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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주(鄭夢周) 최후(最後)의 일(日) ◈
◇ 第一編(제1편) 序幕(서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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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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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戱曲 鄭夢周 最後의 日
2
第一編 序幕
 
 
 

一. 王建 開國

 
4
[사람]도선(道銑) 초부(樵夫) 왕근태조(王建太祖)
 
 
 

1. 조선 명간대천

 
6
대나무 쪼각으로 깍근 중의 모자를 머리에 쓰고 꾸불넝꾸불넝한 긴 집팽이를 집고 호호하게 늙은 중 하나이 큰 절을 등에 지고 걸어나온다. 이 늙은 중은 그 대나무 모자를 들시고 잠간동안 떠나기 어려운 듯이 뒤 ㅅ 절을 발아 보고 다시 고개를 돌이여 휘적휘적 이 산 길을 걸어 나려간다.
 
7
이 중이야말로 소란 조선 삼극을 통일하고 새로 고려라는 나라를 세운 왕근 태조로 부터 고려의 도읍 자리를 증해 달나는 청을 받고 제가 이 때까지 거처하든 절을 등지고 다시 이 속게에 나오는 유명한 도승 도선이 곳 그 사람이다.
 
8
도선은 물논 도덕도 장하지만 그러한 것보다도 집터를 본다든지 모이자리를 잡는다든지 하는 지술(地術)에 출중한 재조를 가지고 있었읍으로 이번에 왕근 태조로부터 나라 도읍 자리를 정해 달나는 간곡한 부탁을 받었었든 것이다. 도선은 이렇게 하야 나라 도읍 자리를 정하려고 절에서 나와 조선의 명산대천을 한 군데도 빠트리지 않고 모조리 찾어 헤맨다.
 
9
험하데 험한 높운 고개 우에도, 천야만야한 층암절벽 우에도, 한결같이 파도가 몰여와 가만히 속삭이는 그저 아물아물하게 보이는 넓드란 들 우에도 ㅡ 이 늙은 중이 아니 밟는 데가 없다. 그 꾸불넝꾸불넝한 집팽이가 아니 이르는 곳이 없다. 그러고 이러한 곳에 이를 때마다 이 늙은 중은 대 쪼각으로 만든 모자를 떠들시고 산줄기와 물줄기를 보살펴 보며 쇠를 한참식 한참식 들여다 본다.
 
10
그러나 한 번도 만족의 빝은 뵈이지 않고 도로쇠를 호주머니에다 집어넣고 또 딴 곳으로 가고 또 딴 곳으로 가고 한다.
 
 
 

2. 송악산

 
12
송악산은 개성 뒤ㅅ산이다, 도선이는 조선의 명산대첩을 찾어 팔도 강산을 곳곳이 헤맸으나 그여히 마음에 맞는 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이 송악산에 이르렀다.
 
13
도선은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너간다. 온저리에는 소나무가 잔득 들어섰다. 그렇게 튼 솔은 아니나, 그래도 타복하게 씽씽하게 자란 소나무다.
 
14
이 때 몸은 보이지 않고 산타령을 불느는 소복한 노래소리만 들여온다. 노래를 불느며 이 쪽으로 걸어오는지 노래 소리도 점점 각갑게 들인다.
 
15
도선은 두 갈내로 갈너진 갈암길에 이르러 어느 길로 갈가 잠깐 동안 머리를 기우리다 휘ㅡ 하고 된숨을 내쉬며 풀섶에 앉는다.
 
16
노래 소리는 더욱 커저서 소나무 가지로만 한짐 덤석해진 지개를 진 초부가 하나 나탄한다. 어찟 중이 그 곳에 있는 것을 보고 머밋머밋하고 노래를 끝이고 두어 거름 걸어가다 다시 청을 가다듬어 노래를 게속한다.
 
17
도선 :    여봅시오! 산봉우리를 올너가랴면 여기서 얼마 안됩니다.
 
18
초부 :    접족 길입니다. 산봉우리까지 여기서 얼마 안됩니다.
 
19
도선 :    이 산 일흠은 며라구 하오?
 
