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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
◇ 제1회 도원에서 잔치를 열어 세 호걸이 결의를 하고 황건적을 베어서 영웅이 으뜸 공을 세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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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경
나관중
1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第一回 宴桃園豪傑三結義 斬黃巾英雄首立功
2
제1회 도원에서 잔치를 열어 세 호걸이 결의를 하고 황건적을 베어서 영웅이 으뜸 공을 세우다.
 
 
3
滾滾長江東逝水,浪花淘盡英雄。是非成敗轉頭空。青山依舊在,幾度夕陽紅。
4
白發漁樵江渚上,慣看秋月春風。一壺濁酒喜相逢。古今多少事,都付笑談中。
 
5
장강은 넘실넘실 동쪽으로 흘러가고, 물거품은 영웅을 모두 씻어가 버렸네. 성공과 실패를 시비해도 머리 돌리면 헛것이라. 청산은 여전히 그대로인데 몇 번이나 석양은 붉었던가.
6
백발의 어부와 나무꾼은 강가에서, 습관처럼 가을 달과 봄 풍경을 쳐다본다. 한 병 탁주로 만남을 즐거워하고, 옛날부터 지금까지 많고 많은 일을 우스개 이야기 속에 모두 붙여버리네.
 
 
7
話說天下大勢,分久必合,合久必分。周末七國分爭,並入於秦。及秦滅之後,楚、漢分爭,又並入於漢。漢朝自高祖斬白蛇而起義,一統天下,後來光武中興,傳至獻帝,遂分爲三國。推其致亂之由,殆始於桓、靈二帝。桓帝禁錮善類,崇信宦官。及桓帝崩,靈帝即位,大將軍竇武、太傅陳蕃,共相輔佐。時有宦官曹節等弄權,竇武、陳蕃謀誅之,機事不密,反爲所害,中涓自此愈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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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연(中涓) : 금중(禁中)의 소제부(掃除夫)로서 임금의 곁에서 시종하는 사람을 말한다. 시종관 내시
 
9
화설(이야기의 처음을 알리는 말). 천하대세는 나누어짐이 오래되면 반드시 합치고, 합친 것이 오래되면 반드시 나누어진다. 주나라 말기에 일곱 나라(韓魏趙燕秦齊楚)가 나누어져 다투다가 하나로 어울려 진나라가 되었고, 진나라가 멸망한 후에는 초나라(項羽)와 한나라(劉邦)가 나뉘어 다투다가 또 하나로 어울려 한나라가 되었다. 한나라는 고조(劉邦)가 흰 뱀을 베어 죽이고 의병을 일으켜서 천하를 통일하였고, 뒤에 와서 광무제(劉秀)가 중흥하여 헌제에까지 전했으나, 마침내 세 나라로 나누어졌다. 이렇게 어지럽게 된 연유를 추론해 보면 거의 환제와 영제 두 임금에게서 비롯되었다. 환제가 착한 (선비) 무리를 (관직에 진출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환관을 높이고 믿었으며, 환제가 죽기에 이르자 영제가 즉위하여 대장군 두무와 태부 진번이 함께 서로 (임금을) 보좌하였다. 그때 환관 조절 등이 권세를 쥐니 두무와 진번이 그를 죽이려고 도모하였으나, 일을 꾸민 것이 치밀하지 못하여 도리어 (두무와 진번이) 해를 당하였고, 환관들이 이때부터 더욱 횡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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建寧二年四月望日,帝禦溫德殿。方升座,殿角狂風驟起。只見一條大青蛇,從梁上飛將下來,蟠於椅上。帝驚倒,左右急救入宮,百官俱奔避。須臾,蛇不見了。忽然大雷大雨,加以冰雹,落到半夜方止,壞卻房屋無數。建寧四年二月,洛陽地震;又海水泛溢,沿海居民,盡被大浪卷入海中。光和元年,雌雞化雄。六月朔,黑氣十餘丈,飛入溫雄殿中。秋七月,有虹現於玉堂;五原山岸,盡皆崩裂。種種不祥,非止一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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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녕 2년 4월 보름에 황제께서 온덕전에 납시어 막 어좌에 오르시는데, 대궐 모퉁이에서 광풍이 갑자기 일어났는데, 한 마리 큰 푸른 뱀이 나타나 대들보 위로부터 떨어져 날아 내려와서 의자 위에 또아리를 틀었다. 황제께서 놀라 쓰러지고 좌우 시위들이 급히 (황제를) 구하여 궁으로 들어가고 백관이 모두 달아나 피하였다. 잠깐 뒤에 뱀은 보이지 않고, 갑자기 우레가 치고 큰 비가 내렸다가 얼음과 우박이 떨어져 한밤중이 돼서야 그쳤는데, 집들이 무수히 부숴졌다. 건녕 4년 2월에 낙양(당시 후한의 도읍)에 지진이 있었고, 또 바다에 해일이 있어 바닷가에 사는 백성들이 모두 큰 파도를 만나 바다로 쓸려 들어갔다. 광화 원년에 암탉이 수탉으로 변했으며, 6월 초하루에 십여 길이나 되는 검은 기운이 온웅전 속으로 날아 들어왔다. 가을 (음력) 7월에 옥당(궁전)에 무지개가 나타났으며, (내몽고의) 오원산 언덕이 (지진으로) 무너지니, 여러 가지 상서롭지 못한 일이 한두 가지로 그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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帝下詔問群臣以災異之由,議郎蔡邕上疏,以爲蜺墮雞化,乃婦寺幹政之所致,言頗切直。帝覽奏歎息,因起更衣。曹節在後竊視,悉宣告左右;遂以他事陷邕於罪,放歸田裏。後張讓、趙忠、封諝、段珪、曹節、侯覽、蹇碩、程曠、夏惲、郭勝十人朋比爲奸,號爲“十常侍”。帝尊信張讓,呼爲“阿父”。朝政日非,以致天下人心思亂,盜賊蜂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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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께서 조칙을 내려 여러 신하들에게 이상한 재앙의 까닭을 물으니, 의랑 벼슬의 채옹이 상소하여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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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떨어지고 닭이 변하는 것은 외척과 환관이 정사에 간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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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여 말이 자못 간절하고 솔직하거늘, 황제께서 상주문을 보고 탄식하며 일어나 옷을 바꾸어 입었다. 조절이 뒤에서 엿보고 있다가 부하들에게 두루 알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른 일로 채옹을 죄에 빠트려서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로 돌아가게 내쫓았다. 뒤에 장양 조충 봉서 단규 조절 후람 건석 정광 하운 곽승의 열 명 동아리가 간신이 되었는데 이름하여 십상시라고 했다. 황제가 장양을 믿어서 ‘아버지’라고 불렀다. 조정은 날로 글러져 갔고,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어지러워져서 도적이 벌떼같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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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巨鹿郡有兄弟三人,一名張角,一名張寶,一名張梁。那張角本是個不第秀才,因入山采藥,遇一老人,碧眼童顏,手執藜杖,喚角至一洞中,以天書三卷授之,曰:“此名《太平要術》,汝得之,當代天宣化,普救世人;若萌異心,必獲惡報。”角拜問姓名。老人曰:“吾乃南華老仙也。”言訖,化陣清風而去。角得此書,曉夜攻習,能呼風喚雨,號爲“太平道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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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거록군에 삼형제가 있었는데, 맏이가 장각이고 둘째가 장보이며 막내가 장량이었다. 저 장각은 본시 과거에 낙방하여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어떤 노인을 만났는데, 노인은 푸른 눈에 동안이었고 손에 청려장을 짚고 있었다. 그 노인이 장각을 불러 한 동굴 속에 데리고 들어가서 천서 세 권을 주면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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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태평요술>이다. 네가 이 책을 터득하면 마땅히 하늘을 대신하여 조화를 펴고, 두루 세상 사람들을 구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다른 마음이 싹튼다면 반드시 나쁜 보답을 받을 것이다.”
 
