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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광호(尹光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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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4월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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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光浩[윤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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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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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光浩[윤광호]는 東京[동경] K大學[대학] 經濟科[경제과] 二年級學生[이년급학생]이라. 今年[금년] 九月[구월]에 學校[학교]에서 주는 特待狀[특대장]을 받아 가지고 춤을 추다시피 기뻐하였다. 各新聞[각신문]에 그의 寫眞[사진]이 나고 그의 略歷[약력]과 讚辭[찬사]도 났다. 留學生間[유학생간]에서도 그가 留學生[유학생]의 名譽[명예]를 높게 하였다 하여 眞情[진정]으로 그를 稱讚[칭찬]하고 사랑하였다. 本國[본국]에 있는 그의 母親[모친]도 特待生[특대생]이 무엇인지는 모르건마는 아마 大科及弟[대과급제] 같은 것이어니 하고 기뻐하였다. 尹光浩[윤광호]는 더욱 工夫[공부]에 熱心[열심]할 생각이 나고 學校[학교]를 卒業[졸업]하거든 還國[환국]하지 아니하고 三[삼], 四年間[사년간] 東京[동경]에서 硏究[연구]하여 朝鮮人[조선인] 最初[최초]의 博士[박사]의 學位[학위]를 取[취]하려고 한다. 그는 冬期放學中[동기방학중]에도 暫時[잠시]도 쉬지 아니하고 圖書館[도서관]에서 工夫[공부]하였다. 親舊[친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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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休息[휴식]을 하시오. 너무 工夫[공부]를 하여서 健康[건강]을 害[해]하면 어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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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親切[친절]하게 勸告[권고]한다. 果然[과연] 光浩[광호]의 얼굴은 近來[근래]에 顯著[현저]하게 瘦瘠[수척]하였다. 自己[자기]도 거울을 對[대]하면 이런 줄은 아나 그는 도리어 熱心[열심]한 工夫[공부]로 해쓱하여진 容貌[용모]를 榮光[영광]으로 알고 혼자 빙긋이 웃었다. 그는 全留學生界[전유학생계]에서 이러한 稱讚[칭찬]을 받을 때에는 十三[십삼], 四年前[사년전]의 過去[과거]를 回想[회상]치 아니치 못한다. 그때에 自己[자기]는 父親[부친]을 여의고 母親[모친]은 再嫁[재가]하고 孑孑[혈혈]한 獨身[독신]으로 或[혹]은 日本[일본] 집에서 使喚[사환] 노릇을 하며 或[혹]은 국수집에서 멈살이를 하였다. 그때에 自己[자기]의 運命[운명]은 悲慘[비참]한 無依無家[무의무가]한 下級[하급] 勞動者[노동자] 밖에 될 것이 없었다. 그냥 있었더던 二十四歲[이십사세] 되는 今日[금일]에는 아마 어느 국수집 웃간에서 때묻은 누더기 저고리를 거꾸로 덮고 허리를 꼬부리고 추운 꿈을 꾸었을 것이라. 그러나 只今[지금]은 東京一流大學[동경일류대학]에 學生[학생]이 되고 婢僕[비복]이 承命[승명]하는 下宿[하숙]의 깨끗한 房[방]에서 富貴家[부귀가]의 書房[서방]님이나 다름이 없는 高尙[고상]하고 安樂[안락]한 生活[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兼[겸]하여 前途[전도]에는 洋洋[양양]한 希望[희망]이 있다. 그는 東京[동경] 留學生[유학생] 中[중]에 最高級[최고급]으로 進步[진보]된 學生中[학생중]의 一人[일인]이라, 數年[수년]이 못하여 朝鮮最高級[조선최고급]의 人士[인사] 되기는 至極[지극]히 容易[용이]한 일이라. 이렇게 光浩[광호]가 自己[자기]의 少年時代[소년시대]와 現生活[현생활]을 比較[비교]할 때에는 喜悅[희열]의 微笑[미소]를 禁[금]치 못할 것은 勿論[물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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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光浩[광호]의 心中[심중]에는 무슨 缺陷[결함]이 있다. 補充[보충]하기 어려울 듯한 크고 깊은 空洞[공동]이 있다. 光浩[광호]는 自己[자기]의 눈으로 이 空洞[공동]을 보고 이것을 볼 때마다 一種[일종] 形言[형언]할 수 없는 悲哀[비애]와 寂寞[적막]을 感[감]한다. 이 空洞[공동]은 光浩[광호] 自身[자신]의 힘으로는 到底[도저]히 塡充[전충]하기 不能[불능]하다. 如何[여하]한 人[인]일지는 모르거니와 이 空洞[공동]을 塡充[전충]할 者[자]는 光浩以外[광호이외]의 人[인]인 것은 事實[사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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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浩[광호]는 집에 혼자 앉았을 때에 或[혹]은 찬 자리에 혼자 누웠을 때에 또 或[혹]은 혼자 二十餘分[이십여분]이나 걸리는 學校[학교]에 가는 길에 形言[형언]치 못할 寂寞[적막]과 悲哀[비애]를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自己[자기]의 親舊[친구]와 路上[노상]의 行人[행인]까지라도 有心[유심]하게 보며 더구나 電車[전차] 속에서 맞은편에 앉은 唐紅[당홍]치마 입은 女學生[여학생]들을 볼 때에나 或[혹] 十三[십삼], 四歲[사세] 되는 血色[혈색 좋고 얌전한 少年[소년]을 對[대]할 때에는 自然[자연]히 心情[심정]이 陶然[도연]히 醉[취]하는 듯하여 一種[일종]의 快美感[쾌미감]을 깨달아 精神[정신] 없이 그네의 얼굴과 몸과 衣服[의복]을 본다. 或[혹] 이렇게 恍惚[황홀]하였다가 두어 停留場[정류장]을 지나서야 비로소 精神[정신]을 차리고 깜짝 놀라서 電車[전차]에서 뛰어 내린다. 그러면 즐거운 꿈을 꾸다가 갑자기 깬 모양으로 더욱 精神[정신]의 空洞[공동]이 分明[분명]히 보이고 寂寞[적막]과 悲哀[비애]가 새로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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或時[혹시] 敎室[교실]에서도 前[전]과 같이 先生[선생]의 講演[강연]에 注意[주의]할 힘이 없이 茫然[망연]히 앉았다가 下學鐘[하학종]소리를 듣고야 비로소 自己[자기]가 敎室[교실]에 있는 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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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양으로 二[이], 三朔[삼삭]을 지나는 동안에 特待生[특대생]의 기쁨도 거의 消滅[소멸]되고 마음 속에는 그 寂寞[적막]과 悲哀[비애]만 더욱 深刻[심각]하여진다. 그는 極[극]히 快活[쾌활]하고 多辯[다변]한 사람이더니 近來[근래]에는 漸漸[점점] 沈鬱[침울]하게 되며 될 수 있는 대로 他人[타인]과의 交際[교제]와 談話[담화]를 厭避[염피]하고 자리에 누워도 一[일], 二時間[이시간]이 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는 近來[근래]에 外國語學生工夫[외국어학생공부]도 좀 怠慢[태만]하여지고 흔히 精神[정신]없이 우두커니 앉았다. 親舊[친구]들도 光浩[광호]의 變化[변화]하는 樣[양]을 보고 或[혹] 憂慮[우려]도 하며 或[혹] 여러 가지로 그 原因[원인]도 忖度[촌탁]한다. 或者[혹자]는 光浩[광호]가 特待生[특대생]이 되어 驕慢[교만]하게 된 것이라고 하고 光浩[광호]를 사랑하는 或者[혹자]는 그가 過度[과도]한 工夫[공부]에 神經[신경]이 衰弱[쇠약]한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몇 사람이 光浩[광호]에게 各自[각자]의 意見[의견]으로 勸告[권고]도 하더니 近來[근래]에는 訪問[방문]하는 사람도 없게 되었다. 