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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군전(朱將軍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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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림(宋世琳)
1
朱將軍傳
 
 
2
將軍의 諱는 猛이요 字는 仰之니 其先은 閬州人也라.
 
3
장군의 성은 주(朱; 붉음)요, 이름은 맹(猛;사나움)이고, 자는 앙지(仰之; 치켜듦)니
4
그 윗대는 낭주(閬州 = 囊州 ; 陰囊을 가리킴)사람이었다.
 
 
5
遠祖剛이 事孔甲에 掌南方朱鳥曆象之官하야 出納惟允이러니
6
孔甲이 嘉之하야 賜甘泉君湯沐邑에 子孫이 因家焉이라.
 
7
먼 조상은 강(剛;단단함)인데,
8
공갑(孔甲; 구멍 난 조가비)을 섬기되
9
남방 주작(朱雀)의 역상지관(曆象之官)을 맡아 출납을 성실하게 수행하였던 바,
10
공갑이 이를 가상히 여겨서
11
감천군(달콤한 샘) 탕목읍을 식읍(食邑)을 삼게 하니
12
자손이 이로부터 가문을 이루게 되었다.
 
 
13
考의 諱는 赩이니 歷事十朝요 官至中郞將이며
14
妃는 陰氏니 貫은 朱崖縣이라.
 
15
아비의 이름은 혁(赩:낯붉음)이며,
16
열 임금을 두루 섬겨 벼슬이 중랑장(中郞將)에 이르렀고,
17
어미 음(陰)씨는 본관(本貫)이 주애현(朱崖縣; 붉은 물가의 고을)인데
 
 
18
少有姿하야 調紅顔赤脣하고
19
性且溫柔하야 內助之力이 弘多하니 赩이 深重之라.
20
雖時有小過나 不惡之러라.
 
21
어려서는 자태가 있어 붉은 얼굴과 붉은 입술이 조화를 이루었고
22
성품이 온유하여 내조의 힘이 크고 많았으니
23
혁이 매우 중시했다.
24
비록 작은 잘못이 있더라도 그를 미워하지는 않았다.
 
 
25
大曆十一年에 生猛하니
 
26
대력(大曆) 11년에 맹을 낳았다.
 
 
27
猛이 稟形이 絶凡하되 只箇一目竪라.
 
28
맹은 타고난 생김새부터가 범상함을 뛰어넘었는데,
29
눈은 다만 한 개가 털이 숭숭하게 난 이마에 있었을 뿐이었다.
 
 
30
安性强項하야
31
膂力이 過人에
32
有怒면 鬚髥이 輒長하야
33
勃ㄷ露其筋하고 長揖不屈이나
34
然이나 猶能恭謹하야 隨時低昻이요
 
35
성격은 매우 강직하여 굽힘이 없었고
36
게다가 근육의 힘이 남보다 뛰어나서
37
화를 낼 때에는 수염을 갑자기 뻗치고
38
울끈불끈 그 근육을 드러내고
39
오래도록 읍하는 모습 그대로 굽힐 줄 모르기도 했으나,
40
남을 공경하고 근신할 줄도 알아서 수시로 몸을 꺼떡거리기도 했다.
 
 
41
常着土紅團領이라.
42
雖隆寒盛暑나 不解하며
 
43
언제나 적토(赤土)빛의 단령(團領)을 입고
44
비록 엄동(嚴冬)이나 폭서(暴暑)를 만날지라도 벗을 줄을 몰랐다.
 
 
45
凡出入에 盛兩丸子紅囊하야 暫不去身하니 世號獨眠龍이라.
 
46
또 동그란 알 튀기기를 잘해서
47
들락날락할 적마다
48
두 개의 탄환으로 붉은 주머니를 가득채웠고
49
잠시라도 몸에서 떨어지게 하지 않았으므로,
50
세상 사람들이 독안용(獨眼龍)이라 불렀다.
 