19
라고 했다. 장각이 (노인의) 성명을 물으니, 노인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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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화노선이다.”
 
21
라고 하고, 말이 끝나자 한 줄기 맑은 바람으로 바뀌어 사라졌다. 장각이 이 책을 얻어 밤낮으로 익혀서 능히 비와 바람을 부를 수가 있었고, 호를 태평도인이라고 하였다.
 
 
22
中平元年正月內,疫氣流行,張角散施符水,爲人治病,自稱“大賢良師”。角有徒弟五百餘人,雲遊四方,皆能書符念咒。次後徒 衆日多,角乃立三十六方,大方萬餘人,小方六七千,各立渠帥,稱爲將軍;訛言:“蒼天已死,黃天當立;歲在甲子,天下大吉。”令人各以白土,書“甲子”二字於家中大門上。青、幽、徐、冀、荊、揚、兗、豫八州之人,家家侍奉大賢良師張角名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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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평 원년 정월에 전염병이 유행하니 장각이 부적과 물을 두루 베풀어서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하였다. 그리하여 스스로 ‘대현량사(큰 어질고 좋은 스승)’라고 했다. 장각의 제자가 5백여 명이었고, 구름같이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모두 부적을 써주고 주문을 외웠다. 차차로 그 후에 무리들이 날로 많아지니, 장각은 마침내 삼십육방을 세웠는데 대방은 만여 명이고 소방은 6,7천 명이었다. 각 방마다 거수(우두머리)를 세우고 거짓말을 퍼트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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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은 이미 죽었고, 누런 하늘이 마땅히 설 것이다. 갑자년이 되면 천하가 크게 좋아질 것이다.”
 
25
라 하고, 사람을 시켜서 각각 백토로 갑자 두 글자를 집 대문 위에 쓰게 하였다. 청주, 유주, 서주, 기주, 형주, 양주, 곤주, 예주 여덟 고을의 사람들이 집집마다 대현량사 장각의 이름을 받들어 모셨다.
 