光浩[광호]는 혼자 下宿[하숙] 볕 잘 드는 房[방]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한숨만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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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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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浩[광호]의 뜻을 알아 주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이 있다. 그는 光浩[광호]의 上級[상급] 同窓[동창]이매, 同窓[동창]은 同窓[동창]이면서도 二[이], 三年級[삼년급]이나 떨어졌으므로 長幼[장유]의 關係[관계]와 비슷하다. 그러나 光浩[광호]는 이 사람을 唯一[유일]한 親友[친우]로 사모하고 이 사람도 光浩[광호]를 親同生[친동생]과 같이 사랑한다. 그 사람의 姓名[성명]은 金俊元[김준원]이니 光浩[광호]의 通學[통학]하는 K大學[대학]의 大學院[대학원]에서 生物學[생물학]을 專攻硏究[전공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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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浩[광호]는 心中[심중]에 不平[불평]이나 煩悶[번민]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俊元[준원]을 訪問[방문]하여 一[일], 二時間[이시간] 自己[자기]의 所懷[소회]를 말한다. 그러면 俊元[준원]은 眞情[진정]으로 光浩[광호]의 생각에 同情[동정]하며 或[혹] 여러 가지로 光浩[광호]를 獎勵[장려]하기도 한다. 이렇게 俊元[준원]과 談話[담화]를 하고 나면 光浩[광호]의 鬱悶[울민]은 훨씬 풀어지고 一種[일종]의 기쁨과 快感[쾌감]을 가지고 下宿[하숙]에 돌아온다. 지나간 六[육], 七年間[칠년간] 光浩[광호]는 實[실]로 俊元[준원]일래 살아 온 것이라. 俊元[준원]은 物質[물질]로도 光浩[광호]를 極力[극력] 援助[원조]하였거니와 더우기 精神上[정신상]으로 恒常[항상] 光浩[광호]에게 慰安[위안]과 喜悅[희열]과 希望[희망]을 주어 왔다. 그래서 光浩[광호]는 俊元[준원]만 있으면 넉넉히 이 世上[세상]을 지내어 가리라 하였고 俊元[준원]의 생각에도 光浩[광호]는 自己[자기]의 뜻을 가장 잘 알아 주고 自己[자기]를 가장 잘 사랑하여 주는 親舊[친구]로 光浩[광호]를 더욱 사랑하였다. 近來[근래]에 俊元[준원]은 光浩[광호]가 自己[자기]보다 精神力[정신력]으로 數等[수등]의 差[차]가 있음을 깨달아 光浩[광호]에게 말하더라도 理解[이해]치 못할 어떤 것을 所有[소유]한 줄을 意識[의식]하여 얼마큼 光浩[광호]를 後輩[후배]로 보는 傾向[경향]을 生[생]하였으니 그래도 俊元[준원]은 光浩[광호]를 稀罕[희한]한 좋은 親舊[친구]로 생각하는 愛情[애정]에는 變[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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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光浩[광호]의 精神[정신]의 空洞[공동]은 날로 分明[분명]하게 되고 寂寞[적막]과 悲哀[비애]는 날로 深刻[심각]하게 되어 이제는 아무리 俊元[준원]을 對[대]하여 俊元[준원]에게 胷懹[흉양]을 吐露[토로]하고 俊元[준원]의 말을 들어도 前[전]과 같이 慰安[위안]을 不得[부득]할뿐더러 도리어 寂寞[적막]과 悲哀[비애]를 强[강]하게 할 뿐이라. 光浩[광호]는 自己[자기]의 寂寞[적막]과 悲哀[비애]가 俊元[준원]과의 談話[담화]로는 到底[도저]히 慰安[위안]치 못할 程度[정도]에 達[달]한 줄과 親友[친우]의 愛情[애정]과 慰安[위안]의 힘은 어떤 程度[정도] 以上[이상]에 미치지 못함을 깨달았다. 以前[이전]에는 俊元[준원]의 하는 말은 마치 自己[자기]의 肺肝[폐간]을 꿰뚫어 보고 하는 듯이 自己[자기]의 생각하는 바와 符合[부합]하더니 近來[근래]에는 俊元[준원]의 말에도 首肯[수긍]치 못할 點[점]이 생기고 그뿐더러 俊元[준원]의 慰安[위안]과 勸獎[권장]이 皮相的[피상적]인 듯이 들린다. 俊元[준원]도 光浩[광호]가 前[전]과 같이 自己[자기]의 말에 感服[감복]하지 아니하는 줄을 알고 또 自己[자기]의 過去[과거]의 經驗[경험]에 비추어 그 理由[이유]도 대강 斟酌[짐작]하였다. 한번은 光浩[광호]가 俊元[준원]의 말에 對[대]하여 熱烈[열렬]히 反對[반대]하였다. 아직 自己[자기]의 말에 反對[반대]하는 樣[양]을 보지 못하던 俊元[준원]은 光浩[광호]가 이처럼 激烈[격렬]하게 反對[반대]하는 樣[양]을 보고 暫間[잠간] 驚愕[경악]도 하고 不快[불쾌]도 하였으나,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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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個性[개성]이 눈뜨기 始作[시작]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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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웃고 말았다. 그 後[후]부터 俊元[준원]은 光浩[광호]에게 對[대]하여 前[전]과 같이 많이 말하지 아니한다. 光浩[광호]도 俊元[준원]이가 近來[근래]에 自己[자기]에게 對[대]하여 前[전]보다 冷淡[냉담]한 樣[양]을 보고 俊元[준원]이가 目前[목전] 自己[자기]의 反對[반대]에 怒[노]하였는가 하여 얼마큼 未安[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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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浩[광호]는 그 後[후]부터 前[전]같이 頻繁[빈번]하게 俊元[준원]을 訪問[방문]치도 아니하고 俊元[준원]도 前[전]과 같이 光浩[광호]를 보고 싶으게도 생각지 아니하였다. 俊元[준원]은 마치 사랑하던 누이나 딸을 시집보낸 뒤에 그 누이와 딸이 自己[자기]보다도 그 지아비를 더욱 사랑하고 自己[자기]에게 對[대]하여는 獨立反抗[독립반항]의 態度[태도]를 取[취]하는 樣[양]을 볼 때에 發[발]하는 듯한 一種[일종] 齟齬[저어]하고 不快[불쾌]한 感情[감정]을 깨닫는다. 昨日[작일]까지는 光浩[광호]가 내 품에 안겨있었거니와 今日[금일]부터는 光浩[광호]가 自己[자기]를 背反[배반]하고 다른 사람의 품으로 뛰어간 듯이 생각된다. 光浩[광호]도 不識不知間[불식부지간]에 俊元[준원]에게 對[대]한 愛慕[애모]의 情[정]이 稀薄[희박]하게 됨을 깨닫고 더구나 俊元[준원]이가 近來[근래]에 自己[자기]에 對[대]하여 冷淡[냉담]하게 하는 것이 不快[불쾌]하게도 생각된다. 이리하여 俊元[준원]과 光浩[광호]와의 距離[거리]는 漸漸[점점] 멀어가고 그러할수록에 光浩[광호]는 더욱더욱 寂寞[적막]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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電車[전차] 속에서 아름다운 少年少女[소년소녀]를 보고 快美[쾌미]의 感情[감정]을 얻는 것으로 唯一[유일]의 慰安[위안]을 삼아 일부러 朝夕[조석] 通學時間[통학시간]에는 電車[전차]를 탔다. 光浩[광호]는 다만 아름다운 少年小女[소년소녀]의 얼굴과 몸과 옷을 바라보기만으로는 滿足[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바로 少年少女[소년소녀]가 自己[자기]의 곁에 앉아서 그 體溫[체온]이 自己[자기]의 身體[신체]에 옮아 올 만하여야 비로소 滿足[만족]하게 되고 或[혹] 滿員[만원]인 때에 自己[자기]의 손이 女子[여자]의 하얗고 따뜻한 손에 스칠 때에야 비로소 滿足[만족]하게 快感[쾌감]을 맛보게 되었다. 그래서 光浩[광호]는 일부러 車[차]가 휘어 돌아갈 때를 타서 몸을 곁에 섰는 女子[여자]에게 기대기도 하고 或[혹] 必要[필요] 없이 팔을 들었다 놓았다 하여 女子[여자]의 살의 따뜻한 맛을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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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光浩[광호]가 電車[전차]를 타고 어디를 갈 때에 停電[정전]하여 電車[전차]가 서고 電燈[전등]이 꺼졌다. 그러고 조그마한 蓄電池電燈[축전지전등]이 켜졌다. 光浩[광호]는 곁에 앉은 女學生[여학생]을 보고 그 조그마한 電燈[전등]을 미워하였다. 이처럼 光浩[광호]의 心情[심정]은 動搖[동요]하였다. 