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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잡곡은 총 49수로, 김득연이 지수정가를 짓고 난 다음 남은 여러 가지 생각과 느낌을 시조 형식에 담아 읊은 작품이다. 주요 내용은 세속을 떠난 물외한인으로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삶, 시가와 문장에 대한 생각, 인생의 덧없음과 몸이 늙었음을 탄식한 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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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 몸이 연못 만듦은 그걸 보려 함이러라.
7
연못에 물 흐르니 노는 고기 많이 있구나.
11
솔 아래 길을 내고 연못 위에 대 쌓으니
13
이 사이에 한가히 앉아 늙는 줄을 모르리라.
16
솔 아래 두루 걸어 연못 위에 앉아 쉬니
17
묻노라, 이 어떤 할아비인가 나도 몰라 하노라.
19
집 뒤에 고사리 뜯고 문 앞에 샘물 길어
21
조석에 음식 맛 좋음도 내 분수인가 하노라.
26
남들의 뜬구름 같은 부귀 부러울 줄 있으랴.
30
구름 찾아 나물 캐고 물가 따라 고기 낚아
31
이 몸이 한가히 다니니 모든 일이 무심하구나.
34
비단 편 듯 가을 산에 밝은 달이 더욱 좋다.
35
하물며 흰 구름 푸른 솔을 일러 무엇 하리오.
40
이 외에 즐거운 일이 또 없을까 하노라.
43
솔 국화와 원숭이 학이 모두 나를 반기누나.
44
아희야, 술 가득 부어라 근심 잊고 즐기리라.
48
아희야, 국물을 달여라, 벗을 못 기다리노라.
52
백운아, 동문을 닫지 마라. 올 길 모를가 하노라.
54
머리 허연 늙은 할아비 솔 아래 누웠더니
56
적막해 말할 이 없으니 웃고 주워 보노라.
58
무릉도원 있다 해도 옛날 듣고 못 봤더니
59
붉은 노을 가득하니 여기 짐짓 거기로다.
60
이 몸이 또 어떠한가, 무릉인인가 하노라.
64
옛 사람 즐기던 맛을 이내 마음이 알리로다.
67
송월지대에 머리가 센 할아비 앉아 있네.
68
가끔씩 백운을 따라 지치를 캐러 가노라.
70
산밑 샘에 귀 씻으니 인간사를 어찌 듣고
71
강가 솔을 벗 삼으니 세한심사 내 아노라.
72
하물며 늦은 공업은 자연 속에 묻혔노라.
76
어디에 다 두고 두고서 먹을 줄을 모르는가.
79
살고 죽고 춥고 주림을 하늘에게 맡겨두고
83
남의 부귀 오라 한들 저 부귀 내게 오랴.
84
보내지도 청하지도 마라. 내 분수대로 살리라.
86
공명도 잊고 저마다 따를 이도 많고 많은데
87
부귀를 더욱 마다 하는 사람 많고 많다.
88
아마도 이 내 빈천이야 즐거움이 끝이 없노라.
92
아마도 모르는 것이니 모르는 대로 하리라.
97
우리는 오늘 내일 모래 매일매일 놀리라.
104
백발 오는 이치를 어찌 할 수 있으리오.
107
육십년 다 지내고 또 두 해를 지냈더니
108
오늘날 봄을 보니 또 한 해가 오는구나.
109
매일에 한 해 또 한 해 하면 천백 년에 이르리라.
113
우리는 살아 있을 때 매일 이리 노니노라.
115
어릴 때는 자라려 했더니 자라나니 늙기 섧다.
117
아마도 못 젊어질 인생 아니 놀고 어쩌리.
120
하려는 바 있으시면 모두 다 이룩하소서.
122
세상에 다툴 이 없게 법을 따라 이루소서.
126
천하에 함께 지니고서 모두 모두 놀아보세.
128
세상에서 민망한 게 시 짓기 어려움이라.
130
허다한 좋은 글귀를 떠오르게 해 주소서.
133
시경 삼백과 이백 두보와 제자백가의 글을
135
저래도 부족하지 않으니 이제 어찌 넉넉히 하리.
137
또 다시 생각하니 내 가난은 불 가난이로다.
139
아무리 부족해도 시야 거짓말로 하겠는가.
141
다만 한 간 초가인데 세간이 많고 많다.
142
나하고 책하고 벼루 붓은 무슨 일인가.
143
이 초옥 이 세간으로 아니 즐겨 어찌 하리.
145
매화는 동지에 피고 국화는 섣달에 핀다.
146
이 어떤 천지조화 그리 갖추어 생겼는고.
147
선옹 늙었는가 하여 매일 바라봄이로다.
149
내 벌써 늙었는가, 늙은 줄을 내 몰라라.
151
어기야 젊은 벗들은 나와 놀자 하는구나.
153
내 모습을 내 못 보니 그토록 벌써 늙었느냐
154
엊그제 소년이어든 그리 쉽게 늙을 손가.
155
아무리 늙었다 하여도 나는 몰라 하노라.
159
너희도 나같이 되면 또 웃는 이 있으리라.
167
매일에 히히 히히하니 하는 일마다 히히로다.
169
어리석고 또 어리석어 하는 일이 다 어리석다.
171
아마도 어리석으니 어리석은 대로 하리라.
173
내가 졸렬하니 졸렬한 중 더 졸렬하다.
174
생애도 졸렬하고 학업도 졸렬해라. 두어라
175
두어라 본성이 졸렬하니 모두 다 졸렬하네.
177
애고 늙어 서러우니 늙지 말고 살았으면
178
세월이 빨리 지나 아무러케나 늙었도다.
182
진실로 오래 살면 늙을수록 더 놀리라. 둬라
183
두어라 즐거워 시름 잊고 늙을 줄을 모르리라.
185
책 만권을 대하여 먼 옛 벗을 생각하니
186
세상 사이 가던 길이 가슴에 오는구나.
187
진실로 옛 벗과 옛 길 알면 아니 가고 어찌하리.
190
늙어도 살았을 제 벗과 놂이 그 옳으리.
191
우리는 그런 줄 알아 벗과 매일 놀리라.
194
모두 와서 함께 노니 그 아니 즐거우랴.
195
하물며 풍월이 무진장하니 그와 놀자 하노라.
198
이 산정자도 늙었으니 오늘날 더 즐겁다.
199
비록에 숲 깊고 길 어두워도 자주자주 오시오.
201
늙은이 늙은이를 만나니 반갑고 즐겁구나.
203
즐기리라 진실로 늙은 줄 모르니 매일 만나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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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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