 
26
角遣其黨馬元義,暗齎金帛,結交中涓封諝,以爲內應。角與二弟商議曰:“至難得者,民心也。今民心已順,若不乘勢取天下,誠爲可惜。”遂一面私造黃旗,約期舉事;一面使弟子唐周,馳書報封諝。唐周乃徑赴省中告變。帝召大將軍何進調兵擒馬元義,斬之;次收封諝等一幹人下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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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각은 그 수하 마원의를 보내서 몰래 뇌물을 써서 환관 봉서와 사귀어 내응이 되게 하였다. 장각은 두 아우와 상의하여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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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얻기 어려운 것은 민심이다. 지금 백성들의 마음이 이미 따르고 있으니, 만약 이 형세를 타서 천하를 얻지 않으면 정말 아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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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그리하여 한편으로는 사사로이 누런 깃발을 만들어 거사를 기약하고, 한편으로는 제자 당주를 시켜서 달려가 (환관) 봉서에게 글을 올리게 했다. 당주가 이에 재빨리 관청에 나아가 변란을 고하니, 황제가 대장군 하진을 불러 군대를 동원하여 마원의를 잡아서 목을 베게 하고 다음에 봉서 등 간여한 사람들을 잡아서 하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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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角聞知事露,星夜舉兵,自稱“天公將軍”,張寶稱“地公將軍”,張梁稱“人公將軍”。申言於 衆曰:“今漢運將終,大聖人出。汝等皆宜順天從正,以樂太平。”四方百姓,裹黃巾從張角反者四五十萬。賊勢浩大,官軍望風而靡。何進奏帝火速降詔,令各處備禦,討賊立功。一面遣中郎將盧植、皇甫嵩、朱俊,各引精兵、分三路討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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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각은 일이 탄로난 것을 알고 그날 밤에 거병하여 자칭 ‘천공장군’이라 하고, 장보는 ‘지공장군’이라 하고, 장량은 ‘인공장군’이라 하였다. 무리들에게 공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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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나라의 국운은 장차 끝나려 하니, 큰 성인이 날 것이다. 너희들은 모두 마땅히 하늘의 바른 뜻을 순종하여 태평함을 즐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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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니, 사방의 백성들이 누런 두건을 두르고 장각을 따라 반란에 가담한 자가 4, 5십 만이었다. 반적의 형세가 아주 크니 관군이 바람을 바라보고 쓰러지듯 하였다. 하진이 황제에게 급히 조서를 내려 각처에 직무가 없는 관리에게 적을 쳐서 공을 세우라고 하였다. 한편으로 중랑장 노식, 황보숭, 주준을 보내어 각각 정예군사를 이끌고 세 길로 나누어 토벌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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且說張角一軍,前犯幽州界分。幽州太守劉焉,乃江夏竟陵人氏,漢魯恭王之後也。當時聞得賊兵將至,召校尉鄒靖計議。靖曰:“賊兵 衆,我兵寡,明公宜作速招軍應敵。”劉焉然其說,隨即出榜招募義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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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설(장면을 바꾸는 말), 장각의 한 군대가 앞서서 유주의 경계선을 넘었다. 유주태수 유언은 강하군 경릉현 사람으로 한나라 노공왕의 후예였는데, 당시에 적병이 장차 이른다는 말을 듣고 교위 추정을 불러 계책을 의논하였다. 추정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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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의 무리가 많고 우리 군사는 적습니다. 태수께서는 마땅히 빨리 군사를 모아 적에 맞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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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유언이 그 말이 옳다고 여겨 이에 곧 방을 붙여 의병을 모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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榜文行到涿縣,引出涿縣中一個英雄。那人不甚好讀書;性寬和,寡言語,喜怒不形於色;素有大志,專好結交天下豪傑;生得身長七尺五寸,兩耳垂肩,雙手過膝,目能自顧其耳,面如冠玉,唇若塗脂;中山靖王劉勝之後,漢景帝閣下玄孫,姓劉,名備,字玄德。昔劉勝之子劉貞,漢武時封涿鹿亭侯,後坐酎金失侯,因此遺這一枝在涿縣。玄德祖劉雄,父劉弘。弘曾舉孝廉,亦嘗作吏,早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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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이 탁현에 나붙자 탁현에 있는 한 영웅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 사람은 책 읽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성품이 관대하고 온화하며 말이 적은데 기쁘거나 성낸 모습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평소에 큰 뜻을 품어 오로지 천하의 호걸들과 사귀기를 좋아하였다. 키는 7척 5촌이요 두 귀가 어깨에 드리웠고 양손은 무릎 아래에 닿았다. 눈으로는 능히 제 귀를 볼 수 있었고, 얼굴빛은 관옥 같고 입술은 붉은 칠을 한 것 같았다. 한나라 경제의 현손인 중산정왕 유승의 후예인데, 성은 유씨이고 이름은 비이며 자는 현덕이었다. 옛날에 유승의 아들 유정이 한나라 무제 때 탁록정후에 봉해졌으나, 주금(제후가 황제에게 제사용으로 바친 공금)에 연좌되어 봉작을 잃었다. 이로 말미암아 한 곁가지로 떨어져 탁현에 살게 되었다. 현덕의 할아버지는 유웅이고, 아버지는 유홍인데, 유홍이 일찍이 효렴과에 응시하여 벼슬아치가 되었지만 젊어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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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德幼孤,事母至孝;家貧,販屨織席爲業。家住本縣樓桑村。其家之東南,有一大桑樹,高五丈餘,遙望之,童童如車蓋。相者 云:“此家必出貴人。”玄德幼時,與鄉中小兒戲於樹下,曰:“我爲天子,當乘此車蓋。”叔父劉元起奇其言,曰:“此兒非常人也!”因見玄德家貧,常資給之。年十五歲,母使遊學,嘗師事鄭玄、盧植,與公孫瓚等爲友。
 
41
현덕이 어려서 고아가 되어 어머니를 지극한 효도로써 섬겼다. 집이 가난하였으나 짚신을 팔고 자리를 짜서 생업으로 하였다. 집은 탁현 누상촌에 있었는데, 그 집의 동남쪽에 큰 뽕나무가 있어 높이가 다섯 길 남짓 되었고, 멀리서 바라보면 무성하여 수레의 지붕 같았다. 관상 보는 이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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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 반드시 귀한 사람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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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현덕이 어릴 적에 시골 애들과 나무 아래에서 놀며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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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자가 될거야. 그래서 마땅히 이 수레를 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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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그의 숙부 유원기가 그 말을 기특하게 여겨 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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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범상치 않은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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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그래서 현덕의 집이 가난한 것을 보고, 항상 물자를 대어 주었다. 나이 열다섯이 되자 어머니가 유학을 시켰는데, 일찍이 정현, 노식을 스승으로 섬겼으며, 공손찬 등과 벗으로 사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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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劉焉發榜招軍時,玄德年已二十八歲矣。當日見了榜文,慨然長歎。隨後一人厲聲言曰:“大丈夫不與國家出力,何故長歎?”玄德回視其人,身長八尺,豹頭環眼,燕頷虎須,聲若巨雷,勢如奔馬。玄德見他形貌異常,問其姓名。其人曰:“某姓張,名飛,字翼德。世居涿郡,頗有莊田,賣酒屠豬,專好結交天下豪傑。恰才見公看榜而歎,故此相問。”玄德曰:“我本漢室宗親,姓劉,名備。今聞黃巾倡亂,有志欲破賊安民,恨力不能,故長歎耳。”飛曰:“吾頗有資財,當招募鄉勇,與公同舉大事,如何。”玄德甚喜,遂與同入村店中飲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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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이 방을 붙여 군사를 모집할 때, 현덕의 나이 스물여덟 살이었다. 현덕이 방문을 보고 분개하여 길게 탄식하니, 뒤에 있던 한 사람이 성낸 목소리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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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가 나라를 위해 힘을 내지 않고 어찌 길게 탄식을 하는가?”
 