20
초부 :    송악산이라구 합니다. 그 전ㅡ에 어렸을 때에는 송악산이라구 하지 않고 며라구 달흐게 불넜었는데 이 근년에 와서는 누가 내놨는지 송악산이라구들 합니다. 그러고 누가 심는지 이 근년에는 이 산에다 해마두 작구만 소나무를 심습니다. 그 전ㅡ 어렸을 때에는 솔 하나 없는 밝안산이였었는데 요새 와서는 솔이 이렇게 잔득 들어서서 덕분에 우리 나무군들이 살게 되었읍니다.
 
21
도선 :    그것도 이상한 일이요. 이산에 나무하러 단기면서 누가 심는지 몰읍니가?
 
22
초부 :    그것이야 몰느지도 안치만ㅡ.
 
23
초부는 도선에게 닥어서서 그 귀에다 대고 며라구며라구 속삭이나 물논 들이지는 안는다.
 
24
초부 :    ㅡ 그라구덜 합니다만은 누가 압니가.
 
25
하고 이러서서 다시 나무집을 지고 지개 목발을 두달기여 장단을 맟우워 산타령을 하고 이 산길을 나려간다.
 
 
 

3. 또 송악산

 
27
이튿날이다. 이송악산 똑같은 길을 늙은 중과 키가 헐신 크고 뼈다구가 꿁에 생긴 무직궁하게 생긴 한 사나히가 걸어 올너간다. 이 무직궁하게 생긴 사나히야 말로 일대의 영걸 왕근 태조의 미복한 것이요, 늙은 중은 물논 그의 유일 무이의 도승 도선이다.
 
28
도선 :    자ㅡ 어떻습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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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봉우리에 올너스자 도선은 태조를 도러다보고 말한다.
 
30
"보셔야 아실 이가 없겠읍니다만은 이 자리야말로 천년의 도읍터가 분명합니다. 바로 이 산 비탈에다가 궁전에 짔고 저기 저 산을 안산으로 하고 하면 이쪽 이 산 저쪽 저 산이 이 궁전을 옹호하는 것 같이 되지 않읍니가. 그러고서ㅡ."
 
31
돌연히 도선의 말소리가 주저주저해지며 다음 말이 이서지지 않고 그대로 슬며시 툭 끈허저 버린다.
 
32
태조 :    왜 어째셨오?
 
33
의아한 눈으로 도선을 도러본다. 도선이 쇠를 놓고 자세히 들여다보고다시 또 한 번 드려다 보고
 
34
도선 :    상감님께 사과하여야 하겠습니다.
 
35
태조 :    사과요? 아니 돌연히 어찐 사과요?
 
36
도선 :    이 자리가 천년의 도읍 자리가 분명하다고 어젯밤에도 여쭙고 ㅡ 오늘도 금방 여쭈었읍니다만은 어제는 날이 흐려 산이 하나 안 보였던 것입니다. 오늘서야 그 산이 보입니다. 저ㅡ기 저 산을 보십시오. 칼날같이 삣죽삣죽한 세 봉우리의 산을 보십시오. 큰일입니다. 저ㅡ 세 봉우리의 산이 규봉(窺峰)입니다. 이 자리를 엿보는 휴악그러운 규봉입니다. 아ㅡ 저 놈의 세 봉우리의 산만 없었드라면. 원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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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    그래 저런 흉악산 규봉이 있다면 이 자리는 몇 해나 도읍자리가 되겠오.
 
38
도선 :    사백년입니다. 꼭 사밖에는 더 못가겠습니다.
 
39
태조 :    그 이상은ㅡ.
 
40
이 때 초부가 새타령은 불느며 지나가나 노래 소리만 들이고 보이지는 안는다.
 
41
도선 :    칠십오년간 더 늘굴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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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    칠십오년간이오?어떻게 하면 된단 말이오."
 
43
도선 :    돌로 개 형상을 깎어가지고 궁전 근처에 세워서 이 도읍 자리를 노리는 저 도독놈의 산을 지켜야 합니다. 칠십 오두의 석견(石犬)은 이 도읍 자리를 칠십오년간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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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    그 이상은ㅡ.
 
