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王姓姚名黃 (왕성요명황) : 화왕의 성은 요 이름은 황이니
4
系出洛陽 (계출락양) : 그의 기계는 낙양에서 갈려 나왔다
5
豐肌秀色 (풍기수색) : 그는 살이 풍부하고 얼굴이 빼어났으며
6
光華灼爍 (광화작삭) : 빛이 화려하고 밝았으니
7
眞富貴相也 (진부귀상야) : 정말 부귀를 누릴 상이다
8
衆咸愛戴之 (중함애대지) : 여러 사람들이 모두 그를 사랑하여 추대해서
11
卽位于上林苑甘泉宮 (즉위우상림원감천궁) : 상림원 감천궁에서 왕위에 나아가
12
建元甘露 (건원감로) : 연호를 <감로>라 하고
13
色尙靑 (색상청) : 빛깔은 푸른색을 높이게 했다
14
以寅月爲歲首 (이인월위세수) : 인월로써 한해의 머리를 삼았으니
15
行夏之時也 (행하지시야) : 이는 하의 옛 제도를 따른 것이요
16
土階不過三等 (토계불과삼등) : 그의 집 제단은 섬돌이 세 계단에 지나지 않았다
17
紹堯之儉也 (소요지검야) : 이는 요의 검소함을 계승함이었고
18
顔如渥丹 (안여악단) : 그의 얼굴은 빛나게 붉었으니
19
其君也哉 (기군야재) : 그야말로 임금의 자격을 갖추었다
21
遣靑鳥氏 (견청조씨) : 청조씨를 보내어
22
迎魏紫爲后 (영위자위후) : 위자를 맞이하여 왕후를 삼았더니
23
六宮誦桃夭詩以美之 (륙궁송도요시이미지) : 모든 후궁들이 도요의 시를 외워서 찬송했다
24
王若曰 (왕약왈) : 화왕은 다음과 같이 말씀을 내렸다
25
嗚呼我聞曰 (오호아문왈) : “아아, 내 일찍이 들었으니
26
昔三后之純粹 (석삼후지순수) : ‘옛날 삼후의 순수함이여
27
固衆芳之所在 (고중방지소재) : 진실로 모든 꽃다움을 지녔구나.’하였으니
28
至治馨香 (지치형향) : 대저 신성한 정치의 향내는
29
感于神明 (감우신명) : 신명을 감동시키는 법이야
30
今予受命于天 (금여수명우천) : 이제 내 하늘의 명을 받아서
31
恭默不言 (공묵불언) : 묵묵히 말이 없이
32
惟永終是圖 (유영종시도) : 다만 이 정치를 끝까지 잘할 것을 꾀노니
33
疇若上下 (주약상하) : 상하 모든 초목들 중에 누구를 보필로 뽑아야 할까.”
34
草木僉曰芍藥名最古 (초목첨왈작약명최고) : 그제야 모든 신하들은 “작약의 이름이 가장 오래 나 있답니다.”고 했다
35
王乃旁求于天下 (왕내방구우천하) : 화왕은 그를 온 국내에서 찾았다
36
藥處廣陵之野 (약처광릉지야) : 약이 마침 광릉 앞 들판에 살고 있으므로
37
爰立作相 (원립작상) : 맞이하여 정승을 삼아서
38
王置諸其左右 (왕치제기좌우) : 화왕은 그를 좌우에 두고
39
命之曰 (명지왈) : 다음과 같이 명령을 내렸다
40
爾惟近侍 (이유근시) : “넌 오직 나에게 가까이 있으면서
41
朝夕滋養予 (조석자양여) : 조석으로 나를 보양해다오
42
若藥不瞑眩 (약약불명현) : 만일 <약>이라 치고 각별한 효력이 없다면
43
厥疾不瘳 (궐질불추) : 그 병이 낫지 않을 것이다.”
