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새새끼 와도 언어수작을 능히 할가 싶어라.
42
날카롭고도 보드라운 마음씨가 파다거리여.
43
새새끼와 내가 하는 에스페란토는 휘파람이라.
44
새새끼야, 한종일 날어가지 말고 울어나 다오,
45
오늘 아침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처럼 외로워라.
47
산봉오리 ─ 저쪽으로 돌린 푸로우피일 ─
62
쥐여 짜라. 바시여라. 시언치도 않어라.
72
장미꽃 처럼 곱게 피여 가는 화로에 숯불,
73
입춘때 밤은 마른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75
홍보석 같은 알을 한알 두알 맛 보노니,
76
투명한 옛 생각, 새론 시름의 무지개여,
78
이 열매는 지난 해 시월 상ㅅ달, 우리 둘의
79
조그마한 이야기가 비롯될 때 익은 것이어니.
80
작은아씨야, 가녀린 동무야, 남몰래 깃들인
82
옛 못 속에 헤엄치는 흰고기의 손가락, 손가락,
83
외롭게 가볍게 스스로 떠는 銀은실, 은실
93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술을 붙이고
95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다신교도와도 같이.
102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120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123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124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125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129
물결은 유리판처럼 부서지며 끓어오른다.
132
배는 화려한 김승처럼 짓으면 달려나간다.
133
문득 앞을 가리는 검은 해적 같은 외딴섬이
139
넥타이는 시원스럽게 날리고 서로 기대슨
144
바다 바람이 그대 머리에 아른대는구료,
146
바다 바람이 그대 치마폭에 니치대는구료,
156
흰 山羊산양이 서로 부르는 푸른 잔디 우로 달리는지도 모른다.
158
소스라치게 위태한 절벽 갓을 내닫는지도 모른다.
160
꽃잠자리 제자를 슨 하늘로 도는지도 모른다.
161
(이 아이가 내 무릎 우에 누온 것이 아니라)
162
새와 꽃, 인형, 납병정, 기관차들을 거나리고
165
(나도 일찍이, 점두록 흐르는 강가에 이 아이를
169
이 아이의 씩씩하고도 보드라운 모습을 보라.
170
이 아이 입술에 깃들인 박꽃 웃음을 보라.
171
(나는, 쌀, 돈셈, 지붕 샐 것이 문득 마음 키인다)
175
슬프지도 않은 태극선 자루가 나부끼다.
191
「꿋 이브닝!」(이 친구 어떠하시오!)
194
나는 자작의 아들도 아모것도 아니란다.
197
대리석 테이블에 닿는 내 뺌이 슬프구나!
207
헤엄쳐 나온 듯이 깜박어리고 빛나노나.
209
築港축항의 기적소리... 기적소리...
212
세멘트 깐 人道인도측으로 사폿사폿 옮기는
214
그는 흘러가는 失心실심한 풍경이여니...
239
花粉화분 날리는 하늘로 둥 둥 떠오르기도 하려니.
261
어린아이들 제춤에 뜻없는 노래를 부르고
262
솜병아리 양지쪽에 모이를 가리고 있다.
277
웃 입술에 그 뻣나무 열매가 다 나섰니?
278
그래 그 뻣나무 열매가 지운 듯 스러졌니?
279
그끄제 밤에 늬가 참버리처럼 닝닝거리고 간 뒤로 ─
280
불빛은 송화ㅅ가루 삐운 듯 무리를 둘러 쓰고
281
문풍지에 아름푸시 얼음 풀린 먼 여울이 떠는구나
282
바람세는 연사흘 두고 유달리도 미끄러워
284
외로운 서 강화도로 떠날 임시 해서 ─
285
웃 입술에 그 뻣나무 열매가 안나서서 쓰겠니?
286
그래 그 뻣나무 열매를 그대로 달고 가랴니?
293
먼데 가까운데 가운데 불을 헤이며 헤이며
302
배가 한사코 기어오르다 미끄러지곤 한다.
305
腦髓뇌수가 튀어나올랴고 지긋지긋 견딘다.
308
갑판은 거북등처럼 뚫고 나가는데 해협이 업히랴고만 한다.
309
젊은 선원이 숫제 하 ─ 모니카를 불고 섰다.
310
바다의 森林삼림에서 태풍이나 만나야 감상할 수 있다는 듯이
311
암만 가려 드딘대도 해협은 자꼬 꺼져들어간다.
312
수평선이 없어진 날 단말마의 신혼여행이여!
313
오직 한낱 의무를 찾어내어 그의 선실로 옮기다.
314
기도도 허락되지 않는 연옥에서 尋訪심방하랴고
318
하늘이 죄여 들어 나의 심장을 짜노라고
320
올빼미 같은 눈을 하고 체모에 기고 있다.
326
여덟시간 내 ─ 墾求간구하고 또 울었다.
337
우리들의 汽車기차는 아지랑이 남실거리는 섬나라 봄날 왼하로를 익살스런 마드로스 파이프로 피우며 간 단 다.
