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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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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2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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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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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 발명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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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박사는 지금으로부터 79년 전(서력 1847년) 3월 3일에 영국 나라의 소속인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라는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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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은 어렸을 때부터 선천적으로 발명의 천재를 가졌기 때문에 그가 소학교를 마치고 겨우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재주가 비상하여 어른들도 생각지 못한 일을 척척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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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이 사는 시골에 조그만 물레방앗간이 하나 있었는데 날이 가물던지 하면 물이 적어서 맷돌이 잘 돌지를 않는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물레방앗간을 맡아 보는 늙은 영감은 물 기운으로도 겨우 돌아가는 그 무거운 맷돌을 손으로 돌리느라고 땀을 뻘뻘 흘리며 애쓰는 것을 벨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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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은 남의 일이나마 이 애처럽고 가여운 정경을 보고는 너무도 불쌍한 생각이 나서 꼭 일 주일 동안 밤에 잠을 안자고 연구 연구를 거듭한 결과 우선 물레방아의 중심이 되어 있는 맷돌을 무척 가볍게 고쳐 만들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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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과연 벨이 생각한 대로 맷돌이 가벼워져서 아무리 물이 적더라도 사람의 힘을 요하지 않고 잘 돌아갈 뿐 아니라 밀이 그 전보다도 더 곱게 잘 갈아졌습니다. 그래서 방앗간 영감님뿐 아니라 동네의 여러 어른들까지 크게 칭찬하면서 나이 어린 벨의 놀라운 천재를 무한히 탄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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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벨이 고등 학교를 마치자 그 아버지는 즉시 그를 그 곳에 있는 에든버러 대학에 입학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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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의 아버지는 일찍이 음성학을 연구한 일이 있었으므로 아버지는 벨을 대학에 입학시키자마자 자기가 전공하던 음성학을 연구케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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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이 나중에 전화를 발명하여 영원히 세계 인류의 은인이 된 것은 전혀 그때에 있어서 음성학을 전문으로 연구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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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이 대학교를 마치던 때, 벨의 형님 두 분이 불행히도 폐병으로 죽었으므로 자손을 몹시 사랑하는 그 아버지는 에든버러에서 살기가 싫증이 나서 집안 식구를 이끌고 바다를 건너 캐나다의 몬트리올이라는 곳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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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은 아버지를 따라서 미국으로 온 후에도 그치지 않고 음성학을 열심히 연구한 까닭에 그 소문이 널리 퍼져서 1869년 스물두 살 먹던 해 미국 나라에서도 유명한 보스턴 대학교의 초빙을 받아 음성학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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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때는 전신의 응용이 한참 왕성하던 때이라 ‘전신’하면 벌써 신속하게 통신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몹시 신기하게 생각하여 전신 이상으로 좀더 빠르고 좀더 편리한 기관은 꿈도 못 꿀 때였습니다. (전신이라고 하는 것은, 전기가 통해 있는 전선으로 전파를 보내서 아무리 먼 곳이라도 통신을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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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벨은 음성학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또 교수까지 하던 때이라 전신을 생각한 때에 문득 이러한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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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통한 전선으로 전파를 전하여 거북하게 부자유하게 통신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 음성(목소리)을 가지고 직접 음파를 보내서 좀더 빠르고 좀 더 편하게 통음을 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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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벨은 그 때 전기에 관하여는 아무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늘 생각은 있어도 실현할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마침 학교의 일로 워싱턴까지 갔던 길에 그 당시 미국의 유명한 전기 기사를 방문하고 자기가 늘 머리 속에 생각하고 있던 전선을 이용해서 직접 소리를 전할 수 있을 만한 계획을 토설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기사는 첫 마디에 벌써 코웃음을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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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 전기에 대한 상식이 조금도 없는 모양이구려……. 적어도 전기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그런 당치도 않는 말은 하지 않을 터인데……. 어림없는 소리는 하지도 말고 어서 가서 전기에 관한 지식을 먼저 좀 연구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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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조롱하는 대답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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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에 대한 지식이 아무리 충분한 전문 기사라도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그 때는 전선에 의해서 음파를 전한다(즉, 지금의 전화)는 것은 전혀 되지 못할 헛생각이라고 픽 웃어 버릴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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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렇게 조롱을 받던 사나이는 전기에 대해서 아주 무식하던 벨의 머리와 손으로서 그렇게 큰 사업이 성공된 것을 생각한다 하면 정성처럼 무서운 것은 다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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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은 그 기사의 조롱하는 말을 듣고 한편으로 실망도 없지 않았으나, 그러나 벨은 그만 일에 낙심을 하고 그대로 물러설 겁쟁이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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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돌아온 벨은 즉시 연구하는 방향을 고치어 전기학 연구에 온 정신과 노력을 바쳤습니다. 그래 그 연구가 차차 깊어 갈수록 이전에 워싱턴 전기 기사에게 듣던 바와는 정반대로 점점 전선으로써 음파를 확실히 보낼 수 있을 것 같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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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벨은 그 때부터 기어코 전화를 발명하리라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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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 대학의 교수라면 미국 천지에서는 물론이요, 전 세계에서도 부러워할 만치 명예 있는 지위였으나 그것을 헌신짝같이 버린 후, 벨은 자기 집 조그만 연구실에서 문을 꼭 닫고 토머스 웟슨이라는 젊은 조수 한 사람과 단 둘이서 큰 포부를 가슴에 품고 괴롭고도 신산(세상살이의 쓰라리고 고된 일)스러운 발명의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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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물론이고 밤에도 잠을 안 자 가면서 벨은 여러 가지로 연구해 보고 고안도 해 보고 설계도 해 보고 그림도 그려 보고 그러다가 되지 않으면 지워 버리기도 하고 또 웟슨은 벨의 설계를 기준해서 기계를 만들고 그래서 두 사람은 잠을 못 자면서 고심 노력을 하였으나 벨의 설계가 틀렸던지 ……, 그렇지 않으면 워싱턴에서 벨을 조롱하던 전기 기사의 말이 맞았던지……, 어쨌든지 두 사람이 일에 착수한 지가 햇수로 두 해라는 긴 세월을 보냈건만 이 때까지 죽기로써 노력하던 것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몸뚱이도 마음도 정신까지 피곤할 대로 피곤해진 두 사람은 아주 절망의 구렁 속에 빠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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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뜨거운 여름 해가 조그만 오막살이 집의 들창을 꿰뚫고 들어와서 여러 가지 약품 냄새! 