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아롱진 아라비아의 의상을 둘른 젊은 산맥들.
9
바람은 바닷가에 ‘사라센’의 비단폭처럼 미끄러웁고
10
오만(傲慢)한 풍경은 바로 오전 칠시(七時)의 절정(絶頂)에 가로누었다.
15
아가씨는 바다에 밀려가는 윤선(輪船)을 오늘도 바래 보냈다.
22
여객기들은 대륙의 공중에서 티끌처럼 흩어졌다.
23
본국(本國)에서 오는 장거리 라디오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하야
24
쥬네브로 여행하는 신사(紳士)의 가족들.
25
샴판. 갑판. 안녕히 가세요. 다녀오리다.
26
선부(船夫)들은 그들의 탄식을 기적(汽笛)에 맡기고
33
… 스마트라의 동쪽. … 5 킬로의 해상(海上) … 일행 감기(感氣)도 없다.
34
적도(赤道) 가까웁다. … 20일 오전 열 시. …
37
니그로의 요리(料理)가 칠면조(七面鳥)보다도 좋답니다.
38
살갈을 희게 하는 점은 고기의 위력(偉力)
39
의사(醫師) ‘콜베-르’씨의 처방(處方)입니다.
41
난잡(亂雜)한 전쟁경기(戰爭競技)에 열중(熱中)했습니다.
42
슬픈 독창가(獨唱家)인 심판(審判)의 호각(號角)소리
46
설사제(泄瀉劑)는 일체 금물(禁物)이랍니다.
47
필경 양복(洋服) 입는 법을 배워낸 송미령여사(宋美齡女史)
49
여자(女子)들은 모두 해수욕(海水浴)을 갔으므로
50
빈 집에서는 망향가(望鄕歌)를 불으는 니그로와
52
파리(巴里)의 남편(男便)들은 차라리 오늘도 자살(自殺)의 위생(衛生)에 대하여 생각하여야 하고
54
아침부터 지배인(支配人) 영감의 자동차(自動車)를 불으는
55
지리한 직업(職業)에 취직(就職)하였고,
56
독재자(獨裁者)는 책상(冊床)을 따리며 오직
57
‘단연(斷然)히 단연(斷然)히’ 한 개의 부사(副詞)만 발음(發音)하면 그만입니다.
58
동양(東洋)의 안해들은 사철을 불만(不滿)이니까
59
배추장사가 그들의 군소리를 담어 가져오기를
61
공원(公園)은 수상(首相) ‘막도날드’씨(氏)가 세계(世界)에 자랑하는
62
여전(如前)히 실업자(失業者)를 위한 국가적(國家的) 시설(施設)이 되었습니다.
63
교도(敎徒)들은 언제든지 치일 수 있도록
64
가장 간편(簡便)한 곳에 성경(聖經)을 얹어 두었습니다.
65
기도(祈禱)는 죄(罪)를 지을 수 있는 구실(口實)이 되었습니다.
68
‘감사합니다 마님, 한 푼만 적선하세요.
71
마님과의 말이지 내 어머니의 죄는 아니랍니다.‘
72
‘쉿! 무명전사(無名戰士)의 기념제행렬(記念祭行列)이다.’
79
내리쏘는 태양(太陽)의 금(金)빛 화살에 얼굴을 얻어맞으며,
80
남해(南海)의 늦잠재기 적도(赤道)의 심술쟁이
83
돌아올 줄 모르는 장거리선수(長距離選手)
84
화란선장(和蘭船長)의 붉은 수염이 아무래도 싫다는
95
헐벗고 늙은 한 사공(沙工)과 마주쳤다.
96
흥, ‘옛날에 옛날에 파선(破船)한 사공(沙工)’인가 봐.
102
‘난 잠잫고 있을 수가 없어 자넨 또 무엇땜에 예까지 왔나?’
105
‘하지만 그는 내게 생각하라고만 가르쳐 주었지.
106
어떻게 행동(行動)하라군 가르쳐 주지 않었다네.
110
중앙기상대(中央氣象臺)의 가사(技師)의 손은
111
세계(世界)의 1500여(餘) 구석의 지소(支所)에서 오는
132
아세아(亞細亞)의 연안(沿岸)을 경계(警戒)한다.
133
한 사명(使命)에로 편성(編成)된 단파(短波)ㆍ단파(短波)ㆍ장파(長波)ㆍ단파(短波)ㆍ장파(長波)ㆍ초단파(超短波)ㆍ모-든 전파(電波)의 동원(動員)ㆍ시(市)의 게시판(揭示板)
134
‘산사(紳士)들은 우비(雨備)와 현금(現金)을 휴대(携帶)함이 좋을 것이다.’
