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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五月) 가두풍경(街頭風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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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5월
채만식
1
五月[오월] 街頭風景[가두풍경]
 
 
2
꽃이 어우러져 피는 봄 ─ 사월이 난숙한 삼십의 여인이라면 오월은 처음으로 봄을 안 십육 세의 처녀다.
 
3
따분한 꽃안개가 개고 하늘이 파래말갛다.
 
4
곱다란 색시가 하나 둘 셋 나란히 걸어간다.
 
5
그중에 하나는 느직느직 땋아내린 머리채가 발꿈치를 만질 듯하다. 그 처녀의 심장 같은 새빨간 자주 댕기가 곱게 미끄러져내린 방등이 위에서 춤을 춘다.
 
6
다리가 여섯 개 ─ 모두 오동보동 살이 쪘다. 걸음매가 그들의 얇은 옷고름에서 하늑거리는 오월의 미풍같이 가볍다.
 
7
재재거리는 말소리는 지금 내려쪼이는 오월의 태양같이 명랑하다.
 
8
오월! 그리고 명랑한 처녀.
 
9
먼지 덮인 가로수 가지에서도 잠이 깬 듯 가여운 떡잎이 피어오른다.
 
10
벌써 노티가 나는 수양버들을 보고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어 보인다. 처녀들의 볼에 괜히 홍조가 떠오른다.
 
11
“호호호호.”
 
12
괜히 이렇게 웃는다. 심장이 간지러운 모양이지.
 
13
자동차가 뿡 먼지를 피우고 달아난다.
 
14
이놈! 조심해라. 행여 저 처녀들을 다쳐줄라!
 
15
활활 차창을 열어젖힌 전차가 사람을 교외로 유인한다.
 
16
하얗게 위아래를 차린 염집 여인이 새하얀 파라솔을 들고 나섰다.
 
17
데파트에 들어오는 손님 90%는 물건 아니 산 손님이다.
 
18
회색 세루로 ‘요츠소로히(四[사]つ揃전]ひ)’ 를 해 입은 금년 전문학교 졸업생이 티룸에서 나오다가 처녀패를 보고 추파를 보낸다.
 
19
아직 취직을 못한 모양이지.
 
20
외투만 벗고 나온 룸펜이 양복점 쇼윈도 앞에서 한숨을 짓는다.
 
21
네거리에서 정말(丁抹)체조를 하는 교통순사는 구중중도 하지. 오월의 태양이 이맛살을 찌푸리는걸. 이 달 그믐까지는 내 저렇게 시커머렷다.
 
 
22
<新女性[신여성] 1933년 5월호>
【원문】오월(五月) 가두풍경(街頭風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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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월 가두풍경 [제목]
 
  채만식(蔡萬植) [저자]
 
  1933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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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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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