 
51
隣에 有妓 掌中仙 五指香하야
52
猛이 悅之하고 密令鬲縣으로 竝私之한대
53
兩妓가 交相拳猛 이어늘
54
猛이 目眦가 幾裂에 涕泗가 沾衣나
 
55
이웃에 장중선(掌中仙)과 오지향(五脂香)이라는 기생이 있었는데,
56
맹은 그녀들이 마음에 들어 함께 사통(私通)하였는데,
57
두 기생은 질투하여 서로 번갈아 받들어 모시는 바람에
58
맹은 눈시울이 몇 군데 찢어지고 눈물과 콧물이 옷깃을 적실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59
然이나 且甘受戱曰
60
「一日이라도 不遭爾拳이면 郄(隙과 같음?)吝이 復萌이라」하니
61
聞者 賤之라.
 
62
그러나 오히려 이를 달게 받으며 희롱했다.
63
『하루라도 두 주먹으로 두들겨 맞지 않으면
64
더러운 생각이 다시 싹터는구나.』
65
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다.
 
 
66
猛이 悔悟折節하고 礪氣亘懷러니
 
67
그러자 맹은 절조를 굽힌 것을 뉘우치고 깨달아
68
기운을 북돋우어 항시 늠름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었다.
 
 
69
亶甲卽位之三年에
70
齊郡刺史 桓榮이(亶甲 桓榮[단갑 환영]은 方言이니 淫妓之稱也라) 發言하되
 
71
하단갑(河亶甲;殷나라 10대 임금)이 卽位한 지 3년에
72
제군(齊郡; 齊는 臍[배꼽 제]와 통함) 자사(刺使) 환영(桓榮)이[하단갑이나 환영은 세속에서 음탕한 창기를 가리키는 말. 하단갑은 물밑 조가비?, 환영은 화냥?] 아뢰기를,
 
 
73
「郡底에 曰有寶池하니 泉甘而土肥라
 
74
『군 아래(郡은 臍郡; 곧 배꼽 아래)에는 오래된 보지(寶池; 보배로운 연못)가 있사온데
75
샘물이 달고 땅이 기름진 곳입니다.
 
 
76
艸木이 叢茂하고 居民이 鮮少하야
77
力耕其中이면 收效甚夥커늘
78
頃緣旱沽에 其池가 盡沫하야
79
往ㄷ 澤氣가 上湫濕而壅結하니
 
80
초목이 무성하고 거주하는 백성들이 아주 적어
81
힘써 그 가운데를 경작하면 수확이 매우많을 것이나
82
그런데 근자에 가뭄이 심하여 물이 말라붙어
83
이따금 못 기운이 위로 올라와 사라져버리고
84
습기가 차서 막혀버리고 있사오니,
 
 
85
願陛下는 亟遣朝臣하사
86
開諭地神하고 日督役深鑒하야
87
俾貯澤流下則 不失其本이라.
88
凡有血氣者 雖匹夫匹婦나
89
孰不歆ㄷ然知感哉리요?」
 
90
원하옵건대 폐하께서는 즉시 조신(朝臣)을 파견하시와
91
지신(地神)을 달래시고 깊숙하게 뚫는 역사(役事)를 감독하시어
92
기름진 못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하신다면
93
이는 한갓 천하의 근본을 잃지 않게 되올 뿐 아니오라
94
무릇 혈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비록 필부(匹婦)라 할지라도
95
그 어느 누가 폐하의 조치에 기꺼이 감동하지 않겠사옵니까?
 