51
하였다. 현덕이 그 사람을 돌아보니 키가 8척이요 표범 머리에 동그란 눈과 제비 턱에 호랑이 수염을 하고 목소리는 우레와 같고 기세가 달리는 말과 같았다. 현덕이 그 사람의 모습이 기이한 것을 보고 성명을 물었다. 그 사람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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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성은 장이고, 이름은 비이고 자는 익덕입니다. 대대로 탁현에 살았으며 집과 밭이 얼마쯤 있고 술을 팔고 돼지를 잡으며 사는데, 오로지 천하 호걸과 사귀기를 좋아합니다. 마침 공이 방문을 보고 탄식을 하기에 그래서 물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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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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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래 한실의 종친이고, 성은 유씨요 이름은 비입니다. 지금 황건적이 난을 일으켰다는데, 뜻이 있다면 적을 깨트려 백성을 편안히 하고 싶지만, 힘이 미치지 못하여 한스럽습니다. 그래서 길게 탄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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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장비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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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재산이 자못 있으니 마땅히 시골 군사를 모아 공과 더불어 큰 일을 해보려는데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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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현덕이 아주 기뻐하여 마침내 함께 시골 술집에 들어가 술을 마셨다.
 
 
58
正飲間,見一大漢,推著一輛車子,到店門首歇了,入店坐下,便喚酒保:“快斟酒來吃,我待趕入城去投軍。”玄德看其人:身長九尺,髯長二尺;面如重棗,唇若塗脂;丹鳳眼,臥蠶眉,相貌堂堂,威風凜凜。玄德就邀他同坐,叩其姓名。其人曰:“吾姓關,名羽,字長生,後改雲長,河東解良人也。因本處勢豪倚勢淩人,被吾殺了,逃難江湖,五六年矣。今聞此處招軍破賊,特來應募。”玄德遂以己志告之,雲長大喜。同到張飛莊上,共議大事。飛曰:“吾莊後有一桃園,花開正盛;明日當於園中祭告天地,我三人結爲兄弟,協力同心,然後可圖大事。”玄德、雲長齊聲應曰:“如此甚好。”
 
59
술을 마시고 있을 때에 한 거한이 나타났는데, 수레를 끌고 와서 가게 문 앞에 대어놓고 가게에 들어와 앉았다. 곧 술집 심부름꾼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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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술을 따라라. 마시고 나서 성에 들어가 군대에 입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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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현덕이 그 사람을 보니 키가 9척이고 수염이 길어 2척인데 얼굴은 대춧빛이고 입술은 칠한 것 같았다. 봉의 눈에 누에 눈썹이고 얼굴 모습이 당당하고 위풍이 늠름하였다. 현덕이 나아가 그를 맞아 한자리에 앉으며 성명을 물었다. 그 사람이 말하기를,
 
62
“내성은 관씨이고 이름은 우이며 자는 장생인데, 뒤에 운장이라고 바꿨습니다. 하동군 해량현 사람으로 본디 세력가가 세력에 의지하여 사람을 능멸하는 것을 처단하고 살인죄를 입어서 강호에 도피한 지 5, 6년 되었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적을 깨트릴 군대를 모집한다기에 특별히 와서 응모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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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현덕이 마침내 자기의 뜻을 말하니 운장이 크게 기뻐하였다. 함께 장비의 집으로 가서 큰일을 계획하였다. 장비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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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뒤에 복숭아밭이 있는데, 꽃이 지금 한창 피었습니다. 내일 마땅히 복숭아밭에서 하늘과 땅에 제사하고 고하여, 우리 세 사람이 형제로 결의하고 협력하여 마음을 함께 한 다음에 가히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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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현덕과 운장이 목소리를 모아 응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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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는 것이 아주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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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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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日,於桃園中,備下烏牛白馬祭禮等項,三人焚香再拜而說誓曰:“念劉備、關羽、張飛,雖然異姓,既結爲兄弟,則同心協力,救困扶危;上報國家,下安黎庶。不求同年同月同日生,只願同年同月同日死。皇天後土,實鑒此心,背義忘恩,天人共戮!”誓畢,拜玄德爲兄,關羽次之,張飛爲弟。祭罷天地,複宰牛設酒,聚鄉中勇士,得三百餘人,就桃園中痛飲一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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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복숭아밭에서 검은 소와 백마 등 제사품목을 준비하여 세 사람이 향을 사르고 두 번 절하며 맹세하여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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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와 관우와 장비는 비록 성이 다르지만 이미 형제가 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그런즉 동심 협력하여 어려울 때 구해주고 위태로울 때 도와주며 위로는 국가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편안하게 할 것을 염원합니다.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기를 바랍니다. 하늘과 땅의 신께서는 이 마음을 살피시어 의리를 배신하고 은혜를 잊으면 하늘과 사람이 함께 죽이십시오.”
 
71
하였다. 맹세가 끝나자 절하여 현덕이 형이 되고 관우가 그 다음이 되고 장비가 막내아우가 되었다. 하늘과 땅에 제사 지내기를 마치고 다시 소를 잡고 술을 차려서 시골의 용사들을 모으니 3백여 명이었다. 복숭아밭에 나아가 실컷 마시고 취했다.
 
 
72
來日收拾軍器,但恨無馬匹可乘。正思慮間,人報有兩個客人,引一夥伴當,趕一群馬,投莊上來。玄德曰:“此天佑我也!”三人出莊迎接。原來二客乃中山大商:一名張世平,一名蘇雙,每年往北販馬,近因寇發而回。玄德請二人到莊,置酒管待,訴說欲討賊安民之意。二客大喜,願將良馬五十匹相送;又贈金銀五百兩,鑌鐵一千斤,以資器用。
 
73
다음날 무기를 수습하였는데, 다만 탈 만한 말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어찌할까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 어떤 사람이 두 손님이 십여 명의 무리를 이끌고 말 떼를 몰아 집으로 왔다고 알리므로, 현덕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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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이로구나.”
 
75
하고. 세 사람이 집 밖으로 나가 영접하였다. 원래 이 두 손님은 중산현의 큰 상인인데 한 사람은 장세평이고 또 한 사람은 소쌍이었다. 매년 북쪽에 가서 말을 사서 팔았는데 근래에는 도적이 일어나 돌아온 것이었다. 현덕은 두 사람을 집으로 청하여 술과 음식으로 대접하고 적을 토벌하여 백성을 편안히 하고 싶다는 뜻을 간곡하게 말했다. 두 손님이 크게 기뻐하고 좋은 말 50필을 보내주고 싶다고 하고, 또 금과 은 오백 냥과 강철 천 근을 주어 무기를 장만하는 데 쓰라고 하였다.
 