44
藥進于王曰 (약진우왕왈) : 악은 그제야 화왕에게
45
德不孤 (덕불고) : “덕이란 외롭지 않아
46
必有隣 (필유린) : 반드시 이웃이 있을 것입니다
47
易曰 (역왈) : 그러므로 역경에 이르기를
48
拔茅茹以其彙征吉 (발모여이기휘정길) : ‘띠 뿌리를 뽑았을 때처럼 서로 얽혀져 있다면 아름다울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49
西湖有處士 (서호유처사) : 그리하여 저 서호에는 처사가 숨어 있고
50
淇隩有君子 (기오유군자) : 기수 가에는 군자가 살고
51
江城有隱逸不仕者 (강성유은일불사자) : 강 언덕에는 숨어서 벼슬을 하지 않는 자가 있으니
52
曰梅曰竹曰菊 (왈매왈죽왈국) : 그들의 이름은<매화>와 <대>와 <국화>라고 합니다
54
皆有淸修苦節 (개유청수고절) : 모두 깨끗하고 맑은 절개가 있으니
55
眞天下之第一流也 (진천하지제일류야) : 정말 천하제일입니다
56
可召而致 (가소이치) : 그들을 곧 불러서 쓰십시오.”고 했다
57
王乃嫣然笑 (왕내언연소) : 화왕은 그제야 빙그레 웃고
58
使人以幣聘之 (사인이폐빙지) : 사자로 하여금 예폐를 갖추어서 그들을 초빙했다
60
梅與竹至 (매여죽지) : 매화와 대만이 왔다
61
拜梅爲蜀郡太守 (배매위촉군태수) : 매화를 촉군태수를 삼고
62
竹爲通平侯 (죽위통평후) : 대를 통평후를 삼았다
64
咨爾梅先王之取人也 (자이매선왕지취인야) : 먼저 매화에게 말씀을 내렸다 “아아 매화님이여 선생은 사람을 취할 때
65
以德不以象 (이덕불이상) : 덕으로써 하고 얼굴로써 하지말 것이며
66
以實不以華 (이실불이화) : 실력으로써 하고 화려함으로써 하지 마소서
67
若和羹用汝 (약화갱용여) : 만일 정치를 국 끓이듯 당신을 쓰겠소.”
70
爾惟直臣 (이유직신) : 당신은 오직 나의 곧은 신하요
71
爾交修 (이교수) : 당신은 나를 잘 도와 주시오
72
予有過則面折 (여유과즉면절) : 내가 잘못이 있으면 나에게 바로 알려 주어야 하며
73
臨亂而不撓 (림란이불요) : 어지러움을 만나서는 흔들리지 않게 하시오.”
74
四方風動 (사방풍동) : 온 나라 사람들이 당신의 바람에 움직임이 있게 함이
75
惟乃之休 (유내지휴) : 오직 당신의 아름다운 일이오.”
76
王分三人 (왕분삼인) : 그리하여 화왕은 그 세 사람에게 벼슬을 나누어 주고
77
旣而嚬曰 (기이빈왈) : 이맛살을 찌푸리며
78
予惟德薄 (여유덕박) : “나는 오직 덕이 엷어서
79
不能贊神明之德 (불능찬신명지덕) : 신명의 덕을 돕지 못하소.”라 하고
80
得靈蓍以掌卜筮 (득영시이장복서) : 영시로 하여금 점을 맡게 하고
81
致蓂莢以治星曆 (치명협이치성력) : 명협으로 하여금 달력을 만들고
82
進屈軼以斥佞人 (진굴일이척녕인) : 굴일로 하여금 간사한 사람들을 물리치게 하였다
83
孰謂才不借於異代歟 (숙위재불차어이대여) : 누가 ‘제주를 다른 시대에서 빌리지 않는다.’고 하는가
84
王於是搜英擷芳 (왕어시수영힐방) : 화왕은 이에 꽃다움을 찾아서
85
盡掇天下之名流 (진철천하지명류) : 온 천하의 명류를 모두 맞아들였다
86
芝蘭滿庭 (지란만정) : 지초와 난초는 뜰에 가득하고
87
桃李盈門 (도리영문) : 복숭아와 오얏은 문 앞에 가득하여
88
各任其職 (각임기직) : 제 구실을 맡아서
89
不言而化 (불언이화) : 아무런 말없이 나라가 잘 다스려졌다
90
于斯時也 (우사시야) : 이때를 당해서는
91
風雨時 (풍우시) : 풍우가 제 때를 맞추고
93
煕煕然如在春臺壽域之中矣 (희희연여재춘대수역지중의) : 모두들 기쁜 모양이 마치 춘대·수역 가운데에 살고 있는 듯했다
94
王春秋鼎盛 (왕춘추정성) : 화왕이 춘추가 높아지자
95
奢靡日甚 (사미일심) : 사치와 호사가 날마다 심해졌다
96
聞海棠有傾國之色 (문해당유경국지색) : 해당화가 경국의 색이 있다는 말을 듣고
