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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민의 사(死) ◈
《카탈로그》 본문	미상 김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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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의 사(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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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야말로 우리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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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죽음이야말로 우리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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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말로 생의 목적, 유일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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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율기실아(越栗幾失兒)와 같이 우리의 말을 높이고, 취하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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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날의 나중까지 용진(勇進)할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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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의 밤에나 상설(霜雪)의 아침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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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우리들의 어두운 천변(天邊)에 전전(戰戰)하는 광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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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책에 쓰인 고명(高名)한 여숙(旅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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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것을 먹고 쉬고 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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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야말로 천사, 그 마력 있는 손 가운데 가진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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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과, 법열의, 꿈의 증물(贈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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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빈한하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의 침상을 새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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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야말로 신의 자랑, 신비한 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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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인(貧人)의 재낭(財囊) 저들의 옛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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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말로 부지(不知)의 천국의 열리는 대회랑(大廻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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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들레르

【원문】빈민의 사(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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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3년 0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