 
76
玄德謝別二客,便命良匠打造雙股劍。雲長造青龍偃月刀,又名“冷豔鋸”,重八十二斤。張飛造丈八點鋼矛。各置全身鎧甲。共聚鄉勇五百餘人,來見鄒靖。鄒靖引見太守劉焉。三人參見畢,各通姓名。玄德說起宗派,劉焉大喜,遂認玄德爲侄。不數日,人報黃巾賊將程遠志統兵五萬來犯涿郡。劉焉令鄒靖引玄德等三人,統兵五百,前去破敵。玄德等欣然領軍前進,直至大興山下,與賊相見。賊 衆皆披發,以黃巾抹額。當下兩軍相對,
 
77
현덕이 두 손님에게 감사하며 보내고 곧 좋은 대장장이에게 쌍고검을 만들라고 명하였으며, 운장은 청룡언월도를 만들어 냉염거(차갑고 아름다운 칼)라고 이름지었는데, 무게가 82근이었다. 장비는 장팔점강모(한 길 여덟 치의 강철 창)를 만들었고, 각각 전신 갑옷을 입었으며, 함께 시골 병사 5백여 명을 모아 거느렸다. 추정에게 가서 뵈니 추정이 태수 유언에게 안내하였다. 세 사람이 (태수를) 뵌 후에 각각 통성명을 하고, 현덕이 종실의 지파임을 말하니 유언이 크게 기뻐하여 마침내 현덕을 조카로 인정하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황건적 장수 정원지가 5만 명을 거느리고 탁군을 치러 온다고 하자 유언이 추정에게 현덕 등 세 사람을 이끌고 오백 명을 거느려 앞서 나가 적을 깨뜨리라고 명령했다. 현덕 등은 흔연히 군사를 거느리고 앞서 나아가서 곧바로 대흥산 아래에 이르러 적과 마주 보았다. 황건적 무리들은 모두 머리를 풀고 누런 두건으로 이마를 묶었다. 곧바로 양군이 서로 대적하게 되었다.
 
 
78
玄德出馬,左有雲長,右有翼德,揚鞭大罵:“反國逆賊,何不早降!”程遠志大怒,遣副將鄧茂出戰。張飛挺丈八蛇矛直出,手起處,刺中鄧茂心窩,翻身落馬。程遠志見折了鄧茂,拍馬舞刀,直取張飛。雲長舞動大刀,縱馬飛迎。程遠志見了,早吃一驚,措手不及,被雲長刀起處,揮爲兩段。後人有詩贊二人曰:英雄露穎在今朝,一試矛兮一試刀。初出便將威力展,三分好把姓名標。
 
79
현덕이 말을 달려나가고 왼쪽에는 운장이요 오른쪽에는 익덕인데 채찍을 들어 크게 꾸짖기를,
 
80
“나라를 반역한 도적놈아, 어찌하여 빨리 항복하지 않느냐?”
 
81
하니, 정원지가 대로하여 부장 등무를 나가 싸우라고 보냈다. 장비가 장팔사모를 잡고 바로 달려나가서 팔을 드는 순간 등무의 가슴을 찌르니 (등무가) 몸을 뒤집어 말에서 떨어진다. 정원지는 등무가 꺾이는 것을 보자 말을 박차고 칼을 춤추며 곧바로 장비를 취한다. 운장이 큰 칼을 휘두르며 말을 달려 장비를 맞이하니, 정원지가 이것을 보고 일찍 겁을 먹고 손 쓰는 것이 미치지 않았는데, 운장의 칼을 맞아서 두 동강이 되었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두 사람을 찬양하기를,
 
82
“영웅이 오늘 아침에 모습을 드러내니 한번 창을 시험하고 한번 칼을 시험하는구나. 처음 나가 곧바로 위력을 펼치니 세 사람이 나누어 이름값을 잘하는구나.
 
 
83
衆賊見程遠志被斬,皆倒戈而走。玄德揮軍追趕,投降者不計其數,大勝而回。劉焉親自迎接,賞勞軍士。次日,接得青州太守龔景牒文,言黃巾賊圍城將陷,乞賜救援。劉焉與玄德商議。玄德曰:“備願往救之。”劉焉令鄒靖將兵五千,同玄德、關、張,投青州來。賊 衆見救軍至,分兵混戰。玄德兵寡不勝,退三十裏下寨。
 
84
뭇 적들이 정원지가 죽는 것을 보고 모두 창을 거꾸로 쥐고 달아났다. 현덕이 군사를 지휘하여 추격하니 투항하는 자가 수를 헤아릴 수 없었고 크게 이겨서 돌아왔다. 유언이 친히 나아가 영접하고 군사들을 상주고 위로하였다. 다음날 청주태수 공경의 공문서를 받았는데, 황건적이 성을 포위하여 장차 함락될 것 같으니 구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유언이 현덕과 상의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85
“제가 가서 구원하겠습니다.”
 
86
라고 하였다. 유언이 추정에게 명하여 군사 5천 명을 거느리고 현덕과 관우 장비와 함께 청주로 가게 하였다. 적의 무리가 구원군이 오는 것을 보고 군사를 나누어 어지럽게 싸웠는데, 현덕의 군사가 적어서 이기지 못하고 삼십 리를 물러나서 영채를 세웠다.
 
 
87
玄德謂關、張曰:“賊 衆我寡;必出奇兵,方可取勝。”乃分關公引一千軍伏山左,張飛引一千軍伏山右,鳴金爲號,齊出接應。次日,玄德與鄒靖引軍鼓噪而進。賊 衆迎戰,玄德引軍便退。賊 衆乘勢追趕,方過山嶺,玄德軍中一齊鳴金,左右兩軍齊出,玄德麾軍回身複殺。三路夾攻,賊 衆大潰。直趕至青州城下,太守龔景亦率民兵出城助戰。賊勢大敗,剿戮極多,遂解青州之圍。後人有詩贊玄德曰:運籌決算有神功,二虎還須遜一龍。初出便能垂偉績,自應分鼎在孤窮。
 
88
현덕이 관우와 장비에게 일러 말하기를,
 
89
“적군은 많고 우리는 적다. 반드시 기습하는 군사를 내어야 바야흐로 승리를 취할 수 있다.”
 
