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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개치마를 두른 여인은 담뱃대를 물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기생인 것 같다. 쓰개치마는 원래 양반집 여인들만 쓰도록 했지만 이 때쯤에는 별로 이런 법에 얽매이지 않았다. 지붕이 있는 가마는 아무나 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양반집 여인들만 탈 수 있었다. 지붕이 없는 탈 것을 가마바탕이라고 하는데 기생이나 첩이 타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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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를 멘 두 사람은 어깨에 가마 무게를 지탱하는 줄을 메고 있고 손으로 가마의 자루를 잡고 있다. 이것이 가마를 메는 방법이란다. 뒤에 있는 댕기머리 총각은 단풍잎을 꽂았고, 앞의 가마꾼은 벙거지를 쓴 것으로 보아 결혼한 사람인 것 같다. 벙거지를 쓴 사람은 결혼을 해서인지 아니면 기생을 태우고 다니면서 자신이 따라갈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해서인지 또 다른 멋쟁이에 대한 관심을 접은지 이미 오래된 것 같다.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걸음을 옮기고 있다. 뒤의 댕기머리 젊은이는 아직은 또래의 멋쟁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듯하다. 하지만 그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과 다른 자신의 처지를 깨달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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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상관없이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기생은 이성으로서의 호기심이 아닌 또 다른 멋쟁이에 대해 '어? 내가 서울장안의 멋쟁이들은 꽤나 많이 알고 있는데, 이 사람은 처음보는데!' 하는 단순한 호기심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중치막 입은 멋쟁이 젊은이는 길을 가다 기생의 눈길을 느꼈는지 마주보고 있다. 젊은이는 가던 길을 멈춘 듯 발걸음이 멈칫하면서 약간 옆으로 비켜섰다. 바람이 부는지 갓을 잡은 손과 휘날리는 갓끈에 젊은이의 모습이 더욱 멋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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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혜원 신윤복]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연애와 기방'|작성자 허접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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