光浩[광호]의 머리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 잘 때에 꿈에까지 보이는 것이 아름다운 少年[소년]과 少女[소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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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 앞에는 본 적도 없고 이름도 모르는 아름다운 少年少女[소년소녀]가 無數[무수]하게 왔다갔다할 뿐이다. 그는 이 幻想[환상]에 對[대]하여 無數[무수]히「나는 너를 사랑한다」를 發[발]하고 無數[무수]히 입을 맞추고 無數[무수]히 抱擁[포옹]을 하였다. 그러므로 光浩[광호]의 近日[근일]의 生活[생활]은 夢中[몽중]의 生活[생활]이요 幻影中[환영중]의 生活[생활]이라. 그는 工夫[공부]를 하려 한다. 來年[내년]에도 特待生[특대생]이 되려 한다. 그러나 册[책]을 보아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아니하고 册帳[책장] 위에는 글자마다 아름다운 少年少女[소년소녀]로 變[변]하여 방긋방긋 웃으며 光浩[광호]를 對[대]하여 손을 내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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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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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浩[광호]는 漠然[막연]히 人類[인류]에 對[대]한 사랑, 同族[동족]에 對[대]한 사랑, 親友[친우]에 對[대]한 사랑, 自己[자기]의 名譽[명예]와 成功[성공]에 對[대]한 渴望[갈망]만으로는 滿足[만족]치 못하게 되었다. 그는 누구나 하나를 안아야 하겠고 누구나 하나에게 안겨야 하겠다. 그는 미지근한 抽象的[추상적] 사랑으로 滿足[만족]치 못하고 뜨거운 具體的[구체적] 사랑을 要求[요구]한다. 그의 空洞[공동]은 이러한 사랑으로야만 塡充[전충]하겠고 그의 寂寞[적막]과 悲哀[비애]는 이러한 사랑으로야만 慰安[위안]하겠다. 光浩[광호]도 近來[근래]에 이런 줄을 自覺[자각]하였다. 東京市街[동경시가]에 蠢蠢[준준]하는 數百萬[수백만] 人類[인류]나 밤에 蒼空[창공]에 반짝거리는 無數[무수]한 星辰[성진]이나 하나도 光浩[광호]의 동무는 되지 못한다. 마치 길에 나서면 大寒[대한] 바람이 추운 것과 같이 室內[실내]에 들어오면 火氣[화기] 없는 寢具[침구]가 산듯산듯한 것과 같이 光浩[광호]에게 對[대]하여 全世界[전세계]는 永世界[영세계]와 같이 춥고 無人之境[무인지경]과 같이 寂寞[적막]하다. 光浩[광호]가 半夜[반야]에 寂寞[적막]한 悲哀[비애]를 이기지 못하여 우는 눈물만이 오직 더 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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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光浩[광호]는 P라는 한 사람을 보았다. 光浩[광호]의 全精神[전정신]은 不識不知間[불식부지간]에 P에게로 옮았다. P의 얼굴과 그 위에 눈과 코와 눈썹과 P의 몸과 옷과 P의 語聲[어성]과 P의 걸음걸이와……모든 P에 關[관]한 것은 하나도 光浩[광호]의 熱烈[열렬]한 사랑을 끌지 아니하는 바가 없었다. 光浩[광호]는 힘있는 대로 P를 볼 機會[기회]를 짓고 힘있는 대로 P와 말할 機會[기회]를 지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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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는 光浩[광호]의 下宿[하숙]에서 二[이], 三十分[삼십분]이나 걸리는 곳에 있었다. 光浩[광호]는 幸[행]여나 P를 만날까 하고 七時半[칠시반]에 學校[학교]로 가던 것을 六時半[육시반]이 못하여 집을 떠나서 P의 집 곁으로 빙빙 돌다가 P가 册褓[책보]를 끼고 學校[학교]에 가는 것을 보면 自己[자기]는 가장 必要[필요]한 일이 있는 듯이 P와 反對方向[반대방향]으로 速步[속보]로 걸어가서 P가 지나가거든 잠간 뒤를 돌아보고는 一種[일종] 快感[쾌감]과 羞恥[수치]한 생각이 섞어져 나오면서 學校[학교]로 간다. 아침마다 이러하므로 P도 이따금 光浩[광호]를 暫間[잠간] 쳐다보기도 하고 或[혹] 웃기도 한다. P는 아주 無心[무심]하게 하는 것이언마는 光浩[광호]는 終日[종일] 그 「쳐다 봄」과「웃음」의 意味[의미]를 解釋[해석]하노라고 애를 쓴다. 그러다가는 每樣[매양] 自己[자기]에게 有利[유리]하도록 그 意味[의미]를 說明[설명]하여「P도 나를 사랑하나 보구나」하고는 혼자 기뻐한다. 그러나 그 기쁨에는 疑心[의심]이 半以上[반이상]이나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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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光浩[광호]는 새로 外套[외투]를 마추고 새로 깃도 구두를 마추고 새로 毛織册褓[모직책보]를 사고 새로 上等石鹼[상등석감]을 사고 아침마다 香油[향유]를 발라 머리를 가르고 그의 쇠 잠그는 册床舌盒[책상설합]에는 新聞紙[신문지]로 꼭꼭 싼 것이 있다. 光浩[광호]는 밤에 아무도 없을 때에 그 新聞[신문]에 싼 것을 끄집어내어 그래도 누가 보지나 않는가 하여 四方[사방]을 살펴보면서 그 新聞[신문]에 싼 것을 낸다. 그러고 휘 하고 한숨을 쉬면서 거울에 對[대]하여 그 新聞[신문]에 쌌던 것을 바르고 얼굴도 여러 가지 모양을 하여보아 아무쪼록 얼굴이 어여뻐 보이도록 하였다. 그 新聞[신문]에 싼 것은 美顔水[미안수]와 클럽白粉[백분]인 줄은 光浩[광호] 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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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歲月[세월]을 虛費[허비]한다」는 格言[격언]과「사랑은 사람을 수줍게 한다」는 格言[격언]과 같이 그렇게 快活[쾌활]하던 光浩[광호]는 卒變[졸변]하여 아주 內藥[내약]하고 沈欎[침울]한 靑年[청년]이 되고 말았다. 光浩[광호]는 漸漸[점점] 學校[학교]에 缺席[결석]도 하게 되고 出席[출석]하여도 課業[과업]에 注意[주의]를 集中[집중]치 못하게 되었다. 누구를 찾아가지도 아니하고 누가 찾아오지도 아니하고 光浩[광호]는 아주 孤獨[고독]한 煩悶者[번민자]가 되고 말았다. 다만 아침마다 P의 얼굴을 暫間[잠간] 보기로 唯一[유일]한 日課[일과]요, 唯一[유일]한 慰安[위안]을 삼게 되었다. 아침에 가다가 或[혹] P를 만나지 못하면 그를 終日[종일]을 怏怏[앙앙]하게 보내고 밤에 잠도 이루지 못하였다. 或[혹] 二[이], 三日[삼일]을 連[연]해서 못 볼 때에는 病[병]이 들었는가 하여 혼자 눈물을 흘리며 祈禱[기도]도 올렸다. 그 祈禱[기도]는 참 精誠[정성]스러운 祈禱[기도]였다. 光浩[광호]가 일찍 올린 祈禱中[기도중]에 가장 精誠[정성]스러운 祈禱[기도]였다. 그가 일찍 本國[본국]에 있는 母親[모친]의 病[병]이 重[중]하다는 말을 듣고 祈禱[기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때처럼 눈물을 흐르지 아니하였다. 母親[모친]은 마땅히 죽을 사람이로되 P는 決[결]코 죽어서 못될 사람이었다 . 天地[천지]는 없어질지언정 P는 없어서 되지 못하였다. 光浩[광호]의 목숨은 P를 爲[위]하여서 있고, P가 있기 때문에 있는 것이었다. P가 今時[금시]에 죽는다하면 光浩[광호]의 生命[생명]은 그 瞬間[순간]에 消滅[소멸]될 듯하다. 光浩[광호]로는 P를 除[제]하고는 生命[생명]도 생각할 수 없고 宇宙[우주]도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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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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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浩[광호]는 여러 번 P에게 이 말을 하려 하였다. 그러나 P를 對[대]하면 이런 말을 할 勇氣[용기]가 없어진다. 이튿날은 새벽에 눈을 뜰 때부터 오늘은 期於[기어]코 通情[통정]을 하리라 하고 열 번 스무 번이나 決心[결심]을 한다. P의 집 모퉁이에 섰을 때에까지도 이 決心[결심]을 지키건마는 P의 그림자가 번뜻 보이기만 하면 마치 장마 버섯이 日光[일광]을 보매 스러지는 모양으로 스러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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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기를 十餘日[십여일]이나 하다가 하루는 죽기를 賭[도]하는 決心[결심]으로,
 