45
도선 :    그 이상은 불가능합니다. 이 도읍 자리는 석견을 해 세워야 사백칠십오 년인가 봅니다.
 
46
둘은 묵묵히 산 알을 나려다 본다.
 
 
 

4. 좌견교(坐犬橋)

 
48
좌견교는 송도의 유명한 다리에 하나다. 이 다리에서 보면 송도를 노리는 규봉 삼각산(三角山)이 가장 똑똑하게 잘 보인다.
 
49
이 다리 알에 앉은 형상의 개가 칠십 오두나 쭉ㅡ 늘어 세워졌다. 이 개들은 물론 도손의 말을 듣고 태조가 명하여 해 세운 것이다. 꾸불넝꾸불넝한 집 팽이를 집고 늙은 도선이 나탄하여,
 
50
도선 :    느이들은 저 도적놈을 잘 지키라, 온 ㅡ,
 
51
하고 집팽이로 개를 툭툭 뚜들여 준다.
 
52
그리고 도선은 고개를 드러 이 쪽을 노리고 보는 삼각산을 물 그 렘이 발아 보고 가벼히 미소하고서 이 다리를 떠난다.
 
 
 

二. 四百七十五年

 
54
[사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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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하게 많으나 모다 중요하지 않다.
 
 
 

1. 사백년

 
57
로동가에 맞추어 돌을 실고 지고 다듬고 쌓고 ㅡ 성을 쌓느라고 들 야단이다.
 
58
돌을 깨고 다듬고 또 한편 '이여디여’ 하는 소 모는 소리, 큰 돌을 동 아비로 떠매여 가지고 수십 명이 둘너서서 지대미하는 소리, 아람드리 나무를 싫어 날느는 소리 ㅡ 궁전의 터를 닦고 집을 세우느라고 야단들이다.
 
59
지둥이 세워진다. 지붕이 이어진다. 화공들이 단청을 올한다. 나무들은 심는다. 벽에 회를 발는다. 대궐칸마다 현판을 색여붙인다.
 
60
이 때 궁전 밖으로부터 환호하는 소리가 들이며 대궐문이 딱 열인다. 그러고 태조가 익선관을 쓰고 자의를 입고 수레에서 나리여 문무 백관을 거느리고 천천히 걸어 들어온다. 경화의 풍악소리가 울려온다.
 
61
궐내에 들어와서는 엄숙한 얼골들을 한 중들이 되어 의식이 시작된다.
 
62
이따금 인민의 환호 소리가 대궐 담을 넘어 들여온다.
 
63
그러나 다음 순간에는 태조도 궁성도 중들도 인미의 환호 소리도 스르를 사라 저 버린다. 풍악 소리도 뚝 끈너저 버린다.
 
64
파도가 인다. 폭풍이 온다.
 
65
큰 대궐에 바람과 비가 냇다 드려친다. 소낙비가 쏘다진다. 점차로 궁전이 흔들인다. 기와장이 우루룰 흔들여 떨어진다. 벽이 은어난다. 단청한 긔둥이 춤 춘다. 지둥이 꺽구로 슨다. ㅡ 만물이 회전(回轉)되고 전도(顚倒)된다.
 
 
66
옥좌에 앉은 왕, 그 앞에 조복을 입고 꿀어업드린 수백의 신하들, 법의(法衣)를 걸치고 엄숙한 의식을 거행하는 중들, 후궁에 꽃밭을 일운 수백의 아릿다운 궁녀들, 설날 뜰에서 늘뛰는 게집 아이들, 오월 단오에 그네 뛰는 펄펄 날이는 처마자락 댁기꼬랭이, 육칠월에 누부가를 불느녀 모 심는 수십명의 농부들, 바가지에 하나 잔득식 퍼들이는 점심밥을 배불이 머고서 징 꽹매기 벅구를 들고 조타조타하며 길길이 뛰는 흙손들, 흙발들 ㅡ 이 모-든 것이 잠깐동안 얼울여졌다가는 바로 회전되고 전도된다.
 