136
‘대(大) 중화민국(中華民國)의 번영(繁榮)을 위하야-’
139
늙은 왕국(王國)의 운명(運命)은 흔들리운다.
144
‘대(大) 중화민국(中華民國)의 분열(分裂)을 위하야-’
151
꿈들이 바람에 흔들려 소스라쳐 깨었습니다.
156
‘나리사 나게는 꿈꾼 죄밖에는 없습니다.
158
천만에, 천만에 간 일이라곤 없습니다.
160
‘나리 저건 묵시록(黙示錄)의 기사(騎士)ㅂ니까.’
163
휘청거리는ㄴ 전주(電柱)의 미끈한 다리
164
여객기(旅客機)는 태풍(颱風)ㅡ이 깃을 피하야
165
성층권(成層圈)으로 소스라쳐 올라갔다.
166
경련(痙攣)하는 아세아(亞細亞)의 머리 우에 흐터지는 전파(電波)의 분수(噴水) 분수(噴水)
167
고국(故國)으로 몰려가는 충실(充實)한 에-텔의 아들들
168
국무경(國務卿) ‘양키’씨는 수화기(受話器)를 내던지고
169
창고(倉庫)의 층층계를 굴러 떨어진다.
171
혹은 아모러치도 아니한 ‘이놈’ 소리와 바꾼 증권(證券)들 우에서
173
‘워싱톤은 가르치기를 정직(正直)하여라.’
179
기도(祈禱)의 중품에서 예배(禮拜)는 멈춰섰다.
183
사람들은 거꾸로 서는 ‘소크라테쓰’를 박수(拍手)합니다.
184
생도(生徒)들은 ‘헤-겔’의 서투른 산술(算術)에 아주 탄복(歎服)하빈다.
185
어저께의 동지(同志)를 강변(江邊)으로 보내기 이하야
186
자못 변화자재(變化自在)한 형법상(刑法上)의 조건(條件)이 조사(調査)됩니다.
187
교수(敎授)는 지전(紙錢) 우에 인쇄(印刷)된 박사논문(博士論文)을 낭독(朗讀)합니다.
194
하도 심심한 보초(步哨)는 한 불란서(佛蘭西) 부인(婦人)을 멈춰 세웠으나,
195
어느새 그는 그 여자(女子)의 스카-트 밑에 있었습니다.
196
‘베레’ 그늘에서 취한 입술이 박애주의자(博愛主義者)의 웃음을 웃었습니다.
197
붕산(硼酸) 냄새에 얼빠진 화류가(花柳街)에는
198
매약회사(賣藥會社)의 광고지(廣告紙)들
201
썩은 고무 냄새가 분향(焚香)을 피운다.
203
쫓겨난 공자(孔子)님이 잉잉 울고 섰다.
204
자동차(自動車)가 돌을 차고 넘어진다.
207
네거리의 골짝에 몰켜든 검은 대가리들의 하수도(下水道)
209
구원(救援) 대신에 허공(虛空)을 부짭은 지치인 노력(努力)
213
선뜻 무딘 동란(動亂)을 잘르고 지나갔다.
215
마천루(摩天樓)의 턱을 어루만지는 분수(噴水)의 바알
216
어깨가 떨어진 ‘마르코 폴로’의 동상(銅像)이 혼자
218
군중(群衆)을 호령(號令)하고 싶으나,
222
골작을 거꾸로 자빠져 흐르는 비석9碑石)의 폭포(瀑布)
223
‘소집령(召集令)도 끝나기 전에 호적부(戶籍簿)를 어쩐담.’
224
‘그보다는 필요(必要)한 납세부(納稅簿)’
226
‘그렇지만 출근부(出勤簿)는 없어지는 게 좋아.’
227
날마다 갈리는 공사(公使)의 행렬(行列)
229
‘홀’에서 돌아오는 마지막 자동차(自動車)의 고무바퀴들
230
묵서가행(墨西哥行)의 ‘쿠리’들의 ‘투레기’
231
자못 가벼운 두 쌍의 ‘키드’와 ‘하이힐’
232
몇 개의 세대(世代)가 뒤섞이어 밟고 간 해안(海岸)의 가도(街道)는
239
오만(傲慢)한 도시(都市)를 함부로 뒤져놓고
241
황하강변(黃河江邊)으로 비꼬며 간다.………
247
산맥(山脈)의 돌단(突端)에 걸려 퍼덕인다.