기계에 쓰는 기름 냄새! 때가 낄 대로 낀 작업복이 흠뻑 젖도록 흘리고 또 흘린 땀 냄새가 구역이 나도록 흠뻑 나는 연구실에서 아직도 두 사람은 쉬지 않고, 기계 제작에 정신을 있는 대로 쏟고 있었습니다. 이마에서 구슬같이 흘러내리는 땀을 씻으려고도 아니하고 망치를 들고 뚝딱 거리는 두 사람은 아주 최후의 노력으로써 제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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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이라고는 빵 두 조각과 커피 한 잔으로 지내고 점심은 먹을 겨를도 없이 기계를 고치기도 하고, 뜯어 맞추기도 해서 지금에야 벨과 웟슨 두 사람은 2년 동안이나 피와 땀을 짜 가면서 고심해 오고 연구해 오던 기계의 마지막 실험을 해 보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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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만들어진 기계를 한 개는 벨의 연구실에 또 한 개는 웟슨이 가지고 뒤꼍으로 돌아가서 뒤 광 속에다 장치해 놓고, 그 둘 사이에는 가는 두 개의 전선으로 연락을 시켰을 때는 벌써 저녁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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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꼍 광 속에다가 기계를 달아놓고 그 옆에서 비 오듯하는 땀을 씻을 생각도 없이 가슴을 태우는 웟슨은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떼어서 귀에 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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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벨은 연구실에서 송화기를 입에 대고 떨리는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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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웟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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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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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라는 긴 세월을 세상 사람들의 조롱만 받아 가면서 괴롭고 쓰고도 참담한 노력만을 다해 온 것이! 그리고 몇십 번 몇백 번이나 실패를 하였던 것을 마지막으로 실험을 하려고 할 때, 두 사람의 가슴은 몹시도 뛰놀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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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지막 실험마저 실패가 된다면 벨은 돈으로나 힘으로나 연구를 더 계속할래야 할 수 없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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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웟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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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부르는 벨의 소리는 뒤꼍 광 속에서 숨을 죽여 가며 수화기를 귀에 대고 있는 웟슨의 귀에 또렷이 들렸습니다. 지옥에서 부르짖는 악마의 사나운 소리와도 같이 천국에서 부르는 신령의 부드러운 소리와도 같이 두 사람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렸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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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의 소리를 들은 웟슨은 즉시 송화기에 입을 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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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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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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웟슨의 소리는 벨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습니다. 미칠 듯이 좋아하는 두 사람의 말 소리는 갈피를 찾을 수 없을만치 어수선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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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감격에 넘치는 전화기를 그 곳에 둔 채 연구실로 달음질해 오고 벨도 어떻게 기쁜지 들고 있던 기계를 내던지고 웟슨이 있는 광 속으로 달음질했습니다. 가고 오고 하는 두 사람은 뜰 앞에서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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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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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웟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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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에 넘치는 기쁨으로 두 사람은 서로 껴안고 아무말도 없이 뜨거운 눈물이 파리할 대로 파리해진 그들의 뺨 위로 흘러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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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인(서력 1875년) 6월 2일의 석양이, 이 위대한 역사적 기념의 하루를 섭섭하게 남기고 서산으로 기울어질 때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의 전화기가 발명된 것입니다. 벨은 그 때에 겨우 스물 여덟 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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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이렇게 해서 완성이 되었지만 그 기계가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 어떠한 편리를 주는 것인가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그는 또다시 분투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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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계가 완성된 뒤에도 벨과 웟슨은 오랫동안 쓰라린 고통 속에서 지냈습니다. 그리하여 세상 사람들도 전화에 대한 편리를 느끼게 되어 서로 서로 다투어 전화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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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벨은 즉시 전화 기계 제조 회사를 설립하고 여러 해 동안 활동한 결과로, 연구하기 위해서 쓴 돈의 몇만 배나 더 많은 돈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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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원체 천성이 순후하고 인정이 많은 벨은 그 많은 돈을 여러 해 동안 피와 땀을 짜 낸 눈물의 결정을 조금도 아깝게 생각지 않고 여러 가지 공익 사업을 위하여 써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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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해서 세계 몇천만 인류에게 끼쳐 준 그 편리는 이루 말할 수 없거니와 그렇게 꾸준한 열성으로써 명예와 지위까지 헌신짝같이 버리고 발명에 힘쓴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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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으로 세계 각국 대학교에서는 벨에게 명예스러운 학위와 상금을 많이 진정하였고 특히 불란서 정부에서는 불란서 최고의 명예 훈장을 진정하여 이 인류의 대은인인 벨 선생에게 감사한 뜻을 표하였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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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따르릉! 여보!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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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전화를 할 때나 받을 때는 반드시 무척 편리한 그 기계 속에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박사의 이렇듯 참담하고도 눈물겨운 고심담이 숨겨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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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4권 2호, 1926년 2월호, 삼산인〉
【원문】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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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