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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오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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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미전 소감(小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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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의 미술 단체가 아직 그 간판만 걸고 있을 때 가장 늦게 조직되고 또 그 성원에 있어서도 가장 정예한 작가가 많은 이 단체에서 누구보다도 먼저 발표회를 갖게 된 것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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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공기는 대체로 탁하다. 좁은 장소에 많은 작품들을 걸어 군색한 느낌이 있으나 높이 말하면 이러한 조건을 헤아리지 않고 발표회를 가진 그들의 열의가 반갑고 옳게 말하면 여기엔 나열주의가 다분히 많다. 이러한 의미로 생각하는 작가들이 그 작품을 소품이라는 데서 소홀히 생각하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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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혼란 속에 있는데 유독 회화만이 청정하고 고매한 위치에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요청되는 것은 다른 아무것도 아니요 성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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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작가가 기왕에 만들어놓은 자기 폼에 그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하다면 이것은 완전히 비참한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여기 유수한 멤버들이 어떠한 사정에 의하여서든 간에 그가 발표한 작품은 구작으로만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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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초창기에 회원을 모으자니까 그렇겠지만 혹간 중학생의 도화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있으나 대체로 낙담까지 하지 않는 것은 그대로 이곳에서 내일을 찾을 수 있는 까닭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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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무지에서일망정 힘찬 것을 찾으려고 19세기 초두의 낭만주의를 가져온 작가도 있고 고전을 재인식하겠다는 것이 골동품을 필요 이상으로 단념(丹念)히 그리는가 하면 한편엔 저 한눈 하나 팔지 않고 열심히 벽에 걸린 명태 꾸러미나 그리는 둔한 작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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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이들을 앞에 말한 유수한 멤버들보다도 따뜻한 정으로 대할 수 있다. 이들의 오늘은 자칫 잘못하면 세사에 약은 사람의 실소를 금치 못하리라. 그러나 이들이 오늘의 열의를 그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얼마든지 두려울 존재가 되리라.
 
9
지금 우리는 이 거칠은 땅에서 한 순의 싹이라도 볼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나는 이 전람회를 역시 무의미한 것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문】조형미전 소감(小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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