90
하고, 이에 군사를 나누어 관우가 천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산의 외쪽에 매복하고, 장비가 천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산의 오른쪽에 매복했다. 징을 울리는 것을 신호로 하여 일제히 나아가서 맞붙어 응하기로 했다. 다음날 현덕과 추정이 군사를 이끌고 북을 치고 시끄럽게 나아가니 적의 무리가 맞이하여 싸웠다. 현덕이 군사를 이끌고 잠시 퇴각하니 적의 무리가 기세를 타고 추격했다. 바야흐로 고개를 지나자 현덕의 군중에서 일제히 징을 울렸다. 그러자 좌우 (산기슭)에서 (관우와 장비의) 양군이 일제히 쏟아져 나오니 현덕이 군사를 지휘하여 몸을 돌이켜 다시 적군을 죽였다. 세 갈래 길에서 협공을 하니 적의 무리가 크게 무너졌다. 곧바로 청주성 아래로 달려드니 태수 공경이 또한 백성과 군사를 거느리고 성을 나와 싸움을 도왔다. 적의 세력이 크게 무너졌고, 적을 죽인 것이 극히 많았다. 드디어 청주의 포위를 풀었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현덕을 찬양하기를,
 
91
“점을 치고 계책을 써서 신통한 공을 세우니, 두 호랑이가 도리어 한 용에게 잠깐 겸손하리. 처음 나가 문득 능히 위대한 공을 세우니, 스스로 응당 홀로 곤궁한 데서 솥(천하)을 나누게 되었도다.”
 
92
라고 하였다.
 
 
93
龔景犒軍畢,鄒靖欲回。玄德曰:“近聞中郎將盧植與賊首張角戰於廣宗,備昔曾師事盧植,欲往助之。”於是鄒靖引軍自回,玄德與關、張引本部五百人投廣宗來。至盧植軍中,入帳施禮,具道來意。盧植大喜,留在帳前聽調。
 
94
공경이 군사들을 잘 먹인 후에, 추정이 돌아가려고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95
“요즈음 들으니 중랑장 노식과 적의 괴수 장각이 광종에서 싸우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옛날 일찍이 노식을 스승으로 섬겼으니 가서 그를 도우려고 합니다.”
 
96
하였다. 이에 추정은 군사를 거느리고 자신은 돌아가고, 현덕은 관우 장비와 더불어 본래 거느린 군사 5백 명을 이끌고 광종으로 갔다. 노식의 군중에 이르러 군막 속으로 들어가 예를 올리고 온 뜻을 갖추어 말했다. 노식이 크게 기뻐하고 (현덕에게) 군막에 머물러 형세 변동을 기다리게 하였다.
 
 
97
時張角賊 衆十五萬,植兵五萬,相拒於廣宗,未見勝負。植謂玄德曰:“我今圍賊在此,賊弟張梁、張寶在潁川,與皇甫嵩、朱俊對壘。汝可引本部人馬,我更助汝一千官軍,前去潁川打探消息,約期剿捕。”玄德領命,引軍星夜投潁川來。
 
98
이때 장각의 황건적 무리가 15만이었고 노식의 군사가 5만이었는데 광종에서 서로 대치하여 승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노식이 현덕에게 말하기를,
 
99
“나는 지금 여기서 적을 포위하고 있는데, 적군 장각의 아우 장량과 장보가 영천에서 황보숭 주준과 대치하고 있다. 너희는 본디 거느린 인마를 거느리고 내가 또 너에게 천 명의 관군을 줄 것이니, 먼저 영천에 가서 형편을 탐지하여 기일을 정해 무찔러 잡는 것이 좋겠다.”
 
100
고 하였다. 현덕은 명령을 받들어 군사를 거느리고 그날 밤으로 영천으로 갔다.
 
 
101
時皇甫嵩、朱俊領軍拒賊,賊戰不利,退入長社,依草結營。嵩與俊計曰:“賊依草結營,當用火攻之。”遂令軍士,每人束草一把,暗地埋伏。其夜大風忽起。二更以後,一齊縱火,嵩與俊各引兵攻擊賊寨,火焰張天,賊 衆驚慌,馬不及鞍,人不及甲,四散奔走。
 
102
그때 황보숭과 주준은 군사를 거느리고 적과 싸웠는데 적이 싸움에 불리하자 물러나 장사로 들어가서 풀섶에 의지하여 영채를 세웠다. 황보숭과 조준이 꾀를 꾸며 말하기를,
 
103
“적이 풀섶에 영채를 세웠으니 마땅히 화공을 써야 하겠소.”
 
104
하고 마침내 군사를 시켜 한 사람이 풀 한 다발씩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 매복하게 하였다. 그날 밤에 큰 바람이 갑자기 일어나니 이경(열 시쯤) 이후에 일제히 불을 질렀다. 황보숭과 주준은 각각 군사를 이끌고 적의 영채를 공격하니 화염은 하늘로 치솟고 적의 무리는 놀라고 황당하여 말에 안장을 놓지도 못하고 사람은 갑옷도 입지 못한 채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105
殺到天明,張梁、張寶引敗殘軍士,奪路而走。忽見一彪軍馬,盡打紅旗,當頭來到,截住去路。爲首閃出一將,身長七尺,細眼長髯,官拜騎都尉,沛國譙郡人也,姓曹,名操,字孟德。操父曹嵩,本姓夏侯氏,因爲中常侍曹騰之養子,故冒姓曹。曹嵩生操,小字阿瞞,一名吉利。
 
106
날이 밝도록 적군을 죽이니 장량과 장보가 패잔병을 이끌고 길을 뚫어 달아났다. 그때 갑자기 한 무리의 군마가 나타났는데, 모두 붉은 기를 들고 가까이 다가와서 가는 길을 끊었다. 선두에 번쩍 한 장수가 나타났는데, 키가 7척이요 가느다란 눈에 긴 수염이었고, 벼슬은 기도위이고 패국 초군 사람으로 성은 조요 이름은 조이며 자는 맹덕이었다. 조조의 아버지는 조숭인데 본래의 성은 하후씨였다. 중상시 조등의 양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성을 조씨로 하였다. 조숭이 조조를 낳았는데, 조조의 어릴 적 자는 아만이고 또다른 이름은 길리였다.
 