338
우리들의 汽車기차는 느으릿 느으릿 유월소 걸어가듯 걸어 간 단 다.
339
우리들의 汽車기차는 노오란 배추꽃 비탈밭 새로
341
나는 언제든지 슬프기는 슬프나마 마음만은 가벼워
342
나는 車窓차창에 기댄 대로 희파람이나 날리쟈.
343
먼데 산이 軍馬군마처럼 뛰여오고 가까운데 수풀이 바람처럼 불려 가고
344
유리판을 펼친듯, 瀨戶內海뢰호내해 퍼언한 물 물. 물. 물.
345
손까락을 담그면 葡萄포도빛이 들으렸다.
346
입술에 적시면 炭酸水탄산수처럼 끓으렸다.
347
복스런 돛폭에 바람을 안고 웃배가 팽이 처럼 밀려가 다 간,
349
나는 車窓차창에 기댄대로 옥토끼처럼 고마운 잠이나 들쟈.
350
靑청만틀 깃자락에 마담.R의 고달픈 뺨이 붉으레 피였다. 고은 石炭석탄불처럼 이글거린다.
351
당치도 않은 어린아이 잠재기 노래를 부르심은 무슨 뜻이뇨?
355
나는 아들이 아닌것을, 옷수염 자리 잡혀가는, 어린 아들이 버얼서 아닌것을.
356
나는 유리쪽에 가깝한 입김을 비추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름이나 그시며 가 쟈.
357
나는 늬긋 늬긋한 가슴을 蜜柑밀감쪽으로나 씻어나리쟈.
358
대수풀 울타리마다 妖艶요염한 官能관능과 같은 紅椿홍춘이 피맺혀 있다.
359
마당마다 솜병아리 털이 폭신 폭신 하고,
360
집웅마다 연기도 아니뵈는 해ㅅ볕이 타고 있다.
361
오오, 개인 날세야, 사랑과 같은 어질머리야, 어질머리야.
362
靑청만틀 깃자락에 마담 R의 가여운 입술이 여태껏 떨고 있다.
363
누나다운 입술을 오늘이야 싫것 절하며 갑노라.
365
오오, 나는 차보다 더 날러 가랴지는 아니하랸다.
367
이제 마악 돌아 나가는 곳은 時計시계집 모통이, 낮에는 처마 끝에 달어맨 종달새란 놈이 都會도회바람에 나이를 먹어 조금 연기 끼인듯한 소리로 사람 흘러나려가는 쪽으로 그저 지줄 지줄거립데다.
368
그 고달픈 듯이 깜박 깜박 졸고 있는 모양이 ─ ─ 가여운 잠의 한점이랄지요 ─ ─ 부칠데 없는 내맘에 떠오릅니다. 쓰다듬어 주고 싶은, 쓰다듬을 받고 싶은 마음이올시다. 가엾은 내그림자는 검은 喪服상복처럼 지향없이 흘러나려 갑니다. 촉촉이 젖은 리본 떨어진 浪漫風낭만풍의 帽子모자밑에는 金금붕어의 奔流분류와 같은 밤경치가 흘러 나려갑니다. 길옆에 늘어슨 어린 銀杏은행나무들은 異國斥候兵이국척후병의 걸음제로 조용조용히 흘러 나려갑니다.
371
이따금 지나가는 늦인 電車전차가 끼이익 돌아나가는 소리에 내 조고만 魂혼이 놀란듯이 파다거리나이다. 가고 싶어 따듯한 화로갛를 찾어가고싶어. 좋아하는 코 ─ 란經경을 읽으면서 南京남경콩이나 까먹고 싶어, 그러나 나는 찾어 돌아갈데가 있을나구요?
372
네거리 모통이에 씩 씩 뽑아 올라간 붉은 벽돌집 塔탑에서는 거만스런 Ⅻ時시가 避雷針피뢰침에게 위엄있는 손까락을 치여 들었소. 이제야 내 목아지가 쭐 삣 떨어질듯도 하구료. 솔닢새 같은 모양새를 하고 걸어가는 나를 높다란데서 굽어 보는것은 아주 재미 있을게지요 마음 놓고 술 술 소변이라도 볼까요. 헐멭 쓴 夜警巡査야경순사가 일림처럼 쫓아오겠지요!
373
네거리 모통이 붉은 담벼락이 흠씩 젖었오. 슬픈 都會도회의 뺨이 젖었소. 마음은 열없이 사랑의 落書낙서를 하고있소. 홀로 글성 글성 눈물짓고 있는것은 가엾은 소 ─ 니야의 신세를 비추는 빩안 電燈전등의 눈알이외다. 우리들의 그전날 밤은 이다지도 슬픈지요. 이다지도 외로운지요. 그러면 여기서 두손을 가슴에 념이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릿가?