29
「여봅시오, P氏[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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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P氏[씨]는 휙 돌아서며,
 
31
「왜 그러시오?」
 
32
하고 光浩[광호]를 본다. 光浩[광호]는 P의 冷淡[냉담]한 말소리와 容貌[용모]를 보고 落心[낙심]하였다. 그러나, 最後[최후]의 勇氣[용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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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P氏[씨]에게 여쭐 말씀이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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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가만히 P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P는 싫은 듯이 손을 뽑으면서,
 
35
「무슨 말씀이야요. 얼른 합시오. 學校時間[학교시간]이 急[급]합니다.」
 
36
하는 말을 듣고 光浩[광호]는 죽고 싶으리만큼 失望[실망]하였다. 설마 P가 이처럼 冷淡[냉담]할 줄은 몰랐음이라. 그래도 多少[다소]는 自己[자기]에게 愛情[애정]을 두었거니 하였다. 이따금 光浩[광호]를 돌아보며 방긋이 웃는 것은 얼마큼 光浩[광호]의 愛情[애정]을 깨닫고 또 光浩[광호]에게 對[대]하여 얼마큼 同情[동정]을 하거니 하였다. 그래서 光浩[광호]가 이런 말을 하면 P가「나도 그대를 사랑하오」하지는 아니하더라도 따뜻이 同情[동정]하는 말이라도 하려니 하였던 것이 이러한 冷待[냉대]를 當[당]하니 光浩[광호]는 當場[당장]에 땅을 파고 들어가고 싶다.
 
37
그래서 한참이나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38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39
하였다. P는 물끄러미 光浩[광호]를 보더니 빙긋이 웃으며,
 
40
「녜? 무슨 말씀이야요?」
 
41
한다. 光浩[광호]의 몸에서는 이 추운 날에 땀이 흐른다.
 
