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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朝鮮)의 특산(特産) 자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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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 3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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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조선]의 特産[특산]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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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 자랑 조선의 자랑, 그 여러 가지 자랑 속에는 조선에서만 나는 조선 독특의 특산물도 또한 그 자랑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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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삼면이 바다로 둘러 있으니, 그 바닷속에 풍부한 물고기도 자랑할 만하고 삼천리를 뻗쳐 있는 산악에 울창한 나무며 거기에 깃들여 사는 별별 이상스럽고 진기한 새와 짐승 들이며 거기에 숨겨 있는 금, 은, 동, 철 같은 것도 역시 자랑할 만한 것입니다. 또, 우리 조국의 호랑이 가죽이 중국이나 기타 다른 나라 황실의 옥좌(임금이 앉으시는 자리) 위에 올라 앉게 된 것은 벌써 오래 전 옛날부터이지만 요즘에는 평양의 개가죽까지도 미국 여자들의 귀중한 목도리감으로 소용이 된다니 이것도 역시 자랑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또, 강원도와 함경도의 살찌고 굳센 소는 서반아(에스파냐)의 투우사를 능히 거꾸러뜨릴 만하고……. 서반아 나라에서는 사람과 소와 싸움을 시키는 것이 옛날부터 있어 왔는데 소와 싸움 싸우는 사람을 투우사라고 합니다. 전라도 김제 만경의 기름이 짤짤 흐르는 쌀은 물론, 함흥과 평양의 석탄은 중국(만주) 남방의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무순 탄을 능히 물리칠 만한 위력을 가졌으며, 경상, 충청 두 곳에서 나는 견사는 날로 일본과 불란서의 유명한 견직물을 능히 누르고, 누에가 뽕잎 먹듯이 잘라 먹어 들어가고 있으며 전주의 태극선은, 일본 사람은 물론이요, 서양 사람들의 새빨간 수염을 날리기 시작한 지도 이미 오래이며, 채운들(彩雲野: 충청도 당진에 있는 들 이름)의 백학의 털이 서양 여자들의 모자 위에서 춤을 추게 된 것도 한때의 호기심에서 나온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거니와 경상도의 통영과 전라도 순천의 자개칠 공품과 담양과 나주의 댓개비 세공품이 점점 외국 사람들의 가정 기구를 정복하고 있는 것도 그렇게 이상스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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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옛날의 고려 사람을 까닭없이 욕 잘하던 중국의 유명한 문장 소동파도 고려의 견지(종이의 한 가지)를 보고는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였거늘, 우리 조선을 동방 예의지국이니, 동방 군자지국이니 하고 한없이 숭배하는 보통 중국 사람으로서야 한국의 지물을 얼마나 칭찬하였을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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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라 지금에 와서는 세계 사람이 다 일치하게 조선의 지물을 귀히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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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충청도 천안의 호두는 자래로 중국 요리계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았을 뿐 아니라, 근래에는 일본 약학계에서 이를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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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리 조선의 명산인 실백잣은 이름만 들어도 외국의 어린 아이들의 울음을 그칠 만큼 유명하고, 역시 충청도 충주의 황색 연초는 냄새만 맡아도 세계의 담배 잘 먹는 이들의 비위를 움직일만치 훌륭하다는 것은 우리보다도 외국 사람들이 더 잘 아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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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함경도, 강원도의 녹용과 웅담은 전 세계가 다 아는 명약 중에도 명약이요, 관서 그 중에도 평양의 사탕이 장차 세계 제일이라는 대만의 사탕을 능히 능가시키겠다는 평판도 있으며, 남조선의 면화가 오래지 않아서 서인도의 그것과 백중을 다투는 것도 결코 헛말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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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상도 대구, 함경도의 덕원, 평안도의 진남포, 황해도의 황주 등지의 사과는 세계 대전 때에 벌써 각국 군대의 주린 배를 채워 주어, 우리 조선의 사과라면 구세주 이상으로 사모하게 되었고, 경기도 양주와 평양 등지의 밤은 각국 사람이 모여서 노는 국제 사교장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특별 선물로 대우를 받고 있는 지도 이미 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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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압록강의 목재가 아니면 일본 중국 사람들은 토굴 속에서 석굴 속에서 낮잠만 잘 것이요, 또 강원도의 목탄이 아니면 엄동 설한 때에 이 얼마나 소중한 특산이겠습니까? 이와 같이 우리 조선의 특산물을 죄다 들어서 자랑하자면 참으로 그 수를 이루 헤아릴 수가 없지만 바쁜 시간과 제한이 있는 지면에 어찌 그것을 일일이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여간한 것은 이만 해 두고 우리 조선 특산물 중에는 제일 대표적이라고 할 만한 인삼에 대한 자랑을 쓰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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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삼은 식물학상에 소위 숙근성 식물(즉, 다년생 식물)로 오가과(五加科)에 속하는 것이니, 학명은 영어로 ‘파낙스 진센’이라는 것입니다. 명칭은 산지·재배·제조 등에 따라서 여러 가지의 종별이 있으니, 깊은 산 속에서 싹이 나서 거기서 저절로 크게 자라는 것을 산삼 또는 야삼이라 하고, 그것을 옮겨다가 밭에 심는 것을 포삼 또는 가삼이라 하며, 포삼 중에도 약토로 기른 것을 양삼 또는 양직이라 하며, 또 삼을 가마에 넣고서 다시 만든 것을 홍삼이라 하고, 땅에서 캐서 아직 깎지 않고 말리지도 않은 것을 수삼이라 하며, 그냥 말리기만 한 것을 백삼이라 하고, 또 삼의 꼬리를 미삼이라 하는데 이외에도 지명에 따라서 그 이름이 다 각각 다른 것입니다. 우선 개성서 나는 것을 ‘송삼’이라 함과 같이 금산에서 나는 것을 ‘금산’, 강계에서 나는 것을 ‘강삼’이라는 등의 여러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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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여러 가지 삼 중에서 산삼은 약효가 가장 신통한 것으로 옛날부터 우리 조선이나 중국에서 제일 귀중한 것으로 여겨 오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일반적으로 이 인삼에 대한 가치를 알게 되어 세계적으로 그 성가가 한껏 높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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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특히 동서양의 , 유명한 의학 대가들이 이 인삼을 연구 발표하여 세계 의학계에 일대 파문을 일으킨 일이 적지 않은 것만 보아도 이 인삼이 얼마나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신뢰의 과녁이 되어 있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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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은 이와 같이 세계적으로 그 성가가 높으므로 그 판로도 역시 세계적으로 확대되어 중국과 일본은 물론이요, 근래에는 구라파 각국에까지 건너가 가장 많은 값으로 팔리게 되는데, 그래도 해마다 수출이 늘어서 아무리 많이 심어도 모자라는 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앞으로 재배만 좀더 장려를 하면 우리 인삼이 세계의 시장을 한몫 단단히 정복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 이 어찌 한국 특산 중에도 가장 뛰어나는 자랑이 아니고 무엇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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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7권 3호, 1927년 창간 6주년 기념호, 삼산인〉
【원문】조선(朝鮮)의 특산(特産)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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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정환(方定煥) [저자]
 
  어린이(-) [출처]
 
  1927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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