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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新人)의 특색(特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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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9.27
채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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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新人의 特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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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의 특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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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많이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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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가 창작 월평을 쓰라는 것이 편자의 명이었고, 마침 그런데『문장(文章)』9월호에 가서 통칭 신인으로 불리는 김동리(金東里) · 현경준(玄卿駿) · 박노갑(朴魯甲) 3씨의 작품 세 편이 한꺼번에 실려 있었다. 가벼운 일종의 흥미를 느끼면서 그 세 편을 나도 한꺼번에 읽어보았다. 그러나 작품인즉 세 편 다가 개개이 별반 그리 신통하달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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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용 어떤 작품 세 개가 그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라느니보다도 신인이 세 사람씩이나 그렇듯 한가지로 신통치 않은 작품을 내놓았다는데 약간 불만 비슷한 것이 없지 못했음이리라 해서 그 끝에 우연히 ‘신인의 특색은?’ 하는 생각이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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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결론을 전제로 했던 터인만큼 대답은 번연한 것이었지만, 아무려나 다른 신인네의 작품도 일변 전자의 읽던 기억을 더듬어 두루두루 생각을 해보았었다. 정비석 씨도 ‘특히 인상적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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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종시 무엇이 어떻다고 할 바를 모르겠고, 한갓 막연할 따름이었었다. 그리고는 그러다가 문득 ‘한자를 많이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한가지 겨우 발견했었다. 모두(冒頭)에다가 쓴 말이 바로 그 말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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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의 특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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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많이 쓰는 것……”이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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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간 섭섭한 노릇이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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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인이라서 그 전부가 한자를 많이 쓰는 것은 아니다. 또 그중 몇몇이 유난히 남의 눈에 띄도록 한자를 많이 쓴다고 하더라도, 한자를 많이 쓰는 사실 자체가 노상 불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흉이라는 것도 아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특색이 있지를 않고서 없어도 그만일 특색, 힘도 들이지 않고 공도 나지 않는 특색으로 애먼 그 한자를 많이 쓰는 것이 특색 노릇을 하고 있는 터이어서 차마 딱하고 민망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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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신인에게는 반드시 문학상 근본적인 새로운 특색이 있어야만 비로소 신인으로서의 존재와 의의가 뚜렷이 주장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없이는 명일의 큰 문학의 담당자라는 의미에서의 신인으로부터 그들은 한낱 기성의 순전한 추종자 즉 단순시 ‘뒤늦게 새로 나온 사람’에로 물러앉아 버리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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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이 단순한 기성의 추종자로 그쳐도 무방할 문학이나 시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방의 조선문학은 그와 같은 ‘한가한’ 신인을 필요하는 문학이 아니다. 시방의 조선문학은 그 동안까지에 그리고 그 동안까지의 사람미 (불민하여서) 미처 다 이루지 못한 바를 능히 맡아서 이루어낼 만한 더 큰 조선문학의 건설자로서의 신인을 바라며 기다리는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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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5년 이래로 매우 유능한 (유능해 보이는) 신인들이 특별히 많이 나왔고, 나오는 그들에게 대하여 문단은 대접이 자못 융숭함이 없지 않았었다. 미쁜 명일의 건설적인 담당자들이거니 여겨 충심으로 반가왔기 때문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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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그러나 마치 전답까지 팔아가며 아들을 대학공부를 보내놓고 즐거운 영광의 환향을 기다리게 하던 그 아들이 하루 아침 단발 양장한 카페 퇴물의 ‘괴(怪)며느리’를 데리고 돌아온 그날의 촌부(村父)와도 방불한 활멸이라고나 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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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신(無精神)의 정신’을 자랑하던 것이 하여커나 정신에로 승화하지는 못하고서 ‘정신 빠진 문학’이 되어비리기, 그리고는 순수 2자(二字)로 그것을 합리화시키려 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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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석 씨는 가장 신세대론의 체현자인 양「삼대(三代)」를 씀으로써 도리어 신세대의 담당자의 ‘자격반상(資格返上)’을 해버리기. 그리고는 바야흐로 시방「거문고」이상으로 파탄을 보이면서 문학과 기회를 낭비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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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적인 역량의 완전을 보여준 최명익(崔明翊) 씨는「심문(心紋)」이 이미 가라앉은 지 오래건만 감감 소식이 없어 적극적인 활동을 해낼 수 있는 작가이기는 어렵지 않은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하고 기대가 어그러지는 실망에 ‘신인불가공(新人不可恐)’이라고 했대서 계용묵(桂容黙)씨는 노하여 ‘기성불가외(旣成不可畏)’라고 대(對)까지는 잘 맞추었으나 두렵지않아하염즉한 작품은 보여주지를 못하니 그것은 결국 발악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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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면 열 다 누구나에게서도 명일의 큰 문학에의 참다운 싹은 찾아 볼 길이 없다. 그리고는 몇몇이 유일한 특색이라는 게 한자를 많이 섞어 쓰는 것이다.
【원문】신인(新人)의 특색(特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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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인의 특색 [제목]
 
  채만식(蔡萬植) [저자]
 
  매일 신보(每日申報) [출처]
 
  1940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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