 
96
王이 可奏而難人歷하야 咨群臣할새
97
溫陽府 經歷朱泚가 薦猛可用이라 하니
 
98
왕은 그 아뢰는 말을 옳게 여기시었으나,
99
그렇게 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100
여러 신하들에게 일일이 자문하니
101
온양부(溫陽府)의 경력(經歷) 주자(朱泚)가
102
맹을 추천하면서 가히 쓸 만하다고 하니,
 
 
103
王曰「朕亦飮香이 久矣라.
104
但諺에 曰目不正則 心不正이라하며,
105
又云 惡土는 不毛라 한즉
106
聞猛也는 頭童而眼竪가 是可恨也라.」
 
107
왕은 말했다.
108
『짐도 음향한 지 오래다.
109
속담에 이르기를,「눈이 바르지 못하면 그 마음도 바르지 못하다」했고,
110
또 이르기를 「나쁜 땅에는 초목이 나지 않는다」했는데,
111
내가 듣기로는 맹은 머리는 어린애머리처럼 민대가리인데다가
112
눈도 천박하게 세로로 쭉 찢어졌다 하니,
113
그것이 안타깝구려!』
 
 
114
泚가 免冠頓首曰
 
115
주자가 관(冠)을 벗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했다.
 
 
116
「古에 聖君은 猶不以二卵으로 棄干城之將이니
117
豈可以一容貌之稱으로 遞處舍之耶잇가?
 
118
「옛 성군들은 오히려 두 알이라 해서 간성의 장수를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119
어찌 한 가지 용모를 호칭해서 갑자기 버리시나이까?
 
 
120
願陛下는 姑試猛而可用也하소서.
121
若令猛으로 不堪其職이면 臣이 請當其罪하노이다.」
 
122
원컨대 폐하께서는 맹을 시험해 보고 임용하소서.
123
만약 맹으로 그 직책을 감당치 못하게 한다면
124
신이 그 죄를 감당하겠나이다.」
 

 
125
王이 黙然良久에 曰
126
「卿言이 是也라.
127
但猛이 縮首深林하고 鞱光孕精커늘
128
猶恐見知於人에 其肯爲朕起耶아?」
 
129
왕이 말없이 한참 지난 후에 말했다.
130
『경의 말이 옳도다.
131
다만 맹이 고개를 깊은 숲속으로 처박고 품은 정기도 감추고 지내면서,
132
오히려 사람들에게 제 모습이 보일까 걱정하고 있는 판국이니
133
그가 짐을 위하여 기꺼이 벌떡 일어나 줄지 의문이오.』
 
 
134
泚曰「猛性이 兼剛柔하야 出申威於河外하고
135
雖猛氣之咆哱이 入屈節於河內하니
136
若四體之無骨이라.
137
倘陛下는 赤心力請하사 其無何說之辭니잇고?」
 
138
주자가 말했다.
139
『맹의 성품이 단단하고 부드러움을 겸하고 있으니,
140
신기(神氣)를 드러내면 그 위력이
141
연못[寶池]의 밖에서는 마치 사나운 짐승의 울부짖음 같이 요란스러우나,
142
절개를 굽혀 연못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143
사지에 뼈가 없는 것처럼 되어버리지만,
144
아마 폐하께서 성심껏 힘써 청하신다면
145
무슨 말로 사양할 수가 있겠나이까?』
 
 
146
王이 令泚로 卜日奉幣而往한대
147
猛이 欣然就徵則
 
148
왕이 주자로 하여금 날을 받아
149
폐물을 가지고 찾아가도록 하였더니,
150
맹이 흔쾌히 부름에 응하였다.
 
 
151
王이 大喜하사 拜折衝將軍 充寶池疏鑒使할새
 
152
왕이 크게 기뻐하여 당장 절충(折衝)장군에 임명하시고
153
보지소착사(寶池䟽鑿使; 보배로운 연못을 툭 트이도록 뚫는 사신)로 명하시니,
 
 
154
猛이 聞命하고 不指而行에
 
155
맹은 명을 받들자마자 당장에 시행하였다.
 
 
156
由湧泉闢陽陵泉하고 歷陽關直抵池岸하니 池距陽陵泉이 才三里라.
157
(湧泉 陽陵泉 陽關 三里는 皆針灸之穴名이니 俱在脚足也라.)
 
