열적 문자가 합하여 된 센티멘탈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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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소설은 ‘인생’을 말하는 바가 없다. 독후에 沈思[심사]케 하는 여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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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이것도 소설로는 실패의 부에 속할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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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군을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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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작자도 서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실담’이다. 그런지라 소설로 운운할 것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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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것을 소설로 보이려면 작자는 사실을 좀 굽혀서라도 소설적 가미를 할 의무가 있다. 더우기 H군의 애인이라는 여인의 배신적 행동(독자는 그렇게 보았다)에 대하여도 작자는 독자의 오해를 똑똑히 풀어 줄 의무가 있다. 이 모든 점을 그냥 넘겼으매, 「H군을 생각하고」는 작자의 일기의 발췌로 보아둘 밖에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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失敗[실패]의 原因[원인] 이리하여 귀국 이후의 재출발을 창작 방면으로 뻗으려던 춘원의 기도는 완전히 실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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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적 흥미에 너무 치중하려는 생각(이것은 신문소설을 쓴 여독이다)이 그의 실패의 첫 원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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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한 비장벽을 발표하고자 하는 욕망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 비장벽이(단편이니만치 너무도 부자연하도록 명료하게 나타나므로) 작품을 損[손]치는 둘째 원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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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을 취급함에 장편적 수법을 사용하였음이 또한 실패의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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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춘원은 번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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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붓을 꺾을까. 꺾자니 그래도 알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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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붓을 그냥 계속하여 잡을까. 그러나 그냥 잡자니 스스로도 작품에 불만을 느끼는 것을 어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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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환호와 동업 문인의 냉시 가운데서, 자기의 거취에 대하여 번민을 거듭하다가, 그가 제3차 출발의 활로를 발견한 것은 동아일보 지상의 신문소설 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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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춘원은 비로소 자기의 정당히 나아갈 길을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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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소설을 엄정한 의미의 문학이라 보기에는 너무도 이단적 조건이 많이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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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문소설이 그 민족 문예 조장에 가지는 역할은 무엇에 비기지 못 할지니, 明治[명치] 초년의 일본 문단에 있어서 尾崎紅葉[미기홍엽]이며 德富蘆花[덕부노화] 등의 소설을 문예물로 보기에는 좀 거리가 머나, 문학 운동의 부가결하 운동이라는 점은 부인치 못할 것으로서 그들의 대중적 운동이 없었더면 오늘날의 일본문학의 대성은 꿈도 못 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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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마찬가지로 춘원이 동아일보를 무대삼고 나타난 제3차 출발은, 또한 허수로이 볼 수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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數種[수종] 論說[논설] 여기 대해서는 순차로 論之[논지]하고 그 전에, 순서상 춘원의 논설 등에 대하여 매우 간단히 한 마디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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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生活論[신생활론]’, ‘民族改造論[민족개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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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설 등은, 춘원이 자기 문학에 대하여 불만을 품는 동안 신국면 타개의 일 방도로서 한 일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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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논 중의 주의로서 직접 이는 춘원의 주의어니 하기에는 춘원은 너무도 변하기 쉬운 사람이니, 감수성이 강한 춘원이 어떤 원인으로 일시적 흥분과 감동으로 揮之[휘지]한 장논문으로 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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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론 그런 논설을 쓴 이후에는 그의 마음에도, 이 논과 상부하는 사상도 저장하였겠거니와, 부분적으로는 그 논과 정반대되는 논도 또한 정당하다고 믿고 있느니만치 단순하고도 감수성 강한 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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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지라 이 주장이 춘원의 절대적 사상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만치, 이 논으로 춘원의 사상 동향을 폄하기 어려우니까, 가벼운 정도로 보아 넘길 종류의 논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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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제1기와 제2기를 지나서 제3기에 들어선 춘원을 이하 순차로 보기로 하자.
【원문】6. 「가실」 以下(이하) 短篇(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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