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신라 최항은 자가 석남이다. 애첩이 있었는데, 부모가 금하여 몇 달 동안 만날 수 없었다.
5
數月伉暴死 經八日 夜中伉往妾家 妾不知其死也 顚喜迎接
6
(수월항폭사 경팔일 야중항왕첩가 첩불지기사야 전희영접)
7
항이 갑자기 죽고 8일이 지났다. 밤에 항이 첩의 집으로 갔다. 첩은 그가 죽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매우 기뻐하며 맞이했다.
8
伉首揷石枏枝 分與妾曰 父母許與汝同居 故來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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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수삽석남지 분여첩왈 부모허여여동거 고내이)
10
항은 머리에 석남가지를 꽂고 있었는데, 가지를 나누어 첩에게 주면서 말하기를 "부모님이 너와 함께 사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에 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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遂與妾還到其家 伉踰垣而入 夜將曉 久無消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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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여첩환도기가 항유원이입 야장효 구무소식)
13
마침내 첩과 함께 돌아가서 그 집에 이르렀다. 항이 담을 넘어 들어가더니 새벽이 되도록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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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人出見之 問其來由 妾具說 家人曰 伉死八日 今日欲葬 何說怪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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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출견지 문기래유 첩구설 가인왈 항사팔일 금일욕장 하설괴사)
16
집 안 사람이 나와서 보고 온 이유를 물었다. 첩이 모두 말하자 집 안 사람이 말하기를 "항은 죽은 지 8일이 되어서 오늘 장사를 지내려 하는데, 무슨 기이한 일을 말하느냐?"
19
첩이 말하기를 "남편이 나에게 석남가지를 나누어 꽂아 주었는데, 이것으로 증거를 삼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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於是 開棺視之 屍首揷石枏 露濕衣裳 履已穿矣 妾知其死 痛哭欲絶 伉乃還蘇 偕老二十年而終
21
(어시 개관시지 시수삽석남 로습의상 리이천의 첩지기사 통곡욕절 항내환소 해로이십년이종)
22
이에 관을 열어보니 시체가 머리에 석남가지를 꽂고 있었고 옷이 이슬에 젖어있었으며, 신발도 이미 신고 있었다. 첩이 그가 죽은 것을 알고 통곡하면서 자결하려하니 항이 곧 다시 살아나 30년 동안 함께 살다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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