42
光浩[광호]는 다시 말할 勇氣[용기]가 없어서,
 
43
「安寧[안녕]히 갑시오」
 
44
하고 學校[학교]에 가기도 그만 두고 집에 돌아왔다. 光浩[광호]는 失望[실망]도 되고 부끄럽기도 하여 感氣[감기]가 들었노라 하고 이불을 쓰고 누웠다. 終日[종일]을 煩悶[번민]하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서 面刀[면도]로 左手無名指[좌수무명지]를 베어 술잔에 鮮血[선혈]을 받아 가지고 P에게 便紙[편지]를 썼다. 鮮血[선혈]로 쓴 글씨는 참 戰慄[전율]할 만큼 무서웠다. 그 뜻은 아까 말한 것과 같이 自己[자기]가 P에게 全心身[전심신]을 바치는 것과 P에게서 사랑을 求[구]한다 함이라. 이 便紙[편지]를 부치고 光浩[광호]는 한잠도 이루지 못하였다. 이 便紙[편지]의 回答如何[회답여하]로 自己[자기]의 生命[생명]은 決定[결정]되는 것인 듯 하였다. P에게 對[대]한 사랑이 自己[자기]의 生命[생명]의 全內容[전내용]이거니 하였다. 그러고 P의 寫眞[사진]에 입을 맞추고 또 이것을 밤낮 품에 품으며 이따금 못 견디게 P가 그리울 적에는 그 寫眞[사진]을 앞에 놓고 눈물을 흘려 가며 陳情[진정]을 한다. 下宿[하숙]의 下女[하녀]도 近日[근일]에는 光浩[광호]의 苦悶[고민]하는 눈치를 알고 한번은 弄談[농담] 삼아,
 
45
「相思[상사]하는 이가 있어요?」하였다.
 
46
翌日[익일]에 便紙答狀[편지답장]이 왔다. 그 속에는 光浩[광호]가 自己[자기]를 사랑하여 줌을 至極[지극]히 感謝[감사]하노라 하여 훨씬 光浩[광호]의 비위를 돋군 뒤에 이러한 句절[구절]을 넣었다.
 
47
「대저 남에게 사랑을 求[구]하는 데는 세 가지 必要[필요]한 資格[자격]이 있나니 此三者[차삼자]를 具備[구비]한 者[자]는 最上[최상]이요, 三者中[삼자중] 二者[이자]를 具備[구비]한 者[자]는 下[하]요, 三者中[삼자중] 一者[일자]만 有[유]한 者[자]는 多數[다수]의 境遇[경우]에는 사랑을 얻을 資格[자격]이 無[무]하나이다. 그런데 貴下[귀하]는 不幸[불행]하시나마 前者[전자]에 屬[속]하지 못하고 後者[후자]에 屬[속]하나이다.」
 
48
하고 한 줄을 떼어 놓고,
 
49
「그런데 그 三資格[삼자격]이라 함은 黃金[황금]과 容貌[용모]와 才智[재지]로소이다. 此三者中[차삼자중]에 貴下[귀하]는 오직 最後[최후]의 一者[일자]를 有[유]할 뿐이니 貴下[귀하]는 마땅히 生存競爭[생존경쟁]에 劣敗[열패]할 資格[자격]이 充分[충분]하여이다. 極[극]히 未安[미안]하나마 貴下[귀하]의 사랑을 辭退[사퇴]하나이다.」
 
50
하고 血書[혈서]도 返送[반송]하였다. 光浩[광호]는,
 
51
「옳다, 나는 黃金[황금]과 美貌[미모]가 없다.」
 
52
하고 울었다. 울다가 行李[행리] 속에서 特待狀[특대장]과 優等卒業證書[우등졸업증서]를 내어 쪽쪽 찢었다.
 
53
「才智[재지]는 最末[최말]이라, 才智[재지]는 사랑을 求[구]할 資格[자격]이 없다.」
 
54
하고 그 찢어진 종이 조각을 발로 비비고 짓밟아 돌돌 뭉쳐서 불에 태웠다.
 
55
光浩[광호]는 下女[하녀]를 命[명]하여 麥酒[맥주] 一打[일타]와 淸酒[청주] 一升[일승]을 가져오라 하였다. 光浩[광호]가 이 下宿[하숙]에 三年[삼년]째나 있으되, 아직 술 먹는 것을 보지 못한 下女[하녀]는 눈이 둥그레지며,
 
56
「그것은 무엇하게요?」
 
57
하고 弄談[농담]인 줄만 여긴다. 光浩[광호]는 성을 내며,
 
58
「먹지 무엇을 해, 어서 가져오너라.」
 
59
한다. 下女兩人[하녀양인]이 命[명]대로 술을 가져왔다. 光浩[광호]는 甁[병]을 입에다 대고 함부로 들이킨다. 麥酒[맥주]를 半打[반타]나 마시고 日本酒[일본주], 六[육], 七合[칠합]을 들이켰다. 三[삼], 四日[사일] 食飮[식음]을 廢[폐]하던 光浩[광호]는 눈에서 술이 흐르도록 醉[취]하였다. 그리고는 册藏[책장]에 끼인 册[책]을 끄집어내어 말끔 찢어버리고 깔아 놓았던 이불과 방석도 온통 찢어버렸다. 그러고 狂人[광인] 모양으로 P의 이름을 부르며,
 
60
「그래 나는 黃金[황금]이 없고 美貌[미모]가 없다.」
 
61
를 念佛[염불]하듯이 부르짖는다.
 
62
下宿主人[하숙주인]인 老婆[노파]는 깜짝 놀래어 光浩[광호]의 房[방]에 뛰어 올라왔다.
 
63
「이게 웬 일이오니까?」
 
64
「하하.」
 
65
하고 光浩[광호]는 미친 듯이 웃으며,
 
66
「당신은 얼굴이 곱구려. 나는 얼굴이 밉고 돈이 없어요.」
 
67
하며 찢다가 남은 册[책]을 쪽쪽 찢는다. 老婆[노파]도,
 
68
「失戀[실연]이로구나.」
 
69
하고 불쌍한 마음이 생겼다. 그러고 警察署[경찰서]에 告[고]할까말까하고 한참 躊躇[주저]하다가 前[전]부터 아는 俊元[준원]에게 葉書[엽서]를 띄워 速[속]히 오소서 하였다.
 