269
물결은 바다가 타는 장송곡(葬送曲)에 맞추어
270
병(病) 든 하루의 임종(臨終)을 춘다.……
284
태풍(颱風)은 네거리와 공원(公園)과 시장(市場)에서
285
몬지와 휴지(休紙)와 캐베지와 연지(臙脂)와
286
연애(戀愛)의 유향(流行)을 쫓아버렸다.
290
말없이 우두커니 서 있는 전선주(電線柱)
291
엎드린 모래벌의 허리에서는 물결이 가끔 흰 머리채를 추어든다.
292
요란스럽게 마시고 지껄이고 떠들고 돌아간 뒤에
295
아마도 서명(署名)만 하기 위하여 온 것처럼
296
총총히 펜을 던지고 객(客)들은 돌아갔다.
298
마치 때와 같이 총총히 빨아버릴 게다.
304
몸을 조려없애는 기름의 십자가(十字架)가 있음을
306
나는 신자(信者)의 숭내를 내서 무릎을 꿀어본다.
307
믿을 수 있는 신(神)이나 모신 것처럼
308
다음에는 기(旗)빨처럼 호화롭게 웃어버린다.
309
대체 이 피곤(疲困)을 피할 하룻밤 주막(酒幕)은
310
‘아라비아’의 ‘아라스카’의 어느 가시밭에도 없느냐.
311
연애(戀愛)와 같이 싱겁게 나를 떠난 희망(希望)은
312
지금 또 어디서 복수(復讐)를 준비하고 있느냐.
315
밤이 간 뒤에 새벽이 온다는 우주9宇宙)의 법칙(法則)은
317
동방(東方)의 전설(傳說)처럼 믿을 수 없는
318
아마도 실패(失敗)한 실험(實驗)이냐.
319
너는 애급(埃及)에서 돌아온 ‘씨-자’냐.
321
너는 날개 돋친 흰 구름의 종족(種族)이냐.
323
너의 숨소리는 바다와 같이 너그러우냐.
324
너는 과연(果然) 천사(天使)의 가족(家族)이냐.
325
귀 먹은 어둠의 철문(鐵門) 저 편에서
330
너의 눈동자는 어쩐지 별보다 이쁘지 못하고나.
331
도시 십구세기(十九世紀)처럼 흥분(興奮)할 수 없는 너
334
음악(音樂)은 바다 밑에 파묻힌 오래인 옛말처럼 춤추지 않고
335
수풀 속에서는 전설(傳說)이 도무지 슬프지 않다.
336
페이지를 번지건만 너멋장에는 결론(結論)이 없다.
344
강아지처럼 얻어맞고 발길에 채어 돌아왔다.
345
나는 참말이지 산량(善良)하려는 악마(惡魔)다.
346
될 수만 있으면 신(神)이고 싶은 짐승이다.
348
왜 이다지도 내 몸에 깊이 친절(親切)하냐.
350
바다가 또 아름다운 알음소리를 치나보다.
352
‘타골’의 귀는 응당 소라처럼 행복(幸福)스러울 게다.
353
어머니 어머니의 무덤에 마이크를 가져갈까요.
354
사랑스러운 해골(骸骨) 옛날의 자장가를 기억해내서
356
자장가도 부를 줄 모르는 바보인 바다.
365
태풍(颱風)이 짓밟고 간 깨어진 ‘메트로폴리스’에
373
우리도 사륜마차(四輪馬車)에 내일(來日)을 싣고
379
나는 ‘데모스테네스’보다도 수다스러울 게다.
381
망아지처럼 사랑하고 망아지처럼 뛰놀게다.
384
나는 내 속에 엎드린 산양(山羊)을 몰아내고
391
대지(大地)의 뿌리에서 지열(地熱)을 마시고
393
예지(叡智)의 날개를 등에 붙인 나의 날음은
394
태양(太陽)처럼 우주9宇宙)를 덮을게다.
395
아름다운 행동(行動)에서 빛처럼 스스로
396
피어나는 법칙(法則)에 인도(引導)되어
401
태양(太陽)처럼 제 빛 속에 그늘을 감추고
406
구름조각 같은 흰 기(旗)폭이 휘날릴게다.
424
태양(太陽)의 옷을 갈아 입어도 좋을 게다.
425
- <기상도(氣象圖)>(창문사.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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