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학가〉는 《존재가첩》의 맨 끝에 실려 있어 34행 68구만 남고, 그 뒤는 낙장이 된 것이므로 전모를 알 수 없다. 그리고 필사본에는 작자를 밝히지 않았으나 위백규가 정조 11년(1787)에 지은 도덕가사이며, 청소년들에게 배움(학문)을 권장하는 뜻을 담은 작품이다. 국한문혼용체로 표기되어 있고, 여러 종류의 이본이 모두 7종이 있다.

1

권학가(勸學歌)

2

무사한유 아이들아 이내 말씀 들어보라

3

불학무식 비금수를 너의 일정 모르구나

4

황천황제 사람 날 제 각수기직 하였거늘

5

무슨 일로 너희들은 유희도일 아무 생각이 없어

6

본연심성 방실하고 자포자기 즐기는가

7

박혁음주 좋아하고 호협기를 자양하여

8

악의악식 싫어하며 이욕여색 탐을 하면

9

금수 되기 불원하고 사람 되기 어려우니

10

효제충신 묻거든 예의염치 어찌 알까

11

문자를 몰랐거든 선대명자 어찌 알까

12

천황씨를 모르거든 통음을 어찌 알까

13

심중이 줏대가 없어 안전에 담아놓다

14

이제 청춘 아이들은 이욕만 전주하고

15

대인의 하는 일을 망녕 되어 시비하며

16

문사의 하는 말을 외면하여 들으면서

17

우자의 하는 일을 영웅이라 이르나니

18

이렇다 무식군은 성문의 죄인이라

19

남자로 태어나서 식적이 되는건가

20

방탕한 너의 마음 일기한유 용렬하다

21

기주침색 좋아하고 유희도일 하거니와

22

인간의 만만사를 역역히 생각하되

23

사람의 하올 일이 문필밖에 또 있는가

24

천지간 만권서를 복중에 가득 담고

25

공맹안증 하신 일을 날마다 법 받아서

26

정주구소 한 후에 자자이 본 받아서

27

작지서지 한 후에 마음을 종사하여

28

월중에 단계화를 한 가지 꺾어 쥐고

29

낙교변 청운상의 반용린 부봉익 하면

30

옥당에 한림이오 태평스러운 세상 할 적에

31

만만한 부귀 인을 요간의 비스듬히 차고

32

속세 도성의 길에 승피마 의경구하여

33

호기 있게 다닐 적에 불학무식 저 인물은

34

도로에 에워 서서 추주승풍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