 
107
操幼時,好遊獵,喜歌舞,有權謀,多機變。操有叔父,見操遊蕩無度,嘗怒之,言於曹嵩。嵩責操。操忽心生一計,見叔父來,詐倒於地,作中風之狀。叔父驚告嵩,嵩急視之。操故無恙。嵩曰:“叔言汝中風,今已愈乎?”操曰:“兒自來無此病;因失愛於叔父,故見罔耳。”嵩信其言。後叔父但言操過,嵩並不聽。因此,操得恣意放蕩。
 
108
조조는 어렸을 때 사냥을 좋아하였고 노래와 춤을 즐겼으며 권모술수가 있고 임기응변에 능했다. 조조에게 숙부가 있었는데 조조가 너무 빈둥거리는 것을 보고 일찍이 그것을 마땅찮게 여겨서 조숭에 말을 하니 조숭이 조조를 꾸짖었다. 조조가 갑자기 마음속에 꾀가 생겨서 숙부를 만나자 거짓 땅바닥에 꺼꾸러져서 중풍(마비)이 온 것처럼 했다. 숙부가 놀라서 조숭에게 알리니 조숭이 급히 와서 보고 조조가 탈이 없는 것을 알았다. 조숭이 말하기를,
 
109
“네 숙부가 네가 중풍이 났다고 하더니 지금 이미 나았느냐?”
 
110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111
“저는 본래 그런 병이 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숙부에게 사랑을 잃었기 때문에 속임을 당한거죠.”
 
112
라고 하였다. 조숭은 그 말을 믿었다. 뒤에 숙부가 조조의 과실을 말하자 조숭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이로 말미암아 조조는 멋대로 방탕하게 놀았다.
 
 
113
時人有橋玄者,謂操曰:“天下將亂,非命世之才不能濟。能安之者,其在君乎?”南陽何顒見操,言:“漢室將亡,安天下者,必此人也。”汝南許劭,有知人之名。操往見之,問曰:“我何如人?”劭不答。又問,劭曰:“子治世之能臣,亂世之奸雄也。”操聞言大喜。年二十,舉孝廉,爲郎,除洛陽北部尉。初到任,即設五色棒十餘條於縣之四門,有犯禁者,不避豪貴,皆責之。
 
114
그때 교현이라는 사람이 조조에게 일러 말하기를,
 
115
“천하가 장차 어지러울 것인데, 세상을 바로잡을 만한 인재가 아니면 구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능히 그것을 평안하게 할 사람은 그대가 아니겠는가?”
 
116
라고 했다. 또 남양의 하옹이 조조를 보고 말했다.
 
117
“한나라가 장차 망하려는데, 천하를 평안하게 할 사람은 반드시 이 사람이다.”
 
118
여남의 허소는 사람을 알아본다는 명성이 있었는데, 조조가 가서 그를 만나서 묻기를,
 
119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120
하니, 허소가 대답하지 않았다. 조조가 또 물으니, 허소가 말하기를,
 
121
“그대는 태평한 세상에서는 능력있는 신하요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간교한 영웅이 될 것이네.”
 
122
라고 하였다. 조조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나이 스무 살에 효렴과에 급제하여 랑(벼슬이름)이 되었고, 낙양의 북부위로 제수되었다. 처음에 도임하여 곧 오색 몽둥이 십여 개를 현의 사방 문에 비치해 두고 금법을 범한 자가 있으면 부유하고 권세가 있는 사람이라도 피하지 않고 모두 견책하였다.
 
 
123
中常侍蹇碩之叔,提刀夜行,操巡夜拿住,就棒責之。由是,內外莫敢犯者,威名頗震。後爲頓丘令,因黃巾起,拜爲騎都尉,引馬步軍五千,前來潁川助戰。正值張梁、張寶敗走,曹操攔住,大殺一陣,斬首萬餘級,奪得旗幡、金鼓、馬匹極多。張梁、張寶死戰得脫。操見過皇甫嵩、朱俊,隨即引兵追襲張梁、張寶去了。
 
124
중상시 건석의 숙부가 칼을 차고 밤에 다니는 것을 조조가 순찰하다가 붙잡아서 몽둥이로 때리고 꾸짖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낙양 북부) 안팎에서 감히 금법을 범하는 자가 없었고, 위엄 있는 이름이 자못 진동했다. 뒤에 돈구 현령이 되었다가 황건적이 일어나니 기도위가 되었다. 기마병과 보병 5천 명을 거느리고 앞서 영천에 와서 싸움을 도왔다. 바로 그때 장량과 장보가 패주하였고 조조가 그 앞을 막아선 것이다. 크게 한 무리를 죽이니 참수한 것이 만여 급이었다. 깃발, 징과 북, 말을 빼앗은 것이 아주 많았다. 장량과 장보는 죽을 듯이 싸워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조조가 황보숭 주준을 책망하고 곧 이어서 군사를 이끌고 장량과 장보를 추격하였다.
 