 

 
70
五[오]
 
71
「尹光浩氏[윤광호씨]에 關[관]하여 緊急[긴급]히 相議[상의]할 일이 있사오니」한 主人[주인]의 葉書[엽서]를 보고 動物發生學[동물발생학]을 보던 俊元[준원]은 놀래었다. 그 동안 二[이], 三週日[삼주일]에 한 번 光浩[광호]를 만나지 못한 것과 또 光浩[광호]가 近來[근래]에 精神上[정신상] 一大動搖[일대동요]가 生[생]한 모양이 보임을 綜合[종합]하매 무슨 凡常[범상]치 아니한 事件[사건]이 發生[발생]한 줄을 斟酌[짐작]하고 即時[즉시] 宿所[숙소]를 떠나 찬바람을 거스르면서 本鄕區[본향구] R舘[관]을 訪問[방문]하였다. 主人老婆[주인노파]는 寒喧[한훤]도 畢[필]하기 전에 光浩[광호]가 近來[근래]에 前[전]에 없이 沈欝[침울]함과 昨日[작일]에 學校[학교]에 가다가 一時間[일시간]이 못하여 돌아온 것과 어제 終日[종일] 자리에 누웠던 것과 今朝[금조]에 무슨 便紙[편지]를 받더니 술을 먹고 册[책]과 寢具[침구]를 찢은 것을 말하고 나중에,
 
72
「失戀[실연]이 아닐까요?」
 
73
한다. 俊元[준원]은 혼자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74
「글쎄요.」
 
75
하면서 二層[이층] 光浩[광호]의 房[방]에 들어갔다. 光浩[광호]는 朦朧[몽롱]한 눈으를 물끄러미 俊元[준원]을 보더니, 똑똑지 아니한 말로,
 
76
「당신이 金俊元[김준원]이라는 사람이요. 옳지 잘 오셨소, 앉으시오.」
 
77
하고 술甁[병]을 들어,
 
78
「자 한 잔 잡수시오. 우리같이 黃金[황금]도 없고 美貌[미모]도 없고 生存競爭[생존경쟁]에 劣敗[열패]한 者[자]는 술이나 먹어야지요.」
 
79
하며 떨리는 손으로 强制[강제]하는 듯이 俊元[준원]에게 술을 勸[권]한다. 俊元[준원]은 辭讓[사양]치 아니하고 두어 잔을 마셨다. 그러고 말 없이 光浩[광호]의 얼굴을 본다. 光浩[광호]의 얼굴에는 苦悶[고민]한 빛과 世上[세상]을 嘲弄[조롱]하고 自暴自棄[자포자기]하는 빛이 보인다. 光浩[광호]는 미친 듯이 껄껄 웃으며,
 
80
「나도 近日[근일]에 西洋哲學史[서양철학사]를 보았읍니다……헤, 헤, 보았어요. 탈레스라는 사람이 世上[세상]은 물로 되었다고 그랬읍디다. 그런 미려한 놈이 어디 있겠소. 宇宙[우주]가 물로 되었으면 불을 무엇으로 解釋[해석]하려고 그러는가요. 하하 그따위 놈이 다 哲學者[철학자]라고……하하 게다가 哲學者[철학자]의 始祖[시조]라고…….」
 
81
하고 麥酒[맥주] 한 甁[병]을 통으로 마시더니 손으로 입을 씻으며,
 
82
「그것이 말이 되오.……아, 내가 只今[지금] 무슨 말을 하던가.」
 
83
하고 생각한다. 俊元[준원]이가,
 
84
「탈레스 攻擊[공격].」
 
85
하고 웃는다. 光浩[광호]는 이제야 생각이 나는 듯이 무릎을 툭 치며,
 
86
「옳지, 옳지, 탈레스. 탈레스. 그런 미련한 놈이.」
 
87
하고 탈레스가 宇宙[우주]는 물로 되었다는 말과 그러고 보면 불을 說明[설명]할 수 없다는 말을 두어 번 더 하고 無數[무수]히「미련한 놈」이라고 叱辱[질욕]한 뒤에 一段[일단] 소리를 높이고 고개를 번쩍 들며,
 
88
「나는 ─ 이 尹光浩氏[윤광호씨]는 말이야요 ─ 나는 宇宙[우주]는「돈」으로 되었다 합니다.」
 
89
하고 또 麥酒[맥주] 한 甁[병]을 잡아 당기며,
 
90
「이 좋은 술도 돈만 주면 옵니다그려. 돈만 있으면 가지지 못할 것이 없고 하지 못할 일이 없구려.」
 
91
하고는 自矜[자긍]하는 듯이 고개를 쩔레쩔레 흔들며 껄껄 웃더니,「당신도 賛成[찬성]하라」는 듯이 俊元[준원]을 보다가 俊元[준원]의 잠잠함을 보고,
 
92
「왜 말이 없소. 그렇지요? 내 말이 옳지요?」
 
93
하고 몸을 흔들다. 俊元[준원]은 光浩[광호]가 이처럼 激變[격변]한 것을 보매 한끝 불쌍하면서 한끝 興味[흥미]있게 생각하며,
 
94
「대관절 무슨 일이요? 왜 이 모양이 되었소?」
 
95
하는 말소리는 떨린다.
 
96
「하하. 돈이 없어서, 녜 돈이 없어서.」
 
97
하고 拇指[무지]와 食指[식지]로 環[환]을 作[작]하여 俊元[준원]의 코를 찌를 듯이 쑥 내어밀고,
 
98
「이것이가 없어서. 녜 그러고.」
 
99
하고 環[환]을 作[작]하였던 食指[식지]로 거무데데한 自己[자기]의 얼굴을 가리키면서,
 
100
「또 이것이 잘못 생겼어요. 하나님이 이것을 만들 때에는 좀 싫증이 났던지 눈과 코를 되는 대로 만들어서 되는 대로 붙이고……글쎄 이렇게 못되게 만들 것이 무엇이요.」
 
101
하는 造物主[조물주]를 猛責[맹책]하는 듯이 憤怒[분노]하는 顔色[안색]과 語聲[어성]으로,
 
102
「글쎄, 이렇게 못되게 醜[추]하게 만들 法[법]이 어디 있어요.」
 
103
하고 주먹으로 두 뺨을 탁탁 때리고 엉엉 울더니 다시 하하 하고 웃으며,
 
104
「좀 하얗게 닦아 주지야 왜 못하겠소.」
 
105
하고 고개를 숙인다. 俊元[준원]은 光浩[광호]의 검고 좁고 눈은 크고 코는 넓적하고 여드름 많이 돋은 얼굴을 보고, 또 光浩[광호]의 造物主[조물주]의 솜씨를 攻擊[공격]하는 말을 들으매 우스움을 참지 못하여 하하 웃었다. 光浩[광호]도 하하 하고 웃더니 갑자기 시침이를 뚝 떼고, 俊元[준원]의 팔을 잡아채며,
 
106
「왜 웃소? 응 왜 웃어요. 내 이 얼굴이 우습소. 이 造物主[조물주]의 싫증이 나서 되는 대로 만들어 놓은 이 얼굴이 우습소?」
 
107
하더니 갑자기 주먹으로 땅을 치며 말 끝을 돌려,
 
108
「우주는 돈으로 만들었다 하는 내 말이 어때요. 내가 탈레스보다 용하지요. 이놈 무엇이 어째.」
 
109
하고 탈레스가 自己[자기]의 앞에 앉았는 듯이 눈을 부르뜨며,
 
110
「宇宙[우주]가 물로 되었어? 불은 무엇으로 說明[설명]하고? 宇宙[우주]는 돈으로 되었나니라 하하.」
 
111
하고 또 拇指[무지]와 食指[식지]로 環[환]을 作[작]하여 내어 두르며,
 
112
「이놈아 宇宙[우주]는 이것으로 되었어!」
 
113
하고 껄껄 웃는다. 俊元[준원]은 光浩[광호]가 미치지 아니할까 하고 염려하였다. 그러고 사람이 이렇게도 卒變[졸변]하는가 하고 놀래었다. 俊元[준원]의 보기에 光浩[광호]는 이제 다시 完人[완인]이 될듯하지 아니하였다.
 