158
용천 벽양릉천을 따라가다
159
양관을 지나 곧장 보지언덕에 도착하니
160
보지와 양릉천과의 거리는 겨우 삼 리였다.
161
(용천 양릉천 양관 삼리는 모두 치구의 혈자리 이름이니
162
모두 다리와 발에 있다.)
 
 
163
先是尼城人 麥孝同이(諺傳云 淫尼用에 以麥屑로 造肉具狀하니 名曰 麥孝同이라.) 私劃方略하야 欲效疏浚之力타가 聞將軍至에 慙赧而退라.
 
164
이에 앞서 이성(尼城) 사람 맥효동(麥孝同)[남근 모양의 기구]이
165
(민간에 전해 오기를, 음란한 비구니들이 보릿가루를 써서 남자 성기 형상을 만들고
166
그 이름을 ‘맥효동’라 했다.)
167
사사로이 방책을 세워서 깊이까지 뚫는 효험을 보이고자 힘써 분투하다가
168
장군이 온다는 말을 듣고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고 물러갔다.
 
 
169
將軍이 周視四方하고 因掀髥朶頤而言曰
 
170
장군은 사방을 두루 살피고
171
수염을 치켜들고 턱을 끄덕거리면서 말했다.
 
 
172
「此地는 非[北의 잘못]峙玉門山이요 南連黃金窟하야
173
東西赤岸이 互回에 中有一巖하야 形肖柿仁하니
174
眞術家所謂要衝之地요 赤龍含珠之勢也라.
175
固非力孱者면 所難成功也.」니,
 
176
『이 땅은 북으로 옥문(玉門; 음문)산이 솟아 있고,
177
남쪽으로 황금굴(음문의 통로)이 이어져 있으며,
178
동서쪽으로는 붉은 낭떠러지가 서로 둘러서 있고,
179
그 가운데에 바위 하나가 있는데,
180
그 모양은 흡사 감씨(陰核을 말함)를 닮아서,
181
진정 술객(術客)들이 이르는 바,
182
「요충(要衝)의 땅이요,
183
붉은 용이 구슬을 머금은 형세라」
184
진실로 힘이 쇠잔한 자만 아니라면
185
쉽게 뚫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로다.』하고
 
 
186
遂條陳形勢하고 上表 其略曰,
 
187
드디어 그 형세를 조목조목 진술하여 표(表)를 올리니,
188
그 대략은 이러하다.
 
 
189
「臣猛은 承先祖之餘烈하고 荷聖朝之鴻恩하야
190
折衝千里에 效死一節하니
191
豈憚久勞于外리요?
 
192
『신 맹은 선조가 남기신 업적을 이어받아
193
성스러운 임금의 크나큰 은혜를 입었으니,
194
천리의 적을 꺾어 죽음으로써 한 번 충절을 본받으려 하는 바이라,
195
어찌 외방에서의 오래된 수고로움이라 하여 꺼리겠습니까?
 
 
196
期至成功後에 已니 身到甘泉郡에 詎敢企乎아?
197
生入玉門關中을 惟日望之하노라.」
 
198
공로를 이룬 다음에라야 그만둘 것을 다짐하옵는 바,
199
지금 몸이 감천군에 이르렀지만
200
감히 일을 갑작스럽게 도모할 수야 있겠습니까?
201
저는 지금 옥문관(玉門關) 속에 들어와서
202
오직 날마다 형세를 관망하고 있는 중입니다.』
 
 
203
王이 覽表에 玩味不已하사 璽書褒美曰,
 
204
왕이 표를 보시고 즐겨 마지않으시면서,
205
옥새(玉璽)가 찍힌 문서를 보내어 그의 공적을 칭찬하는 글을 내렸다.
 
 
206
「西方之事를 屬之卿이니 卿其勖哉인저」
207
(西方은 俗所謂西[書]房也라)
 
208
『서방의 일은 경에게 맡겼으니,
209
경은 힘쓸지어다.』
210
[서방(西方)은 세속에서 말하는 ‘서방(書房)’이다.]
 