374
길이 아조 질어 터져서 뱀눈알 같은 것이 반쟉 반쟉 어리고 있오. 구두가 어찌나 크던동 거러가면서 졸님이 오십니다. 진흙에 챡 붙어 버릴듯 하오. 철없이 그리워 동그스레한 당신의 어깨가 그리워. 거기에 내머리를 대이면 언제든지 머언 따듯한 바다 울음이 들려 오더니…………
375
……아아, 아모리 기다려도 못 오실니를……
376
기다려도 못 오실 니 때문에 졸리운 마음은 幌馬車황마차를 부르노니, 희파람처럼 불려오는 幌馬車황마차를 부르노니, 銀은으로 만들은 슬픔을 실은 鴛鴦원앙새 털 깔은 幌馬車황마차, 꼬옥 당신처럼 참한 幌馬車황마차, 찰 찰찰 幌馬車황마차를 기다리노니.
394
외로운 축불이, 물새의 보금자리가 흐르고...
396
나는 이밤, 「적막한홍수」를 누워 건늬다.
426
연연턴 綠陰녹음, 水墨色수묵색으로 짙은데
429
梧桐오동나무 꽃이야 못견디게 香향그럽다.
443
아래서 볼 때 오리온 성좌와 키가 나란하오.
476
아닌 밤중 무서운 꿈에 소스라쳐 깨옵니다.
478
청대나무 뿌리를 우여어차! 잡어 뽑다가 궁등이를 찌였네.
479
짠 조수물에 흠뻑 불리워 휙 휙 내둘으니 보라ㅅ빛으로 피여오른 하늘이 만만하게 비여진다.
482
오동나무 그늘에서 그리운 양 졸리운 양한 내 형제 말님을 잦어 갔지.
484
말님 눈동자에 엇저녁 초사흘달이 하릿하게 돌아간다.
487
푸른 물 들뜻한 어덕에 해ㅅ살이 자개처럼 반쟈거린다.
488
「형제여, 날세가 이리 휘양창 개인날은 사랑이 부질없오라.」
490
「형제여, 내가 부끄러운데를 싸매였으니
494
「오호! 호! 호! 호! 호! 호! 호!」
495
말님의 앞발이 뒤ㅅ발이오 뒤ㅅ발이 앞발이라.
501
어깨우로 넘어닷는 마파람이 휘파람을 불고
503
「형제여, 오오, 이 꼬리 긴 英雄영웅이야!」
504
날세가 이리 휘양창 개인날은 곱슬머리가 자랑스럽소라!」
509
六月육월하늘이 동그라하다, 앞에는 퍼언한 벌,
511
아아, 우통 벗기 좋다, 희파람 불기 좋다, 채칙이 돈다, 돈다, 돈다, 돈다.
524
슬픈 놋방울소리 마춰 내 한마디 할라니.
525
해는 하늘 한복판, 금빛 해바라기가 돌아가고,
529
가자, 가자니, 古代고대와 같은 나그네ㅅ길 떠나가자.
533
오, 오, 오, 오, 오, 소리치며 달려 가니
534
오, 오, 오, 오, 오, 연달어서 몰아 온다.
539
철석, 처얼석, 철석, 처얼석, 철석,
540
제비 날어들듯 물결 새이새이로 춤을 추어.
556
후주근한 물결소리 등에 지고 홀로 돌아가노니
557
어제선지 그누구 쓰러져 울음 우는듯한 기척,
558
돌아서서 보니 먼 등대가 반짝 반짝 깜박이고
559
갈매기떼 끼루룩 비를 부르며 날어간다.
560
울음 우는 이는 등대도 아니고 갈매기도 아니고
561
어덴지 홀로 떨어진 이름 모를 서러움이 하나.
581
돌아다 보아야 언덕 하나 없다, 솔나무 하나 떠는 풀잎 하나 없다.
582
해는 하늘 한 복판에 白金백금도가니처럼 끓고, 똥그란 바다는 이제 팽이처럼 돌아간다.
583
갈메기야, 갈메기야, 늬는 고양이 소리를 하는구나.
584
고양이가 이런데 살리야 있나, 늬는 어데서 났니? 목이야 히기도 히다, 나래도 히다, 발톱이 깨끗하다, 뛰는 고기를 문다.
585
힌물결이 치여들때 푸른 물구비가 나려 앉을때,
586
갈메기야, 갈메기야 아는듯 모르는듯 늬는 생겨났지,
587
내사 검은 밤ㅅ비가 섬돌우에 울때 호롱ㅅ불앞에 났다더라.
588
내사 어머니도 있다, 아버지도 있다, 그이들은 머리가 히시다.
589
나는 허리가 가는 청년이라, 내홀로 사모한이도 있다, 대추나무 꽃 피는 동네다 두고 왔단다.
590
갈메기야, 갈메기야, 늬는 목으로 물결을 감는다, 발톱으로 민다.
591
물속을 든다, 솟는다, 떠돈다, 모로 날은다.
592
늬는 쌀을 아니 먹어도 사나? 내손이사 짓부푸러젔다.
593
水平線수평선우에 구름이 이상하다, 돛폭에 바람이 이상하다.
594
팔뚝을 끼고 눈을 감었다, 바다의 외로움이 검은 넥타이 처럼 맍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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