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역단(易斷) ◈
카탈로그   본문  
1936.2.
이상
목   차
[숨기기]
1
역단
 
 
 

1. 화로

 
3
방거죽에극한이와닿았다. 극한이방속을넘본다. 방안은견딘다. 나는독서의뜻과함께힘이든다.화로를꽉쥐고집의집중을잡아땡기면유리창이움푹해지면서극한이흑처럼방을누른다. 참다못하여화로는식고차겁기때문에나는적당스러운방안에서쩔쩔맨다. 어느바다에호수가미나보다. 잘다져진방바닥에서어머니가생기고어머니는내아픈데에서화로를떼어가지고부엌으로나가신다. 나는겨우폭동을기억하는데내게서는억지로가지가돋는다. 두팔을벌리고유리창을가로막으면빨래방망이가내등의더러운의상을뚜들긴다. 극한을걸커미는어머니ㅡ기적이다. 기침약처럼따끈따끈한화로를한아름담아가지고내체온위에올라서면독서는겁이나서곤두박질을친다.
 
 
 

2. 아침

 
5
캄캄한공기를마시면폐에해롭다. 폐벽에끄름이앉는다. 밤새도록나는몸살을알른다. 밤은참많기도하드라. 실어내가기도하고실어들여오기도하고하다가이저버리고새벽이된다. 폐에도아침이켜진다. 밤사이에무엇이없어젔나살펴본다. 습관이도로와있다. 다만내치사한책장이여러장찢겼다. 초췌한결론우에아침햇살이자세히적힌다. 영원히그코없는밤은오지않을듯이.
 
 
 

3. 가정

 
7
문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해간다. 식구야봉한창호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처럼월광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 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을헐어서전당잡히나보다. 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 문을열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4. 역단(易斷)

 
9
그이는백지위에다연필로한사람의운명을흐릿하게초를잡놓았다. 이렇게홀홀한가. 돈과과거를거기다놓아두고잡답(雜踏)속으로몸을기입하여본다. 그러나거기는타인과약속된악수가있을뿐, 다행히공란을입어보면장광도맞지않고안드린다. 어떤빈터전을찾아가서실컷잠자코있어본다. 배가아파들어온다. 고로운발음을다생켜버린까닭이다. 간사한문서를 때려주고또멱살을잡고끌고와보면그이도돈도없어지고피곤한과거가멀거니앉아있다. 여기다좌석을두어서는안된다고그사람은이로위치를파헤쳐놓는다. 비켜서는악취에허망과복수를느낀다. 그이는앚은자리에서그사람이 평생을살아보는것을보고는살짝달아나버렸다.
 
 

5. 행로

 
11
기침이난다. 공기속에공기를힘들여뱉어놓는다. 답답하게걸어가는길이내스토리요기침해서찍는구두(句讀)를심심한공기가주물러서삭여버린다. 나는한장(章)이나걸어서철로를건너지를적에그때누가내경로를디디는이가있다. 아픈것이비수에베어지면서철로와열십자로어울린다. 나는무너지느라고기침을떨어뜨린다. 웃음소리가요란하게나더니자조하는표정위에독한잉크가끼얹힌다. 기침은사념위에그냥주저앉아서떠든다. 기가탁막힌다.
【원문】역단(易斷)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시〕
▪ 분류 : 근/현대 시
▪ 최근 3개월 조회수 : 19
- 전체 순위 : 1839 위 (2 등급)
- 분류 순위 : 131 위 / 1872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역단 [제목]
 
  이상(李箱) [저자]
 
  1936년 [발표]
 
  시(詩) [분류]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시 카탈로그   본문   한글 
◈ 역단(易斷)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