97
以蝴蝶爲使 (이호접위사) : 나비로 하여금 사자를 삼아
98
迎而至 (영이지) : 그를 맞아 오게 했다
99
王見之 (왕견지) : 화왕은 그를 만나니
101
置于別宮 (치우별궁) : 별궁에 따로 두고
102
日夜耽樂 (일야탐악) :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행락에 빠졌다
103
竹諫于王曰 (죽간우왕왈) : 대가 화왕에게
104
臣聞內作色荒 (신문내작색황) : “제가 듣기는 ‘마음이 색에 방탕하면
105
未或不亡 (미혹불망) : 나라가 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106
是以吳王以西施沼其宮 (시이오왕이서시소기궁) : 그러므로 오왕은 서시로 인하여 그의 대궐에 소를 파고
107
唐皇以貴妃遷于蜀 (당황이귀비천우촉) : 당명왕은 양귀비 때문에 서촉에 파천되었으니
108
是不可以不戒也 (시불가이불계야) : 이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고 간했으나
109
王不聽 (왕불청) : 화왕은 듣지 않았다
110
一朝蓐收從西方起 (일조욕수종서방기) : 하루아침에 육수가 서쪽으로부터 오자
111
金風驟至 (금풍취지) : 금풍이 별안간 일고
112
鐵馬橫奔 (철마횡분) : 철마가 제멋대로 달려
113
肅殺之氣 (숙살지기) : 삼엄한 살기가
114
盈於天地 (영어천지) : 천지사이에 가득 차서
115
所過摧拉 (소과최랍) : 지나치는 곳마다 꺾이지
116
無有遺類 (무유유류) : 않는 것이 없을 만큼 되었다
117
王神慌色慘 (왕신황색참) : 그제야 화왕은 마음에 놀랍고 얼굴이 처참하여
118
殪于商郊 (에우상교) : 상교에서 죽으매
119
國遂以亡 (국수이망) : 나라는 드디어 망하고 말았다
120
顧片時之繁華 (고편시지번화) : 돌아보건데 그의 편시의 번화는
121
等槐安之一夢 (등괴안지일몽) : 괴안의 꿈과 다름이 없었다
122
芍藥與王俱死 (작약여왕구사) : 작약은 화왕과 함께 죽고
123
竹僅保其節 (죽근보기절) : 대는 격우 그 절개를 지켰으며
124
梅棄於大庾嶺 (매기어대유령) : 매화는 대유령에 버림을 받고
125
惟菊超然獨免於禍難之外 (유국초연독면어화난지외) : 다만 국화는 초연히 홀로 화난을 면했다
127
旣明且哲 (기명차철) : “밝고도 명철하여
128
以保其身 (이보기신) : 그의 몸을 보전하네.”라고 했으니
129
菊有之矣 (국유지의) : 그야말로 국화를 두고 이름이었다
130
太史公曰 (태사공왈) : 태사공은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131
富貴繁華 (부귀번화) : “부귀와 번화는
132
惟人之所欲 (유인지소욕) : 오직 사람의 연모하는 것이며
133
而亦人之所當戒也 (이역인지소당계야) : 또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경계할 일이다
134
姚魏之所以冠於花中者 (요위지소이관어화중자) : 요씨와 위씨가 모든 꽃 가운데에서 으뜸된 것은
135
以其富貴之可尙也 (이기부귀지가상야) : 그들의 부귀를 연모했기 때문이었으니
136
及其摧殘也 (급기최잔야) : 급기야 그들이 껶어져 없어짐에
137
反不如梅與菊者 (반불여매여국자) : 도리어 매화·국화만도 못하게 되었으니
138
以其富貴之易喪也 (이기부귀지이상야) : 이는 부귀한 잃어버리기 쉬운 까닭이었다
140
人之所貴者 (인지소귀자) : 사람에게 가장 고귀한 것은
141
獨不在於晩節乎 (독불재어만절호) : 다만 끝까지 가는 절개에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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