 

 
114
六[육]
 
115
겨우하여 俊元[준원]은 光浩[광호]의 이번 發狂[발광](俊元[준원]은 이렇게 부른다)은 P에 對[대]한 失戀[실연]이 原因[원인]인 줄을 알았다. 그리고 俊元[준원]은 十二[십이], 三年前[삼년전] 일을 생각하고 쪽 소름이 끼쳤다.
 
116
俊元[준원]이 처음 東京[동경]에 왔을 때에 俊元[준원]을 사랑하는 어떤 日本靑年[일본청년]이 있었다. 그 靑年[청년]은 某大學[모대학]의 英文科[영문과]를 卒業[졸업]하고 獨語[독어]와 漢語[한어]와 朝鮮語[조선어]까지 能[능]한 二十三[이십삼], 四歲[사세] 되는 名士[명사]로 社會[사회]의 囑望[촉망]도 多大[다대]하였다. 그가 偶然[우연]히 十三[십삼], 四歲[사세]되는 俊元[준원]을 만나 俊元[준원]을 熱愛[열애]하게 되었다. 그때에 俊元[준원]은 紅顔美少年[홍안미소년]이라는 嘲弄[조롱]을 들을 만한 美少年[미소년]이었다.
 
117
그 靑年[청년]은 날마다 俊元[준원]을 아니 보고는 견디지 못하고 보면 손을 잡고 쓸어안고 或[혹] 입도 맞추려 하였다. 처음에는 그 靑年[청년]의 親切[친절]함을 기뻐하던 俊元[준원]도 이에 이르는 그 靑年[청년]에게 對[대]하여 厭避[염피]하는 생각이 났다. 그래서 俊元[준원]은 아무쪼록 그 靑年[청년]과 會見[회견]하기를 避[피]하였다. 그 靑年[청년]은 每日[매일] 四[사], 五次[오차]씩 飮食[음식]을 차려 놓고 俊元[준원]의 오기를 請[청]하는 葉書[엽서]를 띄우고 나중에는 四[사], 五次[오차]씩 電報[전보]도 놓았다. 그러나 俊元[준원]은 더욱 厭症[염증]이 나서 가지 아니하였다. 그 靑年[청년]은 그때마다 차렸던 飮食[음식]을 방바닥에 뒤쳐엎고 되는 대로 술을 마셨다. 그러다가 견디다 못하여 하루는 面刀[면도]를 품고 俊元[준원]의 집에 갔다. 俊元[준원]은 自己[자기]를 죽이려는 줄 알고 엉엉 소리를 내어 울었다. 그 靑年[청년]은 눈물을 흘리며,
 
118
「아니, 面刀[면도]를 가지고 온 것은 그대를 죽이려 함이 아니요, 내가 죽으려 함이로다. 내 生命[생명]을 끊을지언정 차마 사랑하는 그대의 손가락 하나인들 傷[상]하랴.」
 
119
하고 俊元[준원]에게 自己[자기]를 사랑하여 주기를 懇求[간구]하였다. 그러나 俊元[준원]은 明答[명답]지 아니하였다. 이에 그 靑年[청년]은 주먹으로 數十次[수십차]나 自己[자기]의 가슴을 때려 마침내 多量[다량]의 吐血[토혈]을 하고 喀血[객혈]이라는 病名[병명]으로 五週日間[오주일간]이나 入院治療[입원치료]하였다. 入院中[입원중]에는 俊元[준원]도 그 靑年[청년]이 불쌍하기도 하고 未安[미안]하기도 하여 가끔 慰問[위문]하였다. 俊元[준원]의 얼굴만 보면 病狀[병상]에 누운 그 靑年[청년]은 기쁜 듯이 빙그레 웃었다.
 
120
그러나 退院後[퇴원후]에는 俊元[준원]은 一次[일차]도 그 靑年[청년]을 訪問[방문]하지 아니하고 가만히 下宿[하숙]을 옮기고 番地[번지]도 알리지 아니하였다. 그 後[후] 一年[일년]이 지나서 俊元[준원]은 그 靑年[청년]이 地方[지방] 某中學校[모중학교] 敎諭[교유]로 갔다는 말을 듣고 또 酒妄[주망]군이 되어 學校[학교]에서 排斥[배척]을 當[당]하며 親知間[친지간]에도 亡家子[망가자]라는 稱呼[칭호]를 듣는단 말을 들었다. 그 後[후] 七[칠], 八年間[팔년간] 消息[소식]이 漠然[막연]하다가 再昨年[재작년] 俊元[준원]이 新義州[신의주]에 旅行[여행]할 때에 偶然[우연]히 그 靑年[청년]을 만났다. 그 容貌[용모]는 焦悴[초췌]하고 衣服[의복]은 襤褸[남루]하였다. 여름이언마는 그는 冬節中折帽[동절중절모]를 쓰고 술이 반쯤 醉[취]하였으며 나막신도 다 닳아진 것을 제가끔 신었다. 俊元[준원]은 그때에 몸에 소름이 쪽 끼쳐 한참이나 말이 막혔다. 住所[주소]를 물어도 그는 다만,
 
121
「天地[천지]가 내 住所[주소]요.」
 
122
할 뿐. 俊元[준원]은 料理店[요리점]에 들어가 西洋料理[서양요리]와 麥酒[맥주]를 響應[향응]하였다. 그 靑年[청년]은 반가운 듯이 鬚髥[수염]난 俊元[준원]의 얼굴을 보며 辭讓[사양]도 아니하고 주는 대로 술을 마시나 彼此[피차]에 아무 말이 없었다. 車時間[차시간]이 되어 俊元[준원]의 탄 車[차]가 떠날 때 그 靑年[청년](이제는 三十[삼십]이 많이 넘었다)은 車窓[차창]으로 俊元[준원]의 손을 잡으며,
 
123
「내 生活[생활]이 이 方向[방향]에 넣게 한 것은 老兄[노형]이외다. 나는 成功[성공]도 없고 希望[희망]도 없고 一生[일생]의 行色[행색]이 이 모양이외다. 俊元君[준원군]! 사랑하는 俊元君[준원군]! 나의 眞情[진정]으로 그대의 成功[성공]과 幸福[행복]을 비오.」
 