 
211
猛이 奉詔和頭하고 與士卒로 同甘苦하야
 
212
맹이 조서를 받들어 머리를 조아리고,
213
사졸들과 고락을 함께 하였다.
 
 
214
或諭或浚하며 或出半面하고
 
215
혹은 살살 타이르기도 하고
216
혹은 깊숙이 파헤치기도 하며,
217
또 나갔다가 얼굴을 반만 내보였다가
 
 
218
或露全體하야 屈伸俯昻에
219
更出迭入하야
220
鞠躬盡力에 期至必死라.
 
221
때로는 얼굴 전체를 나타내기도 하고,
222
구부렸다가 폈다가 내려다보았다가 올려다보았다가,
223
번갈아 들락날락하며
224
몸을 굽혀 있는 힘을 다해
225
필사적으로 일을 성사시키기를 기약하였다.
 
 
226
役未半에
227
始有淸泉數派而 濡洒不絶이러니
 
228
일이 미처 반도 되지 않아서
229
비로소 맑은 샘물 몇 갈래가
230
흘러나와 적시기를 끊이지 않더니,
 
 
231
俄頃에 濁潮가 暴湧하고
232
全島가 塾溺하야 林莽이 覆沒에
 
233
갑자기 탁한 물길이 세차게 용솟음쳐 나와
234
모든 섬이 물에 빠지게 되었고
235
수풀과 잡초들도 물에 떠다니거나 잠기게 되었다.
 
 
236
將軍이 濡首霑體하고
237
植立自如하야 不動一髮이러니
 
238
장군도 머리와 온몸이 흠뻑 젖었으나
239
스스로 태연자약하게 꼿꼿이 서서 터럭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240
適有蝨生蚤生이
241
共遊爪氏(爪氏는 方言에 兒女之稱이라)之患하야
242
隱于林하라가
 
243
마침 슬생(이)과 조생(벼룩)이 있어
244
일찍이 ‘좃’씨[‘爪氏는 방언에서 손톱을 지칭한다’며 눙침.]의 환(患)을 당하여
245
숲속에 숨어 있다가
 
 
246
亦爲暴潮所濡이 流寓黃金窟에
247
訴于窟神後 哀號求救한대
 
248
역시 세찬 물결에 표류하여,
249
흘러서 황금굴까지 흘러와 우거(寓居)하다가
250
굴신에게 호소한 뒤에
251
슬피 울며 살려달라고 하니,
 
 
252
神이 蹙口而病之曰,
 
253
굴신이 입을 찡그리며 근심스럽게 말했다.
 
 
254
「比來에 走輩가 亦遭比[此?]患이 屬矣라.
255
感彼饘粥之惠하고 忍走本性이라.
256
囊括不言者 久矣니 今當爲二子而 固止之하라.」
 
257
『요사이는 나 역시 이런 환난을 여러 번 당했는데
258
그가 미음이라도 먹여주는 것을 고맙게 여겨
259
본성을 떠남을 참았다.
260
자루 끈을 동여매듯 말하지 않음이 오래였으나
261
이제 그대들 두 사람을 위해서 그치도록 도모해 보겠소.』
 
 
262
蚤生等이 踊躍,「此生死而關骨者也라.」
 
263
조생 등이 좋아라고 날뛰면서 말하였다.
264
『이 일은 저희들의 생사에 관한 일이요,
265
뼈에 살을 붙임과 같은 일입니다!』
 
 
266
窟神이 往詰池神曰,
 
267
굴신이 지신(池神)에게로 가서 힐문했다.
 
