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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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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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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계 무산민중…… 더욱 우리 동방 각 식민지 무산민중의 혈·피(皮)·육을 빨고, 짜고, 씹고, 물고, 깨물어 먹어온 자본주의 강도 제국의 야수군(野獸群)들은 지금 그 창자가 꿰여지려 한다. 배가 터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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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들(彼等)이 그 최후의 발악으로 우리 무산민중 ⎯ 더욱 동방 각 식민지 무산민중을 대가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박박 찢으며, 아삭아삭 깨물어, 우리 민중은 사멸보다도 더 음참한 불생존(不生存)의 생존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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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계무산민중의 생존 ⎯ 더욱 동방무산민중의 생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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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가 다수에게 지는 것이 원칙이라 하면, 왜 최대 다수의 민중이 최소수인 야수적 강도들에게 피를 빨리고 고기를 찢기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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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민중의 피와 고기가 아니면 굶어 뒈질 강도들을 박멸하지 못하고 도리어 그놈들에게 박멸을 당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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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군대 까닭일까? 경찰 까닭일까? 군함·비행기·대포·장총·장갑차·독가스 등 흉참한 무기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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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이는 그 결과요, 원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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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역사적으로 발달 성장하여 온 누천 년(累千年)이나 묵은 괴(怪)동물들이다. 이 괴동물들이 맨처음에 교활하게 자유·평등의 사회에서 사는 우리 민중을 속이어 지배자의 지위를 얻어 가지고, 그 약탈행위를 조직적으로 백주(白晝)에 행하려는 소위 정치를 만들며, 약탈의 소득을 분배하려는 곧 ‘인육분장소’인 소위 정부를 두며, 그리고 영원 무궁히 그 지위를 누리려 하여 반항하려는 민중을 제재하는 소위 법률·형법 등 부어터진 조문(條文)을 제정하며, 민중의 노예적 복종을 시키려는 소위 명분·논리 등 민동이 같은 도덕률을 조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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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역사에 전하여 온 제왕·성현이, 강도나 야수를 옹호한 강도 야수의 주구들이다. 민중이 왕왕 그 약탈에 견딜 수 없이 반항적 혁명을 행한 때도 많았지만, 마침내 몇(幾個) 교활한(狡猾漢)에게 속아 다시 그 강도적 지배자의 지위를 허여(許與)하여 ‘이폭역폭’의 현상으로서 역사를 조반(繰返)하고 말았었다. 이것이 곧 다수의 민중으로 소수의 야수들의 유린을 당하여 온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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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 야수들이 중세기 이래 자유도시에서 발달하여 오는 과학과 공업적 기계 ⎯ 증기기계 ⎯ 전기기계 등을 절취하여 나날이 정치적·경제적·상공업적·군용적 모든 시설을 확대하며 증가하여 방연한 대지구가 우리 무산민중의 두뇌신골(頭腦身骨)을 가루가 되도록 갈고 있는 일개의 맷돌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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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들은 우리 민중의 참상에는 눈이 멀었다. 우리 민중의 비명과 애호(哀呼)에는 귀가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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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다만 우리 민중의 고기를 먹는 입만 딱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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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잔학(殘虐)·음참(陰慘)·부도한 야수적 강도! 강도적 야수! 이 야수의 유린 밑에서 고통과 비참을 받아 오는 우리 민중도 참다 못하여 견디다 못하여, 이에 저 야수들을 퇴치하려는, 박멸하려는, 재래의 정치며, 법률이며, 도덕이며, 윤리며, 기타 일체 문구를 부인하자는 군대며, 경찰이며, 황실이며, 정부며, 은행이며, 사회며, 기타 모든 세력을 파괴하자는 분노적 절규 ‘혁명’이라는 소리가 대지상 일반의 이막(耳膜)을 울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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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울림이 강조됨을 따라 저들 야수들의 신경도 비상히 앙분하여 극도 전율적 안광으로 우리 민중의 태도를 심시(審視)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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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군인의 총과 경찰의 칼로 혁명적 민중을 위압하는 동시에 신문·서점·학교 등을 설시(設始) 혹 매수 혹 검정(檢定)하여, 저들의 주구인 기자·학자·문인·교수 등을 시키어 그 야수적 약탈·강도적 착취를 공인하며 변호하며, 예찬하며, 민중적 혁명을 소멸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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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수세계, 강도사회에 ‘정의니’, ‘진리니’가 다 무슨 방귀이며, ‘문명이니’, ‘문화니’가 무슨 똥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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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중은 알았다. 깨달았다. 저들 야수들이 아무리 악을 쓴들, 아무리 요망을 피운 들, 이미 모든 것을 부인한,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대계를 울리는 혁명의 북소리가 어찌 거연(遽然)히 까닭없이 멎을쏘냐. 벌써 구석구석 부분부분이, 우리 민중과 저들 야수가 진형(陣形)을 대치하여 포화를 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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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 되었다. 우리의 대다수 민중들이 저들 소수의 야수들과 선전(宣戰)하면 선전하는 날이(인멸됨 ⎯ 편집자) 무산민중의 생존! 이것을 어디 가 찾으랴. 알 것이다. 우리의 생존은, 우리의 생존을 빼앗는 우리의 적을 없이하는 데서 찾을 것이다. 일체의 정치는 곧 우리의 생존을 빼앗는 우리의 적이니, 제일보에 일체의 정치를 부인하는 것, 소극적 부인만으로는 곧 ‘동탁(蕫卓)을 곡사(哭死)’하려는 날이……(탈락 ⎯ 편집자) 저들의 세력은 우리 대다수 민중의 용허에 의하여 존재하는 것인즉, 우리 대다수 민중이 부인하며 파괴하는 날이 곧 저들이 그 존재를 잃는 날이며, 저들의 존재를 잃는 날이 곧 우리 민중이 열망하는 자유 평등의 생존을 얻어 무산계급의 진정한 해방을 이루는 날이다. 곧 개선의 날이니, 우리 민중의 생존할 길이 여기 이 혁명에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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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무산민중의 최후 승리는 확정필연(確定必然)한 사실이지만, 다만 동방 각 ‘식민지’·‘반식민지’의 무산 민중은 자래(自來)로 석가·공자 등이 제창한 곰팡내 나는 도덕의 ‘독’안에 빠지며, 제왕(帝王)·추장(酋長) 등이 건설한 비린내 나는 정치의 ‘그물’ 속에 걸리어 수천 년 헤매다가, 일조(一朝)에 영·법·일본 등 자본제국 야수(인멸됨 ⎯ 편집자) 매년 증가하느냐? 저들의 경제적 착취와 정치적 압박이 전속력으로 전진하여 우리 민중을 맷돌의 한 돌림에 다 갈아 죽이려는 판인즉, 우리 동방민중의 혁명이 만일 급속도로 진행되지 않으면 동방민중은 그 존재를 잃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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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존재한다면 이는 분묘(墳墓)의 속……(탈락 ⎯ 편집자) 온 것이니 우리가 철저히 이를 부인하고 파괴하는 날이 곧 저들이 그 존재를 잃는 날이다.
【원문】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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