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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여관집 마당으로 도야지 새끼가 조막만씩한 놈이 두 마리, 꼴꼴 돌아다니는 것을 조(曺)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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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소리를 듣고, 그럴 성해서 웃었더니, 밤에 마침 조가 설도한 애저찜의 대접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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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젖이 떨어졌을까말까 한 도야지 새끼를, 속만 그러내고 통으로 푹신 고아, 육개장 하듯이 피어서 국물에 먹는데,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도 입을 대기는 비로소 처음이고, 처음이라 그런지 좀 애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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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연계(軟鷄)찜을 먹는 일을 생각하면 도야지 새끼를 통으로 삶아 먹는다고 별반 애색할 것은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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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리가 일상 흔연히 감식(甘食)을 하는 계란이며 우유며 어란(魚卵)이며 하는 것도 다 따지고 보면 천하 잔인스런 짓이요, 하필 애저찜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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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기 원숭이를 꽁꽁 묶어 불 달군 가마솥 위에 달아 매놓고는 줄을느꿔 발바닥을 지지고 지지고 한다치면 요놈이 약이 있는 대로 죄다 머리로 오른다든지? 할 때에 청룡도(靑龍刀)로 목을 뎅겅 잘라 가지고는 골을 뽑아 지져 먹는다는 원뇌탕(猿腦湯)이란 것에 비한다면 애저찜쯤은 오히려 부처님의 요리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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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건만 역시 처음이라 그랬던지, 비위에 잘 받지를 않는데, 아 그러자 아침에 여관집 마당으로, 산 채 꼴꼴거리면서 돌아다니는 도야지 새끼가 눈에 밟혀, 하면서 일변 또 간밤에 애기 기생이 한 놈 불려와서는 노래를 한답시고 애를 써쌓는다 시달림을 받는다 하는 게 문득 애저찜이라는 것을 연상케 하던 일이 생각이 나 하는 통에 고만 비위가 역하여 웬만큼 저깔을 놓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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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그러나 일종 별미에 속한다고 할 수가 있고, 그중에도 술안주로는 썩 되었고, 다만 너무 기름진 게 나 같은 체질에는 맞지 않을 성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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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중 최박(崔博) 역시 지방질은 많이 받지않는 모양, 조금 하다가 말았지만, 신변(辛辯)은 근일에야 맛을 들였다면서 고기는 물론 뼈까지 쪼옥쪽 ᄈᆞᆯ아먹고, 그 뱉은 뼈가 앞에 수북한 데에 한바탕 놀림거리가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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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다시 보장하거니와 술안주로는 천하 일품이니, 일찍이 맛보아보지 못한 문단 주호는 모름지기 전남으로 한바탕 애저찜 원정을 가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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