 
268
「爾家甚客이 常懸二丸囊于我門에 出入無恒한대
 
269
『너희 집에 심한 손님이
270
언제나 이환낭(二丸囊; 불알)을 우리 집 문 앞에다가 척 걸어두고
271
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는데
 
 
272
始疎終數에 淋漓我庭戶하고
273
亂擊我門扉하니 乃敢狂率이 如是乎아?」
 
274
처음은 드문드문하더니 나중에는 너무 잦아져
275
우리 집 뜰과 문을 흠뻑 적실 뿐만 아니라
276
내 문짝까지 어지럽게 쳐대니
277
감히 미치광이처럼 경솔함이 이와 같은가?』
 
 
278
神이 謝曰
279
「客粗賓貪에 累及尊神하니
280
雖有粥水之償이나 豈直汚門之辱이리요.」
 
281
지신이 사죄하여 말했다.
282
『손님이 거칠고 탐욕하여
283
존신(尊神)께 누를 끼쳤으니,
284
비록 미음의 보상은 있었으나
285
어찌 가문을 더럽히는 욕됨을 당하리오?』
 
 
286
今爲尊神當殪之夜하야
287
方午에 池神이 伺將軍力役이
288
潛嚙頭하고 又勅兩岸神挾攻하니
 
289
이제 존신을 위하여 그를 죽이는 밤에 당도하여
290
바야흐로 뒤섞여서 얼크러지자
291
지신이 주장군이 힘써 노역하는 것을 가만히 엿보다가,
292
몰래 장군의 머리를 깨물고
293
또 두 언덕의 신에게 칙령을 내려 협공케 하니
 
 
294
將軍이 飢渴하야
295
流骨骸駭數匙에 首頭而卒이라.
 
296
장군은 기력이 다하여
297
몇 숟갈의 골수를 흘리며 머리를 늘어뜨린 채 죽고 말았다.
 
 
298
訃聞에 王이 震悼罷朝하시고
299
特賜長剛溫直效死弘力功臣號하야 以禮로 奠于襌州하니
 
300
부음을 듣고,
301
왕은 몹시 애통한 나머지 조회마저 파하고
302
맹에게 특별히 ‘장강온직효사홍력공신(長剛直效死弘力功臣)’이란 호를 내리시고,
303
예를 갖추어 곤주(褌州; 잠방이)에 장사지냈다.
 
 
304
後에 有人이 見將軍이 脫帽露頂하고 恒游泳於寶池中이라.
305
抑不生不滅 學牟尼之佛者歟아?
 
306
이후에 어떤 사람이
307
장군이 모자를 벗고 이마를 드러낸 채
308
늘 보지(寶池) 가운데서 노니는 것을 보았다.
309
또한 불생불멸하니 석가모니의 도를 배운 불자(佛者)가 아니겠는가?
 
 
310
史臣曰
 
311
사신(史臣)은 논평한다.
 
 
312
將軍이 早稟服人之力하고 奮起艸萊之中하야
313
出萬死計而 深入不毛之地하니 殫/(p.99.)精施澤에
 
314
『장군은 일찍이 사람을 감복시키는 힘을 가지고 초야에서 떨쳐 일어나,
315
만 번이나 죽을 계획을 세우고,
316
털 하나 없는 곳에까지 깊숙이 들어가
317
정력을 쏟아 붓는 혜택을 베풀었다.
 
 
318
澤之入人也深하니 十載溝洫之功이 一朝迺成則
319
可謂植根固而 發源深者也라.
 
320
연못은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너무 깊어서
321
십 년이나 걸려야 할 봇도랑의 혈(血)을 통하게 하는 공을
322
하루아침에 시원스레 이루어서
323
가히 깊이 박은 뿌리는 튼튼하고
324
그 근원은 깊다고 할 수 있겠다.
 
 
325
雖竟爲池神所誤하야 殞命一噓氣之間이나
326
攻其行事之迹은 可謂能勇而能劫이요 殺身而成仁者也니 嗚呼烈哉라.
 
327
비록 마지막에는 지신의 오해를 받아서
328
숨 한 번 쉴 사이에 운명하고 말았으나,
329
그 행한 바 일들의 업적을 공평하게 생각해 보면,
330
가히 용감하기도 하였으나 겁도 잘 내어서
331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인(仁)을 성취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332
아아, 충성을 다한 열자(烈者)로다! 』
【원문】주장군전(朱將軍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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