 
125
卻說玄德引關、張來潁川,聽得喊殺之聲,又望見火光燭天,急引兵來時,賊已敗散。玄德見皇甫嵩、朱俊,具道盧植之意。嵩曰:“張梁、張寶勢窮力乏,必投廣宗去依張角。玄德可即星夜往助。”玄德領命,遂引兵複回。得到半路,只見一簇軍馬,護送一輛檻車,車中之囚,乃盧植也。玄德大驚,滾鞍下馬,問其緣故。
 
126
각설(화제를 돌릴 때 쓰는 말), 현덕이 관우와 장비와 함께 영천에 이르러 죽이라고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또 불빛이 하늘을 밝히는 것을 바라보고 급히 군사를 이끌고 와보니 적은 이미 패하여 흩어지고 없었다. 현덕이 황보숭과 주준을 만나서 노식의 말을 전하니, 황보숭이 말하기를,
 
127
“장량과 장보가 형세가 다하고 힘이 부치게 되었으니 반드시 광종으로 가서 장각에게 의지했을 것이오. 현덕은 이 밤에 곧 (광종으로) 가서 싸움을 도우시오.”
 
128
라고 했다. 현덕은 명령을 받들어 군사를 거느리고 다시 돌아왔다. 중간쯤 왔을 때 함거를 호송하는 한 떼의 군마를 만났다. 함거에 탄 죄수는 놀랍게도 노식이었다. 현덕이 크게 놀라 말에서 구르듯 뛰어내려 그 연고를 물었다.
 
 
129
植曰:“我圍張角,將次可破;因角用妖術,未能即勝。朝廷差黃門左豐前來體探,問我索取賄賂。我答曰:‘軍糧尚缺,安有餘錢奉承天使?’左豐挾恨,回奏朝廷,說我高壘不戰,惰慢軍心;因此朝廷震怒,遣中郎將董卓來代將我兵,取我回京問罪。”張飛聽罷,大怒,要斬護送軍人,以救盧植。玄德急止之曰:“朝廷自有公論,汝豈可造次?”軍士簇擁盧植去了。
 
130
노식이 말하기를,
 
131
“내가 장각을 포위하여 장차 격파하려는데, 장각이 요술을 쓰는 바람에 이기질 못했네. 조정에서 황문(내시) 좌풍을 파견하여 사실을 조사했는데, 나에게 뇌물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네. 내가 대답하기를,‘군량도 오히려 모자라는데, 나에게 천자의 사신을 받들 돈이 어디에 있겠소?’했더니, 좌풍이 괘씸하게 여기고 돌아가 조정에 상주하기를, 내가 보루를 높이 쌓고 싸우지 않으며 군심을 게으르게 한다고 말했다네. 그래서 조정에서 진노하여 중랑장 동탁을 보내어 대신 내 군사를 거느리게 하고 나를 잡아서 서울로 돌아가 죄를 물을 것이라네.”
 
132
하였다. 장비가 그 말을 듣고나서 크게 성을 내어, 호송하는 군인을 베고 노식을 구하자고 했으나 현덕이 급히 말리며 말하기를,
 
133
“조정에도 공론이 있을 것인데 네가 어찌 이렇게 서두르느냐?”
 
134
하였다. 군사들이 노식을 둘러싸더니 (호송해) 가버렸다.
 
 
135
關公曰:“盧中郎已被逮,別人領兵,我等去無所依,不如且回涿郡。”玄德從其言,遂引軍北行。行無二日,忽聞山後喊聲大震。玄德引關、張縱馬上高岡望之,見漢軍大敗,後面漫山塞野,黃巾蓋地而來,旗上大書“天公將軍”。玄德曰:“此張角也!可速戰!”三人飛馬引軍而出。張角正殺敗董卓,乘勢赴來,忽遇三人沖殺,角軍大亂,敗走五十餘裏。
 
136
관우가 말하기를,
 
137
“노식 중랑장은 이미 체포되었고 다른 사람이 군대를 영도한다 하니 우리는 가서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탁군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138
라고 했다. 현덕이 그 말에 따라 마침내 군사를 이끌고 북쪽으로 갔다. 행군한 지 이틀이 되지 않아서 갑자기 산 뒤편에서 고함소리가 크게 들렸다. 현덕이 관우 장비와 함께 말을 몰아 높은 언덕에 올라가서 바라보니, 한나라 군사들이 대패하고 뒤로 들판 가득히 황건적이 땅을 덮어오는 것이 보였다. 깃발에 ‘천공장군’이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 현덕이 말하기를,
 
139
“이것은 장각이다. 빨리 내려가서 싸우자.”
 
140
하고 세 사람이 날 듯이 말을 달려 군사를 거느리고 나아갔다. 장각이 이제 막 동탁을 패퇴시키고 형세를 타고 달려들다가 홀연 세 사람의 군사가 돌격하는 것을 만나자 장각의 군사가 크게 어지러워지면서 50여 리를 패주하였다.
 
 
141
三人救了董卓回寨。卓問三人現居何職。玄德曰:“白身。”卓甚輕之,不爲禮。玄德出,張飛大怒曰:“我等親赴血戰,救了這廝,他卻如此無禮。若不殺之,難消我氣!”便要提刀入帳來殺董卓。正是:人情勢利古猶今,誰識英雄是白身?安得快人如翼德,盡誅世上負心人!
 
142
세 사람이 동탁을 구하여 영채에 돌아왔다. 동탁이 세 사람에게 지금 어느 직책에 있느냐고 물었다. 현덕이 말하기를,
 
143
“관직이 없습니다.”
 
144
라고 하니, 동탁이 아주 괴이하게 생각하여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 현덕이 나가자 장비가 크게 성을 내어 말하기를,
 
145
“우리들이 혈전을 치르고 제 놈을 구해주었는데, 제가 오히려 이렇게 무례하냐. 이놈을 죽이지 않고는 내 분을 삭이기 어렵겠소.”
 
146
하고는 문득 칼을 들고 막사로 들어가 동탁을 죽이려고 했다. 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이 지위나 재산을 따지는 것이 옛날이나 지금이 같으니, 벼슬이 없는 영웅을 누가 알아줄 것이며, 어떻게 장비와 같이 통쾌한 인물이 세상에 은혜를 배반하는 인간을 모두 죽여버릴 수가 있겠는가.
 
 
147
畢竟董卓性命如何,且聽下文分解。
 
148
마침내 동탁의 목숨은 어떻게 될 것인지, 다음 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풀리리다.
【원문】제1회 도원에서 잔치를 열어 세 호걸이 결의를 하고 황건적을 베어서 영웅이 으뜸 공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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