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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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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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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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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에 농군 형제가 사는데, 형은 게으름장이가 되어 밤낮 자빠져서 잠이나 자고, 아우는 새벽부터 늦게까지 들과 산으로 다니면서 일을 부지런히 하였다. 하루는 아우가 산에 가서 나무를 잔뜩 해서 지고 집으로 내려오려 할 참에, 바람이 우수수 불더니 개암나무에서 개암 열매가 하나 떨어지거늘 「옳지, 아버지께 가져다가 드려야겠군」 하고, 또 하나가 떨어지매 「이것은 어머니」, 또 하나는 「언니」, 그 다음은 「누님」, 「우리 내외, 또 자식들」 하고 주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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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는 동안에 날이 꼬빡 저문 것을 보고, 바삐 돌아온다고 하였지마는, 길이 원채 멀어서 마침내 집까지 대지를 못하고, 오는 길 옆에 커다란 빈집이 있으매 아무거나 밤을 드새리라 하고 대청에 가서 누워 있더니, 밤중쯤 해서 뜰 앞이 수선하므로 내려다본즉, 말로 듣던 도깨비 떼가 몰려오거늘, 겁결에 얼른 들보 위로 올라가서, 입에 개암을 물어 숨을 죽이고 동정을 살핀즉, 도깨비들이 대청으로 올라와서 座次[좌차]를 정하더니만, 한 놈이 방망이 하나를 손에 들고 마루청을 딱딱 두드리면서 酒案床[주안상]아 나오너라 하매, 금세 좋은 술과 갖은 안주가 나와서, 이것들을 벌여 놓고 권커니 자커니 실컷 먹어 大醉[대취]가 되고, 말하자면 餘興[여흥]으로 장난이 벌어지는 모양인데, 한 놈이 방망이를 들고 마루청을 치면서 「은 나거라 뚝딱」 은이 수북이 나오고, 또 한 놈은 「금 나거라 뚝딱」하매 금이 수북이 나오고, 번갈이로 어느 놈은 보화, 어느 놈은 곡식을 뚝딱 뚝딱 불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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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군이 들보 위에서 내려다보다가 하도 신기하여, 정신을 잃고 문득 입에 물었던 개암을 딱 하고 깨니, 도깨비들이 천만 의외에 천장에서 큰 소리가 나매, 들보나 부러지는 줄 알고 혼들이 나서 그만 달아 나거늘, 얼마 지정거려서 들보로서 내려와서 그 방망이와 银金寶貨[은금보화]를 다 주워 가지고 날이 새기 무섭게 집으로 와서, 이 방망이를 딱딱 놀려서 금시에 조선 갑부가 되었다. 게으름장이 형이 이것을 보고, 그 산중으로 들어가서 그 개암나무 밑에 가서 있은즉, 개암 하나가 뚝 떨어지거늘, 「옳지, 나 먹고」하고, 또 하나 떨어지는 것은 「요건 마누라 주고」하고, 그 다음 「자식」「어머니」「아버지」를 거꾸로 치고서, 그 집을 찾아가 들보 위에 올라가서 밤되기를 기다렸다. 밤이 이슥하여 과연 도깨비 떼가 몰려와서는, 대청에서 무엇인지를 기다리는 눈치로 수군수군하고 있거늘, 다짜고짜로 개암 하나를 딱 깨무니, 「옳다, 우리 銀金[은금] 방망이 훔쳐가던 놈이 또 저기와서 흉계를 부리니, 저놈을 잡아 내리자」 하고는 한 놈이 올라와서 이 형을 끌어내려서 뭇놈이 달려들어 찢고 발기고 차고 때리는 통에, 몸이 홀쪽하게 늘어나서 구렁이 같고, 입은 뾰족해져서 매부리같고, 눈은 툭 불거져서 토끼와 같아진 것을 보고, 「그만하면 징계가 되겠지」하고 놓아주었다. 이 꼴을 하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오매, 洞內[동내] 이웃은 무론이요, 집안 식구들까지 웃고 조롱하지 아니하면 무서워 피해 가서 그만 분통이 터져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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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이야기에는 그것이 방망이가 되어 있읍니다.
【원문】도깨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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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9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