124
하는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車[차]가 떠나갈 때에 俊元[준원]은 車窓[차창]으로 머리를 내어밀고 悄然[초연]히 섰는 그 靑年[청년]을 向[향]하여 帽子[모자]를 흔들었다. 그러나 俊元[준원]의 눈에도 눈물이 흘러 얼마 아니하여 그 靑年[청년]의 모양도 아니 보이게 되었다. 이것을 생각하고 只今[지금] 光浩[광호]의 處地[처지]를 보니, 그 靑年[청년]의 一生[일생]이 果然[과연] 俊元[준원] 自己[자기]로 말미암아 그렇게 된 듯 하고 또 光浩[광호]의 一生[일생]도 그 靑年[청년]과 同樣[동양]의 軌道[궤도]를 取[취]하는 듯하여 俊元[준원]은 戰慄[전율]함을 禁[금]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다시 光浩[광호]의 얼굴을 보니 光浩[광호]의 웃는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125
俊元[준원]은 생각하였다. 光浩[광호]는 世上[세상]에 온지 二十四年間[이십사년간]에 따뜻한 愛情[애정]이란 맛을 보지 못하였다. 母親[모친]의 愛情[애정]이나 姉妹[자매]의 愛情[애정]도 맛보지 못하였다. 그의 一生[일생]은 참 永世界[영세계]의 一生[일생]이었다. 人生[인생]에서 愛情[애정]을 떼어 놓으면 차마 어찌 살랴. 만일 愛情中[애정중]에서 살던 사람을 갑자기 愛情[애정]없는 世上[세상]에 잡아 넣는다면 그는 一日[일일]이 못하여서 凍死[동사]하리라. 그러나 光浩[광호]는 아직도 愛情[애정] 맛을 보지 못하였는 故[고]로 至今[지금]토록 살아 왔다. 마치 極海[극해]에서 生長[생장]한 動物[동물]은 永雪中[영설중]에서도 生存[생존]할 수 있음과 같이. 그러나 光浩[광호]는 赤道[적도]의 暖流[난류]를 맛보았다. 한 번 이 暖流[난류]의 따뜻한 맛을 본 光浩[광호]는 到底[도저]히 다시 永世界求[영세계]에서 살 수가 없게 되었다. 그는 暖流[난류]를 求[구]하고 求[구]하다가 得[득]하면 살고 不得[부득]하면 죽을 수 밖에 없다. 그의 生命[생명]은 오직 H의 向背[향배]에 달렸다. 그런데 P는 光浩[광호]를 돌아보지 아니한다. 이렇게 생각할 때에 光浩[광호]는 소리를 내어 울며,
 
126
「나는 죽을랍니다.」
 
127
하는 소리는 마치 敗軍[패군]한 將師[장사]가 自刎[자문]하려 할 때에 부르는 노래와 같이 悲愴[비창]하였다. 俊元[준원]은 더욱 光浩[광호]를 불쌍히 여긴다. 만일 只今[지금]이라도 어떤 부드러운 女子[여자]의 손이 悲憤[비분]과 失望[실망]으로 破裂[파열]하려 하는 光浩[광호]의 가슴을 만져 주면 光浩[광호]는 蘇復[소복]할 餘望[여망]이 있으리라. 그러나 俊元[준원] 自身[자신]은 이미 光浩[광호]에게 慰安[위안]을 줄 힘이 없는 줄을 알았다.
 
128
「世上[세상]에 따뜻한 女性[여성]의 손이 많기는 많건마는.」
 
129
하고 俊元[준원]도 눈물이 흐른다.
 
130
俊元[준원]의 눈물은 다만 光浩[광호]를 불쌍히 여기는 생각뿐이 아니요, 同時[동시]에 自己[자기]를 불쌍히 여김이었다.
 
 

 
131
七[칠]
 
132
P는 翌朝[익조]에 新聞[신문]을 보았다.
 
133
「R舘止宿[관지숙] K大學生[대학생] 尹光浩[윤광호]는 昨日[작일] 午後[오후]에 短刀[단도]로 自殺[자살]하였는데 그 知己[지기] 金俊元[김준원]을 訪問[방문]하건대 失戀[실연]의 結果[결과]라더라.」
 
134
하는 말을 보고 P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설마 自己[자기]를 爲[위]하여 죽은 것이라고는 생각지 아니하였다. 이 新聞[신문]을 본 朝鮮留學生[조선유학생]들은,
 
135
「흥, 特待生[특대생]!」
 
136
하고 光浩[광호]를 嘲笑[조소]하고 그 薄志弱行[박지약행]함을 叱辱[질욕]하였다.
 
137
P가 新聞[신문]을 들고 茫然[망연]히 앉았을 때에 俊元[준원]은 遑忙[황망]히 P를 訪問[방문]하였다. 그러고 P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면서,
 
138
「여보 P氏[씨], 그대는 우리 親舊[친구] 한 분을 죽이셨소.」
 
139
하고 눈물을 흘린다. P는 놀래었다. 그러나 암만해도 光浩[광호]가 自己[자기] 때문에 죽었으리라고는 믿지 못한다.
 
140
「설마 저 때문에 죽었겠어요?」
 
141
「아니요, 당신 때문에 죽었지요. 당신도 살아가노라면 光浩[광호]의 죽은 뜻을 알리다.」
 
142
두 사람은 잠잠하게 光浩[광호]를 생각하였다. 光浩[광호]의 屍體[시체]는 警察醫[경찰의]의 檢査[검사]를 받은 後[후]에 靑山墓地[청산묘지]의 一隅[일우]에 묻혔다. 그는 一生[일생]에 오직 하나「特待生[특대생]의 기쁨」을 맛볼 뿐 이요, 永世界[영세계]의 生活[생활]을 보내다가 偶然[우연]히 赤道[적도]의 暖流[난류]를 만나서 그만 融解[융해]되고 말았다. 萬人[만인]의 嘲笑中[조소중]에도 그의 墓前[묘전]에 熱淚[열루]를 뿌린 者[자] 數人[수인]이 있더라. 俊元[준원]도 無論[무론] 그 中[중]에 하나이었다.
 
143
겨울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살을 베는 찬 바람이 靑山練兵場[청산연병장]의 먼지를 몰아다가 兀兀[올올]한 墓碑[묘비]를 때릴 제 麻布聯隊兵營[마포연대병영]에서 夕飯[석반] 喇叭[나팔]이 운다. 혼자 十餘年[십여년] 사귀어 오던 光浩[광호]의 墓前[묘전]에 섰던 俊元[준원]은,
 
144
「에그 춥다.」
 
145
하고 몸을 떨었다. 光浩[광호]의 木牌[목패]에는,
 
146
「永世界[영세계]에 나서 永世界[영세계]에 살다가 永世界[영세계]에 죽은 尹光浩之墓[윤광호지묘].」
 
147
라고 俊元[준원]이가 손수 쓰고 그 곁에,
 
 
148
「눈이 뿌리고
149
바람이 차구나
150
발가벗은 너를
151
안아 줄 이 없어
152
안아 줄 이를 찾아
153
永遠[영원]한 沈黙[침묵]에 들도다.」
 
 
154
하였다. P는 男子[남자]러라. (一九一七[일구일칠],一[일],二[이] 夜[야])
 
 
155
(一九一八年四月[일구일팔년사월]《靑春[청춘]》第十三號[제십삼호] 所載[소재])
【원문】윤광호(尹光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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