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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7
심훈
1
필경(筆耕)
 
 
2
우리의 붓끝은 날마다 흰 종이 위를 갈[耕]며 나간다.
3
한자루의 붓 그것은 우리의 쟁기요, 유일(唯一)한 연장이다.
4
거칠은 산(山)기슭에 한 이랑[畝]의 화전(火田)을 일려면
5
돌뿌리와 나무 등걸에 호미 끝이 부러지듯이
6
아아 우리의 꿋꿋한 붓대가 몇 번이나 꺾였었던고?
 
 
7
그러나 파랗고 빨간 `잉크'는 정맥(靜脈)과 동맥(動脈)의 피
8
최후(最後)의 일적(一滴)까지 종이 위에 그 피를 뿌릴 뿐이다.
9
비바람이 험궂다고 역사(歷史)의 바퀴가 역전(逆轉)할 것인가
10
마지막 심판(審判)날을 기약(期約)하는 우리의 정성(精誠)이 굽힐 것인가
11
동지(同志)여 우리는 퇴각(退却)을 모르는 전위(前衛)의 투사(鬪士)다.
12
`박탈(剝奪)', `아사(餓死)', `음독(飮毒)', `자살(自殺)'의 경과보고(經過報告)가 우리의 밥벌이냐
13
`아연(俄然)활동(活動)', `검거(檢擧)', `송국(送局)', `판결언도(判決言渡)', `오년(五年)', `십년(十年)'의
14
스코어를 적는 것이 허구한 날의 직책(職責)이란 말이냐
15
창(槍)끝 같이 철필(鐵筆)촉을 베려 모든 암흑면(暗黑面)을 파헤치자
16
샅샅이 파헤쳐 온갖 죄악(罪惡)을 백주(白晝)에 폭로(暴露)하자.
 
 
17
스위치를 젖쳤느냐 윤전기(輪轉機)가 돌아 가느냐
18
깊은 밤 맹수(猛獸)의 포효(咆哮)와 같은 굉음(轟音)과 함께
19
한 시간(時間)에도 몇 만(萬)장이나 박아 돌리는 활자(活字)의 위력(威力)은,
20
민중(民衆)의 맥박(脈搏)을 이어 주는 우리의 혈압(血壓)이다.
21
오오 붓을 잡은 자(者)여 위대(偉大)한 심장(心臟)의 파수병(把守兵)이여!
【원문】필경(筆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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