 
67
수백 수천의 호병의 무리 ㅡ 칼을 차고, 활을 메고 압녹강을 건는다. 그러고 오랑캐 말로 된 괴기한 군가(軍歌)가 천지를 뒤흔들고 북소리와 함기 돌격의 고함성이 요란하다. 화살 날느는 소리, 칼과 칼이 부대치는 소리가 소연하다.
 
68
성이 보인다. 성 우에는 수많은 조선병이 활과 돌로 응전하다. 기발이 펄넝거린다. 양편에서 환호성이 진동하며 극전이 전개된다. 찔느고 쏘고 치고 패고……. 사체가 루루하다. 그러고 그 자리에 풀들이 무승하다. ㅡ 이 모-든 것이 아울이랴다가는 사러지고, 사러지랴다가는 다시 아울여지며 일변 회전되고 전도된다.
 
 
69
말을 달여 도망해 내빼는 놈, 비수를 빼여들고 조복 입은 대관을 찔너 죽이는 놈, 관 쓰고 장죽 물고 서당에서 맹자왈 아르키는 놈, 부처 앞에 꿀어 앉어 목탁을 두달기며 중 글 읽는 놈, 등에 지개를 지고 날 저문 어둑어둑한 들길을 걸아가며 새타령을 불느는 초등, 서로 물고 뜯고 패고 꼬집고 사랑 싸홈하는 사내와 계집 ㅡ 이것도 회전되고 전도된다.
 
 
70
이렇게 하여 사백년은 비 속에, 바람 속에, 노래 속에, 싸홈 속에 꿈과 같이 사러저 버린다.
 
 
 

2. 칠십 오년

 
 
72
칠십 오두의 돌로 깎어서 세운 개, 그 때까지 눈을 감고 졸고만 있든 이 눈을 번적 뜬다.
 
73
그러고 삣죽한 세 봉우리의 삼각산이 그 때까지 구름과 안개 속에 흐미하게 보일낙 말낙 하든이 조곰식 조곰식 구름과 안개가 걷어지며 차차로 뚜렸해진다.
 
74
한 마리의 개가 제 주신 집을 엿보는 도적이라도 짓는 듯이 컹컹 한차레 짔고 그 자리에 팍 쓸어진다. 그 순간 삼각산은 남의 것을 훔치랴다 들킨 도적 놈처럼 몸을 부르를 떨며 얼는 숨어버린다.
 
75
그러나 다음 순간에도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나탄하여 송도를 엿본다. 또 한 마리의 개가 크게 입을 벌여 삼각산을 향하여 컹컹 짓고, 그 자리에 쓸어진다. 이 때도 삼각산은 얼는 몸을 피하였다가 다음 순간에 또 나슨다.
 
76
또 컹컹 짓는 한 마리의 개.
 
77
얼는 사라졌다가 다시 또 나탄하는 삼각산.
 
78
또 컹컹 짓는 한 마리의 개.
 
79
얼는 사라졌다가 다시 또 나탄하는 삼각산.
 
80
ㅡ 이것이 거듭되고 또 거듭되여 칠십 오두 중에 칠십 사두가 차레로 짓고는 쓸어지고, 짓고는 쓸어진다. 최후의 한 마리 ㅡ 단 한 마리가 옆에서 죽어 넘어진 칠십 사두의 동무들의 루루한 사체를 바라보며 쓸쓸히 그래도 꿋꿋하니 서 있다.
 
81
삼각산은 구름과 안개가 거의 다 걷어지고 다시없이 분명하게 보여진다. 몸을 도적놈처럼 기웃기웃하며 죄악의 손을 대담하게 넘늠넘늠한다.
 
82
무서운 박녁을 가지고 몸서리날 만치 뱃삭 달여드는 듯하다. 떠밀내야 떠밀 수 없는 거운 무게를 가지고 찢어눌느는 듯 하다.
 
83
그 여히는 삼각산의 그 흠악스러운 바우의 하나 ㅡ 까지가 명백하게 보이여 지며 하날을 찔늘 듯이 창처럼 삣죽삣죽 자란 나무 줄기의 하나하나까지가 뚜렷이 보이여진다.
 
84
그러나 최후에 남운 한 마리의 개는 아즉 짖지 않고 아즉 죽어 넘어지지 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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