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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여탄(肩輿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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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丁若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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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肩輿歎 (견여탄)
2
- 가마꾼의 탄식
 
 

1. 제1수

 
4
人知坐輿樂 (인지좌여락)
5
不識肩輿苦 (불식견여고)
6
肩輿山峻阪 (견여산준판)
7
捷若蹄山麌 (첩약제산우)
8
肩輿不懸崿 (견여불현악)
9
沛如歸笠羖 (패여귀립고)
10
肩輿超谽谺 (견여초함하)
11
松鼠行且舞 (송서행차무)
12
側石微低肩 (측석미저견)
13
窄徑敏交服 (착경민교복)
14
絶壁頫黝潭 (절벽부유담)
15
駭魄散不聚 (해백산불취)
16
快走同履坦 (쾌주동리탄)
17
耳竅生風雨 (이규생풍우)
 
 
18
사람들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아도,
19
가마 메는 괴로움은 모르고 있네.
20
가마 메고 험한 산길 오를 때면,
21
빠르기가 산 타는 노루와 같고
22
가마 메고 비탈길 내려올 때면,
23
우리로 돌아가는 염소처럼 재빠르네.
24
가마 메고 깊은 골짜기 건너갈 때면,
25
다람쥐도 덩달아 같이 춤추네.
26
바위 옆을 지날 때에는 어깨 낮추고,
27
오솔길 지날 때에는 종종걸음 걸어가네.
28
검푸른 저수지 절벽에서 내려다볼 때는,
29
놀라서 혼이 빠져 아찔하기만 하네.
30
평지를 밟듯이 날쌔게 달려,
31
귀에서 바람 소리 쌩쌩 난다네.
 
 

 
 

2. 제2수

 
33
所以游此山 (소이유차산)
34
此樂必先數 (차악필선수)
35
紆回得官岾 (우회득관점)
36
役屬遵遺矩 (역속준유구)
37
矧爾乘傳赴 (신이승전부)
38
翰林疇敢侮 (한림주감모)
39
領吏操鞭扑 (령이조편복)
40
首僧整編部 (수승정편부)
41
迎候不差限 (영후불차한)
42
肅恭行接武 (숙공행접무)
 
 
43
이 산에 유람하는 까닭인즉슨,
44
이 즐거움 맨 먼저 손꼽기 때문이네.
45
근근히 관첩(官帖)을 얻어만 와도,
46
역속(役屬)들은 법대로 모셔야 하는데
47
하물며 말 타고 행차하는 한림(翰林)에게,
48
누가 감히 못 하겠다 거절하리오.
49
고을 아전은 채찍 들고 감독을 맡고,
50
수승(首僧)은 격식 차려 맞을 준비하네.
51
높은 분 영접에 기한을 어길쏘냐,
52
엄숙한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네.
 
 

 
 

3. 제3수

 
54
喘息雜湍瀑 (천식잡단폭)
55
汙漿徹襤褸 (오장철람루)
56
度虧旁者落 (도휴방자락)
57
陟險前者傴 (척험전자구)
58
壓繩肩有瘢 (압승견유반)
59
觸石趼未瘉 (촉석견미유)
60
自痔以寧人 (자치이영인)
61
職與驢馬伍 (직여려마오)
62
爾我本同胞 (이아본동포)
63
洪勻受乾父 (홍균수건부)
64
汝愚甘此卑 (여우감차비)
65
吾寧不愧憮 (오녕불괴무)
66
吾無德及汝 (오무덕급여)
67
爾惠胡獨取 (이혜호독취)
68
兄長不憐弟 (형장불련제)
69
慈衰無乃怒 (자쇠무내노)
70
僧輩楢哿矣 (승배유가의)
71
哀彼嶺不戶 (애피령불호)
 
 
72
가마꾼 숨소리 폭포 소리에 뒤섞이고,
73
해진 옷에 땀이 베어 속속들이 젖어 가네
74
외진 모퉁이 지날 때 옆에 놈 뒤 처지고,
75
험한 곳 오를 때엔 앞에 놈 허리 숙여야 하네.
76
밧줄에 눌리어 어깨에 자국나고,
77
돌에 채여 부르튼 발 미쳐 낫지 못하네.
78
자기는 병들면서 남을 편케 해 주니,
79
하는 일 당나귀와 다를 바 하나 없네.
80
너나 나나 본래는 똑같은 동포이고,
81
한 하늘 부모 삼아 다 같이 생겼는데,
82
너희들 어리석어 이런 천대 감수하니,
83
내 어찌 부끄럽고 안타깝지 않을쏘냐.
84
나의 덕이 너에게 미친 것 없었는데,
85
내 어찌 너의 은혜 혼자 받으리.
86
형이 아우를 사랑치 않으니,
87
자애로운 어버이 노하지 않겠는가.
88
중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요.
89
영하호(嶺下戶) 백성들은 가련하고나.
 
 

 
 

4. 제4수

 
91
巨槓雙馬轎 (거공쌍마교)
92
服驂傾村塢 (복참경촌오)
93
被驅如太鷄 (피구여태계)
94
聲吼甚豺虎 (성후심시호)
95
乘人古有戒 (승인고유계)
96
此道棄如土 (차도기여토)
97
耘者棄其鋤 (운자기기서)
98
飯者哺以吐 (반자포이토)
99
無辜遭嗔暍 (무고조진갈)
100
萬死唯首俯 (만사유수부)
101
顦顇旣踰艱 (초췌기유간)
102
噫吁始贖擄 (희우시속로)
103
浩然揚傘去 (호연양산거)
104
片言無慰撫 (편언무위무)
105
力盡近其畝 (력진근기무)
106
呻唫命如縷 (신금명여루)
107
欲作肩與圖 (욕작견여도)
108
歸而獻明主 (귀이헌명주)
 
 
109
큰 깃대 앞세우고 쌍마(雙馬) 수레 타고 오니,
110
촌마을 사람들 모조리 동원하네.
111
닭처럼 개처럼 내몰고 부리면서,
112
소리치고 꾸중하기 범보다 더 심하네.
113
예로부터 가마 타는 자 지킬 계율 있었는데,
114
지금은 이 계율 흙같이 버려졌네.
115
밭가는 자 징발되면 호미 내던지고,
116
밥 먹는 자 징발되면 먹던 음식 뱉어야 해.
117
죄 없이 욕먹고 꾸중들으며,
118
일만 번 죽어도 머리는 조아려야.
119
병들고 지쳐서 험한 고비 넘기면,
120
그 때야 비로소 포로 신세 면하지만,
121
사또는 일산(日傘)쓰고 호연(浩然)히 가 버릴 뿐,
122
한 마디 위로의 말 남기지 않네.
123
기진 맥진하여 논밭으로 돌아오면,
124
지친 몸 신음 소리 실낱같은 목숨이네.
125
이 가마 메는 그림 그려,
126
임금님께 돌아가서 바치고 싶네.
 
 

 
 
127
• 肩輿歎(견여탄) : ‘견여’는 두 사람이 앞뒤에서 메는 가마, ‘가마꾼의 탄식’이라는 의미
128
• 谽谺(함하) : 골짜기
129
• 松鼠(송서) : 다람쥐
130
• 官帖(관첩) : 호장(戶長)에서 준 임명장
131
• 役屬(역속) : 부역을 담당하도록 속해 있는 관리
132
• 嶺下戶(영하호) : 산봉우리 아래의 고을의 지칭
【원문】견여탄(肩輿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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